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마다 AI라고 하도 떠드는데 그게 뭔지 도통 알 수가 있어야지. 근데 이번에 AI로 그림일기도 쓰고, 자서전도 내면서 내가 작가가 되었네. 살면서 내 이야길 책으로 낼 줄 누가 알았겠나.”
지난 9월 1일부터 이천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 ‘AI로 피어나는 기억전(展)’ 전시회가 열렸다. 작가로 참여한 최정자 어르신은 AI 자서전 서비스를 통해 출간한 책에 직접 서명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시니어들의 AI 활용을 도운 사회복지사와 생활지원사들도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번 전시는 독거 어르신 정서 돌봄을 위한 ‘실버프렌드’ 사업에 AI 기술을 접목하여 새롭게 시행한 ‘시니어 AI 메모리 케어(Memory Care) 프로젝트’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올해 SK하이닉스는 사회 문제 해결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AI 기반 사회공헌’으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전략을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관련기사]. ICT 기술로 지역사회 보호에 힘썼던 기존 사업에서 나아가 AI 기술로 문제를 예측하고 보호할 수 있는 ‘AI 대응형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회사는 ‘인류를 위한 AI, 사람을 향한 CSR’이라는 사회공헌 비전을 세우고 변화를 추진 중이다.
뉴스룸은 ‘AI로 피어나는 기억전 – 이천, 이야기로 잇다’를 주제로 9월 한 달간 이천시(이천시노인종합복지관, 이천시립효양도서관)에서 열린 행사를 직접 찾아, AI 기반으로 변화한 SK하이닉스의 CSR 현장을 담아왔다.
AI로 시니어 정서 돌봄 확대, 어르신 삶 기록해 지역유산으로도 남겨
SK하이닉스는 2018년 9월부터 7년간 ‘실버프렌드’ 사업을 통해 전국 독거 어르신들에게 누적 7,044대의 AI 스피커를 보급했다. 또 전국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수행 기관과 연계해 어르신 맞춤 정보를 전달하고, 건강 상태 및 응급 상황 모니터링을 지원했다. 이를 골자로 한 실버프렌드 사업은 ▲노인의 자기 삶 관리 능력 향상(Self-Care) ▲ICT 융합을 통한 디지털 격차 해소(Social Well-Tech) ▲맞춤형 콘텐츠 제공을 통한 정서 돌봄(고독감 해소) 등을 책임지는 ‘스마트 돌봄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시니어 세대의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고, 응급안전안심시스템 등 정부의 독거 어르신 지원 체계가 고도화된 현실을 반영해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실버프렌드의 운영 방향을 ‘시니어 AI 메모리 케어 프로젝트’로 전환하며, 별도 기기를 지급하던 방식 대신 어르신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AI 대화(말벗)·그림일기 기능*을 활용, 일상을 기록하고 자서전으로 남기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어르신 정서 돌봄을 한층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존 AI 스피커가 시나리오 기반 음성 명령을 처리해 답변 범위에 한계가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 AI 대화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가 적용돼 시니어의 관심사와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한층 친밀하게 교감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AI 그림일기 기능은 스마트폰에 장문의 글을 쓰기 부담스러운 시니어 세대를 고려해 마련했다. 어르신이 일상 이야기를 음성으로 말하면 기록이 되고, 여기에 AI가 생성한 동화풍 삽화가 더해져 일기로 남는다.
또, SK하이닉스는 AI 자서전 서비스를 활용해 어르신들이 삶의 소중한 기억을 회상하도록 돕는다. 이를 기반으로 자서전 도서 출간 및 전시회도 진행해, 어르신들의 삶을 공동체와 지역유산으로 남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SK하이닉스와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가 함께한 시니어 AI 메모리 케어 프로젝트는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간 진행됐다. 양 기관은 이천시 어르신 130명을 대상으로 AI 대화·그림일기·자서전 서비스를 활용해 기억을 기록·보존했고, 9월 한 달간 이천시노인종합복지관과 이천시립효양도서관에서 전시회를 열며, 그 성과를 지역 주민과 공유했다.
지난 9일 전시회 세부 프로그램으로 열린 ‘AI 자서전 출간 기념회’에는 30명의 시니어 작가가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어르신들은 출간 도서에 직접 기념 서명을 하고 축하를 받으며, AI를 통한 정서 돌봄과 디지털 활용 능력 향상이라는 이번 프로젝트의 가치를 증명했다.
▲ SK하이닉스와 함께하는 시니어 AI 메모리 케어 프로젝트, AI 자서전 영상
김재봉 어르신은 “실버프렌드 앱의 AI 대화, 그림일기 기능으로 즐겁게 배우며 기록하다 보니 자서전까지 내고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되어 감개무량하고 고맙다”며 프로젝트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또, “젊을 때부터 새롭게 도전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는데, AI가 도와줘 나만의 자서전을 내보는 뿌듯한 경험을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아름답고 행복한 생활을 앞으로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정상록 부사장(CR 담당)은 “정부 정책인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잘 쓰는 나라’에 발맞춰, AI 기술로 시니어의 정서를 돌봄과 동시에 그들의 삶을 공동체와 연결하고 소외되지 않도록 따뜻하게 포용하는 것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배경”이라며 “실버프렌드의 새로운 사업 방식이 시니어 세대의 삶에 행복을 더하고 지역사회 내 다양한 세대를 잇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를 담당한 SK하이닉스 이의진 TL(대외협력 사회공헌)은 “AI 기반으로 어르신들 삶의 질을 높이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며 “시니어 AI 메모리 케어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한 사회적 가치를 토대로 새로운 방식의 실버프렌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및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I로 결식·실종·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모두가 함께하는 미래로
SK하이닉스는 시니어 AI 메모리 케어 프로젝트 외에도 행복도시락(2016~), 행복GPS(2017~), ICT사랑방(2021~) 등 기존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AI 기술을 융합해 복지 사각지대 보호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지역 내 결식 위험에 처한 취약계층에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해 온 ‘행복도시락’ 사업에는 올해 9월부터 AI 영양사 기능을 도입한다. 수혜자의 건강 정보 분석과 맞춤형 영양 컨설팅 등을 통해 데이터 기반 스마트 케어 서비스로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GPS 내장 손목시계형 배회감지기를 무상 제공하며, 보건복지부·경찰청과 함께 치매 환자와 발달장애인의 실종 예방을 도운 ‘행복GPS’ 사업은 AI 기반으로 실종 예방 및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오는 11월 ‘실종예방 협력네트워크 세미나’를 열고 민관 협력을 구축할 예정이다.
ICT에 익숙하지 않은 지역사회 어르신을 대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를 키워온 ‘ICT사랑방’에도 AI 기술을 더한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돌봄 로봇 ▲ICT 체험 프로그램 ▲맞춤형 스마트 건강 관리 ▲디지털 교육 등을 제공해 왔다. 앞으로는 AI 기기, AI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디지털 활용 교육을 확대해 어르신들의 ICT 접근성 향상, 디지털 역량 강화, 스마트 케어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재민 구호 지원을 목적으로 운영 중인 ‘하이세이프티(High Safety)’는 AI 기술과 융합해 ‘하이세이프티 2.0’으로 고도화한다. 지난 3월 회사는 이 사업을 통해 경상도 및 충청도 산불 피해 이재민에게 구호 텐트 및 바닥 매트 800세트, 이재민 구호 키트 1,500개를 지원한 바 있다. 향후에는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AI 기술을 적용한 산불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오는 11월 용인시에 처음 도입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회사는 지역사회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AI 어노테이터*’ 양성 교육을 실시해 자립을 지원하고, AI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는 ‘AI데이터플래닛’ 사업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CSR 영역에서의 AI 혁신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SK하이닉스는 “AI 기술 혁신의 시작과 끝은 사람을 향해 있다”며 “AI 및 ICT 기술을 활용해 모두가 함께하는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AI 대응형 사회안전망 구축 관련한 사회공헌 사업을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