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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사고(思考)’란 그 어떤 생명체에도 없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우리의 상상 속에는 ‘인지능력이 존재하는 기계’, 인공지능이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는데요. 오늘날에는 이러한 인공지능이 단지 터무니 없는 상상이 아닌, 현실로 실현되어 더 높은 단계의 혁신을 바라보고 있죠. 오늘은 이러한 인공지능과 인지심리학을 접목해 ‘인지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인물을 만나볼 텐데요. 초기 인공기능 프로그램을 개발해 현 기술의 초석을 다진 ‘앨런 뉴웰’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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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뉴웰의 연구 경력은 단 하나의 질문으로 정의됩니다. 그것은 철학의 중요한 부분이면서 심리학과 인공지능 분야의 궁극적인 질문이기도 한데요. 바로 ‘마음의 본질은 무엇인가?’가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그의 이러한 생각은 언제부터 발현되었으며, 어떻게 구체화되어 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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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뉴웰은 1927년 3월 1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스탠포드 의과대학 방사전과의 저명한 교수였는데요. 아버지처럼 의학의 길을 걷지는 않았지만, 그는 마음 속 깊이 아버지를 존경했고, 아버지의 연구 취향과 폭넓은 지적 관심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연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사람이 있는데요. 그는 바로 허버트 사이먼입니다. 허버트 사이먼은 인공지능의 초기 개척자로, 앨런 뉴웰의 과학적 업적의 역사는 40년간의 우정과 20년간의 공동작업을 해온 허버트 사이먼의 역사이기도 하답니다.

2 - 2019-10-21T204501.348.png▲ 체스 게임에 몰두한 허버트 사이먼(좌)과 앨런 뉴웰(우)

과학자로서 앨런 뉴웰의 경력은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달랐는데요. 세계대전 당시, 비키니 아톨 지역의 원자 테스트 후 매핑 반사선 분포에 대해 연구하는 아버지를 지원하는 동안 방사선학과 물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스탠포드 대학에 등록하여 다양한 과목을 수강하게 되죠. 이 과정에서 수학의 무궁무진함과 우아함에 매료된 그는 1949년 프린스턴 수학 대학원에서 연구 조수로 일하며 자신의 연구를 펼쳐나갈 저변을 마련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그는 ‘게임이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나, 자신이 순수수학보다도 실험과 이론이 만나는 영역을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했죠.

3 - 2019-10-21T204515.303.png▲ 허버트 사이먼(좌)과 앨런 뉴웰(우)

그 후 프린스턴에서 산타모니카의 랜드 연구소로 옮겨, 공군의 로지스틱 문제를 연구하는 그룹에 참가했는데요. 여기에서 조셉 크루스카이를 만나 조직이론의 모델과 조직이론의 공식화된 정밀한 개념에 대한 이론을 내놓기에 이릅니다. 그 후 카네기멜론 대학교에서 허버트 사이먼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게 됩니다.

이러한 연구과정에서 그는 허버트 사이먼와 함께 정보처리언어(Information Processing Language, 1956)와 두 가지 초기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Logic Theory Machine(1956)과 General Problem Solver(1957)를 만들어내는데요. 그가 죽기 전까지 개량에 힘썼다는 SOAR(1973)라는 인지 아키텍처는 뉴웰이 주장하는 “You can’t play twenty questions with nature and win.”이라는 부제의 인지통합이론을 실현하려는 시도였습니다. 1990년 완성된 저서인 <통합인지이론>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그가 구체화한 것이죠. 그렇다면 그가 집필한 <통합인지이론>과 그 과정에서 등장한 ‘SOAR’이 무엇인지 간단히 알아보도록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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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인지시스템의 기초구조를 다룬 <통합인지이론>

앨런 뉴웰의 <통합인지이론>은 ‘인지시스템의 기초구조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는 기초적인 문제들로 시작합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갖춘 시스템들의 추상적 특징을 강조하기보다는, 그것들이 어떻게 역동적 세계에서의 물리적 시스템인 인간 안에서 만들어지는지를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는데요. 책은 행동시스템, 지식, 표상, 계산시스템, 기호 시스템, 구성, 지능, 탐색과 문제공간, 준비와 숙고의 총 9가지의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중 행동시스템과 지식시스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도록 하죠!

 

★ 행동 시스템 (Behavior System)

그는 마음을 역동적인 실제 세계와 복잡한 상호작용을 하는 유기체로 나누고 이를 통제 시스템으로 취급하기를 원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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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시간에 따라 행동하는 환경과 유기체, 그리고 이 둘 간의 연쇄적인 상호작용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하루를 지낸다고 생각해 보면 아침에 일어날 때, 옷을 가지러 갈 때, 거울을 볼 때, 아침을 먹으러 갈 때, 배우자와 이야기할 때, 차에 탈 때, 그리고 직장으로 운전하고 갈 때와 같이 이 모든 상황에서는 서로 다른 반응함수가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들 각각은 모두 다르며 각각의 상황은 환경에 대해 반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각기 다른 함수를 요구하죠. 하나의 반응함수는 침대, 마루, 그리고 덮개를 포함하고 다른 것은 거울과 수도꼭지 또 다른 것 역시 완전히 다른 것들을 포함할 텐데요. 이처럼 마음 역시 각각에 대해 다른 반응함수를 생성한다는 것이 행동시스템의 주 골자입니다.

 

★ 지식 시스템 (Knowledge System)

그렇다면 우리는 시스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광범위한 능력을 갖고 있는 시스템의 행동을 기술하는 한 방법은 그것들이 지식을 갖고 있고, 그 지식에 비추어 행동한다는 관점에서 보는 것인데요. 과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먼저 살펴보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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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을 바탕으로 보았을 때, 우리는 만약 어떤 사람이 단순한 질문을 하면 정직하게 대답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X가 어떤 것을 알고, 어떠한 목적이든지 그가 선택한 목적을 위해 그 지식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죠. 결론적으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추정하게 됩니다.

X 는 B 위에 A 가 있다는 것을 안다.

X 는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하길 원한다.

X 는 대답할 능력이 있다 (X는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음)

결과적으로 X는 Y에게 B 위에 무언가 있다고 말할 텐데요. 그러므로 우리는 X가 무엇을 할 것인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예측이 항상 옳을 필요는 없는데요. X의 목적 또는 X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틀릴 수도 있고,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발생해 그 행위를 금지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것은 시스템의 행동을 예측하는 유용한 방법입니다.

 

둘. 하나의 범용인지구조 ‘SOAR’

SOAR는 지능적인 행동을 보이는 시스템 개발을 위한 하나의 범용인지구조(General cognitive architecture)입니다. AI와 인지과학 두 분야의 전 세계의 연구자들은 다양한 작업에 SOAR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1983년에 개발되어 많은 다른 버전으로 진화하였고 지금은 SOAR Version 8.5까지 나와있습니다.

SOAR 구조는 궁극적으로 다음과 같은 능력을 목적으로 합니다.

1. 지능적 에이전트가 고도의 반복적인 작업에서부터 극히 어려운 작업에 이르기 까지 모든 범위의 제한이 없는(open-ended) 문제들에 대해 작업한다.

2. 절차적(procedural), 선언적(declarative), 일시적인(episodic), 전통적인(possibly iconic)과 같은 적절한 형태의 지식을 표현하고 사용한다.

3. 모든 범위의 문제해결 방법을 채용한다.

4. 외부세계와 상호교류 한다.

5. 작업의 모든 측면에 대해 학습하고 그 작업을 달성한다.

달리 말하자면, SOAR에서 성취하려는 것은 범용지능관리자에서 요구하는 모든 능력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지능에서 최종 목표는 그 시스템이 직면하는 모든 작업에 대해 모든 이용 가능한 지식을 사용하는 능력을 가지는 것인데요. 불행히도 지식의 양이 증가하고, 작업들은 더욱 다양해 지고, 시스템 반응시간의 요구사항이 더욱 엄격해 짐에 따라 적절한 지식을 검색하는 것이 더욱 복잡해져 이러한 목표는 도달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은 완전한 합리성의 근사치 정도죠. 따라서 SOAR의 설계는 그러한 근사치의 한 연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앨런 뉴웰은 그의 경력을 일편단심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만큼 마음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 열중했는데요. 적극적인 연구 자세로 끊임 없이 탐구하고 실행했던 그야말로 현재의 인공지능을 있게 한 개척자라고 할 수 있겠죠. 인간의 사고와 마음에 대한 비전을 품고 그를 구체화하여 매우 지능적인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인생을 바친 앨런 뉴웰. 행동하는 연구자로서의 그의 면모는 지금을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청춘들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텐데요. 앨런 뉴웰처럼 실패와 속도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좆아 오늘도 열심히 달리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