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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소프트의 대표작 '파 크라이' 시리즈는 외딴 오지를 배경으로 위협에 맞서 생존하는 FPS 게임입니다. 얼마 전 시리즈의 최신작 '파 크라이: 뉴 던'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앞서 전작 '파 크라이5'에서는 핵전쟁으로 인류의 종말을 맞이하는 충격적인 엔딩을 선보여 게이머들 사이에서 '핵피엔딩'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었는데요. 오늘 소개할 '파 크라이: 뉴 던'에서는 핵전쟁으로 초토화가 된 가상의 도시 '호프 카운티'가 17년 만에 재생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핵 대재앙 이후, 호프 카운티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요? 오늘은 게임의 이야기와 함께 핵전쟁에 쓰이는 핵무기의 원리와 방어 체계, 그리고 이에 숨겨진 반도체 기술까지 다뤄볼까 합니다.

핵무기의 종류 ALCM/ICBM/SLBM

2.jpeg▲ 핵무기 투하 전(위)과 후(아래)의 일본 나가사키 모습. (출처: U.S. National Archives)

핵무기는 원자핵을 이용한 무기로, 크게 핵분열을 이용한 ‘원자폭탄’과 부분적 핵융합을 이용한 ‘수소폭탄’, 수소폭탄을 소형화하고 중성자 방사를 통한 ‘중성자탄’이 있습니다. 대체로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사용해 만드는데요. 소형화에는 플루토늄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초창기 이후 만들어진 핵무기는 주로 플루토늄이 이용됩니다.

이러한 핵무기는 터지는 순간 엄청난 폭발과 고열, 빛을 일으킵니다. 폭심지 근처는 모든 것이 사라지고 폭심지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라 해도 고열과 빛 등의 후폭풍으로 인해 심각한 화상이나 실명을 가져옵니다. 여기에 방사선 피해까지 더하면 주변 수십 킬로미터 안의 사람은 거의 살아남을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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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 크라이5'에서 호프 카운티에 핵무기가 떨어져 도시 전체가 초토화가 된다. 그리고 17년 뒤 도시가 자연적으로 재생된 모습이 '파 크라이: 뉴 던'에서 그려진다. (출처: 유비소프트)

‘파 크라이: 뉴 던’에서는 핵무기가 투하되는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전작인 ‘파 크라이 5’에서는 핵무기가 터지고 이후 일어난 후폭풍에 대한 부분이 묘사됩니다. 폭발과 고열에 주위가 불바다로 변하고 여기서 탈출하는 과정이 그려지죠.

핵무기는 핵탄두를 어떻게 투하하느냐에 따라 발사 방식이 달라지는데요. 크게 3대 전략핵 체제라 불리는 ALCM(Air-Launched Cruise Missile, 공중발사 순항유도탄)과 ICBM(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대륙간 탄도 미사일),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등으로 나뉩니다.

ALCM은 비행기에서 핵무기를 발사해 투하하는 방식입니다.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도 폭격기에서 떨어뜨린 것이죠. 현대전에서는 당연히 성공확률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4.jpeg▲ ICBM은 일반적인 로켓과 비슷하지만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다는 것이 다릅니다. (출처: U.S. Air Force)

ICBM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방식으로, 수천에서 수만km까지 떨어진 곳에 핵탄두를 맞출 수 있습니다. 현대전에서는 ALCM보다 ICBM의 성공확률이 더 뛰어나기 때문에 많은 핵무기 보유국이 ICBM 방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ICBM은 사거리가 가장 길고 위력이 강하지만, 발사대가 고정되거나 이동할 수 있어도 거대한 트럭이나 열차에서나 발사가 가능해 발사 은폐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5.jpeg▲ SLBM은 바다 속에서 발사하기 때문에 기습적입니다. (출처: Lockheed Martin)

SLBM은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탄도 미사일로, ICBM과 이론은 같지만 잠수함이기 때문에 바다를 이동해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오차가 조금 더 넓고 탄두가 작아 위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하네요.

핵 미사일 속 반도체 기술

사실 ICBM은 인공위성 발사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추진체를 이용해 대기권 밖으로 날아가 추진체에 탑재된 물체를 쏘아 올리는 방식은 똑같기 때문이죠. 로켓 발사체에 핵탄두를 장착하면 ICBM, 인공위성을 장착하면 인공위성 발사체가 됩니다.

이러한 발사체는 탄소섬유와 내열 소재, 반도체, 자동 항법 장치, 엔진 구성품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되어야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반도체는 극저온에서 극고온까지 오가는 온도는 물론, 우주 방사능, 높은 기압 등 험난한 환경에서도 견뎌야 합니다. 따라서 미사일에 탑재되는 반도체는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제품보다 성능이 낮더라도, 열악한 환경에서도 정확한 작동을 할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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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 CPU는 최대 클럭이 5GHz로 동작하지만, 8086은 최대 10MHz 정도로 동작합니다. (출처: 인텔)

또한, 미사일은 먼 거리의 표적물을 정확히 조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작동 제어나 위치 조절 등 단순하지만 정확한 연산이 가능해야 하는데요. 때문에 과거 출시된 8086 같은 성능의 CPU도 미사일에서 기능하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움직이는 물체의 정밀 타격을 위한 유도 미사일 같은 경우, 카메라와 고성능 CPU 등이 요구됩니다. 반면, 타격 목표가 고정되고 광범위한 크기를 공격하는 핵 미사일에 탑재되는 CPU는 비교적 낮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행 단계별 핵 미사일 방어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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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스함의 MD 시스템은 발사대를 쉽게 옮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출처: 미국 국방부)

핵 미사일 방어 수단으로는 MD(Missile Defense, 미사일 방어체계)가 있습니다. 핵 미사일을 공격에 맞서 똑같이 핵 미사일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핵미사일을 무력화시키는 시스템이죠. 현재 미국은 ICBM뿐만 아니라 크루즈 미사일과 공대지 미사일 등 육·해·공·우주 미사일 모두를 방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MD는 미사일을 어디에서 요격하느냐에 따라 구분됩니다. 미사일이 상승하는 도중 격추하는 ‘비행초기단계(Boost phase)’, 미사일이 상승하고 일정 궤도를 날아가는 도중 격추하는 ‘비행중간단계(Mid-course phase)’, 미사일이 하강하는 도중 격추하는 ‘비행종말단계(Terminal phase)’로 분류됩니다.

비행초기단계에서는 KEI(운동 에너지 요격기)와 항공기 레이저가 있습니다. 비행기에 레이저를 장착해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식으로, 과거 개발되다가 2011년 계획이 폐기됐습니다. 그러나 레이저 탑재 드론이 등장하면서 최근에는 이를 MD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하네요.

비행중간단계는 GBI(Ground-Based Midcourse Defense) 미사일과 ABMD(Aegis Ballistic Missile Defense System, 이지스 탄도유도탄방어체계), MKV(Multiple Kill Vehicle, 다탄두 요격체)가 있습니다. 멀리서 날아오는 도중 요격하기 때문에 사거리가 5,500km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GBI의 사거리는 약 6,000km에 달하는데 핵탄두를 장착하면 ICBM으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ABMD는 이지스 순양함에 MD 시스템을 탑재한 것으로, 미사일을 요격하기 좀 더 유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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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AAD 미사일 발사대. (출처: Lockheed Martin)

비행종말단계에서는 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종말고고도지역방어)와 애로우 ABM(Anti-Ballistic Missile) 시스템, MEADS(Medium Extended Air Defense System, 중거리 사거리 연장형 대공 방어 시스템), KM-SAM, PAC-3(패트리어트 Advanced Capability-3) 등이 있습니다. 약간 떨어진 곳에서 격추해도 되기 때문에 사거리가 1,000km 정도만 되어도 운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하네요.

특히 THAAD는 우리나라에서 ‘사드’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미사일에 탄두를 싣지 않고 날아오는 미사일에 부딪혀 파괴하는 방식으로, 현존 MD 중 가장 요격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핵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인공지능

핵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핵 미사일 발사를 빨리 탐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죠. 미 국방성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핵 미사일 발사를 예측하고, 탐지·추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은폐가 쉬운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탐지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AI와 연동된 컴퓨터가 인공위성 이미지를 포함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속도와 정확성으로 스스로 판단, 적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는 방식입니다. 적의 미사일을 사전에 파괴하거나 발사 이후 요격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겠죠.

이에 따라 뛰어난 인공지능을 위한 AI 프로세서가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국내 반도체 제조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AI 프로세서에 주목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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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은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출처: 엔비디아)

특히 스스로 학습하는 ‘딥 러닝’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알파고나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루고 있는 데 보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핵심 알고리즘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딥 러닝은 직렬 구조로 된 ‘CPU’보다 병렬 구조로 된 ‘GPU’가 더 유리합니다.

AI 프로세서 시장은 GPU 분야의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하는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와 구글이 주도하는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가 등장하면서 AI 프로세서에 경쟁 체제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간의 뇌 신경구조를 모방한 뉴로모픽 프로세서 역시 차세대 AI 프로세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뉴로모픽 프로세서는 퀄컴과 IBM, 삼성전자에서 선보인 바 있습니다. ‘

파 크라이: 뉴 던’에서는 핵전쟁 이후 17년 만에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생겼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몇 배나 긴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일상을 풍족하게 만들어주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쓰이면 위험한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이를 막기 위한 노력과 연구도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죠. 핵 문제를 놓고 일부 국가들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지금, 공격과 방어에 대한 기술 개발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평화롭게 해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IT 전문 필진

임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