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마다 키오스크가 들어서고, 대면 서비스보다 스마트폰 속 애플리케이션이 익숙해지는 시대다. 디지털 기술이 일상 곳곳에 스며들며 삶은 한층 편리해지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은 그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AI 기술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줄 수 있을까? SK하이닉스가 지역 사회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답을 찾아 나섰다.
SK하이닉스가 지난 8일 충청북도 C&V 센터에서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과 함께 ‘2026 제3회 충북 SR 포럼’을 개최했다. ‘인공지능(AI)이 바꾸는 일상, 고령화 사회 노인의 디지털 활용’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전문가와 관계자, 지역 시민 등 약 180명이 참석해 AI를 활용한 시니어 세대의 디지털 전환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SK하이닉스는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SR)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역 사회와 함께 2024년부터 매년 우리 사회가 당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 포럼은 보다 실질적인 해법이 도출될 수 있도록 연사진을 더욱 보강하는 한편, 관련 사회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고도화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어르신들의 디지털 전환,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할 과제”
이날 포럼은 SK하이닉스 박호현 부사장(Region CPR 담당)의 개회사로 막을 올렸다. 박 부사장은 “사회 문제는 어느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고, 연결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AI 기술이 일상 곳곳에 스며드는 지금, 고령층의 디지털 활용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삶의 질 향상과 사회 참여 확대를 위한 중요한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AI 시대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만드는 동시에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술의 혜택을 지역 사회로 확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이러한 취지로 마련된 이번 포럼이 AI 전문가와 지역 사회가 함께 해법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 유태종 원장
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 유태종 원장은 환영사에서 “지난 2년간 충북 SR 포럼은 지역 사회 현안을 깊이 있게 다루며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온 논의의 장이었다”며 “올해는 고령화 사회 속 노인의 디지털 활용을 주제로, 기업과 대학, 공공기관이 함께 소외 계층의 디지털 적응을 돕는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축사에 나선 충청북도 변인순 국장은 “충북 SR 포럼이 지역과 기업이 함께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협력의 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며 “오늘 토론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향후 정책 수립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시 신병대 부시장은 “고령화와 디지털 전환이 맞물린 상황에서 디지털 돌봄과 취약계층 지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청주시는 시민 대상 디지털 교육과 취약계층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포럼이 디지털 시대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초고령사회 속 AI의 역할… 전문가들이 짚은 가능성과 과제
이어 장동선 대표(궁금한뇌연구소)가 연단에 올라 오프닝 강연을 진행했다. 장 대표는 ‘뇌과학자가 바라보는 AI의 미래’를 주제로, 인간의 뇌가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방식에 주목했다. 인간의 지능은 개인의 능력을 넘어 타인과의 연결과 협업을 통해 확장돼 왔으며, 디지털 기술과 AI 역시 이러한 연결을 넓히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단순한 편의 도구로 사용할 경우 사고와 학습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기술을 통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고령층을 포함한 모든 계층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사회 전체의 역량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 강연 중인 김상균 교수(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융합경영학과 학과장)
이어진 ‘기조 연설’ 세션에서는 먼저 김상균 교수(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융합경영학과 학과장)가 단상에 올랐다.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이 우리 삶과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지 오랫동안 연구해 온 김 교수는 ‘무르익은 삶의 시간이 AI라는 두 번째 지능을 만날 때’를 주제로, AI 기술과 만나 새로운 가치로 빚어질 어르신들의 ‘경험’이라는 자산에 주목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작업 처리 속도가 느려지고 새로운 절차를 학습하는 역량은 다소 약해질 수 있지만, 수십 년간 쌓아온 경험에 기반한 판단력과 상황 대처 능력은 오히려 향상된다”며 “AI는 약해진 부분을 채워주고 강점을 살리는 ‘두 번째 지능’으로, 어르신들이 쌓아온 삶의 경험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강연 중인 하정화 교수(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두 번째 기조 강연은 하정화 교수(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가 맡았다. 고령사회의 노인복지, 노년기 사회관계와 치매 분야 전문가인 하 교수는 ‘AI 시대 노인돌봄의 디지털 전환 –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지역의 역할’을 주제로, AI 기술이 노인 돌봄에 가져올 변화상을 소개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지역 사회의 역할을 짚었다.
그는 “AI는 우리 사회가 놓치기 쉬운 어르신 돌봄의 공백을 메우는 데 분명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서적 교감까지 온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며 “기술이 올바른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대로 방향을 설정하고, 필연적으로 놓칠 수밖에 없는 빈틈을 채우는 것이 지역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몫”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AI가 바꿔가는 어르신의 일상… 현장에서 검증된 사례 공유

▲ 발표 중인 박영란 교수(강남대학교 시니어비즈니스학과)
‘사례 공유’ 세션에서는 박영란 교수(강남대학교 시니어비즈니스학과)가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섰다. 노인복지와 스마트에이징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약해온 박 교수는 ‘기술이 바꾼 노년의 삶 – ICT해피에이징 현장 사례/변화’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 5년간의 SK하이닉스 ICT해피에이징* 사업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고령사회의 디지털 전환과 지역 기반 시니어 정책의 방향에 대한 폭넓은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 ICT해피에이징: SK하이닉스가 ICT 역량을 기반으로 지역 어르신들의 디지털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진행 중인 사회공헌 사업. 청주 내 노인복지관 5곳에 ICT 교육 · 체험 · 건강 관리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인 ICT 사랑방을 조성하고 180여 명의 시니어를 서포터즈로 육성해, ICT 기반의 어르신 간 상호 돌봄 활동과 일자리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박 교수는 연구를 통해 확인된 성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며 청중의 시선을 끌었다. 이에 따르면 ICT사랑방 이용 어르신의 디지털 역량 점수는 평균 79.3점으로 우리나라 고령층 평균 점수(63점)를 크게 웃돌았고, 서포터즈로 활동 중인 어르신들의 평균 점수는 95.8점에 달했다. 또, ICT사랑방 이용 이후 가족 돌봄 부담 감소를 경험한 비율은 82.1%로 나타났고 가족들과 대화가 늘었다는 응답 비율도 96%로 조사돼, 어르신뿐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 향상에 미치는 영향도 큰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 기간 동안 약 13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는데, 이는 투자 비용 대비 약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는 “ICT해피에이징 사업의 가장 큰 강점은 어르신들에게 일상에서 꾸준히 디지털 기기를 접하고 익숙해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라며 “배움에서 시작해 가르치는 사람으로, 나아가 지역사회의 디지털 리더로 성장하는 선순환이 이 사업의 진정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박 교수가 소개한 연구는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에서 발표돼, 글로벌 전문가들에게 고령화 시대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 도입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 발표 중인 장선진 팀장(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
이어 장선진 팀장(충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 연단을 이어받았다. 평생교육 및 인적자원개발(Human Resource Development, HRD) 분야에서 학술적 전문성과 현장 실무 경험을 겸비한 장 팀장은 최근 교육부 성인문해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된 ‘찾아가는 디지털 문해교육 한글햇살버스’ 사업을 총괄 기획해, 고령층, 장애인, 농업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 3,700여 명을 대상으로 생활 밀착형 디지털 교육과 키오스크 현장 실습을 제공해 오고 있다.
그는 “디지털 교육은 어르신들 곁에서 어르신들이 실제 일상에서 익숙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비로소 효과를 발휘한다”며 “햇살버스가 그동안 만나온 수천 명의 어르신들처럼, 앞으로도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디지털의 온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발표 중인 김지희 대표(주식회사 효돌)
마지막으로 김지희 대표(주식회사 효돌)가 ‘AI 시니어 친화 서비스의 적용 사례와 사회적 고립 완화 효과 분석’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누적 매출 143억 원, 국내 점유율 87%가 넘는 시니어 케어 플랫폼 기업 ‘효돌’은 전국 187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1만 5,000대 이상의 AI 반려 로봇을 보급 중이다.
김 대표는 독거 어르신의 외로움과 돌봄 공백 문제를 짚으며, AI 반려 로봇이 정서적 교감과 생활 관리 측면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관련 연구를 통해 우울감과 외로움 감소, 복약 순응도 개선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술이 단순한 돌봄 보조를 넘어 어르신의 일상을 지탱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역 특성과 대상에 맞는 서비스 설계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된 ‘인사이드 토크’
포럼의 마지막 순서로 전문가 패널과 ICT해피에이징 시니어 서포터즈가 함께한 ‘인사이드 토크’가 진행됐다. 1부에서는 하정화 교수, 박영란 교수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과 서포터즈 2인이 연단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양교 서포터즈는 “직접 배우고 익혀야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할 수 있다”며 “저 역시 꾸준히 학습하며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시니어들이 배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 교수는 “현장에서의 참여와 경험이 개인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러한 활동이 지역사회와도 연결되며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나온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과 연구에 의미 있게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2부에서는 전문가 패널이 청중들의 질문을 듣고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내내 객석을 지키며 강연과 토론을 경청해온 청중들은 다양한 질문을 통해 궁금증을 나눴고, 전문가 패널들도 이에 성심성의껏 답하며 고령화 시대 지역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했다.
행사에 참석한 장성군 평생교육센터 김연희 문해교육사는 “AI 시대에 시니어들이 사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고민하게 됐다”며 “기술 변화 속에서 시니어의 역할과 공존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박영란 교수는 “AI와 인간은 공존할 수밖에 없는 만큼,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령층이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관계 기반의 지역 인프라와 다양한 교육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참여 의지와 함께 접근성을 높이는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강연에 집중하고 있는 청중들
SK하이닉스는 “학계, 지역 사회 관계자, 실제 사업 현장의 목소리까지 다양한 관점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포럼을 통해 어르신들의 디지털 전환이 단순한 기술 보급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충북 SR 포럼을 통해 AI를 비롯한 SK하이닉스의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와 함께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