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는 최고의 ICT 업계 전문가들이 서로의 시선에서 공통의 주제를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넓혀가는 연재 콘텐츠입니다. ICT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최고의 ICT 기술을 만들어 내는 SK하이닉스 구성원 간의 만남. 기존 인터뷰 콘텐츠에서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국내 최고의 인공지능 전문가인 정지훈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겸임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권용기 PL, 김성재 PL, 류동일 TL, 주영표 부사장)들이 만나 미래를 변화시킬 인공지능 기술과 반도체를 주제로 총 4편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인공지능의 역사를 살펴본 지난 1편에 이어 2편에서는 발전된 인공지능의 활용 현황과 미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비즈니스 관점으로 바라보는 인공지능,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함께 확인해볼까요? (편집자 주)
▲ 2022 SK 테크 서밋에서 산업용 인공지능 기업 ‘가우스랩스’의 인공지능 기반 반도체 가상 계측 솔루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정지훈 교수와 김성재 PL (좌측부터)
인공지능과 반도체를 알리기 위한 더 특별한 대담
우리의 삶 속에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지난 편에서 우리는 정지훈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나눈 인공지능의 시작과 발전 과정에 대해서 들어봤다. 1956년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시기부터 인류는 생각하는 기계, 즉 인공지능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으며 끝없는 연구와 개발을 이어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인공지능은 발전 과정에서 두 번의 침체기를 경험했는데, 이는 발전을 가로막은 한계가 존재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인공지능은 3차 붐을 맞았다. 그동안 인공지능의 발전을 가로막았던 한계들이 해소된 결과다. 지난 편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한 방대한 데이터를 생산해 낼 수 있게 됐으며, 이러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하드웨어가 개발됐다. 딥러닝(Deep Learning)*의 등장 역시 3차 인공지능 붐에 큰 역할을 했다. 대담에 참여한 정지훈 교수는 이와 관련해 “3차 인공지능 붐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공지능의 무한한 가능성은 현재 인공지능이 받는 관심과 실제로 다양한 곳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인공지능과 반도체에 대한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실제로 우리 삶 가까이 존재하는 인공지능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미래에는 어떤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를 다루고자 한다.
* 딥러닝(Deep Learning):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토대로 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해 학습하는 기술
산업 현장에서의 인공지능, 이미 궤도에 올라
정지훈 교수 앞서 인공지능의 발전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어떤 기술이 등장했고, 어떤 이유로 3차 인공지능 붐을 맞이했는지 살펴봤는데요. 기술 발전과 데이터 생성이 인공지능 발전에 큰 영향을 줬지만, 지금의 인공지능으로 발전하기까지는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적 가치가 매우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류동일 TL 인공지능이 단순히 새로운 기술로만 주목받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 3차 인공지능 붐에 대해 이야기하는 정지훈 교수(가운데)와 설명을 듣고 있는 SK하이닉스 구성원들(좌측부터 권용기 PL, 김성재 PL, 류동일 TL, 주영표 부사장)
정지훈 교수 맞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 후에는 보통 스타트업 주도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거든요. 인공지능의 경우 이미 이런 단계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2014년에 저는 인공지능 관련 기업에 엔젤 투자*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제가 투자했던 기업은 현재 의료용 인공지능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 엔젤 투자(Angel Investment): 개인들이 돈을 모아 창업하는 벤처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대고 주식으로 그 대가를 받는 투자 형태
새로운 기술의 등장 사이클을 살펴보면 스타트업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면 이어서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사업에 진출하는데요. SK하이닉스와 같은 글로벌 일류 기술 기업에서도 이처럼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다양한 사업모델로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인공지능 비즈니스는 이제 본궤도에 올랐다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실제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엔비디아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 역시 회사마다 인공지능 관련 조직을 마련하거나 인공지능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인공지능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성재 PL 네. 앞서 말씀 주신 바와 같이 저희 SK하이닉스 또한 인공지능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2 SK 테크 서밋에서 볼 수 있었던 인공지능을 위한 차세대 지능형 메모리반도체인 PIM(Processing-In-Memory) 개발뿐 아니라 SK텔레콤과 협업한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사피온*’을 출범하기도 했습니다. 대외적으로도 인공지능 비즈니스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이죠. 게다가 저희 SK하이닉스의 산업현장에서도 인공지능을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하려 하고 있습니다.
* 사피온(Sapeon): 국내 최초의 데이터센터용 비메모리 반도체 ‘사피온 칩’을 개발한 기업. ‘사피온 칩’은 SK텔레콤이 SK스퀘어, SK하이닉스와 함께 ‘SK ICT 연합’을 구성해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의 중심부인 캘리포니아 산타클래라에 본사를 두고 있고,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사피온 코리아’를 두고 있다.
정지훈 교수 산업현장에서의 직접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는 것이군요.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신기한 인공지능 기술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봤을 때 정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산업현장이기도 하죠.
김성재 PL 맞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 기술 방향은 지능형 자율 공장 체제 구축(Autonomous Factory)과 통합화된 정보 시스템 구축(Integrated Intelligence)입니다. 먼저 지능형 자율 공장 체제 구축을 말씀드리면 반도체 산업 특성상, 수많은 제조 공정으로 인해 장비·계측 관련 정형 데이터뿐만 아니라, 문서나 이미지 등의 비정형 데이터도 폭발적으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불량 원인을 자동 분석하고 상황에 최적화된 방법으로 공정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또, 예지 정비를 통해 부품·소재 등의 리소스를 최적화하고, 통합적으로 장비를 제어해 관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반도체를 설계하는 과정에서도 최적화된 설계 방안을 제시한다거나 의사 결정과 관계된 더욱 폭넓은 아이디어와 지표 등을 제안할 수도 있죠.
류동일 TL 이와 함께, 산업용 인공지능 전문기업인 가우스랩스*와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제조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로우 데이터를 토대로 가상 계측을 진행하는 파놉테스 VM(Panoptes VM)을 통해 제조업 공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것이죠. 이는 제한된 생산 환경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가우스랩스(Gauss Labs) : 2020년 8월 SK하이닉스에 의해 설립된 산업용 인공지능 기업. 반도체 생산 공정 전반에 쓰이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정지훈 교수 인공지능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자율 공장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군요. 사실 이처럼 공장과 같은 산업현장에 인공지능이 활용된 사례가 최근 꾸준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알파고(AlphaGo)로 유명한 구글의 딥마인드(DeepMind)가 딥러닝을 활용한 인공지능을 데이터 센터에 적용한 사례가 있기도 하죠. 냉방비 등으로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는 이 데이터 센터에 인공지능이 도입되면서 전체 소비 전력의 15%를 줄이는 효과를 보기도 했었거든요. 자율 공장과 다른 개념이긴 하지만, 이러한 사례를 미뤄봤을 때 인공지능이 스스로 최적화된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것이죠.
▲ 구글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를 15%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구글의 데이터 센터 모습 (출처 : 구글 데이터 센터)
김성재 PL 네. 맞습니다. 그다음 소개해 드린 통합된 정보(Integrated Intelligence)는 우리가 지금 만들어내고 있는 많은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활용해 통합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구성원들 간의 정보를 공유하거나 아카이빙하는 것을 넘어 해당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의사 결정 지원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점이죠. 가령,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반도체 산업의 영향을 분석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의사 결정을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입니다.
정지훈 교수 이러한 모든 일을 하는 것이 김성재 PL님이 소속된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조직이군요. 글로벌 반도체 제조 기업인 SK하이닉스에 데이터 사이언스 부문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네요. 제조업 산업현장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을 보니 정말 인공지능의 가능성이 더욱 무한하다고 느껴지네요.
우리 삶에 파고든 인공지능, 우리의 인공지능 라이프는?
정지훈 교수 이제,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인공지능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사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인공지능 비즈니스는 헬스케어, 커머스, 마케팅, IoT, 핀테크, 자동차 등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이후 2015년을 기점으로 교육, 뉴스, 미디어, 법률, 농업, 부동산, 스포츠 등 전통적으로 인공지능과 큰 관계가 없는 분야까지 비즈니스 모델이 확대됐죠. 사실상 거의 모든 산업군에서 인공지능에 관심을 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입니다.
주영표 부사장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인공지능을 접하고 있어요. 우리가 매일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에도 저마다의 인공지능이 탑재돼 있으니까요. 인공지능 비서라고 불리는 시리나 빅스비 같은 인공지능은 지금도 우리가 만나볼 수 있는 인공지능이기도 하죠.
권용기 PL 흔히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으로는 자연어 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반의 채팅봇(챗봇)들도 있어요. 사실 대중이 가장 먼저 접했던 인공지능도 이런 자연어 처리 기반의 인공지능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시리나 빅스비와 같은 인공지능 비서들 역시 이런 자연어 처리 기술이 아주 중요하게 적용되고 있잖아요.
▲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챗봇은 다양한 종류가 있다.
정지훈 교수 맞습니다. 인공지능 상용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간과 인공지능의 상호작용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챗봇이기도 하죠. 흔히 사람과 챗봇 간의 1:1 대화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챗봇에도 다양한 형태가 존재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 사이에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챗봇이 있는데요. 통역을 하는 챗봇이 대표적인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주영표 부사장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콜센터나 고객센터의 경우에도 챗봇이 활용되고 있잖아요. 고객이 전화나 채팅을 통해 문의하고 챗봇이 해당 데이터를 분석해 상담사 연결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죠. 대표적인 예시로는 어도비의 챗봇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포토샵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어도비는 전 세계 고객들에게 챗봇을 통해 효율적인 상담을 진행하고 있어요. 챗봇이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상담사를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모든 상담사가 모든 고객을 응대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죠.
김성재 PL 저희 SK하이닉스에서도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챗봇을 개발했는데요. 반도체 수율과 같은 기술적인 질문을 하면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는 형태의 챗봇을 개발해 현장에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파악하는 자연어 처리 기술과 함께 반도체 산업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표현이나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학습시킨 것이죠.
▲ SK하이닉스에서 실제 사용되고 있는 반도체 수율 조회 전용 챗봇과의 대화 예시
류동일 TL 다양한 챗봇이 등장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인간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창의성’ 영역에까지 인공지능이 진출해 큰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저 역시 관심을 두고 꾸준히 트렌드를 확인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그림 그려주는 인공지능으로 유명한 달리(Dall·E2)가 매우 많은 관심을 얻고 있더라고요. 이외에도 노벨AI(NovelAI)나 미드저니(Midjourne)도 달리와 같은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으로 대중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었습니다.
특히 미드저니 사례가 인상적인데요. 이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 지난 8월 미국의 한 미술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큰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논란의 쟁점은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 예술작품으로서 가치가 있는가?’ 였지만, 미술전에서 우승할 정도로 훌륭한 그림을 그려냈다는 점은 놀랍기도 했습니다.
▲ 지난 8월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인공지능 미드저니의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정지훈 교수 그림뿐 아니라 음악 분야에도 이미 인공지능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정말 넓은 범위에 걸쳐 활약하고 있는데요. 인공지능 스스로 작곡하거나 특정 악보를 제공했을 때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연주해주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음악은 게임 등과 같은 곳에서 배경음악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 그림, 음악 등 인공지능의 창의성 영역 진출 이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는 주영표 부사장
주영표 부사장 인공지능 작곡과 관련해서는 최근 국내에서도 큰 이슈가 있잖아요.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개발한 작곡 인공지능 ‘이봄’이 그 주인공이죠. 이봄은 개발 이후 30만여 곡을 작곡했고 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저작권법상 저작물의 주체가 ‘인간’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올해 7월부터 저작권료 지급이 중단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정지훈 교수 그 소식은 저도 들었는데요. 이는 인공지능이 고도화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작품으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여부는 저작권 문제와도 크게 연결돼 있어서 단순하지만은 않죠. 이러한 다양한 이슈들은 우리가 앞으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좀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넘어가서 ‘그렇다면 인공지능에게 창의성이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이것 역시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창의성이라는 것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제가 생각하는 창의성이란 기존의 것보다 새로워야 하고 이 새로운 것이 사회에 받아들여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준을 놓고 봤을 때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창작물은 아직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공지능이 만든 창작물이 창의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이 지배할 미래? 인공지능의 일상이 될 미래!
▲ 의료용 인공지능은 의사들의 더 정확한 진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정지훈 교수 지금까지 대화를 통해 인공지능 활용 범위가 정말 넓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고 있는데요. 미래의 인공지능은 지금 보다 더 우리 삶과 가까워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의료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은 큰 성과를 보이고 있기도 해요. 실제로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통해 폐 결절을 찾아내는 능력과 관련해서는 이미 인공지능이 흉부 영상의학과 전문의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의사의 판단을 돕는 도구로서 인공지능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이터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에는 오랜 경력의 전문의부터 일반 개업의까지 모든 비교군에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으면 진단의 정확도가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는 결국 인공지능이 사람을 돕는 도구로서의 가치가 매우 크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 의료용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은 의사들은 전반적으로 진단의 정확도가 상승했다. (출처 : Medicine(2021) – Volume 100 ‘Evaluation of a deep learning-based computer-aided detection algorithm on chest radiographs) *판독 정확도 (wJAFROC 기준) : AUC 95% 신뢰구간
류동일 TL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간의 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그보다 인간의 일을 효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인공지능의 가치가 중요하단 것이군요. 저 역시 비슷한 생각입니다. 앞서 정지훈 교수님과 김성재 PL님이 말씀하신 산업 현장에서 더욱 효율적인 운영과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용도나 인공지능 스피커처럼 인간의 편의를 위한 도구로 더 많이 사용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지훈 교수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가까운 미래의 인공지능은 지금의 인터넷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인터넷을 한다는 것에 대해 그 누구도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하지만 인터넷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고 있는지는 모두가 다 알죠. 이처럼 인공지능도 우리의 삶에 스며들 것 같아요. 누구나 일상 속에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이죠.
권용기 PL 저도 교수님과 비슷한 생각인데요. 저는 조금 더 하드웨어적인 부분에서 생각해봤습니다. 최근 저희 SK하이닉스가 개발에 성공한 PIM(Processing-In-Memory)은 기존의 메모리 반도체와 차별점을 갖는 새로운 콘셉트의 반도체였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을 때는 PIM과 같은 반도체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반도체가 될 것으로 생각해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인공지능을 위해 먼저 변화할 것은 반도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SK하이닉스가 적용하고 있는 인공지능 방향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는 김성재 PL
김성재 PL 저는 가까운 미래에는 아무래도 인공지능 생태계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러한 접근을 통해 정보와 지식은 더욱 쉽게 공유될 것입니다.
한 가지 예로, 저희 SK하이닉스에서 사용하고 있는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를 활용한 닥스훈트(DocsHunt)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가 찾고자 하는 문서를 더 쉽게 찾아주고, 내용이 비슷한 관련 문서를 서로 연결해 주며, 문서 속 내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결국 정보와 지식이 쉽게 공유되는 방향입니다. 사실, 모두 공감하시겠지만, 내 컴퓨터에 있는 특정 문서를 찾기도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이런 시스템을 통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정지훈 교수 그렇군요. 사실 인공지능을 적용하기 어려운 반도체 제조업 분야에서 산업 현장의 일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가지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눠봤는데요. 사실 오늘 나눈 이야기들은 인공지능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빙산의 일각일 정도로 작은 부분에 속할 것입니다. 그만큼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는 모델도 많고, 앞으로 인공지능이 적용될 분야 역시 무궁무진한 상황이죠.
다만, 지금까지의 인공지능이 패턴 인식 위주의 인공지능이란 지적도 있는데요.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이라면 보이는 것에 대한 이해를 넘어,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상상까지 가능해야 한다는 주장이죠. 이러한 미래지향적인 인공지능을 위해선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더욱 많은 영역의 전문가들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한다면 지금보다 발전된 인공지능을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큰데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필수적인 인공지능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할까요?
지금까지 인공지능 활용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 편에서는 인터넷처럼 사용될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반도체들이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이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의 절대 강자인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준비한 반도체에 대해서도 알아볼 것이다. 정지훈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나누는 인공지능, 그리고 인공지능 반도체 이야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