SK하이닉스가 ‘ESG 점프업 인턴십’으로 청년 ESG 인재 양성에 나선다. 이번 인턴십은 고용노동부가 올해부터 시행 중인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의 부속 프로그램으로, 취업을 앞둔 청년층에게 직무 경험을 제공하는 목적으로 운영된다.

올 하반기부터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 사회적기업 점프, 언더독스와 함께 운영기관 자격으로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기업은 ESG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데, 청년 입장에서는 관련 실무 경험을 얻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해 기업과 청년을 이어주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턴십을 시작한 것이다.

ESG_점프업_인턴십_운영기관과_기관별_인턴십_제공_내용▲ ESG 점프업 인턴십 운영기관과 기관별 인턴십 제공 내용

SK하이닉스와 MS는 양질의 일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스타트업·소셜벤처 대상으로 참여 기업을 모집하고, 참여 청년들에게는 멘토링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SK하이닉스는 ESG 관련 직무 멘토링을, MS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술 관련 직무 멘토링을 진행한다.

생물다양성 보전 사업 등을 함께 해온 SK하이닉스와 MS는 이번 협력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 분야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사회적기업 점프는 청년과 기업을 매칭하고 운영 및 관리하며, 교육 전문 사회적기업 언더독스는 청년들이 인턴 업무에 적응할 수 있게 사전직무교육을 제공한다. 4주간 진행되는 이 교육에는 기초 비즈니스 스킬·매너 강의와 직무 특화 교육이 포함된다.

참여 청년들은 실무 교육을 받고 일하며 근로에 따른 활동비를 받고, 인턴십 참여 기업은 훈련 및 재정 부담 없이 청년을 고용할 수 있는 점이 이번 인턴십의 장점이다.

ESG 점프업 인턴십은 만 15 ~ 34세 미취업 청년이 대상이며, 지난 6월 모집을 통해 총 155명의 청년과 104개의 기업이 인턴십에 참여했고 사전 직무교육 4주와 기업 인턴 12주 활동을 거쳐 올해 12월 모든 프로그램이 종료된다.

SK하이닉스 SV전략 김청라 TL은 “이번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직접 수행하고, 이 일이 자신이 속한 기업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고 느끼는 뜻깊은 경험을 얻길 바란다”며 “이번 인턴십이 훌륭한 인재들이 ESG 분야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뉴스룸은 이번 인턴십에 참여한 청년 3명을 만나, 그들이 펼쳐나가는 경험담을 들어보았다.

‘깨끗한 미래는 우리 손안에’ 탄소 중립에 진심인 두 청년을 만나다

(왼쪽부터)_루트에너지_정다영_인턴,_김승원_인턴▲ (왼쪽부터) 루트에너지 정다영 인턴, 김승원 인턴

김승원, 정다영 인턴은 기업들의 탄소 중립 실천에 힘을 보태고자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이들의 일경험 기업은 ‘루트에너지’로, 재생에너지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 크라우드펀딩 플랫폼(Crowd Funding Platform): 사업으로 투자금이 필요한 자금 수요자와 다수의 소액 투자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중개 플랫폼

김승원 인턴은 사업개발팀에서 정책을 조사하고 사업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는 행정 업무를 한다. 정다영 인턴은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에서 콘텐츠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자동차공학과 사회혁신융합을 전공한 김 인턴은 졸업을 앞둔 대학생으로, 학교에서 배운 ESG 지식을 현장에서 펼쳐보고자 인턴십에 지원했다. 그는 이번 인턴십이 실무 경험을 쌓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루트에너지_김승원_인턴“현장에서 여러 관계자들을 만나 소통하니 학교에서 알 수 없던 부분을 알게 되고, 사업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꿈꾸는 에너지 인프라 사업개발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분야라 업무에 정답이 없어 경험을 쌓기 어렵습니다. 직접 다양한 시도를 해 결과를 만들어 가야 하는데,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승원 씨가 생각하는 대로 업무를 진행해 보라’며 믿고 맡겨 주시고 여러모로 도와주셔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실생활에서 재활용과 환경보호를 남다른 관심으로 실천하는 정 인턴은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이번 인턴십에 지원했다. 루트에너지의 SNS를 운영하는 그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업무여서 특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이 과정에서 사전직무교육의 도움이 컸다고 언급했다.

루트에너지_정다영_인턴“사전직무교육을 받을 때는 이렇게까지 상세한 지식을 쓸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실무에 투입된 후 키워드 설정법 같은 팁을 바로 활용할 수 있어서 아주 유익했어요. 이렇게 배운 지식을 활용해 올린 콘텐츠가 퍼져 사람들의 공감과 응원을 받을 때 큰 성취감을 느낍니다.”

루트에너지_김승원_인턴_정다영_인턴두 사람은 ESG 점프업 인턴십 같은 프로그램이 일경험이 없는 청년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 인턴은 “요즘은 인턴으로 취업하기 힘들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턴을 금(金)턴이라고 부른다”며 “인턴도 실무 경력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데 실무가 처음인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고 운영 기업에서도 많은 배려를 해주고 있어 정말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인턴은 “군 전역 후 복학하고 나니 인턴 취업 경쟁도 치열해져서 취업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이미 경력이 있는 친구들만 인턴으로 선발되는 상황이었는데, 졸업 전에 인턴 기회를 얻은 데다 원하는 ESG 영역에서 일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인턴십은 ESG에 신념을 가진 두 청년에게 귀한 실전 경험이 됐다. 두 사람은 인턴십 경험을 발판 삼아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로 성장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루트에너지_정다영_인턴_김승원_인턴김 인턴은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사람들의 마음도 이상적인 가치를 지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앞으로 공학과 사회를 연결해 이상을 실현하는 사회혁신가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정 인턴은 “이번 인턴십으로 실무뿐 아니라 ESG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인턴이 끝나고 나서도 이 지식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역사와 예술이 숨 쉬는 미림극장 ‘문화예술공간 지킴이’로 일하는 최환준 인턴

미림극장_최환준_인턴_최현준_대표▲ (왼쪽부터) 미림극장 최환준 인턴, 최현준 대표

인천 미림극장에서 일하는 최환준 인턴은 영화관을 좋아하고 영사 자격증 취득이 목표인 청년이다. 미림극장은 고전·예술 영화를 상영하고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유서 깊은 영화관으로, 이곳에서 최환준 인턴과 미림극장 최현준 대표를 만났다.

최환준 인턴의 업무는 매표와 사무, 영사실 보조다. 그는 근무한 지 한 달도 안 된 상태에서 많은 역할을 해내 최 대표와 직원들의 인정을 받았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다고 밝힌 최 인턴은 ESG 점프업 인턴십이 자신에게 좋은 기회가 되어줬다고 말했다.

미림극장_최환준_인턴“과거에 아르바이트도 했었지만, 다시 일을 시작하기가 두렵고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인턴십으로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하며 사회생활 경험도 늘고 자신감이 붙어 개인적으로도 정말 뿌듯합니다. 인턴십을 시작하고 나서 주변 친구들에게도 ESG 점프업 인턴십을 많이 추천했는데요. 저처럼 스펙이나 경험이 없어도 적극적인 마음만 갖추면 누구에게나 기회를 준다는 게 여타 인턴십과 다른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미림극장에는 최 인턴을 비롯해 3명의 인턴이 근무하고 있다. 최현준 대표는 이번 인턴십으로 청년 인재들이 극장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림극장_최현준_대표“미림극장은 고객뿐 아니라 직원들도 연령대가 높습니다. 그런데 ESG 점프업 인턴십으로 직원들 나이대가 20대부터 최고령 80대까지 고루 분포하게 되었어요. 요즘 사회에서는 서로의 나이대를 뛰어넘어 대화할 일이 줄어들었는데, 이번 인턴십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저희도 청년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어서 긍정적입니다.”

최환준 인턴은 미림극장에서 일하며 문화예술공간의 소중함을 피부로 느끼는 동시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힘도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림극장_최환준_인턴“미림극장은 낮에는 고전영화를 보러 어르신들이 찾고, 저녁에는 상영 기회가 적은 독립영화를 보기 위해 손님들이 멀리서도 찾아오는 곳입니다. 또 영화지망생들이 모여 회의를 하며 꿈을 키워나가는 소중한 공간이기도 해요. 인턴십으로 이곳에서 일하게 된 건 행운이며, 미뤄왔던 영사 자격증 취득이란 목표를 위해 계속 노력할 거예요.”

소망을 털어놓는 청년의 옆에는 묵묵히 이야기를 듣는 최현준 대표가 있었다. 최 대표는 “인턴을 모집하면서 환준 씨처럼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청년을 찾고 있었다”며 “ESG 점프업 인턴십 같은 제도가 지속적으로 운영돼, 청년과 기업 모두 좋은 관계를 이어 나갈 수 있길 희망한다”는 말을 전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최 인턴과 최 대표는 영화 상영을 준비하기 위해 급히 자리를 떴다. 영사실에서 집중하며 장비를 다루는 최 인턴의 모습에서 청년들의 밝은 미래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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