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안고 있을 여러 고민, SK하이닉스 구성원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고민과 생각을 가지고 일상을 살아간다. 뉴스룸에서는 매월 각양각색의 하이지니어를 만나 솔직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직장인 공감 토크: 요즘, 어때] 시리즈를 연재할 예정이다.
최근 직장 내 ‘본캐’ 역할을 벗어나 ‘부캐’를 만드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여기 부캐를 더욱 빛나게 하는 본캐의 모습이 알려지며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바로 지난 8월 열린 ‘2023 미스터 인터내셔널 코리아’에서 우승한 강호선 TL(33세)이다.
미스터 인터내셔널 코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미남대회로 2006년부터 매년 각국 예선을 거친 우승자들이 참가하고 있다. 미스터 인터내셔널 코리아는 국제 대회에 나갈 한국 대표를 선발하는 대회이다.
안녕하세요. SK하이닉스 8년 차 미래기술연구원 강호선 TL입니다. 올해 미스터 인터내셔널 코리아에서 우승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는데요. 평범한 직장인이 어떻게 대회에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 미남 대회 ‘미스터 인터내셔널’에 뛰어들다
저는 대학생 때 학교 헬스 동아리에 가입한 것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왔습니다. 오랜 기간 몸을 단련한 만큼 기억에 남을 만한 성과나 기록을 남기고 싶었는데요. 그렇게 참가할 수 있는 대회를 찾던 중, 미스터 인터내셔널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회사에 다니며 대회에 참가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직장인이 본업에 소홀한 채 사생활에 몰두한다’는 편견도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구성원이 행복하면 더 창의적이고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생각처럼 구성원의 행복을 강조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기업문화에 힘입어 용기 있게 이번 도전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회사 일도, 대회도 200% 해낼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유연근무제와 거점 오피스!
약 10주간의 대회 준비 기간 동안 회사의 다양한 제도들을 알차게 활용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유용했던 것은 거점 오피스*와 유연근무제*입니다. 대회 준비로 평일 낮에 서울에 가야 할 일이 여러 번 있었는데, 업무가 바빠서 매번 휴가를 내긴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이때 원래 근무지인 이천 캠퍼스 대신 분당이나 서울 거점 오피스에서 일하며, 유연근무제로 이른 오후 퇴근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방법으로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유연근무제를 통해서 대회 준비를 끝내고 저녁 시간에 사무실로 복귀해 남은 업무들을 처리했죠.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지만, 일과 꿈,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보람이 더 컸습니다.
* 거점 오피스: 출장, 가사, 긴급한 주말 업무 대응 등으로 캠퍼스 외 업무 공간이 필요한 구성원들이 자택 근처에서 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마련된 거점형 업무 공간 [관련기사]
* 유연근무제: 법정 근무 시간에 맞춰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제도
대회 준비를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해야 했는데, 점심시간이나 출근 전 시간을 활용해 사내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식단 관리도 회사에서 제공되는 닭가슴살, 단백질 쉐이크, 샐러드 등의 간편식을 이용하여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걸 회사 내에서 할 수 있어 정말 편리했어요.
불리한 조건으로 승산이 낮았던 대회, 성실함과 긍정의 힘으로 극복!
대회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처음에는 나이 때문에 가능성이 높다 생각하지 않았어요. 제가 지원할 수 있는 마지막 나이 제한에 해당하여 참가자 중 가장 나이가 많았습니다. 대회 역사상 30대 참가자가 우승한 적이 없었고, 심지어 예선에서는 나이가 많은데 경쟁할 수 있겠냐는 질문도 받았으니까요.
하지만 도전을 시작했으니, 나이처럼 바꿀 수 없는 것에 좌절하기보단 제가 노력해서 만들 수 있는 부분에 더 집중했습니다. 대회에는 다양한 평가 요소가 있는데, 매사 책임감 있는 자세로 성실하게 임했습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한 결과, 1위로 우승을 거머쥐게 되었습니다.
▲ 2023 미스터 인터내셔널 코리아에서 1위로 우승한 강호선 TL(세 번째)
특히 기분이 좋았던 건 회사 내 반응이었어요. 사실 조금 쑥스럽기도 해서 우승 소식을 회사에 알리지 않았는데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제 우승 소식이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주말에 팀장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업무 관련된 급한 연락인가 하여 긴장해서 전화를 받았는데, 우승 소식을 들었다며 진심으로 축하해 주셨습니다. 바쁜 업무 와중에도 이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준 것이 장하다고, 멋진 롤모델이 되어주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나중에는 회사 전체에 소문이 퍼져 모두가 축하한다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부정적인 반응이 있을까 조금은 걱정도 했는데 모두가 축하 인사를 전해 더할 나위 없이 뿌듯했죠. 업무 외 구성원의 개인적인 노력과 도전을 회사에서 진심으로 응원하고 기뻐해 준다는 사실을 피부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K팝, K드라마, 다음은 K반도체? 세계 친구들에게 반도체를 알리다
미스터 인터내셔널 코리아에서 우승하면 세계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습니다. 올해 세계 대회는 태국 방콕에서 열렸고, 열흘 동안의 대회 일정을 위해 ‘빅 브레이크’ 휴가를 냈습니다. [관련기사] 빅 브레이크 휴가는 구성원의 리프레시를 위해 일주일 이상의 장기 휴가를 쓰는 제도로 세계 대회라는 중요한 순간을 앞둔 상황에서 눈치 보지 않고 긴 휴가를 쓸 수 있어 마음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어요.
▲ 2023 미스터 인터내셔널 세계 대회 진출자들과 강호선 TL
세계 대회는 경쟁이라기보다 36개국 우승자들이 즐기는 축제였습니다. 외국 친구들에게 우리나라의 인지도는 놀라운 수준이었어요. K드라마와 K팝 문화로 동남아시아는 말할 것도 없고, 남미, 중동, 유럽 등 다양한 나라 친구들이 한국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라는 사실은 아직 모르는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제 전문 영역인 만큼 ‘K반도체 앰배서더’로 나서 SK하이닉스와 우리나라 반도체에 대해 알리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너희들 스마트폰에 우리 회사가 만든 반도체 칩이 들어있어’라고 알려주니 많이들 놀라더라고요. (웃음)
한층 성숙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 진귀한 경험
이번 미스터 인터내셔널이라는 10주 동안의 대장정을 마치면서, 스스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업무와 대회 준비를 병행하면서 모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 뿌듯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졌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드러내지 않았던 제 모습도 구성원들에게 인정받으면서 더 깊은 유대감과 소속감도 느끼게 되었어요. 이렇게 얻은 자신감과 동료들에게 받은 격려가 앞으로도 제 인생에 든든한 힘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내 일처럼 축하해 준 모든 분에게 감사하고 늘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