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16일 홍콩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3 IFR* 아시아 어워드’에서 ‘최우수 ESG 채권상’을 수상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1월 회사가 발행한 25억 달러(한화 약 3조 4,000억 원) 규모의 3종 채권(Triple-Tranche Bond)이 아시아 금융 시장의 모범 사례로 인정받은 것이다.
* IFR(International Financing Review): 글로벌 투자 은행 및 증권 시장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글로벌 금융 매거진으로 IFR ASIA에서는 매년 ‘IFR 아시아 어워드’를 개최해 아시아 금융 시장의 모범 사례에 대해 시상한다.
3종 채권은 일반 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 그린본드*로 구성돼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그린본드로 확보한 자금을 ESG 프로젝트 등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고, 이는 회사가 ‘최우수 ESG 채권상’을 수상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 지속가능연계채권(Sustainability-Linked Bond, SLB): 사전 정의된 ESG 핵심성과지표(KPI)와 연계된 채권. 채권의 이자율은 발행자의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그린본드(Green bond, 녹색채권): 친환경 프로젝트를 위해 발행하는 특수 목적 채권
▲ SK하이닉스가 ‘2023 IFR 아시아 어워드’에서 수상한 ‘최우수 ESG 채권상’
“회사와 투자자 모두의 니즈 충족”
세 종류의 채권은 회사와 투자자의 니즈(Needs)를 충족하는 창의적인 구성으로 설계돼, 다양한 투자 옵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7억 5,000만 달러(약 1조 원) 규모의 일반 채권(3년 만기 / 6.25%) ▲10억 달러(약 1조 3500억 원) 규모의 지속가능연계채권(5년 만기 / 6.375%) ▲7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10년 만기 / 6.5%)로 구성됐으며, 특히 지속가능연계채권과 그린본드는 특별한 옵션으로 주목 받았다.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발행한 지속가능연계채권[관련기사]은 환경 관련 핵심 성과 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 달성 여부에 따라 금리가 조정되는 채권이다. 이 채권의 목표는 온실가스 Scope* 1, 2 배출량 집약도*를 2020년을 기준으로 2026년까지 57% 감축하는 것이다.
* Scope: 온실가스 배출은 Scope 1(직접 배출), Scope 2(간접 배출), Scope 3(기타 간접 배출)로 나뉜다. Scope 3은 사업장 외부(협력사의 원부자재 공급 과정, 제품이 판매된 후 처리되는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모두 포함한다.
* 온실가스(GHG) 배출량 집약도: 당사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 용량 단위당 온실가스 배출량
한편, 그린본드를 통해 확보된 재원은 ESG 프로젝트 등에 투자되며, 여기에는 지속가능한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성 개선, 대기오염 예방 및 관리, 생물다양성 보전 등이 포함된다[관련내용].
이 채권들의 역할은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 등 SK하이닉스의 지속가능경영 목표 수행을 지원하는 것이다. 한편, 회사는 ‘반도체 기후변화 대응 컨소시엄*[관련기사]’의 창립 멤버로서 더욱 적극적인 실천을 계획하고 있다.
* 넷제로(Net Zero):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모든 온실가스의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개념
* 반도체 기후변화 대응 컨소시엄(Semiconductor Climate Consortium, SCC): 반도체 가치 사슬(Value Chain)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는 최초의 협의체
지속가능한 반도체 생태계를 위한 ‘그린본드’
▲ 그린본드 7억 5,000만 달러의 범주별 할당
그린본드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대부분 지난해 말까지 용처가 정해져 할당됐으며, 이 중 690만 달러(약 94억 원)는 지속가능한 수질 관리에 사용됐다. 여기에는 ▲도시용수 프로젝트 ▲냉각탑 배출수의 재활용 시스템 구축 ▲오염수 처리시설 개선 등이 포함된다. 이 투자를 통해 회사의 수자원 재사용 비율이 높아졌다.
▲ 그린본드가 지속가능한 수질 관리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2020년~2023년)
특히 회사는 투자금 중 가장 많은 금액인 6억 8,116만 달러(약 9,300억 원)를 에너지 효율성 개선에 투입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이전 세대 대비 대역폭이 70% 증가하면서도 소비 전력은 14.4% 감소한 업계 최고 성능의 서버용 D램 DDR5[관련기사]를 선보일 수 있었다. 이외에도 최신 SSD(Solid State Drive) 제품인 PS1010 E3.S를 통해 회사는 와트당 성능을 이전 세대 대비 85% 개선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 이전 제품 대비 전력 소비를 감축한 DDR5
또, SK하이닉스는 생물다양성 보전에도 75만 달러(약 10억 원)를 할당해 이천캠퍼스 인근에 공공생태공원 건립을 지원했다. 미식축구 경기장 4개 크기에 달하는 이 공원에서는 이천캠퍼스 처리장에서 정제된 방류수가 이천 죽당천으로 흘러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인근의 재활용 물을 활용한 공공생태공원
아울러 696만 달러(약 95억 원)는 대기오염 예방 및 관리에 사용됐다. 이천과 청주캠퍼스 내 ▲대기관리용 모니터링 시스템 ▲질소산화물 감소를 위한 인프라 ▲온도 저감 시스템 인프라 구축에 자금이 활용됐으며, 이를 통해 2020년부터 2023년 사이 두 캠퍼스의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약 530t 감축했다. 회사는 앞으로도 환경 오염 최소화와 복원을 위해 환경 모니터링 및 분석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이천캠퍼스와 청주캠퍼스의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감소
▲ 최우수 ESG 채권상 수상에 관해 소감을 말하는 양형모 부사장
SK하이닉스 양형모 부사장(재무관리 담당)은 “당사가 발행한 3종 채권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는 동시에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목표 달성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히 그린본드는 에너지 효율성 개선, 수질 관리, 대기오염 예방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되고 있어 앞으로도 투자자들의 지원이 지속된다면 SK하이닉스의 친환경 프로젝트를 더 높은 차원으로 도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