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IT 세상은 ‘빅데이터’로 대변된다. 이제 데이터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다. 생산성, 품질 그리고 일하는 문화까지 모든 것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선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데이터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가속화해 다방면에서 혁신적인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Data Intelligence 안대웅 부사장은 SK하이닉스 데이터의 성장과 함께 커리어를 쌓아온 맞춤형 전문가다. 2000년 DRAM 엔지니어로 입사한 그는 수학 파견으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공부한 후 반도체 데이터 전문가로 거듭났다. Data Intelligence 조직의 태동부터 함께했으며, 다양한 부서에 흩어져있던 데이터 인재들을 모아 조직화하고 반도체 제조 회사에 맞는 새로운 데이터 시스템을 만들며 혁신을 선도해왔다.
앞으로 데이터는 SK하이닉스에 어떤 유의미한 변화를 불러올까? 그리고 이 변화의 중심에서 그는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지 뉴스룸에서 안 부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남다른 시각으로 새로운 길에 도전하다
“웨이퍼 하나를 생산하는 데도 수많은 데이터가 생겨난다. 분명 이 데이터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회사에서 수학 파견 기회가 주어졌을 때, 반도체가 아닌 데이터 공부를 해야겠다 다짐했던 가장 큰 이유다.”
그는 정확한 데이터 분석과 구조화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그리고 새로운 길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반도체 산업이 계속 고도화되면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회사에서도 생산 과정에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알고, 2014년에 데이터 분석 조직이 출범했다.”
그렇게 데이터 분석 파트를 이끌게 된 안 부사장은 전사 여러 조직에 흩어져있던 데이터 분석가들을 한데 모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강한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작은 작았지만, 통합적으로 데이터 관리∙분석∙시스템 개발을 하는 Data Intelligence 조직으로 크게 확대됐다.
안 부사장은 ‘준비된 인재’였다. 그는 다양한 학술 활동도 병행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재직 중 학회지뿐만 아니라 여러 학술대회에 논문을 게재했을 정도로 치열하게 연구하며 일했다.
데이터 전문가가 아닌 ‘반도체 데이터 전문가’
“기존의 방법으로는 일주일간 정리해야 하는 일이지만 데이터 분석 기법을 이용하면 훨씬 더 빠른 시간 안에 결과 값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분석 방법을 제시하더라도 구성원들이 그 데이터 결과를 신뢰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그래서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DRAM 개발의 작은 과제부터 하나씩 시작해, 데이터 분석의 효용성에 대해 끊임없이 어필했다.”
혁신의 시작은 쉽지 않았다. 안 부사장은 특히 구성원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래서 팀 신설 초기에는 책상에 앉아있는 일보다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더 많았다. 구성원들에게 데이터 분석의 필요성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시작된 프로젝트가 ‘DT 기반 업무 혁신’이었다. 데이터 분석과 DT 기술로 업무 프로세스와 인프라를 개선하여 제품 및 조직·기업문화까지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렇게 3년 만에 동일 업무 소요시간을 약 10%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효과를 고부가가치 업무 전환과 기업문화 개선에 투입해, 회사와 구성원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안 부사장은 이러한 업무 혁신과 성과 창출을 인정받으며 2014년부터 SKMS 실천상*을 3번이나 수상했다.
* SKMS실천상 : 우수한 SKMS 실천 사례 발굴을 통해 SUPEX 추구 정신을 고취하고 전사적 경영 문화로 확대하고자 시상
“데이터 분석에서는 현업의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DRAM이나 NAND의 구조와 원리, 생성되는 데이터의 특수성에 대해 이해가 특히 필요하다. 그리고 그에 맞는 데이터 분석 방법을 새롭게 세워야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안 부사장은 ‘반도체 분야에서의 데이터 전문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그런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꼽았다.
“SK하이닉스의 데이터는 ‘숫자’만 봐서는 안 되고, ‘반도체’까지 함께 봐야 한다. 우리 구성원들이 실제 현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데이터 분석 활용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사(Problem Solver)’로 활약할 수 있도록, 조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 의사결정 시스템을 통해 전사 경쟁력 강화할 것
“다운턴일수록 전체 최적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자기 조직만의 성과나 당장의 이익이 아닌, 전사적인 성과나 더 큰 이익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전사의 데이터를 모아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우리 조직이 할 일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는 데이터 전문가의 입장에서 다운턴 위기 극복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산재한 데이터를 통합·분석해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데이터의 영향력은 점점 커질 것이고,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 결정은 더욱 보편화될 것이다. 이는 효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의 진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조직도 지금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통합해 운용하며, 그 안에 숨은 인사이트를 찾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는 데이터 드리븐 의사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나아가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경쟁력 강화까지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안 부사장은 ‘기술 솔루션 내재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외부에 의존하고 있는 솔루션을 회사 역량 안에서 해결할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훨씬 더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안 부사장은 지금이 오히려 혁신의 기회라며, DT 관점에서 회사 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반도체 사이클은 항상 업다운이 있었다.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면 반드시 업턴이 온다. 그래서 다른 시각에서는 새롭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적기’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찾아 집중한다면 이후 추진력을 받아 목표한 바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Data Intelligence 구성원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 더 열심히 달리는 2023년을 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