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2일부터 이틀간 이천 본사에서 ‘2025 하이개라지 스타트업 페어(2025 HiGarage Start-Up Fair, 이하 하이개라지 페어)’를 열었다고 23일 밝혔다.
하이개라지 페어는 SK하이닉스의 사내벤처 프로그램 ‘하이개라지*’를 통해 자립에 성공한 벤처기업들의 혁신적인 기술력과 성공 스토리를 공유하는 행사로, 지난 2022년 처음으로 개최되어[관련기사] 대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2022년 당시 11개였던 참여 기업은 올해 20개로 늘어났으며, 이들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 하이개라지(HiGarage): 주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작은 차고(Garage)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영감을 받아 SK하이닉스가 2018년부터 추진해 온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이날 행사에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롯해 벤처 투자사인 L&S 캐피탈 등 외부 기관과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CEO), 신상규 부사장(기업문화 담당), 최우진 부사장(P&T 담당), 이송만 부사장(SKMS&Growth 담당) 등이 직접 참여해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뉴스룸은 하이개라지 페어를 통해 창업의 꿈을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과 미래 반도체 생태계를 이끌어갈 벤처기업들을 만나봤다.
구성원의 창업 도전과 성공을 함께 하는 ‘하이개라지’
하이개라지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기업문화 형성’과 ‘반도체 창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2018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산업 현장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결 가능한 과제로 전환해 구성원들이 직접 사업화까지 이어갈 수 있게 돕는다는 점에서 VWBE*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 VWBE: SK그룹 경영 철학으로, 자발적(Voluntarily)이고 의욕적(Willingly)인 두뇌 활용(Brain Engagement)을 의미
SK하이닉스는 창업의 꿈을 키우는 구성원들을 위해 ▲재직 중 법인 설립 허용 ▲1인 기업 운영 지원 ▲정부 지원 정책에 맞는 기술창업 위주 선발 등을 통해 안정적인 도전 환경을 제공하고, 회사와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창업에 실패하더라도 기존 직무에 복귀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참여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맘껏 발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기술 혁신 의지와 리더십을 보유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SK하이닉스는 하이개라지를 통해 매년 6개 팀을 선발하고 최대 2년간의 활동 기간을 보장해 주고 있으며, 많게는 2억 원의 사업 추진비와 전용 사무공간 및 창업교육·컨설팅 제공 등 경제·기술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총 40개 팀이 창업했고 이 중 29개 팀이 지금까지도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유지 비율 73%). 이 수치는 시장 평균(65%)을 웃도는 성과로, 하이개라지가 신생 기업의 성공적인 안착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하이개라지 참여 기업들은 지금까지 총 548억 원의 투자유치와 2,362억 원 규모의 합산 기업가치를 기록해 SK하이닉스 사내벤처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기업들이 제대로 된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벤처 투자사를 연결해 주는 ‘매칭데이’ 행사와 글로벌 거점 기반의 ‘해외진출지원’도 주요 활동 중 하나다. 특히, 2023년부터 실시된 매칭데이는 매년 스타트업들이 외부 기관들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갖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실질적 투자유치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날 페어에 참석한 SK하이닉스 곽노정 CEO는 “하이개라지가 구성원 역량개발과 창의적인 기업문화 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사업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원 제도를 통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인재들이 도전과 혁신을 추구할 수 있게 동기 부여를 강화하고, 소부장 국산화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와 같은 활동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커진 규모의 ‘하이개라지 페어’, 더 많아진 혁신 스토리
올해 ‘하이개라지 페어’에서는 지난 2022년보다 늘어난 20개 기업이 참여한 만큼, 더욱 풍성해진 혁신 기술과 성공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었다.
각자 부스를 마련해 자사 기술력을 선보인 기업 대표들은 SK하이닉스 재직 시절 동료들과 외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이룬 혁신과 성공 스토리를 전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뉴스룸은 이들을 만나 하이개라지 페어에 참가한 소감과 사업 현황 등에 관해 들어봤다.
김형규 차고엔지니어링(1기) 대표
Q. 자기소개와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차고엔지니어링 대표 김형규입니다. 저희는 친환경 냉매 기반 극저온 기술로 기존 냉각장치 대비 더 낮은 온도와 고효율을 구현할 수 있는 헬륨냉각 설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입니다.
Q. 하이개라지 프로그램 및 페어 참여 소감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 지난 6년간 준비한 냉각 기술을 SK하이닉스 구성원들에게 직접 소개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하이개라지를 통해 극저온·친환경·저전력 설루션을 사업화할 수 있었고, SK하이닉스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 덕분에 창업 생태계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하이개라지 1기 창업 기업으로서 겪었던 어려움이 있나요?
A. 처음 하이개라지 창업을 시작할 때는 마땅히 의견을 구할 수 있는 선배 창업가들이 없어서 다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SK하이닉스 사내벤처 운영팀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이끌어준 덕분에 지금까지 잘 해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7기까지 이어진 하이개라지 덕분에 비슷한 공감대와 비전을 꿈꾸는 동료들이 많아져 이제는 매우 든든하기까지 합니다.
최승천 에이머슬리(6기) 대표
Q. 자기소개와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에이머슬리 대표 최승천입니다. 저희는 반도체 제조 공정 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 공정 제어와 최적화를 가능하게 하는 AI 플랫폼 ‘앰피비언(Amfibian)’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별도 장비 교체 없이 기존 장비에 소프트웨어만으로 지능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Q. 하이개라지 페어에 참여하며 느낀 점과 프로그램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CMP(웨이퍼평탄화) 공정용 앰피비언을 처음 공개해 사용자 피드백을 직접 들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이 플랫폼을 더 현장 밀착형 설루션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하이개라지는 반도체 분야에서 사내 창업이 가능한 유일한 프로그램으로, 실제 업무 중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고 퇴사 후 복귀 제도까지 있어 과감한 도전이 가능합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소부장뿐만 아니라 AI 설루션 창업까지 지원해 우리나라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하이개라지 사업 추진 과정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사업을 하게 되면 투자유치, 채용, 사업진행, 정부과제 등 다양한 이유로 새로운 사람들을 수없이 만나게 되는데요. 처음에는 여러 사람을 만나는 데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업계의 유명 인사들을 접하고 경영에 필요한 배움도 얻게 되어 점차 재미를 느끼게 됐습니다. 하이개라지 덕분에 새로운 저의 모습도 찾고, 꿈도 키울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유범진 퓨리언스(4기) 대표
Q. 자기소개와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퓨리언스 대표 유범진입니다. 저희는 CMP 공정 이후 웨이퍼 세정에 사용되는 PVA(폴리비닐알코올) 브러쉬를 개발하고 있으며, 단순 소모품이 아닌 반도체 수율과 직결되는 핵심 부품이라는 인식을 갖고 기술 혁신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하이개라지 페어에 참여한 소감과 프로그램 장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SK하이닉스 구성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우리 기술이 반도체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이개라지는 단순한 아이디어 검증이 아니라 투자, 멘토링, 기술검증까지 아우르는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해 실제 사업화를 앞당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Q. 하이개라지 참여를 고민하는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A.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시기를 권합니다. 실패해도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고, 성공한다면 회사와 반도체 업계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과감하게 도전한다면 분명히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김경진 퀀텀로보틱스(7기) 대표
Q. 자기소개와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퀀텀로보틱스 대표 김경진입니다. 저희는 양자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를 극저온 상태(-196℃)에서 성능 평가할 수 있는 프로브카드와 HBM 웨이퍼의 휨 개선 장비 등을 개발·공급하고 있습니다.
Q. 하이개라지 전시회에 참여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창업 두 달 만에 전시에 나서게 되어 뜻깊었고, SK하이닉스 구성원들 앞에서 저희 기술을 소개할 수 있어 보람 있었습니다. 반도체는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인데, 하이개라지는 소부장 벤처가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특화된 유일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Q. 하이개라지가 창업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됐나요?
A. 처음 창업을 고민할 때, ‘이 아이템은 무조건 성공할 거야!’라는 막연한 생각뿐이었는데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떤 단계를 거쳐 창업해야 할지 아무런 정보가 없어 매우 어려웠지만, 하이개라지를 통해 모든 창업의 과정을 더 쉽고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든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 보시면 좋은 성과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반도체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함께하는 ‘원팀’”
이번 하이개라지 페어는 벤처 지원 사업의 실적을 공개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고 회사는 밝혔다. 전시장을 둘러본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옛 동료와의 만남을 반가워하는 한편, 기업의 대표가 된 이들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하며 함께 발전해 갈 미래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보건 TL(Photo기술)은 “자신의 역량을 자유롭게 펼치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하이개라지 참여 기업들을 보며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며 “특히, 이들이 선보인 기술들이 모두 참신하고 뛰어나 향후 회사와 반도체 업계의 동반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 2025 하이개라지 스타트업 페어에 참여한 기업 대표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날 현장을 직접 방문해 각 기업 대표의 설명을 모두 들은 신상규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과 자발적 의욕적 두뇌 활동인 VWBE를 통해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며 “하이개라지는 인재들의 혁신을 향한 패기와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게 하는 매우 모범적인 프로그램으로, 오늘 전시회에 참여한 기업들이 앞으로도 진취적인 기술개발과 경영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