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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SK하이닉스 신규 반도체 공장 M15 준공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IMF 위기에 탄생했지만 어려움을 기회로 만든 불굴의 기업’이라며 SK하이닉스의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위기의 순간에 더 빛을 발하는 SK하이닉스는 사실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고의 빛을 내는 구성원 하나하나의 힘이 모인 결과인데요. 오늘은 아이디어를 생각에서 멈추지 않고 현실화시키는 '개발자', 방송도 여러 번 타신 ‘방송인’, SK하이닉스가 인정한 ‘명장님’을 만나볼까 합니다. 아! 개발자, 방송인, 명장님은 세 분이 아닌 모두 한 분이랍니다.

자랑스러운 SK하이닉스 기술명장

오늘의 드림멘토 지문영 기정은 기술명장 3기에 선발된 자타공인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대표선수입니다. 기술명장이란 2017년부터 시작된 SK하이닉스 사내인증제도로, 생산직 구성원 중 15년 이상 근속하며 높은 기술력과 리더십을 갖춘 반도체 분야의 최고 기술자를 말합니다. 기술명장 선발은 3차에 걸쳐 이루어지는데, 마지막 면접에서 임원진 6명의 만장일치 동의가 있어야 최종 선발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며칠 전 기술명장 인증식이 있었기에 축하 말씀을 먼저 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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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문영입니다.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기술명장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1년간 특허를 준비하거나 업무혁신을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죠. 기술명장으로 선정되어 ‘정말 잘했어’라고 칭찬받은 기분이고 ‘앞으로도 하고 싶은 거 해’라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 힘이 납니다.”

 

지문영 기정은 PKG 기술기반팀에서 자사 특화 장비의 개발/개조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장비들의 생산성, 원가, 공간적 측면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업무인데요. 결국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장비와 기능을 만들어야 하는 일이죠. 이렇게 개발업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장 엔지니어로 잔뼈가 굵은 현장통이기에 가능했습니다. 거기에 호기심이 생기면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그의 ‘해결사 본능’이 일조했고요.

물음표가 느낌표가 될 때까지 무조건 도전!

SCS(Smart Control System), 지문영 기정이 개발한 장비 컨트롤 시스템입니다. 한 시스템에서 여러 다른 하드웨어를 연결하여 컨트롤하고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데요.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장비 상태를 체크하거나 점검 시점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유사 장비는 여러 장비를 처음부터 세팅하여 하나처럼 제작해야 하기에 큰 비용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 사이즈의 SCS는 여러 장비를 연결하여 컨트롤할 수 있기에 비용적인 면에서도 효율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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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장비는 생산에 필요한 최소한의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여러 장비에서 나오는 각각의 데이터를 직접 사람이 수집해 유의미한 데이터로 재가공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일일이 작업하다 보니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싶게 되더라고요. 세상은 4차 산업이라고 하는데 이를 주도하는 반도체 분야에서는 특히나 하루빨리 돌파구가 필요했죠”

현장 엔지니어로 잔뼈가 굵은 지문영 기정은 이러한 문제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일 예로 현업에서는 외국 장비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장비가 고장 나거나 노후화되면 부품을 수급받는 데 최소 2주 이상이 걸립니다. 2주간 그 장비를 사용하지 못한다면 생산성에 큰 차질을 빚으니 정말 큰일인 거죠. 그래서 ‘장비들의 상태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체크하게 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고, ‘반도체 제조 장비에 특화된 SCS IoT 통합 통신 모듈 개발’을 목표로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2017년 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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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지식은 전무해서 Data 수집/처리/연계를 자동으로 할 수 있는 IoT 기술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머릿속으로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 연결고리들을 공부들을 했죠. 가까운 충북대 교수님께 가서 모르는 것을 물어보기도 하고 대학생들과 스터디도 했어요.”

 

무작정 시작된 연구는 1년이 훌쩍 흘렀습니다. 그사이 사내에서도 이 사안에 대한 니즈가 생기면서 사내 연구과제로 삼아 본격 개발에 들어갔죠. BP사와 연계하여 장비개발도 시작했습니다.

일 년 반 정도 흘러 생산된 초기 모델은 모두가 깜짝 놀랄 만큼 사이즈가 컸다고 합니다. 또한 테스트 과정에선 문제가 없던 샘플 기기는 현장에서 메인 전원을 꽂기만 하면 트러블이 발생하여 컴퓨터 5대를 망가뜨리는 성과(?)를 내기도 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몇 날 며칠 밤을 새우며 관련 전문가를 찾아다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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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미세 돌입전류(과도전류)였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전기분야 전문가를 찾았고, 원인 분석부터 해결까지 약 2주일을 소비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SCS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였고, 현재 공정에서도 문제없이 쓰이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 내로 3차 개발을 완료하고 청주와 이천의 모든 공정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데이터가 중요한 시대인 만큼, SCS는 현장에서 더 필요한 시스템이 되었습니다. 현재까지도 국내 반도체 업계 유일하게 SK하이닉스에만 있는 장비이죠. 지문영 기정은 작년 반도체 학술대회에서 이를 주제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100% 자체기술이며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에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문영 기정은 이 모든 성과에 대해 P&T 스마트팩토리, P&T생산 시스템, 제조기술, 구매팀까지 하나로 뭉쳐 협업이 잘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며 동료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멀티테이너보다 충전 100% 노력가

지문영 기정은 SCS 이전에도 수작업으로 세정하는 치공구를 자동화하였고, 반도체 장비에서 발행되는 0.3μm 미세 분진을 세정하는 집진기를 실시간 오토클리닝으로 구현했습니다. 이 밖에도 고가의 대용량 장비를 로스 없이 연속작업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등 장비 개발 및 기능 증진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했습니다.

업무성과로 보면 일밖에 모르면 워커홀릭 같지만, 사실은 그냥 ‘꽂히면 끝을 보는’ 성격일 뿐이라고 합니다. 호기심도 많고 추진력도 좋고요. 산악 RC카 취미가 있어 주말이면 RC카와 산을 오르고, 고등래퍼 출신 배우인 아들 지민혁군의 매니지먼트를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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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를 내고 실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한번 시작하면 제대로 하고 싶어요. 그래서 휴일에는 아들의 매니지먼트도 직접 케어하고 작품 선정부터 보도자료 작성, 스케줄 관리까지 매니저와 함께 고민했어요. 지금은 전문 기획사에 있지만, 부모 입장에서 그 분야에 대해 이해하고 싶었고, 제대로 밀어주고 싶었죠.”

 

불편을 느끼면 그것을 해결하고,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으면 흥미를 갖고 몰두합니다. 유튜브를 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하고요. 모든 새로움에 궁금증을 느끼며 그것을 체화하는 과정이 오늘의 지문영 기정, 그리고 기술명장을 만들었습니다.

SK하이닉스 내에서 많은 것을 이룬 지문영 기정이지만, 그에게는 아직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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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있는 엔지니어로 SK하이닉스를 대표하고 싶습니다. 사내 기술명장에 머무르지 않고 주어진다면 SK하이닉스 기술 기술명장 1호 ‘마에스트로’에 도전하고 싶어요. 단기적으론 미세 파티클을 관리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있어요.”

 

반도체와 같이 고도화된 분야는 특히 정보에 민감해야 하고 두뇌 회전이 빨라야 합니다. 그렇기에 현재 이룬 것보다 이룰 수 있는 영역이 많은 반도체 분야가 ‘찰떡’이라는 지문영 기정은 ‘생각이 중요하지만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현실화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 강조합니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기회가 찾아오기 마련이고, 어느새 스펙이 되어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경험으로 얻었고요. 지문영 기정은 그것을 오늘의 모습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일을 20년쯤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지문영 기정은 처럼 열정적이고, 20년 차처럼 노련합니다. 초보자처럼 배우기를 주저하지 않고 숙련자처럼 넓게 봅니다. 그래서 그가 꾸는 꿈에 더 귀 기울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