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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는 NAND 시장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자 많은 노력을 이어왔습니다. 그 결과, 구조적인 면이나 공정적인 면에서 기존 NAND와 획기적으로 다른 NAND를 개발하고 양산까지 성공했다고 합니다.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3D NAND 제품, 영하이라이터가 SK하이닉스 3D NAND 개발의 주역 중 한 분인 최은석 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3D NAND 개발의 주역, 최은석 수석을 만나다

최은석 수석과의 인터뷰는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경영지원본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여러 회의가 겹쳐 바쁜 와중에도 하이라이트 독자들을 위해 인터뷰에 응해주셨는데요. 밝은 미소가 매력적인 최은석 수석과의 일문일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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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반갑습니다, 최은석 수석님. 하이라이트 독자 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하이라이트 독자 여러분! 저는 SK하이닉스 미래기술 연구원의 NAND 소자 그룹 NAND Device 팀을 담당하고 있는 최은석 수석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NAND 소자 그룹은 제품 개발의 시작을 담당하는 부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품이 원하는 스펙을 갖기 위해서 어떤 구조를 가져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기본 디자인부터 제품화까지의 과정을 담당하고 있죠. 또한 그 근본이 되는 단위 소자 구조를 설계하고, 소자 특성과 동작을 경쟁력 있도록 개발함으로써 성능과 신뢰성의 기본 토대를 구축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NAND(낸드)란?

본 인터뷰에서 칭하는 NAND는 NAND flash(낸드플래시)를 말합니다. NAND flash는 메모리의 한 형태로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데이터를 계속 저장할 수 있으며 데이터를 자유롭게 저장 및 삭제할 수 있는 메모리죠. 디지털카메라의 SD카드, 휴대폰 메모리, 최근 PC와 노트북에 많이 쓰이는 SSD, USB 등 우리 주변에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NAND flash가 이용되고 있습니다.

 

Q. 일반적인 기술 개발 과정들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하나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요?

만약 48단 3D NAND를 개발한다고 하면, 48층으로 셀들을 쌓은 후 구멍을 깊게 뚫고 셀들을 반듯하게 잘라주는 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처럼 셀트랜지스터의 구조를 만들고 배치하는 것들을 선행 요소 기술이라고 하고, 이는 공정 R&D에서 연구하고 개발해요. NAND device 팀은 소자, 공정, 설계 각 분야에서 어떤 선행 요소 기술들이 차세대 제품에 필요한지를 구체화하고, 선행 요소 기술의 개발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이를 기반으로 제품이 원하는 품질을 갖출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하나의 기술이 개발됩니다.

 

Q. NAND Flash의 선행 소자를 연구 및 개발 하실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최근에는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하시나요? 과거에는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그 성능이 굉장히 중요해졌어요. 디지털 카메라를 예로 들면, 과거와 비교했을 때 화소가 매우 높아져서 한 번 찍을 때 큰 용량을 빨리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가 필요해졌어요. 또 최근에는 portable SSD를 탑재한 기기들이 굉장히 각광받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빠른 읽기/쓰기 속도를 갖는 메모리를 원한다는 뜻이죠. 이처럼 NAND의 성능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겁니다. 가격과 성능 외에도 신뢰성 역시 중요해요. 저장된 데이터가 갑자기 사라지면 안 되잖아요.

최근 NAND Flash의 개발 동향과 SK하이닉스의 방향은?

02-re▲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망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가(WSTS)가 발표한 2018년도까지 메모리 반도체의 시장규모 예상 지표를 보면, NAND 시장은 D램 시장 성장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왜 NAN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맞추어 SK하이닉스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최은석 수석에게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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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NAND 시장이 D램 시장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또 2018년도에는 시장 규모가 한화로 약 41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습니다. 최근 이렇게 NAND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모바일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NAND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메모리예요. NAND로 인해서 큰 용량을 싼 가격에 저장할 수 있고, 또한 크기도 작아서 모바일 시대에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죠. 최근 휴대폰용 NAND를 보면 128GB까지 나오는데, 이는 10년 전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용량과 비슷하죠? 즉, 큰 용량을 작은 크기로 가지고 다니기 위해서는 NAND가 필요한 겁니다. 그러므로 작은 공간에 큰 용량을 담고 있으면서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NAN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거죠.

 

Q. 그렇다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NAND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어떤 목표를 갖고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인가요?

SK하이닉스가 NAND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 만큼 DRAM과 같이 확실한 경쟁력을 신속히 갖추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현재의 계획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싸고, 성능이 좋은 NAND 제품들을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하죠. 이를 위해 개발한 것이 3D NAND입니다. 조만간 3D NAND가 전체 NAND 시장을 차지하게 될 것이고, 저희는 계속 해오던 대로 다른 경쟁사들이 흉내내지 못하는 SK하이닉스만의 고유 기술과 잘 발전해왔던 경험들을 바탕으로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3D NAND를 발판으로 더욱 성장할 SK하이닉스

반도체 시장에서 3D NAND가 ‘뜨거운 감자’가 된 이유로는, 기존 2D NAND에서 고객의 요구에 따라 더 미세한 공정을 수행하는 데에 한계가 왔다는 점이 가장 큽니다. 공정이 미세화된다는 것은 셀이 작아지고 간격이 좁아진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렇다 보니 전자가 누설되는 간섭현상이 심화되면서 한계에 봉착한 것이죠. 또 20nm부터는 쿼드러플패터닝을 해야 해서 NAND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가격 면에서 높이 쌓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현재 메모리 업체들의 판단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3D NAND를 개발 및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 쿼드러플패터닝이란?

공정 미세화를 위해 더블 패터닝을 두 번 해주는 패터닝 방법입니다.

 

* 더블패터닝이란?

공정이 미세화 되면서 한 번의 패터닝으로는 세밀한 공정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두 번 패터닝 해줌으로써 더 세밀하게 패터닝해주는 방법입니다.

 

Q. 최근 들어 SK하이닉스의 3D NAND 개발 및 양산에 관심이 많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3D NAND가 기존 2D NAND와 구조적 측면이나 공정 측면에서 어떻게 다른가요?

구조적인 측면을 먼저 설명하면, 기존 2D NAND는 평면으로 배열했지만 3D NAND는 원기둥 모양의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쌓아올리고 쌓인 기둥들을 평면으로도 배열해요. 쉽게 생각하면 2D NAND가 단독주택이라 비유하는 반면 3D NAND는 아파트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다른 구조를 갖기 위해 공정적인 측면에서 완전히 바뀌었어요. 기존 2D NAND는 실리콘 기판에 gate oxide를 증착한 후 그 위에 gate 물질을 얹고 패터닝을 해서 MOS Transistor로 동작하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3D NAND는 그 순서가 반대예요. Gate에 구멍을 뚫어서 그 안에 gate oxide를 만들고, 그다음에 기판 역할을 하는 p-Si(poly silicon)을 증착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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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른 기업들에서도 3D NAND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굉장히 매력적인 기술인 듯합니다. 3D NAND만의 2D NAND와 차별되는 매력 혹은 장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고집적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에요. 2D NAND는 128Gb까지 만들었는데 3D NAND를 이용하면 256Gb, 512Gb까지 만들 수 있죠. 이 덕분에 고용량을 싼 가격에 실현할 수 있어요. 또한,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얻을 수 있어요. 2D NAND는 셀이 워낙 작다 보니 작은 만큼 품질 관리가 어려운데요. 3D 같은 경우 비교적 큰 셀들을 쌓아 올리기 때문에 품질이 굉장히 좋죠.

 

Q. 정말 매력적이지만 어려워 보이는 기술인데요. 이런 어려운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굉장히 많은 역경과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일들과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처음 3D NAND를 개발에 성공했을 때쯤 고객들이 성능을 더 높여달라고 요구했을 때가 생각나네요. 성능을 높인다는 것은 읽기/쓰기 동작을 하는 회로 수를 증가시켜야 하는 일입니다. 즉, 그만큼 셀이 차지할 수 있는 땅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주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러다가 문득 ‘단순히 쌓아 올리는 데만 집중할 게 아니라 셀의 배치구조를 바꿔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배치구조를 최적화시키니 성능을 고객의 요구에 맞게 충분히 올릴 수 있었지요. 이때 배치 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바탕으로 24단에서부터 36단, 48단까지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Q. 앞으로 3D NAND 개발과 관련된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현재 36단 3D NAND는 개발 및 양산이 완료돼서 첫 출하를 앞두고 있고요, 48단 3D NAND는 하반기 중에 개발 및 인증을 완료하고 양산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48단 이후 4세대, 5세대 제품은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하여 지속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Q. 다른 기업에서도 3D NAND 개발 및 양산을 준비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최근 공장을 지으며 빠르게 추격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요인들이 SK하이닉스가 목표대로 상위권에 돌입하는 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새로운 경쟁자들이 들어온다고 해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가장 중요한 건 새로운 경쟁자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기술 혁신, 경쟁에서 이기려는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NAND 기술이 굉장히 어려워졌고, 실제로 기술을 못 따라와 없어진 회사들도 많고요. 그런데도 SK하이닉스는 계속해서 순위를 올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전히 우리가 끊임없이 기술들을 개발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경쟁자가 들어온다면 시장이 안 좋아질 수 있지만, 제조업체로써의 품질이나 고객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고, 자기 혁신이 계속해서 이루어진다면 다른 회사가 시장에 들어온다고 해도 저희가 목표를 향해 올라가는데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선배로서 전하는 최은석 수석의 따뜻한 한 마디

3D NAND에 대한 자부심과 자기 혁신을 강조한 최은석 수석. 그와 같이 이러한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R&D 직무를 꿈꾸는 공대생이라면, 어떤 자질과 역량을 키워야 할지 고민인 사람들이 많을 텐데요. 현재 R&D직무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로서 최은석 수석은 몇 가지 조언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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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석님께서 생각하시는 R&D 직무로 입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자질, 역량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혹은 ‘NAND Device팀에 이런 친구들이 왔으면 좋겠다’ 하는 조건이 있다면요?

R&D 직무는 새로운 것들을 좋아하고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특히 R&D 엔지니어는 조금 독한 성격을 가져야 해요. 독한 성격이라는 것은, 내가 모르는 게 있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게 왜 이런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누구한테나 자신만의 논리로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답을 찾아가는 그런 독함을 말하는 거예요. 즉,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알면서 그 일을 끝까지 파헤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필요합니다. 최근 ‘독한 행동’이라고 우리 연구소에서 많이 강조하는 것이 있는데, 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아직도 찜찜하니? 참 원인을 더 찾아보자!’라는 말이에요. 찜찜함이 없을 때까지 원인을 찾는 끈기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Q. 마지막으로 청춘인 친구들에게 선배로서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이나 힘을 주시는 덕담 한 마디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학생들은 다소 틀에 갇혀 사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내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짓는 측면이 있는데 그러한 틀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어요. 도전적인 면도 조금 더 키웠으면 하고요.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는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위축되고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친구들이 보이곤 합니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더 노력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고, 절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주눅들지 않도록 당당해질 수 있다면 어디 가서 무엇을 해도 사랑받을 거예요. 사실 그 나이 때는 항상 부족하다고 느껴지지만, 그 나이대에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을 쌓으며 많은 도전을 해본다면 앞으로 세상에 나와서 지식과 경험들을 바탕으로 잘할 수 있을 겁니다. 너무 위축되지 말고 자신감 있게 항상 당당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최은석 수석과의 인터뷰를 들어보셨는데요. NAND 시장의 동향과 최근 SK하이닉스가 힘을 쏟고 있는 3D NAND에 대해 유익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최은석 수석과 같은 여러 임직원들이 노력한 결과로 SK하이닉스가 NAND 시장 1위를 향하는 발판이 될 3D NAND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얼리스트는 “3D NAND 시장은 향후 연평균 11%씩 성장할 것이고, 올해 안에 NAND flash 시장에서 30%의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렇게 커져가는 시장 속에서 이미 발판을 마련한 SK하이닉스의 승승장구를 영하이라이터 또한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