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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IN사이드] ‘지역의 이주민이 AI 산업 인재로’… SK하이닉스 ‘AI 어노테이터 양성 사업’이 지역에 만든 새로운 일자리

SK하이닉스는 안성 · 용인에서 이주민 · 경력단절여성 등을 위한 ‘AI 어노테이터 양성 사업’을 통해 디지털 일자리를 만들고, 수료생 협동조합 · 창업팀과 연계해 지역에 순환형 AI 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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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IN사이드] ‘지역의 이주민이 AI 산업 인재로’… SK하이닉스 ‘AI 어노테이터 양성 사업’이 지역에 만든 새로운 일자리

SK하이닉스에 지역은 사업장이 자리한 곳을 넘어,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할 동반자다. 지역이 가진 자원과 사람의 가능성을 키우고, 그 성장이 다시 기업과 지역의 더 단단한 협력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 SK하이닉스가 지역 상생을 이어가는 이유다.

[상생 IN사이드] 3편은 ‘AI 어노테이터 양성 사업’에 참여한 안성 · 용인 지역 수료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낯선 기술이 이들의 일상과 지역에 만든 변화를 살펴보고, 교육에서 일자리와 창업으로 이어진 상생의 과정을 전한다.

이주민의 일자리를 AI 데이터에서 찾은
‘AI 어노테이터 양성 사업’

안성은 전국에서도 이주민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2만 명이 넘는 이주민과 다문화가정이 거주하고 있는데, 안성시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규모로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열 번째로 높으며, 이주민 비율은 최근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주민들이 지역에 자리 잡는 과정은 녹록지 않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해 단순 노무직이나 단기 부업을 전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육아와 가사를 병행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전일제 근무라는 조건 자체가 또 하나의 문턱이 된다. 경제적 기반이 흔들리면 지역 안에서 관계를 맺을 여유도 사라진다. 일자리 문제가 곧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이런 문제의 해법을 AI에서 찾았다.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원천 데이터에 이름표를 붙이는 ‘AI 어노테이터*‘다.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일이면서 진입 문턱은 낮은 편이다. 꼼꼼함과 집중력이 우선이고, 컴퓨터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다.

* AI 어노테이터(Annotator):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이미지 · 음성 · 텍스트 등 원천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자.
사진 속 사물의 위치를 사각형이나 다각형으로 표시하거나(바운딩 박스 · 폴리곤), 음성 파일에 화자와 내용을 표기하는(오디오 태깅) 식이다. AI 성능은 학습 데이터의 품질에 좌우되기 때문에 AI 산업의 기초를 떠받치는 직무로 꼽힌다.

그들에게는 한 가지 강점이 더 있었다. AI 학습 데이터는 이미지와 음성, 텍스트를 가리지 않고 여러 언어로 만들어진다. 모국어와 한국어를 함께 다루는 이들에게 다국어 데이터 작업은 오히려 경쟁력이 되는 영역이다. 이주민을 지원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이 함께 키워야 할 인적 자원으로 바라본 접근이었다.

[상생 IN사이드] '지역의 이주민이 AI 산업 인재로'… SK하이닉스 'AI 어노테이터 양성 사업'이 지역에 만든 새로운 일자리 기타 이미지 story 2026

▲ ‘AI 어노테이터 양성 사업’ 2기 수료자들의 기념사진

SK하이닉스는 2025년 안성에서 ‘AI 어노테이터 양성 사업’을 시작했다. 기업이 재원을 지원하고, 일자리 전문 기관인 함께일하는재단이 운영하며, 안성시가 협력하는 민관 파트너십 구조다.

“기존의 단순 지원을 넘어, 이주민이 지역에서 실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직무를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사업을 기획 · 운영해 온 함께일하는재단 일자리지원팀 민세희 매니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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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노테이터 직무교육과 함께 실무에서 활용 가능한 다양한 AI 교육이 병행됐다.

사업은 교육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초 한국어 교육에서 출발해 이미지 바운딩, 오디오 태깅 등 어노테이터 직무교육과 실무 데이터셋 프로젝트, 생성형 AI 활용 교육 등을 거치고, 수료 후에는 취업 연계와 사후관리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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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해 안성에서 진행한 1기에는 35명이 참여해 28명이 교육을 마쳤고, 이 중 26명이 데이터 관련 일자리로 이어졌다. 2025년 11월에는 법무부와 안성시 관계자 등 189명이 참석한 ‘이주민 AI 어노테이터 미래 심포지엄[관련기사]’도 열렸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참가자들이 스스로 만들었다. 교육장에서 가까워진 이들이 뜻을 모아 2026년 2월, 협동조합 ‘한마음다문화공동체(다온누리)’를 설립한 것이다. 교육을 받은 사람이 일자리를 찾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일터를 만들어 다른 이주민에게 기회를 건네는 단계로 넘어갔다.

뉴스룸은 그 변화의 중심에 있는 한마음다문화공동체(다온누리) 리우젠 대표와 송해령 · 최연 이사를 직접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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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부터)한마음다문화공동체 리우젠 대표, 송해령 이사, 최연 이사

“서로에게 힘이 될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_리우젠 대표

리우젠 대표는 유학생으로 한국에 와 졸업과 취업, 결혼까지 이루고 20년 가까운 시간을 한국에서 지낸 이주민이다. 그는 ‘AI 어노테이터 양성 사업‘이 지역 이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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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보다, 직접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AI 어노테이터 양성 과정은 컴퓨터 활용방법과 번역 도구 사용법, 포스터와 영상 제작 등 컴퓨터를 활용한 기본적인 업무 스킬과 AI 도구 활용 방법까지 폭넓게 다뤘다.

“교육이 끝난 뒤 저희에게 남은 건 ‘어노테이터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기술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AI와 데이터를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보게 됐어요.”

교육이 끝나자, 수료생에게는 프리랜서 어노테이터라는 길이 열렸다. 다만 혼자 일을 받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어디서 어떻게 프로젝트를 구해야 하는지 알기 어려웠고, 규모가 큰 작업은 개인이 감당하기 힘들었다. 실무에서 막히는 부분이 생겨도 물어볼 곳이 마땅치 않았다.

“이주민으로서 한국에 정착하면서 어려웠던 과정들이 생각났어요. 정보의 비대칭, 언어의 장벽,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원제도가 없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이 어디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 문제였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한 참여자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것이 바로 협동조합 ‘한마음다문화공동체’다. 조합이 데이터 작업 기회를 발굴해 조합원들과 나누고, 필요한 교육을 이어가며 역량을 함께 키우는 구조다.

“혼자서는 일을 계속 이어가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함께 모이면 더 큰 프로젝트도 맡을 수 있고, 먼저 배운 사람이 뒤에 온 사람을 도울 수도 있어요. 서로에게 힘이 될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AI 도구를 활용해 시안을 직접 만들어 봤어요”_송해령 이사

송해령 이사는 중국어 교육과 통번역 등을 이어온 언어 전문가다. 하지만 지금은 어노테이터 작업뿐만 아니라, 이주민을 위한 AI 기반 생활 · 행정 정보 플랫폼 ‘DAON(다온)’을 구축 · 운영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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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교육을 통해 구글 문서와 시트로 자료를 관리하는 법, 생성형 AI에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프롬프트 작성법,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까지 배우면서 일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AI가 이렇게 다양한 업무를 도와줄 수 있구나’ 하는 걸 직접 경험하게 됐어요. 어노테이터 실무만 배운 게 아니라, 앞으로 제가 하는 일에 AI를 어떻게 쓸지까지 알게 된 셈입니다.”

한마음다문화공동체는 조합원들이 함께 데이터 작업을 이어가는 한편, 그 경험을 지역 문제로 넓히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주민을 위한 AI 기반 생활 · 행정 정보 플랫폼 ‘DAON’이 그중 하나다.

교육에서 배운 AI 활용 능력이 여기서 힘을 발휘했다. 조합원 중에 개발자가 없어 개발을 외주로 맡겨야 했는데, 만들고자 하는 것을 개발사에 설명하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만들려는 걸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면 외주를 맡기는 것 자체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AI를 활용해 저희가 하고자 하는 걸 직접 시연해 봤어요. 그걸 보여 드리면서 ‘이런 식으로 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릴 수 있었습니다. 원하는 걸 정확히 전달하게 되니까 진행 속도가 확실히 빨라졌어요.”

“이주민들도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_최연 이사

최연 이사는 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다. 그가 이 교육을 찾은 계기는 자신의 어려움이 아니라 현장에서 지켜본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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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분들이 언어 장벽과 정보 부족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해 단순 노무직이나 단기 부업을 전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쓰였습니다. 어노테이터 양성 사업 관련 내용을 찾아보니 이주민들도 교육을 받고 전문성을 갖추면 시공간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는 분야에서 당당히 자립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AI나 데이터라는 단어부터 생소했다. 그에게 도움이 된 것은 이론보다 실습이었다. 실무 용어를 배우고 이미지 바운딩과 오디오 태깅을 직접 해 보면서 감각을 익혔다.

교육을 마친 뒤 그는 데이터 관련 일을 시작했다. 사회복지사 일과 병행할 수 있었던 것은 시간과 장소에 매이지 않는 직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주변 이주민들의 어려움이 눈에 밟혔다.

“어노테이터로서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했지만, 주변을 돌아보니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이주민들이 많았습니다. 배운 기술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우리 스스로 안정적인 일터를 만들고, 더 많은 이주민에게 기회를 나누고 싶습니다.”

지역사회에 자리 잡은 AI 데이터 생태계

한마음다문화공동체가 하는 일은 어노테이터 일을 나누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매주 정기 모임으로 실무의 어려움을 함께 풀고, 주말 한국어 교육과 통역·병원 동행 지원도 이어간다. 지역 행사에 부스를 열어 이주민들이 모일 자리를 만들고, 그 자리에서 어노테이터 양성 사업을 모국어로 알린다.

사업 초기에는 공식적인 이주민 네트워크가 없어 참가자를 찾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교육이 진행되면서 이주민들 사이의 유대가 드러났고, 서로를 이끌면서 높은 수료율로 이어졌다.

교육을 받던 사람이 프리랜서가 되고, 프리랜서가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고, 그 조합이 이주민의 생활 문제를 푸는 서비스를 만든다. 그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다시 지역의 어노테이터가 필요해진다. 이 사업이 안성에 만들어 낸 것은 개별 일자리가 아니라 순환하는 구조다.

안성에서 용인으로, 넓어지는 상생의 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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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에서 확인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사업은 2026년, 용인까지 넓어졌다. 지원 대상도 이주민에서 경력단절여성, 한부모가정 등으로 확대됐고, AI와 데이터로 지역 문제를 풀려는 예비 창업팀을 함께 키우는 과정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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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데이터 기반 창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식 및 멘토링 활동 기념사진

용인의 ‘어노플레이스’팀이 그 사례다. 노후 아파트의 주차 문제를 AI로 풀겠다는 팀으로, 주차장 영상에 주차면과 차량을 라벨링해 AI가 점유 현황을 인식하도록 학습시킨 뒤 관리사무소와 입주민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데이터를 다룰 인력이 필요한 창업팀과 일할 곳을 찾는 지역의 어노테이터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는 재원을 지원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이주민 지원정책과 평생교육 정책안에 AI 데이터 인력 양성을 통합해, 교육이 끝난 뒤에도 지역이 계속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안성에서 시작된 AI 어노테이터 양성 사업은 협동조합으로 이어졌고, 그 조합은 지역 이주민들의 정착과 생활을 돕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더 많은 이웃이 기술을 발판 삼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과 함께 상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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