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는 최고의 ICT 업계 전문가들이 서로의 시선에서 공통의 주제를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넓혀가는 연재물입니다. ICT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최고의 ICT 기술을 만들어 내는 SK하이닉스 구성원 간의 만남. 기존 인터뷰 콘텐츠에서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재는 국내 최고의 인공지능 전문가인 정지훈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겸임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권용기 PL, 김성재 PL, 류동일 TL, 주영표 PL)들이 만나 미래를 변화시킬 인공지능 기술과 반도체를 주제로 총 4편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1편에서는 SK그룹이 인공지능을 비롯해 빅데이터, AR·VR, 클라우드 등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 다양한 기술을 선보인 ‘2022 SK 테크 서밋(TECH SUMMIT)’을 함께 둘러본 이들의 이야기와 인공지능에 시작과 발전의 과정을 담았습니다. (편집자 주)

정지훈교수, SK하이닉스, SK테크서밋, 인공지능, 반도체▲ 제3시선 대담을 위해 ‘2022 SK 테크 서밋에서 직접 만나 전시를 살펴보고 있는 정지훈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 (좌측부터 정지훈 교수, 류동일 TL, 김성재 PL, 주영표 PL, 권용기 PL)

인공지능과 반도체를 알리기 위한 더 특별한 대담

우리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화나 소설에서 표현해온 인공지능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영화나 소설에서 인공지능은 사람과 감정을 교류하며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거나, 인류 지배와 지구 정복의 야망을 품는 모습으로 그려져 왔다. 그렇게 먼 미래의 공상과학 정도로만 여겨졌던 인공지능이었지만, 지난 2016, 당시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인 이세돌 9단과 구글의 딥마인드(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바둑 대국은 더 이상 인공지능이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란 사실을 각인시켰다.

인공지능, 알파고, 이세돌▲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출처: 한국기원)

실제로 인공지능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기 시작했으며, 우리의 삶 아주 가까운 곳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상과학으로만 생각했던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 속 깊이 파고들고 있는 요즘,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리더인 SK하이닉스 역시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18~9일 개최된 ‘2022 SK 테크 서밋(이하 테크 서밋)’을 통해 SK하이닉스가 만들어가고 있는 인공지능 시대의 반도체를 공개했다.

이에 뉴스룸은 정지훈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이 함께 테크 서밋을 둘러보고 인공지능과 반도체에 대한 대담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제3시선 콘텐츠를 통해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를 위해 SK하이닉스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고 이를 중심으로 인공지능과 반도체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할 계획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인공지능과 인공지능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제3시선-정지훈_1

정지훈 교수 안녕하세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겸임교수이자 ‘AI 101, 인공지능 비즈니스의 모든 것저자인 정지훈입니다. SK그룹이 가지고 있는 ICT 기술을 총집합한 특별한 행사를 개최한다고 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오늘은 SK하이닉스가 준비하고 있는 미래 기술에 대해 살펴보면서, SK하이닉스 구성원들과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 계획인데요. 각자 소개를 부탁합니다.

류동일 TL 안녕하세요. 저는 SK하이닉스 CIS사업혁신 부문에서 근무하고 있는 류동일 TL입니다. 저는 직접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 머신러닝인 딥러닝에 관해 관심이 많은데요. 딥러닝 알고리즘을 어떻게 활용하면 가치가 있을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전문가로 유명하신 교수님과 대담을 나누며, 저희 SK하이닉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주영표 PL 저는 최근 업계 최초로 CXL*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통합한 CMS(Computational Memory Solution)* 개발에 참여한 주영표 PL입니다. 저는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인풋 데이터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전반적인 인프라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요. 이러한 저의 개인적인 관심 분야와 더불어 인공지능을 위한 반도체는 무엇이 있는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기대합니다.

김성재 PL 저는 데이터 사이언스 부문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성재 PL입니다. 주 업무는 인공지능이 실제 사용자들에게는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지 탐구하고 사용자들이 원하는 최적의 서비스를 찾아 기획에서부터 서비스 개시까지의 일련의 과정에 포커스를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이 등장하면 해당 기술에 관해 공부하고 이 기술이 어떻게 서비스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정지훈 교수 SK하이닉스에서 사용자 관점에 맞춰 서비스를 개발하는 분들이 있다니 신선하고 좋네요. 보통 하드웨어 기업들은 서비스 측면에서는 다소 소홀한 경우가 많은데요. SK하이닉스는 우리가 널리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반도체와 같은 하드웨어와 더불어 서비스적인 관점에서도 접근한다고 하니 정말 좋네요. 상당히 긍정적인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용기 PL 저는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PIM(Processing-In-Memory)* 등의 하드웨어 및 아키텍처 연구 및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월 공개한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인 ‘GDDR6-AiM’의 개발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이렇다 보니 인공지능을 바라볼 때도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데요. 이런 흐름에 맞춰 메모리 반도체에 강점이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 교수님과의 대담을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더 넓고 깊은 인사이트를 얻고 제품 개발에도 반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CXL (Compute eXpress Link):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PCIe 기반 차세대 인터커넥트 프로토콜

*CMS (Computational Memory Solution): 고용량 메모리를 확장할 수 있는 CXL에 빅데이터 분석 응용 프로그램이 자주 수행하는 머신러닝 및 데이터 분석 연산 기능도 함께 제공하는 솔루션

*PIM (Processing In Memory):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더해 인공지능(AI)과 빅 데이터 처리 분야에서 데이터 이동 정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차세대 기술

지금의 인공지능이 되기까지… 인공지능의 시작과 발전 흐름

정지훈교수, SK하이닉스, 인공지능, 반도체, 제3시선SK하이닉스가 보유한 인공지능 기술과 향후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이야기하는 류동일 TL과 이를 경청하는 대담 참석자들

정지훈 교수 구성원분들의 각자 소개를 들어봤는데요. 소개를 들어보니 인공지능이라는 기술 아래 하드웨어, 서비스 등 각각 다른 분야를 담당하고 계신 분들이 대담에 참여해 주신 것 같네요. 이렇게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보니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알게 됐습니다. 물론 저희가 대담에 앞서 둘러봤던 테크 서밋에서도 이런 점들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관점에서 인공지능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류동일 TL 저 역시 테크 서밋을 보면서 우리 회사가 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정말 큰 노력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사실 각자의 업무에 집중하면 다른 팀에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성과는 어떤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오늘 모인 저희 역시 각각의 업무가 모두 다르기도 하고요.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씩은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교수님이 생각하는 인공지능의 개념이 무엇인지가 궁금합니다.

정지훈 교수 좋은 이야기네요. 테크 서밋 후기에 앞서 인공지능 이야기 먼저 나눠볼까요? 사실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정말 광범위한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특정 기술 하나만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요즘에는 딥러닝만이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딥러닝은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수많은 방법의 하나지 그 자체가 인공지능은 아니에요. 딥러닝을 포함한 다양한 기술을 연동해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도 있고 개별 기술 두 개가 함께 적용되면 또 새로운 일들을 할 수 있기도 하거든요. 이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인공지능이라는 개념 자체를 규정지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은 어떤 것이다라고 규정짓는 순간 다른 가능성을 제한하는 일이거든요.

주영표 PL 교수님의 말씀에 저도 동감하는데요. 보통 업계에서 인공지능 관련 연구·개발를 한다고 하면 특정 문제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경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경우, 인공지능 가속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경우 정도로만 국한하고 있잖아요. 저는 이보다 더 넓은 관점에서 인공지능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새로운 기술이 특정 방향으로만 발전하면 결국 밸런스를 잃고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정지훈 교수 맞습니다. 오랜 기간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온 투자자의 관점에서 말씀드리면 결국 산업 생태계의 발전 양상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기술이라는 것을 살펴보면 사이클이 있거든요. 인공지능 역시 이러한 사이클이 존재하고요. 반도체 기술의 발전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현재는 3차 인공지능 붐을 맞은 상황이죠. 산업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의 기술력을 더욱 끌어올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권용기 PL 인공지능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인공지능이 발전해 온 과정들을 한 번 살펴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3차 인공지능 붐이 도래하기 전까지 인공지능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이야기해볼까요?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했던 시기부터 되짚어 본다면, 1956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1956년 개최된 다트머스 콘퍼런스(Dartmouth Conference)*에서 존 매카시에 의해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했죠.

*다트머스 콘퍼런스(Dartmouth Conference): 1956년, 미국 다트머스대학(Dartmouth College)의 존매카시가 개최한 학술회의. 해당 회의를 통해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개념이 처음 등장했으며, 한 달 동안 진행된 이 회의는 인공지능 분야를 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14년부터 부활해 오늘날까지 인공지능과 관련된 다양한 토론을 펼치고 있다.

정지훈 교수 맞습니다. 1950년을 전후로 인공지능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는데요. 당시 최고의 컴퓨터 기업이었던 IBM의 아서 사무엘에 의해 기계가 학습한다는 개념인 머신러닝*이 처음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때를 일컬어 1 인공지능 붐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1959년 아서 사무엘에 의해 처음 정의됐다. ‘사람이 학습하듯이 컴퓨터도 데이터를 통해 학습한다’는 개념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을 대신할 기계가 중요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1951년 마빈 민스키가 설계한 신경망 기계 SNARC’ (출처: semanticscholar.org)

류동일 TL 당시에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와 활동이 있었는데요. 인공지능 붐을 불러온 가장 중요한 기술은 신경과학의 발전과 그 원리를 이용해 개발된 SNARC(Stochastic Neural Analog Reinforcement Calculator, 확률적 신경 아날로그 강화 계산기)의 개발이었습니다. MIT 인공지능 연구소의 공동설립자인 마빈 민스키와 딘 에드먼즈가 개발한 이 기계는 사람의 신경 세포가 동작하는 방식을 본떠 만든 인공신경망으로 기계에 학습효과를 부여해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SK하이닉스,인공지능, 반도체, 인공지능붐, AI붐▲ 인공지능은 여러 번의 붐과 침체기를 겪으며 발전했다. (출처 : kcern.org)

김성재 PL 하지만 당시 인공지능 개발 속도는 상당히 더뎠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당시 컴퓨팅 기술이 상당히 제한적이었으며 신경망이라는 논리 체계가 완성된 논리가 아니었기 때문으로 알고 있는데요. 결국 신경망을 본떠 만든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식었었죠.

정지훈 교수 . 맞습니다. 그 당시가 바로 1차 인공지능 겨울입니다. 이후 언어학이나 논리학을 기반으로 컴퓨터 기호를 활용해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심볼릭 인공지능(기호주의 인공지능)이 주류가 되기도 했었습니다만,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권용기 PL 이후 발생한 2차 인공지능 붐은 1980년대에 PC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함께 도래했던 것이죠. 1950~60년대에는 하드웨어 등 기술적인 한계로 적용하지 못했던 다양한 개념이 향상된 컴퓨팅 능력을 통해 구현이 가능해진 시기였죠. 또한 당시에는 프로그래밍을 통한 인공지능 시스템인 전문가 시스템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면서 다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정지훈 교수 컴퓨팅 기술이 향상되고 개개인이 컴퓨터를 보유하는 수준이 되면서 인공지능이 다시 큰 관심을 받기는 했습니다만, 당시에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성과를 보인 인공지능이 있었어도 이를 실제로 적용한 사례가 별로 없었거든요. 결국 인공지능의 활용도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기 시작했고 2차 인공지능 겨울이 닥쳤습니다. 인공지능을 바라볼 때 이 부분은 큰 의미가 있어요. 기술이라는 게 단순히 발전으로만 끝나면 안 되고 다양한 곳에 적용돼야 한다는 점이죠.

정지훈교수, SK하이닉스, SK테크서밋, 인공지능, 반도체, AI‘2022 SK 테크 서밋전시 부스 앞에서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이야기하는 정지훈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좌측부터 권용기 PL, 김성재 PL, 정지훈 교수, 류동일 TL 주영표 PL) 

주영표 PL 최근 3차 인공지능 붐을 맞은 상황에서 인공지능 관련 비즈니스 모델이나 적용 사례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활용도의 관점에서 봤을 때 아주 중요한 시기가 될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1차와 2차 인공지능 붐을 살펴봤을 때 모두 특정한 계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교수님이 생각하는 3차 인공지능 붐의 계기는 무엇인가요?

정지훈 교수 많은 이유가 있지만 저는 크게 3가지 정도로 뽑고 싶어요. 가장 큰 이유로는 반도체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는 점입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강력한 그래픽처리장치(Graphics Processing Unit) 즉 고성능 GPU가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이 이야기는 반도체와 관련이 깊으니 SK하이닉스 구성원분들이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혹시 누가 설명해주실 분 있을까요?

권용기 PL 흔히들 인공지능과 다양한 반도체 장치들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CPU(Central Processing Unit, 중앙처리장치)D램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가 아니라 왜 GPU의 발전에 주목하느냐고 질문하는데요. 이와 관련해서는 CPUGPU의 연산 처리 방법의 차이에 주목해야 합니다. 시스템 전반의 다양한 작업을 신속하고 빠르게 진행하는 CPU의 경우 코어당 성능 향상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GPU는 반대로 게임 등에 등장하는 수많은 3D 그래픽을 실시간으로 그려내야 하므로 코어당 성능보다는 더 많은 코어를 통한 병렬 처리에 특화돼 있습니다. 핵심은 이 병렬 처리인 것이죠. 딥러닝*과 같은 머신러닝 방법에서는 데이터의 병렬 처리를 통해 보다 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므로 GPU가 각광받는 것이죠. 저희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10월 개발에 성공한 HBM3(High Bandwidth Memory 3)를 세계적인 GPU 제조업체인 엔비디아에 출하하며 인공지능 도약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딥러닝(Deep Learning):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토대로 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해 학습하는 기술.

정지훈 교수 GPU의 발전과 더불어 3차 인공지능 붐을 불러온 두 번째 요소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미지나 텍스트, 위치 데이터와 같은 것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 데이터가 머신러닝을 위한 학습자료로 적극적으로 사용되면서 인공지능의 발전을 촉진한 것이죠.

정지훈교수, SK하이닉스, SK테크서밋, 인공지능, 반도체, AI▲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관점에서 딥러닝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는 김성재 PL

김성재 PL 그렇다면 세 번째 요소는 딥러닝의 등장이겠군요. 지난 2012년 세계적으로 이미지 인식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경진대회인 ‘ILSVRC(ImageNet Large-Scale Visual Recognition Challenge)’에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이 등장하면서 인공지능의 엄청난 혁신을 이루기도 했잖아요. 당시 딥러닝을 적용했던 팀은 기존 기술로는 더 이상 낮출 수 없었던 20%대의 에러율 벽을 깨고 10%대의 에러율을 기록하면서 우승했었죠. 이후 이미지 분류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인공지능 팀이 결국 딥러닝을 채택하기도 했고요.

 
인공지능, 딥러닝, 수퍼비전2012년 이미지 분류 대회에 딥러닝을 적용했던 슈퍼비전 팀, 2위 팀인 ISI와 극명한 차이를 기록했다. (출처: image-net.org)

정지훈 교수 맞습니다. 과거 1차 인공지능 붐에서 사실상 배척됐던 인공 신경망 논리가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학교 교수에 의해 인공지능의 주류로 떠오른 사건이었죠. 당시 ILSVRC에 참여했던 힌튼 교수 연구실의 슈퍼비전(Super Vision)’ 팀은 당시 대회에서 2등을 했던 ISI 팀과 비교해 전 영역에서 압도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냈는데요. 이후 2015년에는 딥러닝이 적용된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으로 평가되는에러율 5%’의 벽을 깨고 2%대를 기록하면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류동일 TL 지금이야 쉬운 일이지만 인공지능이 이미지를 정확히 분류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미지를 분류하는 것은 연산이나 계산하는 일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토대로 피사체의 특징을 정의하는 일이니까요. 사람은 고양이와 강아지를 쉽게 구분하지만, 인공지능은 이러한 구분이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고양이나 강아지를 구분하는 공식이나 수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결국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토대로 대상의 특징을 도출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딥러닝의 등장이 인공지능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정지훈 교수 실제로 딥러닝의 등장은 컴퓨터가 생각한다고 하는 인공지능의 본 개념에 가까워진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이미지 분류와 같은 분야뿐 아니라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다양한 분야에서 딥러닝을 활용한 인공지능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이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당장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 된 것이죠. 딥러닝의 등장 이후 단순히 기술적인 관점으로만 인공지능을 바라보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비즈니스적 관점으로도 인공지능을 바라보고 있어요. 그렇다면 인공지능을 활용한 비즈니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할까요?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인공지능은 무엇이 있으며, 가까운 미래엔 어떤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 보도록 하죠.

정지훈교수, SK하이닉스, SK테크서밋, 인공지능, 반도체SK 테크 서밋 전시에서 제품 시연을 보며 성능 퍼포먼스를 확인하는 정지훈 교수와 구성원들 (좌측부터 류동일 TL, 정지훈 교수, 주영표 PL, 김성재 PL)

정지훈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인공지능의 등장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대담을 통해 우리는 현재 수준의 인공지능으로 발전하기 위해 겪었던 인공지능 발전의 흐름을 살펴봤다. 어떤 이유로 인공지능 붐이 발생했고, 어떠한 한계로 인공지능의 침체기를 겪었는지 더욱 쉽게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 편에서는 이렇게 발전해 온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정지훈 교수와 SK하이닉스의 미래를 위한 인공지능과 인공지능 반도체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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