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는 봤나?! AI 메모리 스낵 ‘HBM 칩스(Chips)’
요즘 편의점의 스낵 코너는 트렌드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공간이 됐다. ‘오늘의 신상’, ‘요즘 꼭 먹어야 하는 맛’, ‘한정판 스낵 리뷰’가 SNS를 가득 채우며, 사람들은 더 이상 과자를 ‘심심풀이 간식’으로만 소비하지 않는다. 스낵은 라이프스타일이 되고, 문화가 되고, 때로는 한정판 굿즈처럼 모으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치열한 스낵 문화의 중심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존재가 등장했다. 바로 ‘AI 메모리’ 분야를 선도하는 기술 기업 SK하이닉스다. 그것도 최근의 유행을 좇는 과자가 아니라, 반도체 콘셉트를 담은 스낵을 내놓았다. 이름하여 ‘허니바나나맛 HBM 칩스(Chips)’. 기술과 스낵이라는 언뜻 어울리지 않는 두 세계의 만남이지만, 과자 패키지를 뜯어보는 순간 이것이야말로 SK하이닉스다운 접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려운 기술을 가장 쉬운 경험으로 바꾼다”는 브랜드 혁신의 메시지가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26일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함께 출시한 HBM 칩스는 단순히 재미있는 협업을 넘어, 반도체 기술을 대중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이기 위해 처음으로 시도한 브랜드 소통 방식이다.
HBM = 허니(Honey) + 바나나(Banana) + 맛(Mat)?
HBM 칩스는 이름부터 강력하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이라는 기술 용어를 그대로 차용하면서도 ‘허니(Honey) 바나나(Banana) 맛(Mat) 과자(Chips)’라는 유쾌한 재치를 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현재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AI 메모리 ‘HBM’과 반도체를 의미하는 ‘칩(Chip)’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제품은 실제 반도체 칩처럼 사각형의 실루엣으로 제작됐다. 한 입 베어 물면 고소한 옥수수칩이 먼저 바삭하게 부서지고 뒤이어 달콤하고 묵직한 허니바나나 초콜릿 향이 퍼진다. 기술적 형태와 감각적 맛이 적절하게 어우러졌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반도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너무 멀게 느껴진다. 그러나 과자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장 쉬운 경험이다. 그래서 기술을 ‘맛’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풀어 보기로 했다. 이것이 HBM 칩스의 핵심이자 출발점이다.”
이러한 접근은 HBM 칩스 소개 영상에서도 이어진다. 영상은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1세대 HBM에 적용된 기술들을 활용해 위트 있게 과자의 특징을 설명하며, HBM 칩스가 또 한번 SK하이닉스의 손에서 탄생한 최초의 작품이라는 자신감을 보여준다.
“맛있게 먹으면 반도체 기술이 쉬워진다”
SK하이닉스는 B2B(기업간 거래) 중심의 반도체 기업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지만, 일반 소비자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존재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HBM은 AI 시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메모리이지만, 최종 소비자에게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기술이다.
이번 HBM 칩스 프로젝트는 이러한 간극을 좁히기 위한 시도다. SK하이닉스는 “현재 AI 메모리 분야 1위 기업이지만, 여전히 대중이 편하게 접근하기 힘든 이미지가 있다”며 “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친근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누구에게나 익숙한 매체인 ‘과자’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도체는 AI, 스마트폰, 가전제품, 자동차 등 현대인의 일상 곳곳에 깊이 스며든 기술이다. 단지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칩스를 통해 ‘반도체가 멀리 있는 분야가 아니라 우리 삶과 밀접한 기술’이라는 메시지를 친근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등 미래 세대에게 SK하이닉스와 반도체 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과자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반도체에 관심을 갖게 하고, 나아가 미래 반도체 인재로 성장하는 꿈을 생각해보게 하는 의도가 담겨 있는 셈이다.

▲ SK하이닉스의 HBM4 제품
2013년 세계 최초의 HBM부터 이어진 혁신의 DNA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1세대 HBM을 개발한 이후, 현재까지 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HBM3E 12단, 16단 등 혁신 제품을 연이어 공개하며 기술력을 입증해 왔으며, 지난 9월에는 세계 최초로 HBM4 제품을 개발하며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했다.
최근 열린 ‘SK AI Summit 2025’에서는 기존의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Full Stack AI Memory Provider)’의 역할을 넘어, 고객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생태계와 협력해 더 큰 가치를 만드는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Full Stack AI Memory Creator)’로서 Next AI 시대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술적 성과를 바탕으로, SK하이닉스는 이제 대중과의 소통 방식에서도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기술 개발뿐 아니라 기술의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에서도 새로움을 추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금 10돈부터 다양한 굿즈까지… 대형 경품 이벤트 진행
SK하이닉스는 세븐일레븐과 함께 한 스낵 출시를 기념해 대형 경품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HBM 칩스 패키지 안에는 스티커 카드가 들어 있으며, 뒷면의 일련번호로 응모하면 1등(1명) 당첨 시 순금 10돈을 받을 수 있다. 2등(10명)은 순금 1돈, 3등(15명)은 에어팟 프로3 등 총 1,500여 명을 대상으로 푸짐한 경품도 마련되어 있다.
SK하이닉스는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 있도록 통 큰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남녀노소 구분없이 폭넓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기업 브랜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반도체 콘셉트의 스낵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경품이라는 동기 요소가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브랜드에 관한 새로운 소통 문법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HBM 칩스는 전국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HBM 칩스와 함께 등장한 휴머노이드 캐릭터
스낵 출시를 통해 기업을 상징하는 캐릭터도 공개됐다. ‘최신형 HBM이 탑재된 휴머노이드’라는 세계관을 지닌 이 캐릭터는 앞으로 SK하이닉스의 기술 위에 다양한 스토리를 입힐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테크의 의미를 쉽게 전달하는 해설자의 역할을 이 캐릭터가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복잡한 원리도 그의 시선을 통해 보면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K하이닉스를 좋아하는 팬들이 생길 수 있도록, 회사의 얼굴로서 캐릭터를 적극 키워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 유튜브 콘텐츠, 기업 뉴스 영상, 굿즈(Goods), 체험형 프로그램 등 다양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이 캐릭터가 쓰일 예정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오래도록 기억될 즐거운 기억”… 새로운 브랜드 경험의 시작
SK하이닉스의 이번 시도는 기술 기업이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제안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반도체 기업은 기술력과 성능을 앞세운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이번에 전혀 다른 접근을 택했다. 기술을 말로 설명하는 대신 누구나 손쉽게 과자 한 봉지로 경험하도록 했고, 이를 통해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는 브랜드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HBM 칩스는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창출을 위해 ‘행복얼라이언스’의 주요 사업인 ‘행복상자 프로젝트’의 후원 품목으로도 결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결식 우려 아동에게 기초 생필품 및 다양한 물품을 제공해 수혜자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맛있는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반도체와 SK하이닉스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라며 “어려운 기술을 일상의 즐거움으로 연결하는 브랜드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번 프로젝트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도 색다른 시도를 통해 대중과 더 가까워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