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반도체 시장에서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1)’이나 메모리 벽(Memory Wall)2) 등 과거 업계에서 통용되던 법칙이 앞으로도 지속될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지난 몇 년간 메모리 산업은 시스템 업계의 요구 수준을 대부분 충족해왔고 시스템 성능 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첨단 기술과 솔루션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깊이 있게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고 있으며 연이은 혁신을 통해 IT 부문 전반에 혜택을 주고 있다.

1) 무어의 법칙(Moore's Law)은 반도체 발전 속도에 관한 것으로, 반도체 집적도가 18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2) 메모리 벽(Memory Wall)은 CPU-메모리 간 대역폭의 한계로 CPU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생긴 메모리의 한계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메모리 대역폭에 해당하는 메모리 성능의 발전은 점차 변곡점에 이르고 있다. 소비전력, 발열, 오버헤드(대기시간) 등 메모리 성능을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로 인해 향후 메모리가 시스템의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메모리 성능의 정점에 있는 HBM(High Bandwidth Memory) 산업과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이다. 슈퍼컴퓨터, 고성능 컴퓨팅, 자율주행 및 머신러닝 등이 바로 이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에 해당한다. 메모리 업체들은 유효 대역폭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소비전력, 발열, 면적(사이즈)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SoC(System on Chip) 업계에서는 시스템이 할당할 수 있는 예산 범위에 맞게 메모리 스펙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하다.

DRAM, HBM, HBM3, 류성수, 이성학

이러한 논쟁은 결과적으로 메모리를 더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업계 선두 주자들이 앞다퉈 기술 개발 로드맵과 목표를 설정해 리더십을 확보하고, 기존 방식과 다른 새로운 아키텍처와 표준을 정의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HBM 업계 부동의 선두 주자인 SK하이닉스는 2019년과 2021년 각각 HBM2E와 HBM3를 잇달아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엔비디아에 HBM3 출하를 공개하는 등 지난 몇 년간 성공적으로 HBM 출시 속도를 높여왔다.

그 결과 많은 반도체 기업이 SK하이닉스와 더욱 긴밀한 파트너십을 원하고 있다. 글로벌 고객과 파트너의 요구 사항에 맞춰 향후 HBM 로드맵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 2년마다 새로운 라인업을 제공하고 있다. 2년 주기의 로드맵을 통해 최고 사양의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시스템 수준을 더욱 발전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변화가 향후 HBM이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장기적인 전략과 기술 발전의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HBM의 성능, 용량, 소비전력, 면적 등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칩 내부에 1,024개 이상의 데이터 전송 통로(I/O)를 구현하는 등 고 대역폭(High Bandwidth)을 확보하고, 핀당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방식의 장단점을 지속적으로 분석 · 평가하고 있다. 또한,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는 고용량을 구현하기 위해 코어 다이3)(Core Die) 용량을 늘리고 다이 적층 수와 높이를 확장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3) 다이(Die): 반도체 웨이퍼에서 나오는 낱개의 칩 한 개를 의미함

이 밖에도 마이크로 아키텍처(Micro Architecture)부터 다이 적층(Die Stack)에 이르기까지 면밀한 분석을 통해 대역폭을 늘리면서 소비전력을 최소화하는 등 비트(Bit)당 전력 효율(pJ, picoJoule(=10-12J)/Bit)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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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다이 크기를 최소화하면서 내부 셀(Cell)의 수는 늘리는 동시에 성능은 향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기존 공정을 유지하면서 HBM을 만드는 기술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기에 앞으로는 다이 자체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이런 발전이 지속되려면 기존 시스템을 넘어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HBM의 용도를 확장하려는 SK하이닉스의 노력이 필수적이며, 이는 결국 생태계 안에서의 파트너십 및 협업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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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먼저, 장기적인 성능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모든 관계자를 만족시킬 솔루션을 어떻게 확보할지, 이를 위한 절충안이 무엇인지 논의도 필요하다. 2년 주기의 HBM 로드맵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미래 로드맵 전략을 기반으로 기술 발전의 추진력을 얻기 위해 업계 관계자와의 협력과 소통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핵심 SoC(System on Chip),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 CSP(Cloud Solution Provider),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파운드리, PHY & IP(Physical Layer & Intellectual Property) 업체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함과 동시에, 책임감 있는 기술 기업으로서 환경 및 사회적 가치를 다루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창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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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상품기획

류성수 담당, 이성학 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