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3년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SK하이닉스는 40년간의 끊임없는 노력과 혁신을 통해 글로벌 No.1 AI 메모리 컴퍼니(Global No.1 AI Memory Company)로 도약했다. 기술력으로 일군 40년을 갈무리하고 새로운 1년을 달린 올해, 회사는 1등 리더십을 공고히 하며 ‘40+1 르네상스 원년’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HBM, PIM, CXL 등 첨단 공정과 패키징 기술이 집약된 AI 메모리가 자리 잡고 있다. SK하이닉스 창립 41주년을 맞아, 이들 혁신 제품에 담긴 역사와 기술력, 구성원들의 노력을 되짚어본다.
HBM, AI의 등장과 HBM으로 우뚝 선 SK하이닉스의 위상
SK하이닉스가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에서 No.1으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이 큰 역할을 했다. 2022년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AI 중심으로 재편됐고,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다. 이에 따라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고 빠른 학습과 추론을 지원하는 고성능 메모리의 필요성도 크게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발맞춰 고성능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며 AI 산업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SK하이닉스는 AI 흐름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고대역폭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HBM(High Bandwidth Memory)’ 개발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졌다. 특히 HBM2E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잡고 영향력을 확장했으며, AI 및 고성능 컴퓨팅(HPC)에 최적화된 HBM3로 큰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회사는 이 메모리를 엔비디아에 공급하며 AI 및 데이터센터 시장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이 무렵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 50%*를 달성하며, HBM 강자로서 위상을 확립했다.
AI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위상은 2024년에도 이어졌다. 회사는 2023년 최고 성능의 ‘HBM3E(5세대)’를 개발했으며, 올해부터 글로벌 탑 IT 기업에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초당 1.2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이 제품으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No.1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졌다.
15년 갈고 닦은 HBM 기술력과 Next HBM
SK하이닉스의 ‘HBM 성공신화’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회사는 TSV*와 WLP* 기술이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극복해 줄 것으로 판단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그로부터 4년 후,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대역폭 메모리, 1세대 HBM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혁신적인 메모리로 주목받았지만,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HBM이 널리 쓰일 만큼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 TSV(Through Silicon Via):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 구멍을 뚫어 상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기술
* WLP(Wafer Level Packaging): 웨이퍼를 칩 단위로 잘라 칩을 패키징하는 기존의 컨벤셔널 패키지(Conventional Package)에서 한 단계 발전한 방식으로, 웨이퍼 상(Wafer Level)에서 패키징(Packaging)을 마무리해 완제품을 만드는 기술
그럼에도 SK하이닉스는 멈추지 않고 후속 개발에 매진했다. 목표는 ‘최고 성능’이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열 방출과 생산성이 높은 MR-MUF(Mass Reflow Molded UnderFill) 기술을 HBM2E에 적용해 시장 판도를 바꿨다. 이후 얇은 칩 적층, 열 방출, 생산성이 모두 탁월한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 기술을 개발해 HBM3와 HBM3E에 적용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2023년에는 HBM3 12단(24GB)을, 2024년에는 HBM3E 12단(36GB) 양산까지 성공하며 ‘업계 최고 성능’이란 신기록을 잇달아 달성했다[관련기사].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AI 붐이라는 시대 흐름을 절묘하게 포착한 전략이 있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를 적기에 출시하며 시장 요구를 완벽히 충족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15년 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이에 대한 전 구성원의 믿음, 그리고 미래를 내다 전략적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올해도 SK하이닉스는 AI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를 이어갔다. 4월에는 미국 인디애나주(州)에서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 건설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차세대 HBM을 비롯한 AI 메모리가 이곳에서 집중 생산될 계획이다. 같은 달, TSMC와의 기술 협약 또한 체결했다. 이로써 회사는 고객·파운드리·메모리 간 3자 협업 체계를 구축,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넘어서고 AI 시장에서 우위를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With HBM, 끊임없는 혁신과 AI 메모리 라인업 강화
SK하이닉스의 도전과 혁신은 메모리 전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회사는 ‘메모리 센트릭*’을 비전으로 삼고, 40년간 축적해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AI 메모리를 개발하는 중이다. 특히 올해는 PIM, CXL, AI SSD 등으로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며 르네상스의 원년을 만들어가고 있다.
* 메모리 센트릭(Memory Centric): 메모리 반도체가 ICT 기기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환경
PIM(Processing-in-Memory)은 SK하이닉스가 주목하는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로, 저장과 연산의 경계를 허문 혁신 제품이다. 연산용 프로세서를 집적한 이 메모리는 AI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를 생성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SK하이닉스는 자사 PIM 제품인 ‘GDDR6-AiM(Accelerator-in-Memory)’을 이미 출시한 바 있고, 이 제품 여러 개를 연결해 성능을 높인 가속기 카드 ‘AiMX(AiM based Accelerator)’도 지난해 선보였다[관련기사]. 올해는 용량을 2배 늘린 AiMX 32GB 제품을 공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관련기사].
또한, SK하이닉스는 CXL(Compute eXpress Link)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CXL은 CPU, 메모리 등 장치별로 다른 인터페이스를 통합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메모리 대역폭과 용량을 쉽게 확장할 수 있다. 회사는 올해 5월 DDR5 대비 50% 넓은 대역폭, 100% 늘어난 용량을 제공하는 ‘CMM(CXL Memory Module)-DDR5’를 선보였다[관련기사]. 9월에는 CXL 최적화 소프트웨어인 ‘HMSDK*’의 주요 기능을 오픈소스 운영체제 리눅스(Linux)에 탑재, CXL 기술 활용의 표준(Standard)을 정립했다[관련기사].
* HMSDK(Heterogeneous Memory S/W Development Kit): SK하이닉스 고유의 이종(異種) 메모리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 효과적인 메모리 제어로 CXL 메모리를 포함한 이종 메모리 시스템의 성능을 향상시켜줌
SK하이닉스는 AI 서버 및 데이터 센터용 초고속·고용량 eSSD를 개발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솔리다임과 합작해 개발한 ‘60TB QLC(Quad Level Cell) eSSD’를 들 수 있다. 이 제품은 셀당 4bit(비트)를 저장하면서 전력 소모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2025년 출시를 목표로, 무려 300TB 용량의 eSSD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에 대응하기 위한 라인업도 탄탄하다. SK하이닉스는 AI 스마트폰의 성능을 높여줄 저전력 D램 ‘LPDDR5X’를 2022년 11월 출시했고[관련기사], 이 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LPDDR5T’를 2023년 1월 출시했다[관련기사]. 같은 해 11월에는 LPDDR5X를 모듈화한 제품 ‘LPCAMM2’를 공개했다[관련기사]. LPCAMM2는 AI 데스크톱 및 노트북에서 탁월한 성능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는 AI PC용 고성능 cSSD인 ‘PCB01’[관련기사], AI용 모바일 낸드 솔루션 ‘ZUFS(Zoned UFS) 4.0’ 또한 개발을 마쳤다[관련기사].
Total AI Memory, SK하이닉스가 그려나갈 미래 ‘The Heart of AI’
2024년 현재 우리는 AI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미지를 디자인하며, 다양한 창작물까지 만들고 있다. 의료업에선 AI의 조언을 받아 진단을 내리고, 교육업에선 AI가 보조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선 사례는 더는 특별한 것이 아니며, AI 기술 발전에 따라 더 무궁무진한 미래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 중심에 AI 메모리가 있다. HBM, PIM, CXL, SSD 등 다양한 AI 메모리는 더 넓은 대역폭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거나 직접 연산한 결괏값만 프로세서로 전달, 병목 현상을 최소화해 AI 학습 및 추론 성능을 높인다. 나아가 AI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까지 개선해 친환경적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도 기여한다. 이러한 AI 메모리 발전은 자율주행, 헬스케어 등 더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어 더 빠르고 효율적인 AI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미래를 현실화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기술적 한계를 끊임없이 극복해 나가고 있다. 다변화한 AI 서비스에 발맞춰 각 고객에 최적화된 맞춤형(Custom) AI 메모리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혁신 소자 기반의 차세대 이머징 메모리* 또한 개발 중이다. 이렇듯 기술 개발에 끊임없이 투자 중인 SK하이닉스는 보다 앞선 기술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 미래 시장에서의 우위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 이머징 메모리(Emerging Memory): 기존 D램이나 낸드와 같은 전통적인 메모리 기술과 비교해 새로운 형태나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 메모리 기술을 의미. ReRAM*, MRAM*, PCM* 등이 대표적인 기술
* ReRAM(Resistive RAM): 소자 안에 필라멘트가 있는 간단한 구조로, 여기에 전압을 가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 공정 미세화에 따라 정보 저장량이 늘어나며, 전력 소모가 적다는 특징이 있음
* MRAM(Magnetic Random Access Memory): 전하와 스핀을 동시에 이용해 스핀의 방향에 따라 소자의 저항이 변화하는 방식으로 구현된 메모리 반도체
* PCM(Phase-Change Memory): 특정 물질의 상(Phase)변화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상변화 메모리). 전원을 꺼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플래시 메모리(Flash Memory)의 장점과 처리 속도가 빠른 D램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음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대비 16%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무려 76.8%의 성장*을 전망했다. HBM 등 AI 메모리의 폭발적 수요 증가가 성장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AI라는 거대한 흐름의 선두에 선 SK하이닉스는 지난 역사를 바탕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41주년을 맞은 회사는 HBM 1등 리더십을 지키는 가운데,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 모든 제품이 AI의 핵심 동력으로 작동하는 ‘The Heart of AI’ 시대를 선도해 나가고자 한다.
* WSTS Semiconductor Market Forecast Spring 2024, WSTS, 2024.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