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지난 27일(현지 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피엣 소재 퍼듀대학교 할로웨이 체육관에서 인디애나 팹(FAB) 기공식을 개최하고, 미국 현지 AI 메모리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인디애나 팹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처음 구축하는 AI 메모리 생산 거점으로, 인디애나 주 웨스트 라피엣에 위치한 약 133에이커(약 47만㎡) 부지에 HBM* 양산 라인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R&D 테스트베드가 들어서게 된다. SK하이닉스는 2029년 하반기부터 이곳에서 패키징과 테스트를 마친 차세대 HBM을 미국 고객들에게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 어드밴스드 패키징(Advanced Packaging): 칩 크기를 줄이는 미세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개의 칩을 하나로 묶거나 수직으로 쌓아 성능을 높이는 첨단 반도체 후공정 기술

▲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조감도
최근 AI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글로벌 AI 메모리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생산 거점 구축에도 한미 양국의 관심이 모였다. 이에 이날 기공식에는 마이크 브런(Mike Braun) 인디애나 주지사, 토드 영(Todd Young) 미 연방 상원의원, 미치 대니얼스(Mitch Daniels) 퍼듀대학교 총장, 에린 이스터(Erin Easter) 웨스트 라피엣 시장 등 미 정부 및 인디애나 주 주요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 정부에서도 강경화 주미한국대사가 자리를 빛내 주었고, SK그룹에서는 유정준 미주총괄 부회장, 이형희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 핵심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이와 함께 로버트 에이브럼스(Robert Abrams) 주한미군전우회 회장, 임호영 한미동맹재단 회장 등 한미동맹의 산증인들도 자리하는 등 이날 행사는 단순한 팹 기공식을 넘어, AI 시대 한미 양국의 경제 · 기술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자리로 의미를 더했다.
“인디애나 팹은 한미 양국의 AI 리더십 이끌어갈 핵심 거점”

▲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이 들어설 부지 전경
기공식은 에린 이스터 웨스트 라피엣 시장의 환영사로 막이 올랐다. 이어 이번 기공식을 공동 주최한 SK하이닉스, 미국 인디애나주, 퍼듀대학교를 대표하는 주요 인사들의 개회사가 이어졌다.
마이크 브런 인디애나 주지사는 개회사에서 “SK하이닉스의 팹이 인디애나에 들어서고, 반도체 혁신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인디애나가 이 역사적인 프로젝트의 주무대가 된 만큼, 이번 투자가 지역의 새로운 성장으로 이어지고 그 파급효과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단을 이어받은 미치 대니얼스 퍼듀대학교 임시 총장은 “퍼듀대학교는 공학·과학 분야의 인재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미국의 선도 대학으로,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연구와 일자리 기회를 넓혀가는 역할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SK하이닉스가 이곳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고, 이번 프로젝트가 인디애나를 반도체 산업과 관련 기술의 중심지로 이끄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인디애나 팹을 중심으로 한 협력을 구체화하는 두 건의 서명도 진행됐다.

▲ (왼쪽부터) 댄 델로렌티스(Dan DeLaurentis) 퍼듀대학교 수석부총장, 김춘환 SK하이닉스 부문장(Global Infra), 채드 피트먼(Chad Pittman) 퍼듀연구재단 CEO가 양해각서 서명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먼저 SK하이닉스는 이날 기공식에서 퍼듀대학교와 어드밴스드 패키징 분야 연구개발(R&D)을 위한 업무협약(MOU)에 서명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양측은 차세대 AI 메모리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와 인재 양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 (왼쪽부터) 윤철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본부장, 임호영 한미동맹재단 회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전우회 회장, 이형희 SK그룹 부회장이 공동성명서 서명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어 SK그룹은 한국전쟁 당시 약 14만 명의 장병을 파병한 인디애나와의 각별한 인연을 기리고자, 주한미군 채용을 위한 주요 이해관계자 간 협력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서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향후 SK그룹은 대한상공회의소와 한미동맹재단이 운영하는 ‘주한미군 전역 장병 취업 플랫폼’에 고용 기업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날 서명은 그간 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이어져 온 한미 간 협력의 접점을 경제와 산업, 일자리 분야까지 넓힌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특히 이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전우회 회장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90대 참전용사 세 명을 소개하며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마련했다.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오랜 한미동맹의 의미를 되새겼다.

▲ (왼쪽부터) 마이크 브런 인디애나 주지사,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미치 대니얼스 퍼듀대학교 총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마이크 브런 인디애나 주지사, 미치 대니얼스 퍼듀대학교 총장이 준비된 버튼을 누르자, 힘차게 달리던 퍼듀(Purdue) 열차가 내뿜은 증기가 걷히며 실제 인디애나 팹 공사 현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타워 크레인의 H빔 양쪽에 게양된 한국과 미국 양국의 국기를 중심으로 공사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힘찬 박수를 보내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내외빈들은 물론, 현장을 찾은 퍼듀대학교 임직원과 학생, 지역주민들은 멀리 떨어진 두 공간을 실시간으로 연결한 퍼포먼스를 통해 ‘함께 시작한다’는 의미를 공유했으며, 인디애나 팹이 첫삽을 뜨는 기념비적인 순간을 뜨거운 박수갈채와 열렬한 환호로 축하했다.

▲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피엣에서 열린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 기공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일곱 번째부터 미치 대니얼스 퍼듀대학교 총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마이크 브런 인디애나 주지사)
행사장 한편에는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도 마련돼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거대 데이터센터(Giant Data Center)’를 콘셉트로 구성된 이 부스는 SK하이닉스의 연혁과 비전, 인디애나 팹에 대한 상세 정보, HBM을 비롯한 SK하이닉스의 주요 제품 포트폴리오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행사 시작 전부터 개회 이후까지 전시를 꼼꼼히 살피는 참석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생산 넘어 R&D · 인재 양성까지… 인디애나 팹이 가져올 새로운 변화
인디애나 팹은 미국 내 AI 메모리 생산 기반을 넘어 R&D와 인재 양성, 지역 산업을 연결하는 거점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같은 인디애나 팹의 역할과 미래 비전은 이날 행사에서 진행된 곽노정 사장의 발표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곽 사장은 미국을 최고의 고객과 연구 역량, 산업 생태계가 함께하는 AI 혁신의 중심지로 평가하며, 인디애나 팹 구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인디애나 팹을 미국 최초의 HBM 생산 거점으로 구축해 ‘Made in USA’ HBM을 공급하고, 증가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보다 가까이 대응하며, 미국 고객들에게 차세대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현지 대학 · 연구기관 및 지역 반도체 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직 ·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사회에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구상과 함께, 기술과 인재,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미국 AI 메모리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 SK하이닉스와 연구개발(R&D)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퍼듀대학교
인디애나 팹을 매개로 한 R&D 및 인재 양성 협력에 대해 현지 대학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치 대니얼스 퍼듀대학교 총장은 “퍼듀대학교는 지난 10여 년간 규모가 30% 성장했고, 미국 내 어느 대학과 비교해도 가장 많은 이공계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다”며 ” SK하이닉스와 같은 일류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최고 수준의 연구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완벽한 파트너”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도 오늘날 시대를 규정짓는 핵심 기술과 제품을 주도하는 기업에 대해 가까운 곳에서 공부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세계 반도체 시장을 이끌며 우리의 삶과 미래를 바꿔 나가고 있는 이 독보적인 기업과 협력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내 미래 인재들도 인디애나 팹을 통해 열릴 새로운 기회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퍼듀대학교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루카스 나그팔(Lukasz Nagpal)씨는 “SK하이닉스 같은 세계적인 기업과 직접적인 협력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우리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열린다는 뜻”이라며 “이 파트너십이 SK하이닉스와 퍼듀대학교 양측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조감도
인디애나 팹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관심은 지역사회로도 이어졌다.
에린 이스터 웨스트 라피엣 시장은 “SK하이닉스의 투자는 지역 주민들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매우 큰 규모의 투자”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퍼듀대학교를 비롯한 우리 지역의 세계 수준의 교육기관이 배출한 뛰어난 인재들에게 첨단 기술 분야에서 활약할 기회가 열린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와 우리는 미래에 투자하고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면서,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고 지역 주민들의 삶을 우선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양측 모두에게 혜택을 가져다줄 상생 관계를 잘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공식은 SK하이닉스 뉴스룸과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돼, 현장을 직접 찾지 않아도 기공식의 주요 순간을 함께할 수 있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