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기고자의 주관적 견해로, SK하이닉스의 공식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어온 많은 업적 중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발명 의식’은 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매년 5월 19일은 ‘발명의 날’로, 범국민적으로 발명 의식을 확산하기 위해 지정된 기념일이다. 이날은 대한민국 역사상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측우기가 발명된 날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 역시 발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구성원들의 특허 출원을 독려하고 있으며, 구성원이 개발한 기술을 보호할 수 있도록 특허등록 시스템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에 뉴스룸은 발명의 날을 맞아 SK하이닉스 구성원 중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공헌한 구성원을 찾아 나섰다. 남다른 집념과 끈기로 무장한 쟁쟁한 후보 중 회로 설계 분야에서 20년간 무려 200여 개의 기술 특허를 탄생시킨 김경훈 PL을 인터뷰하고, 그간의 노력과 성과를 함께 되짚어봤다.
그래픽용 메모리(Graphics DDR, 이하 GDDR) 설계·분석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경훈 PL(Graphic Design팀)은 자타공인 GDDR 전문가이자 ‘반도체 특허 전문가’로 통한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자신이 개발한 기술들을 하나씩 특허로 출원해, 지금까지 무려 200건이 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 자신의 업무 영역뿐만 아니라 기술 개선이 필요한 분야라면 가리지 않고 연구에 몰두한 끝에 얻어낸 결실들이다.
김 PL의 이 같은 노력은 회사뿐만 아니라 국가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특허 출원을 통해 SK하이닉스의 기술 위상을 높이고, 이를 통해 국가로부터 훈장까지 수훈한 것. 실제로 김 PL은 2019년 제54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뚜렷한 자에게 주어지는 ‘석탑산업훈장’을 수훈하며, SK하이닉스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올렸다.
김 PL이 처음 특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가 처음 특허를 작성하기 시작했던 2002년은 SK하이닉스에게 시련기로 기억되던 해다. IMF를 겪으며 고전하던 하이닉스반도체(SK하이닉스 전신)는 미국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Micron)에 매각이 진행되고 있었다. 동시에 수많은 특허를 갖고 있었던 미국 컴퓨터 기업 램버스(Rambus)와 특허 분쟁도 한창이었다. 당시 인터페이스 기술의 선두주자였던 램버스는 자사가 가진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회사에 소송을 걸었고, 보유 특허가 부족했던 SK하이닉스(당시 하이닉스반도체)는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김 PL은 특허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됐고, 특허를 통해 설계 업무에 필요한 기술을 보호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자신이 작성한 특허들이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국가의 기술 위상을 높이는 미래를 꿈꿨다.
“당시 신문과 잡지에서는 매년 특허 출원의 수를 집계해 기업의 순위를 매기곤 했습니다. 이 지표는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나타내는 척도였죠. 신입사원 시절부터 특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자연스레 특허 출원에 사활을 걸게 됐습니다. 그런 열의를 갖고 개발에 몰두하고, 특허 작성을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특허 출원에 열정을 다했던 그는 많게는 하루에 2~3건씩 특허를 작성하곤 했다. 김 PL은 특허를 작성하기 위해 먼저 문제를 발굴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다른 사람이 찾지 못한 문제나 혹은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한 일들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것.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해 많은 논문과 반도체 서적들을 주경야독했다.
“문제를 발견하기 위해 ‘왜?’라는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문제가 없지만 향후 문제가 될 만한 것들도 함께 찾았습니다. 현재에 안주하기보다 더 나은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는 노력이었죠”
지금까지 김 PL이 낸 수백 건의 특허 중 그에게 가장 의미 있는 특허는 무엇일까? 그는 GDDR5 회로 관련 특허와 메인 메모리 저전력 고속동작에 관한 특허를 가장 기억에 남는 특허로 꼽았다.
“어떤 반도체든 성능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무수한 시행착오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형태의 회로 개발을 통해 GDDR5의 동작 속도의 한계를 뛰어넘기까지 고생했던 과정이 참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메인 메모리의 저전력 고속 동작을 개선해 기존 대비 전력 소모를 80% 줄인 성과도 기억에 남는데, 힘들게 개발한 기술이 실제 시장에 큰 반향을 가져온 것을 확인했을 때 느꼈던 뿌듯함은 앞으로도 잊기 힘든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고해상도 및 3차원 그래픽(3D Graphics)을 처리하는 GDDR은 CG(Computer Graphic)의 발전을 이끄는 핵심 요소로,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등 첨단 기술 전반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김 PL 남다른 발명가 정신으로 자신의 업무 영역인 GDDR 설계 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제반도체회로 학술회의인 ISSCC(International Solid-State Circuits Conference) 메모리 분과 DRAM 세션에서 논문이 채택되는 쾌거도 이뤘다. ISSCC는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 기술을 뽐내는 ‘반도체 회로계의 올림픽’으로 불린다. 이곳에서 현존하는 그래픽용 메모리 중 가장 빠른 속도의 GDDR6과 이를 구현하는 기술을 논문으로 발표해, 학계로부터 의미 있는 성과로 인정받은 것. 이를 통해 SK하이닉스의 기술이 GDDR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다.
“GDDR6 동작 속도의 한계를 극복하기까지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를 모두 해결하고 기존 20Gbps(Gigabit per second)에서 24Gbps까지 속도를 높이는 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를 위해 필요한 기술들을 내재화하고 시스템과 테스트(Test) 단계까지 최적화한 것은 큰 의미를 갖습니다. 이처럼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것도 뿌듯했지만, ISSCC에 참가해 우리 회사의 우수함을 알리고 고객과 신뢰를 더 단단하게 쌓을 수 있었던 것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주어진 시간이 여유롭지 않았음에도, 기술 개발에 더해 논문까지 작성해야 했기 때문. 김 PL은 이런 어려움을 많은 구성원과의 협업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빡빡한 개발 일정에도 기술을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모두 함께한 프로젝트 팀원들의 헌신 덕분입니다.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업무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준 팀원들에게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이 기술이 앞으로 개발할 제품에서 더 우수한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처럼 김 PL이 일궈낸 수많은 성과들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일류 기술 기업으로 성장하고, 함께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첨단 기술의 등장으로 보다 더 혁신적인 메모리 기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최근 다양한 IT 기기 제품이 출시되고 있고, 기업은 자신들만의 독립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 시스템에 최적화된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고객의 니즈(Needs) 충족시켜야 합니다. 여태까지 쌓아온 성과들은 고객에게 기술력을 담보할 수 있게 됐고, 우리 회사가 함께 일하고 싶은 회사로 변모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초저전력, 고성능의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패권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김 PL은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경쟁 우위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발명 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눈을 뜨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여러 기업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좋은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물론 늘 새로운 것을 발명하는 일은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수한 기술이 탄생하고, 자신도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발명이 주는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김 PL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다른 여러 제품들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더 나아가 최적화된 메모리를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성원이 되고 싶습니다. 아울러 열정과 창의력이 넘치는 MZ세대들이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해 우수한 기술을 발명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와 함께 성장하는 게 또 다른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가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반도체의 기본 재료가 되는 실리콘 웨이퍼는 제품 생산뿐 아니라 장비의 유지·관리, 성능 테스트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SK하이닉스는 하루에도 계속 사용되고 버려지는 웨이퍼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웨이퍼 재생(Wafer Regeneration) 기술에 주목했다. 고가의 재료인 웨이퍼를 재활용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 방식 대비 공정 절차를 줄여 환경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
SK하이닉스는 2019년 폐기 웨이퍼 재생 기술 확보를 위해 전담 개발 TF 구성하고 성공적인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TF를 확대해 재생 웨이퍼(Regen Wafer)의 전사 횡전개 및 표준화를 추진 중이다. 뉴스룸은 이 과정을 함께한 구성원들을 만나 기술 개발 히스토리와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들을 살펴보고, 재생 웨이퍼를 통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함께 들어봤다.
SK하이닉스에서 사용되는 웨이퍼(Virgin Wafer)는 품질 등급에 따라 크게 프라임(Prime), 테스트(Test), 더미(Dummy) 등으로 분류된다. 최고 품질을 요하는 프라임 웨이퍼는 실제 양산되는 제품에 사용되며, 웨이퍼 중 가장 가격이 비싸다. 그 외 테스트 웨이퍼와 이하 등급의 웨이퍼는 장비 유지·관리와 엔지니어 실험 등의 목적으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제품 양산용으로 투입되는 웨이퍼 외 폐기되는 NPW(Non Pattern Wafer)의 규모는 월평균 수십만 장. 이 중 재활용이 가능한 웨이퍼는 외부 업체로 보내져, 박막을 제거하고 웨이퍼 표면을 연마하는 등 일련의 재생 공정을 거친다. 재생된 웨이퍼 중 품질 및 사용 기준을 만족하는 웨이퍼는 Reclaim Wafer로 다시 반입된다.
▲C&C기반기술 황응림 TL
“매월 SK하이닉스에서 수만 장의 웨이퍼가 외부 업체를 통해 Reclaim Wafer로 재생됩니다. 웨이퍼를 외부 업체로 운송할 때 드는 물류비, 외부 업체가 보유한 공정 기술에 대한 사용료 등이 추가되는 만큼 Reclaim Wafer 자체에 큰 비용이 들었고, 이에 따라 비용 절감에 대한 니즈가 컸습니다. 또한 장비 유지·관리 목적 외 엔지니어의 실험용으로 사용하는 웨이퍼의 경우 높은 품질이 요구돼, 테스트 웨이퍼 급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 확보도 필요했습니다.
이에 2019년 미래기술연구원(이하 미기원)과 제조기술 조직의 월간 교류회에서 웨이퍼 재생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가 최초로 제안됐고, SK하이닉스가 보유한 개발 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자체 기술 개발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윗줄 왼쪽부터) R&D시스템개발 박찬재 TL, 미래전략 경영혁신 허익 TL, R&D시스템개발 김성진 TL, (아랫줄 왼쪽부터) R&D장비기술 C&C 이대희 TL, C&C기술혁신 조창훈 TL, C&C기반기술 황응림 TL, 시스템 내재화 배미경 TL
SK하이닉스는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가 제안된 이후 인프라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돌입해, 이듬해 메모리 업계 최초로 웨이퍼 재생 공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가 자체 개발한 공정은 1차로 각종 박막(Film)에 증착된 자재를 벗겨낸 뒤(Wet Strip), 베어 웨이퍼(Bare Wafer, 가공 전의 웨이퍼) 표면의 전면에 존재하는 각종 결함(Defect)과 내부의 손상된 레이어를 연마(Polishing) 작업을 통해 제거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가장 핵심은 웨이퍼 표면을 최대한 두께 손실(Loss) 없이 깎아내는 CMP* 기술이다.
*CMP(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화학적 기계적 연마): 웨이퍼의 표면을 평탄화하는 공정.
▲C&C기술혁신 조창훈 TL
“기존에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쓰이던 CMP 방식으로는 표면의 제어가 불가능했습니다. 이에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연마에 적합한 전용 소재와 부품을 이용한 공정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Reclaim Wafer 대비 두께 손실을 대폭 줄여, 재생 횟수를 기존 수 회에서 수백 회 이상으로 개선했습니다.
또한 개발에 소요되는 자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잉여 장비를 활용했습니다. 미기원과 제조기술의 가용 잉여 장비의 모델이 달라 장비 각각의 조건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TF 구성을 통해 유기적으로 협업해 경쟁사 대비 최소의 자원과 인력으로 기술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Regen* Wafer는 사용 후 폐기되는 NPW 표면의 품질을 Wet Strip과 CMP 공정으로 테스트 웨이퍼 수준까지 개질(改質)한 웨이퍼다. 기존의 Reclaim Wafer 대비 Regen Wafer는 연마하는 두께가 달라 100배 더 많은 재생이 가능하다.
*Regen : Regeneration의 약자로, 외부 업체에서 재생하는 Reclaim Wafer와 구분하기 위해 사용.
자체 기술로 탄생한 Regen Wafer는 2020년 미기원에 최초 제공되기 시작했고, 제조기술 공정장비에도 보급돼 사용 범위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기원과 제조기술의 협업으로 전사 표준화를 이뤄 우시와 청주 캠퍼스, 최근에는 신설 팹(Fab)의 장비 셋업(Set-up) 용도로도 활용되고 있다.
▲시스템 내재화 배미경 TL
이와 더불어 미기원에서는 사용한 웨이퍼 재생을 요청해 Regen Wafer를 수급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자동화해 엔지니어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불출 시스템을 구축했다.
“엔지니어가 사용한 웨이퍼를 선별해 Regen을 신청하고, Regen 처리된 웨이퍼를 수급하기까지 과정을 자동화하기 위해 기존의 메뉴를 활용해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불출 가능 및 대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화면을 추가하고, 시스템 개발 이후 Regen Wafer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사용된 웨이퍼(Dirty Wafer) 공급 확대를 목표로 라인에서 사용되는 모니터링 웨이퍼에 대해서도 웨이퍼 재생 및 불출 시스템을 추가 구축해 현재의 시스템이 완성됐습니다”
SK하이닉스는 Regen Wafer의 전사 횡전개를 추진하면서 올해 1월부터 기존의 TF를 확대해, 청주, 우시 캠퍼스의 Regen 담당자와 경영혁신, 구매, DT에 이르기까지 유관 부서의 구성원들이 추가로 참여하는 전사 Regen 실행 TF를 운영하고 있다.
Regen Wafer를 팹에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지난해의 경우, 전체 NPW 중 Regen Wafer의 사용 비중이 약 10% 초반에 그쳤지만, 올 연말까지 사용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전망이다.
저비용으로 고품질을 구현한 Regen Wafer는 실제로 수백억 원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2021년 Regen Wafer 사용으로 1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절감했으며, 향후 수백억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전략 경영혁신 허익 TL
“Regen Wafer의 생산 비용은 대체 가능한 테스트와 Reclaim Wafer 단가에 비해 저렴합니다. 최근의 전 세계적으로 수급 가능한 웨이퍼가 부족한 환경임을 고려할 때 Regen Wafer의 경제적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많은 양의 자원을 소비해 필연적으로 환경적 영향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 웨이퍼 재생 기술은 용수 사용량과 폐수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력 소모를 줄여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할 수 있어 그만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V성과관리팀에 따르면 현재 자체 기술로 생산된 Regen Wafer는 장당 약 2만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보다 효율적인 Regen Wafer 사용을 위해 ‘전사 폐기 웨이퍼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전사 Regen Wafer의 생산과 사용 현황을 NPW 사용 실적과 연계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자사 웨이퍼 수급 상황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다.
“지난해까지는 Regen 기술 개발과 확대 적용에 집중했다면, Regen Wafer 공급과 수요를 NPW 사용량과 연계해 전사 차원의 폐기 웨이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향후 3년간 862억 원의 경제적 비용과 370억 원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오늘도 전사 Regen 실행 TF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프라임 웨이퍼급 품질 실현으로 대체 웨이퍼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테스트(Test) 공정’은 수많은 공정을 거쳐 완성된 반도체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되기 전 적합한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지 검증하는 공정을 의미한다. 초창기 테스트 공정은 제품의 불량을 찾아내는 ‘필터링(Filtering)’ 위주로 진행됐지만, 현재는 필터링을 넘어 불량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수율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미세해지면서 테스트 공정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기본적인 품질 보증, 수율 및 생산성 향상을 넘어 고부가가치를 확보하는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고용량, 저전력, High-Speed 등 매우 높은 수준의 특성이 필요한데, 테스트 기술을 통해 이러한 고성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테스트의 완성도를 높이고, 새로운 테스트 방법을 개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SK하이닉스에서 이 같은 중임을 맡고 있는 조직이 바로 P&T(Package, 이하 PKG & Test)담당 산하 테스트(TEST)기술담당이다. 뉴스룸은 DRAM의 테스트를 맡고 있는 D-TEST기술담당과, NAND의 테스트를 담당하는 N-TEST기술담당 구성원들을 만나 직무 전반과 인재상에 대해 들어봤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전(前)공정과 후(後)공정으로 나뉜다. 전공정은 웨이퍼(Wafer)에 반도체로서의 특성을 구현하는 설계, 개발 과정을 의미하고, 후공정은 웨이퍼를 자르고 패키징(Packaging, 반도체를 충격이나 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특수 소재로 보호막을 두르고 외부 단자와 칩을 연결하는 공정)한 뒤 테스트를 통해 불량 여부를 진단하는 과정을 뜻한다.
이중 테스트 공정은 크게 웨이퍼 테스트, 패키지 테스트, 모듈 테스트 3단계로 구성된다.
‘웨이퍼 테스트’는 전공정에서 생산된 웨이퍼를 패키징하기 전에 각각의 다이(Die, 웨이퍼 상의 개별 칩)가 제대로 동작하는지 체크하는 테스트다. 총 3개의 과정으로 구성돼 있는데, 첫 단계인 EPM(Electrical Parameter Monitoring)는 제품이 기본적인 특성을 만족하는지 확인하고 트랜지스터 특성과 접촉 저항 등을 전기적 방법으로 측정하는 단계다. 다음 단계에서는 ‘웨이퍼 번인(Burn-in)’을 통해 고온, 고전압과 같은 극한의 상황을 버티지 못하는 웨이퍼 내 불량 칩을 사전 검출한다. 여기서 발견된 불량 셀을 여분의 셀로 대체해 다시 수율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마지막 단계인 ‘리페어(Repair)’다.
웨이퍼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은 패키지(Package) 공정을 거친 뒤, 다시 각각의 칩이 제품 종류에 따라 필요한 성능을 충분히 확보했는지 검사하는 ‘패키지 테스트’를 거친다. 웨이퍼 테스트는 대량의 칩들을 동시에 점검해야 해 매우 정밀한 테스트는 불가능한 반면, 패키지 테스트는 개별 패키지 단위로 점검하기 때문에 더 정밀한 테스트가 가능하다.
패키지 테스트에서는 먼저 최악의 조건을 설정해 극한 상황에서 불량을 일으키는 제품을 미리 걸러내는 ‘TDBI(Test During Burn-in)’ 공정을 진행한 후, 데이터 시트(Date Sheet, 부품이나 하부 시스템, 스프트웨어 등의 성능을 모아놓은 문서)에 정의된 동작이 사용자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판단하는 ‘테스트 공정’을 진행한다. 여기서 양품으로 판별된 제품은 마지막으로 외부의 균열이나 마킹 오류가 있는지 살피는 ‘외관 검사’를 거치게 된다.
앞선 테스트를 모두 통과한 패키지는 인쇄 회로 기판(PCB, Printed Circuit Board, 반도체, 콘덴서 등 각종 반도체 부품을 고정하고 회로를 연결하는 기판)에 올려져 ‘모듈(Module)’로 제작된다. 모듈 단계에서도 테스트를 거치는데, 이때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제품이 CPU의 제어에 따라 여러 동작을 정상적으로 해내는지 주로 살펴본다. 실제로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환경에서 칩을 선별하며, 불량이 발견되면 교환 과정을 통해 수율을 끌어올린다.
모듈 테스트는 제품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D-TEST의 경우 대부분 모듈 상태에서 테스트가 진행되지만,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제품은 특성이 달라 별도로 모바일 테스트를 진행한다. N-TEST에서는 모듈 테스트 대신 SSD 테스트를 통해 제품을 최종 점검한다. 이 테스트에서는 SSD 내의 DRAM, NAND, SoC 등 다양한 구성품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보고, 이들이 함께 구성되었을 때 다른 불량을 일으키지 않는지 확인한다.
제품의 품질, 수율과 생산성을 넘어 고부가가치 확보를 위한 테스트 기술의 가치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테스트 공정을 진행한 조건에 따라 같은 제품이라도 완성도가 다르고, 양산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
SK하이닉스 역시 점점 높아지는 후공정의 가치에 걸맞게 테스트 공정 팀을 체계적으로 구성했다. 테스트 팀은 크게 DRAM 검사를 담당하는 D-TEST기술담당과 NAND 검사를 담당하는 N-TEST기술담당으로 구분되고, 다시 맡은 제품에 따라 웨이퍼/HBM/메인 메모리/모바일/모듈/SSD 테스트 기술 팀으로 나뉜다. 팀원마다 여러 개의 제품을 맡아 공정 내 다양한 테스트 진행과 결과를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다. 테스트 공정을 관리하는 팀과 더불어 불량에 대한 분석과 프로세스를 분석하는 ‘특성분석팀’과 모든 테스트 인프라를 개발하는 ‘기반기술팀’도 있다. 이들은 데이터 분석 역량 확보와 빠른 개선을 위해 유기적으로 협업을 진행한다.
TEST기술담당의 핵심 가치로는 ‘품질’, ‘수율’, ‘생산성’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테스트의 종류와 시간이 늘어날수록 품질은 높아지지만, 더 많은 장비와 인력, 비용이 소요된다. 이런 트레이드 오프(Trade-off, 두 개의 목표 중 하나를 달성하려고 하면, 다른 목표를 이루는 것이 늦어지거나 희생되는 관계)인 품질, 수율, 생산성 3가지 가치를 적절하게 조율해 최적의 테스트 조건을 찾고, 이를 통해 수율과 생산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품질을 높이는 것이 TEST기술담당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다.
TEST기술담당은 이러한 핵심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최근 ‘시프트 레프트(Shift Left)’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시프트 레프트는 발생 가능한 불량을 가장 먼저 진행되는 웨이퍼 테스트 단계에서 일찌감치 차단해, 공정간 피드백 속도 향상과 원가 절감을 꾀하는 전략이다. 웨이퍼 테스트가 정밀해지면 패키지 테스트에서 점검해야 할 개체 수가 줄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능 및 기능 테스트는 웨이퍼 단계에서 마무리하고, 패키지 단계에서는 불량 여부만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SK하이닉스 TEST기술담당의 구성원들은 테스트 공정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각자 맡고 있는 구체적인 제품 및 역할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업무 혁신 및 집념을 발휘하고 있다. 뉴스룸은 TEST기술담당 내 4명의 구성원들을 만나 각 업무에 필요한 역량과 자질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 Mobile TEST기술 김상호 TL
Q. 현재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Mobile TEST기술 팀에서 모바일 제품에 사용되는 DRAM을 점검하고, 어떤 조건과 스크린 항목을 설정해 테스트를 진행할지 결정하는 일을 맡고 있다. 출하 여부를 마지막으로 결정하는 팀인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Q. 업무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테스트 공정에 활용되는 프로그램은 주로 C언어를 사용한다. C언어에 능통하면 더 좋겠지만, 다른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라도 사용할 수 있다면 업무 수행에 많은 도움이 된다. 현업 엔지니어들도 C언어 기반의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함수, 명령어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Q. 업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테스트 공정은 양산의 최종 단계다. 품질의 ‘마지막 수문장’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또한 최종 평가를 진행할 때 테스트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이 주어지는 데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업무의 매력이다.
Q. 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떤가?
자율출퇴근제 활용 등 전반적인 워라밸이 좋다. 자유로운 환경이지만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업무 효율도 더 높다고 생각한다.
Q. 해당 업무에 필요한 신입사원의 자질은 무엇인가?
테스트 공정은 다른 공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다른 팀과 협업을 진행할 때가 많다. 대인관계를 잘 만들어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면 좋겠다. 멋진 환경에서 함께 일할 후배들을 기다리고 있겠다.
▲Module TEST기술 지원서 TL
Q. 현재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Module TEST기술 팀에서 팹 아웃(FAB Out) 후 웨이퍼 테스트와 패키지 테스트를 거친 모듈을 최종 점검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고객에게 선보이기 전, 가장 마지막으로 제품을 확인하는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다.
Q. 업무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최종 점검 단계를 책임지는 만큼, 테스트에 필요한 다양한 데이터를 확인하고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또, 데이터 이해와 사용이 업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통계적인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하고, 반도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통계 기법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Q. 업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불량을 해결해 품질을 안정화하는 업무 외에도,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수율을 향상시키는 일도 함께 맡고 있다. 3가지 핵심 요소의 균형을 맞춰나가는 작업은 어렵지만 매력적인 일인 것 같다.
Q. 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떤가?
테스트의 효율성을 높이고, 꼼꼼히 불량을 점검하기 위해 팀원들끼리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분위기가 잘 형성돼 있다.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의견을 듣고 존중하는 문화가 잘 뿌리내려 있어 팀 분위기는 무척 좋다.
Q. 해당 업무에 필요한 신입사원의 자질은 무엇인가?
업무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통계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반도체 업무 특성상 문제를 혼자 해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해 좋은 결과를 도출해낸 경험이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NAND WT기술 홍효성 TL
Q. 현재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웨이퍼 테스트 팀에서 신제품의 WT1H/WT2C 테스트 아이템 셋업(TEST Item Set Up) 업무를 맡고 있다. WT1H와 WT2C는 웨이퍼 번인 공정을 거친 뒤, 각각 고온과 저온에서 칩이 잘 작동하는지 테스트하는 공정이다. 또한 테스트 시간 단축과 품질 향상을 위한 테스트 조건 강화, 선(先) 스크린 아이템 추가, 테스트 프로그램의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Q. 업무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우선 테스트 아이템을 설정할 때 활용되는 프로그램 언어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또한 테스트 아이템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확한 분석을 위해 NAND 제품의 구조, 해당 아이템의 흐름, 사용 목적 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Q. 업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공정과 후공정 사이에 있는 웨이퍼 테스트 업무의 특성상, 대외 부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업할 기회가 많고 다른 팀에 도움을 줄 때도 많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업무의 매력이다.
Q. 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떤가?
팀원들의 성격이 무척 좋은데, 일에 대한 열정과 전문성이 넘쳐 배울 점도 많다. 끈끈한 정과 가족 같은 따뜻함이 있다. 맡은 일만 잘 수행한다면 퇴근, 휴가가 자유로워 워라밸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Q. 해당 업무에 필요한 신입사원의 자질은 무엇인가?
웨이퍼 테스트는 1만 줄이 넘어가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때문에, 숫자 혹은 구문 하나의 오류도 공정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런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 꼼꼼한 성격일수록 좋다. 또한 테스트 아이템을 이해하려면 디바이스 구조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반도체 전공자가 유리하다.
▲SSD TEST기술 최우성 TL
Q. 현재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SSD 제품을 테스트하고, 불량을 분석하고 개선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테스트 시간을 단축해 생산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데이터 분석과 트렌드 자동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Q. 업무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특정 공정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단위로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전 공정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테스트 프로그램을 세팅하려면 코딩 능력이 필요하며, 불량 분석을 위해서는 제품에 대한 이해도 필수다. 유관 부서와 협업이 많은 직무인 만큼 소통 역량도 중요하다.
Q. 업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SSD는 DRAM, NAND, SoC 등 다양한 제품들이 복합되어 구성된 제품이다. SSD 테스트를 진행하며 구성 제품들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배울 수 있어 일을 통해 성장하고 있음을 늘 체감할 수 있다.
Q. 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떤가?
구성원들의 연령대가 대체로 비슷하고 서로 자유롭게 소통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 팀 분위기가 무척 좋다.
Q. 해당 업무에 필요한 신입사원의 자질은 무엇인가?
전공 지식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도 열정을 갖고 도전한다면 무엇을 해도 즐겁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SK하이닉스가 2월 17일부터 2022 상반기 수시채용을 실시한다. 이번 수시채용은 신입 전형과 함께 저년차 경력자를 대상으로 한 ‘주니어 탤런트(Junior Talent)’ 전형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채용 규모는 세 자릿수다.
SK하이닉스는 작년부터 직무 관련성이 높은 인재들에게 경력 인정과 함께 처우를 지원하는 주니어 탤런트 전형을 도입했다. 이 전형은 5년 미만 경력자가 지원 가능하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수시채용을 시작으로 신입/주니어 탤런트 뿐만 아니라 경력자를 상시 채용할 계획이다.
신입 전형은 2월 17일부터 2월 28일까지 서류 접수를 진행하고, 주니어 탤런트 전형은 2월 21일부터 3월 10일까지 진행한다.
모집 직무는 설계, 소자, R&D공정, 양산기술, 양산관리, Product Engineering 등이며, 지역별(이천·분당, 청주) 구분 채용 방식으로 진행된다. 채용 절차는 서류접수, 인적성평가(SKCT), 면접, 최종 오리엔테이션, 건강검진 순서로 진행된다.
특히, 신입 전형과 주니어 탤런트 전형의 지원자격, 채용일정, 모집직무 등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자는 본인이 지원하는 전형 관련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채용과 관련된 자세한 정보는 SK하이닉스 채용 홈페이지(https://recruit.skhynix.com), SK채용 공식블로그(https://www.skcareersjournal.com)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일류 기술기업으로서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반도체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올해도 대규모 채용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업의 전통적 경영방식은 재무적 성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요구되는 기대 수준과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중요시되며 전략적 사고로서의 ESG1)가 뜨거운 화두로 부상했다. 사회적 책임과 이익 추구를 모두 놓치지 않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유토피아적인 이념이 아니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대한 사회적 요청은 더 멀리 볼 줄 아는 경영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지속가능발전법에 따르면 “현대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미래 세대가 사용할 경제 사회 환경 등의 자원을 낭비하거나 여건을 저하시키지 아니하고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을 의미하며 ESG로 표현되기도 한다. 즉,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경영 전략 이란, ESG를 의식하고 ‘ESG 경영’을 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렇듯 사회 문제를 고민하는 일은 이제 하나의 소양이 아니라 기업이 멀리 볼 줄 아는지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1) ESG: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앞글자를 딴 약자로, 기업의 비(非)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을 의미. 좋은 일을 해야 한다는 당위가 아니라 ESG를 추구함으로써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개선한다는 실증론적 기준으로 2005년 처음 등장함.
지난 2015년 글로벌 기후변동협약 파리협정(Paris Agreement)2)과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3)가 정비됐다. 미국의 조 바이든(Joe Biden)이 대통령이 취임하며, 파리기후협정 복귀와 2050년까지 탄소 중립(Carbon Neutral)4)을 선언함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한 범지구적인 움직임은 다시 한번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EU는 물론 한국과 일본 정부도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고, 중국도 2060년까지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120여 개국에서 탄소 중립 목표는 대세가 되며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2018년부터는 ESG 활동을 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ESG 투자’가 전체 운용자산의 20~40%를 차지하는 일이 벌어졌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 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ESG 투자 규모는 40조 5,000억 달러(4경 4,400조 원)으로, 2018년 30조 6,800억 달러(3경 3,600조 원)와 비교하면 1년 반 만에 31% 증가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Larry Fink) 회장은 연례 서한을 통해 “기후변화 리스크가 곧 투자 리스크이며, 이러한 리스크 평가를 위해 일관성 있는 양질의 주요 공개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언급하며 환경 지속성과 ESG 공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ESG를 염두에 두고 책임 있게 투자하겠다’는 기조가 확고한 만큼, 기업은 투자 확보와 주주 이익을 위해서 ESG를 경시할 수 없게 됐다.
2) 파리협정(Paris Agreement):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신기후체제의 근간이 될 파리협정이 채택됨. 협약에 따라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95개 당사국 모두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범지구적인 장기목표 하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합의함.
3) UN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인류의 보편적 문제(빈곤, 질병, 교육, 성평등, 난민, 분쟁 등)와 지구 환경문제(기후변화, 에너지, 환경오염, 물, 생물다양성 등), 경제 사회문제(기술, 주거, 노사, 고용, 생산 소비, 사회구조, 법, 대내외 경제)를 2030년까지 17가지 주 목표와 169개 세부목표로 해결하고자 이행하는 국제사회 최대 공동목표.
4) 탄소 중립(Carbon Neutral):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늘려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Zero’로 만드는 것.
투자자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그린과 환경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공생의 가치를 중시하고 지구를 위한 좋은 제품을 골라 쓰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 더 좋은 근로환경(Work Environment)을 제공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과 일하려는 구성원과 파트너도 늘고 있다.
이처럼 비즈니스를 둘러싼 이들의 의식이 전반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우수 인재나 알찬 사업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보람을 줄 수 있어야 하는 시대다. ESG가 고객, 구성원, 파트너 등 기업의 모든 이해관계자의 요청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기업들은 대부분 ESG에 적극적이다. 예전에는 설비투자 대신 ESG에 경영자원을 배분하는 일이 우선순위에서 밀렸지만, 이제는 기업이 ESG에 신경 쓰는 장기적인 안목과 단기적인 사회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체력을 가져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환경과 사회를 배려한 투명한 경영 전략은 기업가치 향상과 연계된다. 선한 브랜드 영향력은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채권5)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등 경영 자원을 더 쉽게 확보할 수도 있기 때문. 위기관리 역량도 고도화해 위기 시 기업을 응원하는 우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블룸버그나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BD(Investor's Business Daily) 등 국제적으로 ESG 평가를 하는 이들도 이미 진용을 갖췄다. 마치 재무제표가 기업 건강을 나타내듯 ESG도 내일의 지속가능성을 짚어낼 수 있는 맥박이 되고 있다.
5) 지속가능채권(Sustainable bond): 그린 프로젝트나 사회 지원 프로젝트에 사용될 자금을 조달하는 특수목적 채권.
ESG 경영은 리스크 회피를 위한 수비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이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인 측면도 강조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여기에 최신 경영 트렌드인 IT기술 기반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T)이 접목되고 있다는 것.
작년에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은 기후 중립화 및 디지털화 가속을 통해 EU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신산업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6) 여기에는 자원 순환 촉진을 위한 이니셔티브(initiative)인 ‘3R(Reduce, Reuse, Recycle)’을 성장전략으로 승화시킨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 이하 CE)’가 그 중심에 놓여 있다. CE는 채취, 생산, 소비, 폐기의 선형적(Linear) 경제구조를 벗어나 각 단계마다 관리와 재생을 통해 자원을 재활용하는 지속적 경제 구조.
EU는 CE가 더 깨끗하고 경쟁력 있는 방향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디자인부터 생산, 사용, 폐기과정에서 탄소 배출량과 폐기물을 줄이고 생산비용을 낮추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내구성, 재사용, 수리 가능 여부에 관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2030년까지 EU 전역에서 7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U는 이러한 CE를 가능하게 하는 엔진이자 촉매로 DT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그린 딜(European Green Deal)7)의 구체적인 행동계획의 중추에 디지털 전략을 놓아두었다. DT는 데이터의 힘으로 종래의 업무 방식을 혁신하는 것이다. EU는 디지털과 순환이라는 두 가지 변화(Transformation)를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도록 해, 여기서 창출되는 시너지로 그린 딜을 완수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8)
6) 출저: https://news.kotra.or.kr/user/globalBbs/kotranews/5/globalBbsDataView.do?setIdx=244&dataIdx=181463
7) 그린 딜(Green Deal):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뜻하는 말로, 기후변화, 에너지, 산업, 건물, 수송, 농업, 생물다양성, 환경 등 8가지 분야를 선정하고 2050년까지 유럽 대륙을 기후 중립(Climate Neutral) 지역으로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하는 EU의 친환경 정책(출처: https://ec.europa.eu/info/strategy/priorities-2019-2024/european-green-deal_en)
8)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GMqJ_aMWYec
CE에서는 원자재가 폐기되기 전까지 기획(Design), 생산(Production), 소비(Use/Consumption), 재생(Reuse, Repair, Re-manufacturing), 재활용(Recycle)의 단계로 순환되는데, 데이터 기반 디지털 솔루션(Solution)은 CE의 각 단계를 개선하고 그 자체가 새로운 순환을 하도록 만든다. △정보를 축적·교환하고 △파트너십을 촉진하며 △밸류체인(Value Chain)상에서의 정보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지식·연결·공유 비즈니스 모델’로 제품과 프로세스를 더 순환시킬 수 있게 한 것.
디지털로 고객 기반을 확장하고, 인재를 포함한 경영 자원을 자산화하며,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포함한 파트너십(Partnership)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 모두 각 단계의 순환에 필수적인 활동이다.
그 방법론으로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9)에서 공유경제(Sharing Economy)10)까지 서비스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며 디지털로 강해진 시민과 소비자를 그 주역으로 내세웠다. 또한, △제품 설계 단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한 순환식 공급망 구성 △제조 시 설비 공유 등 공동 이용 촉진을 통한 가동률 최대화 △기획단계부터 제품의 필요성을 검토해 제품 판매 대신 서비스로 출시하는 방식 등 발상의 전환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도 이뤄지고 있다.
9)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 일정액을 내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자가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신개념 유통 서비스.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주기적으로 생필품이나 의류 등을 받아 사용하거나 여러 종류의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이 대표적임.
10) 공유경제(Sharing Economy):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해 주고 차용해 쓰는 개념으로 인식해 경제활동 하는 것.
1. 환경(Environmental) 분야
전 세계 첨단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을 수행 중이다. 특히 주요 IT 기업들은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업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환경 분야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이하 MS)는 자신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다른 사업들과 융합하여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한다. 이미 10억 달러의 ‘기후 혁신 펀드(Climate Innovation Fund)’를 조성해 향후 4년간 탄소 제거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라는 개념도 들고나왔다. ‘탄소 중립(Carbon Neutral)’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니 배출량 이상으로 흡수량을 늘리자는 것. 이와 관련해 2030년부터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배출량보다 더 늘린 후, 2050년까지 창사 이래 배출한 모든 이산화탄소를 회수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도 내걸었다. 2012년 실질적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한 바 있는데,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보다 적극적인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이는 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MS는 최근 미국의 한 농업협동조합과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으로 농업을 효율화하기 위한 협업을 시작했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토양에 흡수되도록 하고, 그 가치에 환금성을 부여해 농가 부수입으로 만드는 BECCs11)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11) BECCs(Bio Energy with Carbon Capture and Storage, 바이오에너지 탄소 포집·저장): 직접적인 공기 탄소 포집·저장(DACCS, Direct Air Capture with Carbon Storage) 기술과 더불어 온실가스를 직간접적으로 회수하는 대표 기술. 탄소 중립 사회 달성을 위한 중요한 열쇠로 평가받고 있음.
아마존(Amazon) 제프 베조스(Jeff Bezos) CEO는 주주 서한을 통해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기후협약을 최초로 서명한 회사로, 파리 기후 협약을 10년 앞당긴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약속 이행을 위해 2022년까지 배송용 차량 1만 대를 전기차로 바꾸고, 2030년까지는 총 10만 대를 업무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2024년까지 80%, 2030년까지는 100%로 각각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포장재 낭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18년 ECO Vision 2022(ECO: Environmental & Clean Operation)를 선언하고 친환경 생산 체계를 갖추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 데 이어, 적극적인 탄소 배출량 감축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녹색 경영 모델을 선도적으로 구축해가고 있다.
특히 환경 활동 분야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2022년까지 2016년 온실가스배출전망(BAU, Business as Usual)12) 대비 4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 SK하이닉스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시스템 최적화를 통한 사용량 및 비용 절감 △기술 개발과 장비 개선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대체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 세 가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9년에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국내외 모든 생산 거점에서 ‘폐기물 매립 제로(ZWTL, Zero Waste to Landfill)13) 인증’을 완료했다. 지난해에는 SK 관계사들과 함께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14)에 가입하고, 단계별 이행 로드맵에 따라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
12) 온실가스 배출전망(BAU, Business As Usual):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인위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온실가스 총량.
13) 폐기물 매립 제로(ZWTL, Zero Waste to Landfill): 미국 최초 안전규격 인증기관 UL(Underwriters Laboratories)이 폐기물 총 중량에서 재활용 불가능한 폐기물 중량을 빼고 재활용률을 수치화해 등급을 부여함. ZWTL Platinum(100%), Gold(95~99%), Silver(90~94%). SK하이닉스는 현재 이천 93%, 청주 94%, 우시 96%, 충칭 91% 달성.
14) RE100(Renewable Energy 100):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로 조달하겠다는 선언. 재생에너지란 풍력, 지열,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등을 지칭. 이를 통해 기업은 기존 석유나 석탄 등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배출하는 탄소를 절감함으로써 좀 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공장을 가동하고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음.
2. 사회(Social) 분야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기업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일은 ESG 중에서도 사회 분야에 해당한다. 특히 코로나 19가 일으킨 시장과 사회 변화는 이 분야의 중요성을 더 높였다. 또한, 이해관계자들이 노동권, 젠더 이슈 등 공급망을 포함한 조직 내외에서 광범위하게 신경 쓰고 있는지 예의 주시하기 시작했다.
기업이 사회와 얼마나 적절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지가 핵심 평가 기준. 코로나 19 팬데믹이 일상이 된 이후에는 주로 종업원의 감염 리스크를 포함한 구성원 건강에 얼마나 마음을 쓰는지, 종업원 입장에서 해고나 수익 감소를 어떻게 보살피는지 등 노동환경에 대한 기업 철학이 이 분야의 관심 사례가 되고 있다.
사업이 사회 정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리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사회 분야에서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라는 판단에서다. 반도체 생산을 위한 원자재가 분쟁지역 등 의심스러운 곳을 피해 책임 있게 조달되고 있음을 홍보 중인 엔비디아가 대표적인 사례. 실제로 엔비디아는 2020년 IBD ESG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ESG 경영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SK하이닉스도 사회 분야에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고객, 주주, 협력사까지 이해관계자 범위를 넓혀 함께 행복을 추구하는 DBL(Double Bottom Line,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동시 추구) 경영철학을 근간으로, 폭넓은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고속 성장을 이끈 ‘동반성장’ 분야에서는 협력사와의 소통의 장인 ‘DBL 스퀘어를 중심으로 △분석/측정 지원 사업 △패턴 웨이퍼 지원 사업 △ESG 컨설팅 △청년 Hy-Five 등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회사가 보유한 반도체 지식과 노하우를 협력사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독거 어르신을 위한 인공지능(AI) 스피커 ‘실버프렌드’ 무상 지원, △치매 어르신과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위치추적 기반 배회감지기 ‘행복GPS’ 보급 △코로나 19로 신음하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지원 활동을 펼치는 ‘사회안전망(Safety Net) 구축’ 사업 등을 통해 꾸준히 보폭을 넓혀왔고, 올해는 SK그룹과 함께하는 ‘온(溫)택트 프로젝트’를 통해 코로나 19로 인한 급식사업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행복 도시락을 제공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3. 지배구조(Governance) 분야
마지막 지배구조 분야는 IT업계의 강점이자 약점이 되기도 하는 영역이다. 고성장 분야인 만큼 창업자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경향이 있지만, 대내외 경영 트렌드가 변화되면서 이사회의 다양성이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2018년 블랙록은 여성 이사가 2명 미만인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지난해 1월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도 올해 하반기부터 다양성을 충족하는 이사가 없는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 업무를 맡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BLM(Back Live Matter,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운동으로, 다양성은 성별에서 인종 관점으로도 확산됐다.
이런 추세에 맞춰 유리천장을 뚫는 여성 고위 임원이 여럿 탄생했다. 시티그룹은 월가에서 최초로 여성인 제인 프레이저(Jane Fraser)가 시티은행장을 차기 CEO로 지명했고, MSNBC는 케이블 뉴스 업계에서 처음으로 흑인 여성인 러시다 존스(Rashida Jones)를 차기 회장에 선임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첫 여성 단장이 탄생했다. 중국계 미국인인 킴응(Kimberly J. Ng)은 메이저리그 수석부사장으로 여성이자 아시아계로서는 처음으로 마이애미 말린스(Miami Marlins) 단장에 올랐다.
미국 나스닥(NASDAQ)은 1명의 여성 이사와 1명의 성소수자(LGBTQ)15) 등 다양성을 상징하는 이사를 상장 기업에 요구하기 시작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가 새 가이드라인을 승인할 경우 3,300여 개에 달하는 상장기업에 작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도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 8월부터 ‘여성이사쿼터제’를 운영하여 이사 중 1명 이상을 다른 성별로 선임하도록 할 예정이다. 최근 IT 기업 구직자 역시 회사의 이사회 구성을 관심 갖고 보는 분위기로, 이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기업은 인재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15) LGBTQ: 여성 동성애자(Lesbian), 남성 동성애자(Gay),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 성적 정체성을 명확히 할 수 없는 자(Queer)의 앞글자를 딴 약어.
SK하이닉스도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책임 경영을 수행하기 위해 건전한 기업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데 많은 공을 들여왔다. 이사회 총원의 3분의 2인 6명을 사외이사로 구성해 금융, 회계, 반도체 기술, 법률, 사회정책, 언론 등 각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했고, 사외이사 중 여성 인력도 포진시켰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함으로써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하고 경영진 감시와 견제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효율적인 ESG 경영을 위해 이사회 산하에 지속가능경영 전략 수립과 결과를 검토하는 ‘지속경영위원회’를 두고, 회사의 준법경영활동을 감시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심의 권한을 부여했다. 올해부터는 중장기 ESG 경영 정책 수립과 실행력 강화를 위해 CEO가 직접 주관하는 월 단위 회의체인 ‘ESG경영위원회’도 신설했다.
앞선 사례에서 보듯이 주요 국가와 기업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ESG 경쟁력을 차별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음 세대에는 지금보다 ESG의 중요성이 더 강조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앞으로도 더욱 노력을 기해야 한다. CONE의 ‘2019 Z세대 퍼포스 스터디(Gen z purpose study)’의 조사에 의하면 Z세대의 90%는 기업이 ESG 이슈 해결을 도와야 한다고 믿고 있다. 또한, 75%는 기업이 그 약속을 정말 좇는지 직접 확인하겠다고 답했다.16)
16) 출처: https://www.conecomm.com/research-blog/cone-gen-z-purpose-study ‘Holding Companies Accountable: 90% believe companies must act to help social and environmental issues and 75% will do research to see if a company is being honest when it takes a stand on issues.’
불확실성의 시대지만, 그만큼 미래는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그 미래는 적극적으로 ESG 이슈를 선점하고 해결하는 기업에게 기회로 다가갈 것이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초 ‘Social Value 2030’을 선언했다. 동시에 D램과 낸드플래시 사업의 균형 있는 성장을 도모하고, ESG 경영을 강화해 인류와 사회에 기여한다는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17)의 본격적인 실행에도 나섰다. 이는 미래 고객과의 약속을 지킴으로써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 가능한 장밋빛 미래로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17)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 고객, 투자자, 시장 등 파이낸셜 소사이어티(Financial Society)를 대상으로 SK 각 회사의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해 총체적 가치(Total Value)를 높여 나가자는 경영전략.
※ 본 기사는 기고자의 주관적 견해로, SK하이닉스의 공식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