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 동안 한국반도체학술대회는 전 세계 어느 학회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국내 반도체 산업이 탄탄한 기초를 마련하고 오늘날 눈부신 성장을 이루는 데 크게 공헌했습니다. 미래의 30년에는 또 다른 반도체 신화를 이어갈 수 있는 자리로 이어지길 희망하며, 30회 대회는 ‘Semiconductor for a Sustainable Future(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반도체)’라는 주제로 반도체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반도체 산업의 역할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 제30회 반도체학술대회 대회장 차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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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반도체연구조합, SK하이닉스가 주관하는 제30회 한국반도체학술대회(Korean Conference on Semiconductors, 이하 KCS)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의 여정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KCS는 반도체인들의 학술 교류의 장(場)이 돼왔다. 올해 대회에서는 역대 최고로 많은 3,200여 명의 산학연 전문가와 미래 인재들이 참석한 가운데 ‘Semiconductor for a Sustainable Future(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반도체)’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냈다.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담당 차선용 부사장이 대회장을 맡고, RTC담당 나명희 부사장이 학술위원장, 소재개발담당 길덕신 부사장이 학술부위원장을 맡으며 행사 전반을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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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0회 한국반도체학술대회가 13일부터 3일간 강원 하이원리조트에서 진행됐다. 두번째 사진은 대회장을 맡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담당 차선용 부사장

이번 대회에서는 향후 ICT 혁신의 근간이 될 첨단기술과 최근 화두인 ESG 추구를 위한 산학연의 노력 등이 소개됐다. 투자 관점에서 산업의 발전 방향을 논하는 이색 강연과 더불어, KCS의 30년사(史)를 담은 백서, 추억 소환 프로그램 등 각종 이벤트가 진행됐다. 뉴스룸에서 그 현장을 찾아가봤다.

국내 최대 규모 반도체 학술대회 ‘한국반도체학술대회’, 30주년을 맞다

한국반도체학술대회_30회_현장 (12) 수정▲ 14일 만찬에서 SK하이닉스 RTC담당 나명희 부사장이 대회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 KCS는 1,235편의 초록 접수와 3,200여 명의 최다 참가자 수를 기록하며 국내 최대 반도체 학술대회로서의 위상을 뽐냈다.

먼저, 최신 반도체 연구 동향에 대해 발표하는 ‘Short Course’ 강연에서는 저전력 및 고성능으로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는 뉴로모픽 및 PIM(Processing-in-Memory) 반도체 기술과, 미세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EUV(극자외선) 기반 차세대 노광 공정 기술 및 패키징 기술, 그리고 최신 3D 낸드 개발 현황과 차세대 낸드 기술 등 향후 ICT 혁신을 주도할 다양한 미래 기술이 소개됐다.

반도체 산업과 최신 이슈를 자유롭게 토론하는 ‘Rump Session’에서는 앞으로 예상되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ICT 산업의 지형 변화 등 업계가 직면한 도전과 대응 방안에 대해 다채로운 시각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밖에도, ‘최첨단 반도체 기술과 현명한 반도체 투자’라는 특별 프로그램에서는 과학자나 공학자가 아닌 투자자 관점에서 기술 발전을 어떻게 봐야하는지 의견이 공유됐다.

한국반도체학술대회_30회_현장 (13)▲ 행사장 로비에 펼쳐진 Poster Session
한국반도체학술대회_30회_현장 (14)▲ KCS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30년 역사를 담은 책자와 포스터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3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진행됐다. 반도체 유관 전공 학부생들의 실제 실험 결과 및 토의, 분석, 조사 등으로 꾸려진 '학부생 Poster Session'은 올해 처음 선보여진 행사다. 전문 연구원이나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반도체에 관심이 많은 일반 학부생까지 참여해 반도체 인재의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다.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과 KCS의 역사를 담은 30주년 기념 백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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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행사장 곳곳에는 30주년 기념 퍼포먼스와 추억 소환 프로그램 등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가 펼쳐졌다. 진지한 강연과 토론 사이사이 긴장을 풀어주는 즐거운 이벤트에 많은 참가자가 호응했다.

제30회 한국반도체학술대회의 특별 프로그램 현장 속으로

#1. Rump Session: 반도체 산업 탄소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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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대회의 학술부위원장을 맡은 SK하이닉스 소재개발담당 길덕신 부사장이 저탄소 시대를 위한 반도체 산업의 역할과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글로벌 기후 변화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적인 과제가 됐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다방면에 걸쳐 탄소 저감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기술 변화에 따른 감축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KCS에서 마련한 올해 Rump Session에서는 탄소중립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 반도체 산업이 어떻게 부응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2. Special Luncheon: 다양성과 포용을 추구하는 반도체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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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Luncheon에서 패널들이 다양성과 포용에 관한 경험과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두번째 사진 좌측부터) 서울대학교 김상범 교수, 성균관대학교 김소영 교수, KIST 최정혜 박사, SK하이닉스 AT담당 신승아 부사장

모든 산업군에서 인재 풀(Pool)이 다변화되면서 ‘다양성’과 ‘포용’에 대한 인식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더 이상 기술적 성장에만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인재가 교류하며 건강한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번 대회의 특별 오찬은 ‘다양성과 포용을 추구하는 반도체인 이야기’라는 주제의 강연 세션으로 꾸며졌다. 연구자들의 다양한 경험과 의견이 오가며, 패널과 참관객 사이에 공통된 인식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 영광의 수상자들

한국반도체학술대회_30회_현장 (9)▲ KCS 공로상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 지능형 반도체 포럼 위원장 박영준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명예연구원 민석기 교수

KCS 창립과 운영은 물론,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 대상 시상식도 진행됐다. 과거 불모지나 다름 없던 국내의 연구개발 환경 속에서 지난 30년간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산업의 기틀을 마련하고 국내 반도체 발전사와 궤를 함께한, KCS 창립 주역이자 1회 대회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명예연구원 민석기 교수와 지능형 반도체 포럼 위원장 박영준 교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와 더불어 제6회 강대원상 시상식도 개최됐다. 강대원상은 고집적 및 양산이 가능한 구조인 MOSFET 소자와 낸드에 사용되는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강대원 박사의 업적을 기리며 제정된 상으로, 소자/공정 분과와 회로/시스템 분과에서 큰 업적을 달성한 반도체인에게 수여되는 명예로운 상이다.

한국반도체학술대회_30회_현장 (10)▲ 제6회 강대원상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우측부터) KAIST 조병진, 유회준 교수

제6회 강대원 상의 주인공으로 소자/공정 분과는 KAIST 조병진 교수, 회로/시스템 분과는 KAIST 유회준 교수가 선정됐다. 조 교수는 고유전체 연구로, 유 교수는 AI 반도체의 심층신경망 연구를 통해 한국 반도체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으며 수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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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담당 차선용 부사장은 “한국반도체학술대회의 과거 30년을 돌아보고 미래 30년의 역할에 대해 치밀하게 고민하게 된 계기였다”고 말하며 “지속가능한 미래의 핵심이 반도체임을 인지하고, 첨단기술 개발과 동시에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반도체학술대회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