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반도체라는 물체를 정의할 때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영어로는 Semi(, ) Conductor(도체)의 합성어인 Semiconductor, 우리말로 직역하면 반도체가 되는 것이지요. ‘반쯤은 도체라는 의미로 우리는 이를 도체와 절연체의 중간 형태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류가 반쯤 흐른다는 말은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요? 반도체의 반쯤은 규정하지 못하므로 좀 더 정확한 표현으로 정의하면 어떨까요?

1. 전류의 입장으로 바라본 반도체

도체와 절연체를 구분 짓는 기준은 전류의 흐름입니다. 전류가 흐르면 도체, 흐르지 못하면 절연체이지요. 그렇다면 도체와 절연체의 중간 영역에 있다는 반도체는 전류가 정확히 얼마만큼 흘러야 하는 걸까요? 10[A] 혹은 10[mA] 아니면 10[nA], 10[pA]? 이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정답을 내릴 수 없습니다. 전류가 반쯤 흐른다는 의미는 문학적인 수사어일 뿐, 이학적으로는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흐른다(ON)’, ‘흐르지 않는다(OFF)’라는 이분법적 규정은 문학적으로나 이학적으로나 모두 가능해, 도체와 절연체를 정의하기에 타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반쯤 흐른다는 의미의 반도체는 어찌 됐듯 흐르는(ON) 범주에 포함되므로 도체로 간주해야 하겠지요. 따라서 전류의 입장으로 본다면 반도체는 도체의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반도체를 굳이 도체와 구분 짓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 절연성 재질을 도전성 재질로 바꾸는 도핑(Do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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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비저항치 변화에 따른 반도체의 절연기능/도전기능의 상관관계 @저서 ‘NAND Flash 메모리’ 참조

그 이유는 도체와 반도체, 절연체를 구분함에 있어, 물체의 특성이나 동작 현상보다는 재질의 특성에 의한 영향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재질 중 특히 14족 원소인 순수한 저마늄이나 실리콘의 경우 절연성 재질이지만, 13족이나 15족을 적당한 농도로 화학적으로 섞어(도핑, Doping) 14족 원소와 결합(원자와 최외각 전자를 공유)하면 도전율(Conductivity, σ)이 높아집니다. , 전기를 통하지 못하게 하는 정도를 뜻하는 비저항(Resistivity, ρ)이 낮아지게 됩니다. ▶<[반도체 특강]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점접촉 트랜지스터> 편 참고 도핑 농도를 자유자재로 관리하면서 전류량을 원하는 만큼 조절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 혁신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반도체의 매력은 도핑(확산 혹은 이온-주입 방식)을 통해 순수 실리콘인 절연체를 전기가 잘 통하는 도전성 재질로 바꿔준다는 것입니다. ▶<[반도체 특강] 이온-임플란테이션방식을 이용한 소스와 드레인단자 만들기> 편 참고

이때 도핑량에 따라 전도율 혹은 비저항치가 결정되는데, 절연재질보다 낮고 도전재질보다 높은 중간치의 비저항값을 갖도록 도핑을 한 재질을 반도체라 부르게 됐지요. 이 재질은 기판(N/P Substrate), Well(N/P), 소스/드레인 단자(N/P), 폴리-게이트 단자 및 그 외 소소한 층을 구성하는 막(Layer)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즉 반도체를 도전성 물체로 사용하기도 하고, 절연성 물체로 활용하기도 하지요. 따라서 반쯤 도체로 활용한다는 것은 모호한 정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 3~4년 전부터 3D-NAND에서 전자를 가둘 때(저장할 때), 반쯤 도체 개념의 CTF라는 물질을 이용하기도 합니다만, 이런 저장을 예외로 할 경우, 반도체는 도체 아니면 부도체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3. 도체/반도체/절연체를 구분하기에 용이한 비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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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반도체에 영향을 끼치는 4개 상수

반도체는 여러 가지 변수나 상수로 표현하고 구분할 수 있지만, 재질의 특성을 절연체나 도체와 구분할 땐 변하지 않는 상수로 나타내는 것이 편리합니다. 반도체를 표현할 만한 여러 가지 상수 중, 반도체 내에서 고려되는 도전율이나 유전율, 투자율은 변수(전기장의 세기 혹은 자기장의 세기라는 변수가 개입)를 입력으로 해 전기적 혹은 자기적 특성을 도출해내야 하는 복잡성을 띱니다. 

하지만 비저항 <R=ρ(길이/면적)>이라는 상수 ρ 를 이용하면 반도체의 입체적인 부피(길이와 면적)와 재질 특성을 이미 고정된 값(상수)들로 도출해낼 수 있으며, 온도 외 다른 변수들에 의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반도체의 비저항 값은 10^-4~10^2[-미터] 정도로 구분할 수 있어서 재질의 특성을 나타내기가 편리합니다(자료마다 설정하는 범위가 약간 다름). , 이러한 비저항 값도 온도 변화에는 가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4. 결국 반도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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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Tr 내부 구조와 비저항치 @ Old 모델을 적용한 구조

결국 반도체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재질인 순수실리콘에 13족 혹은 15족의 불순물 원소를 화학적으로 결합(도핑)해 재질의 비저항 상수를 10^-4~10^2[-미터] 정도로 낮춘 물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도핑 방식은 재질 혹은 막마다 각자 고유한 상수를 갖게 함으로써, ()메모리와 메모리 디바이스 모두의 비저항상수 혹은 도전상수를 결정합니다. 이들 상수들 값에 의해 사전에 계산된 만큼 전하가 쉽게 혹은 어렵게 이동하지요. 아니면 전자를 포획하거나 저장시키는 기능까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메모리 디바이스는 그 외에도 유전상수(전하 축적이 비례) 혹은 투자상수(자속 밀도가 비례)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4개 상수(비저항, 도전율, 유전율, 투자율)를 조절해 드레인 전류량과 디램의 커패시터 및 낸드의 플로팅게이트 내 포획된 전자량을 결정합니다. 또 포획된/흐르는 전자들이 외부 전류의 흐름에 의해 받는 영향도 최소화 해야 합니다(값을 계산해 그에 따라 구조/재질 등을 변화시켜 전자의 흐름과 전자량들이 급격한 변화를 겪지 않도록 방어하지요). 결국 반도체를 조합시켜 만든 소자가 ON/OFF의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4개 상수가 적절한 값을 갖도록 막의 재질을 변화시키는 도핑의 양 및 구조적 형태들을 변화시키게 됩니다.

 

절연체의 경우 산화 재질, 질화 재질, 실리콘 기반의 재질(갈륨비소 반도체 등)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그중 순수실리콘 재질의 절연체에 도핑을 통해 원하는 만큼의 전도성을 갖춘 재질로 만든 반도체가 대표적이지요. 한번 도핑 시킨 양은 변하지 않고, 또 그에 따라 반비례해 비저항값도 고정되겠지요. 축약해서 표현하자면, 반도체는 절연성인 실리콘에 13족 혹은 15족인 불순물을 도핑해 비저항 값을 변화시킨 도체라고 표현하면 되겠습니다. 반쯤 도체라는 반도체는 없습니다. 금이 아닌 것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은 오랜 세월 숱한 시도에도 결국 실패했지만, 도핑된 반도체가 탄생함으로써 20세기의 변형된 연금술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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