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는 최고의 ICT 업계 전문가들이 서로의 분야에서 공통의 주제를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시선을 넓혀가는 연재 콘텐츠입니다. ICT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최고의 ICT 기술을 만들어 내는 SK하이닉스 구성원 간의 만남을 통해 기존 인터뷰 콘텐츠에서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클라우드 전문 기업 ‘베스핀글로벌’의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 구성원(오수현 TL, 이세라 TL, 이의상 TL, 정이현 TL)들이 만나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가 될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를 주제로 나눈 대담을 총 5편에 걸쳐 다룰 예정입니다.
3편에서는 보다 뛰어난 성능의 데이터센터를 위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서버용 D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서버용 D램이 중요한 이유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D램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 편을 통해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가 될 클라우드[관련기사]와 데이터센터[관련기사]에 대해 알아봤다. 디지털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의 가속화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이용 증가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데이터센터가 중요해진 만큼 이를 구성하는 서버(컴퓨터)의 성능 역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서버의 성능 향상에는 CPU와 GPU 등 연산 장치의 발전이 큰 역할을 했지만, 이러한 발전도 데이터의 원활한 전송을 돕는 D램의 발전이 없었다면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방대한 데이터를 전송하고, 연산해야 하는 데이터센터에는 당연히 더 뛰어난 성능의 D램이 필요하다. 이번 편에서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서버, 그 중에서도 D램의 역할과 성능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살펴보고, D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기술력에 대해서도 알아볼 예정이다.
▲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D램 제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SK하이닉스 구성원과 이한주 대표(왼쪽부터 오수현 TL, 이의상 TL, 이한주 대표, 이세라 TL)
정이현 TL 앞에서 우리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나 클라우드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요[관련기사]. 이로 인해 데이터센터 역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데이터센터의 역할이 다양해짐에 따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컴퓨터 역시 많이 달라졌죠.
▲ 데이터센터에서 네트워크 장비를 보며 인공지능 반도체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의상 TL, 이한주 대표, 정이현 TL(왼쪽부터)
이한주 대표 함께 살펴봤었던 SK텔레콤의 슈퍼컴퓨터 ‘타이탄(TITAN)’ 역시 데이터센터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요즘에는 타이탄과 같은 슈퍼컴퓨터나 아마존 웹서비스(AWS)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 학습 컴퓨터 등 고성능 컴퓨팅이 가능한 제품들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아마존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죠. 글로벌 IT 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반도체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 올해 5월, 세계 최초로 데이터센터 호환성 검증에 들어간 SK하이닉스의 DDR5(1b)
이의상 TL 저희 SK하이닉스 역시 이러한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데요. 먼저, 데이터센터에 활용되는 서버용 D램을 살펴보면,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데이터센터 호환성 검증에 돌입한 DDR5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존 D램 중 가장 미세화된 10나노급 5세대(1b) 기술이 적용된 SK하이닉스의 최신 서버용 DDR5는 현재 가장 빠른 동작 속도인 6.4Gbps(초당 6.4기가비트)를 자랑하는데요. 최고 속도에 더해 소비 전압은 1.1V(볼트)로 기존 DDR5(1a) 대비 전력 소모를 20% 감축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이한주 대표 최근 D램을 비롯한 다양한 반도체에서 소비 전력을 줄이고 있다는 점은 아주 긍정적이네요. 데이터센터의 경우, 그 필요성과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지만,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는 문제도 있었으니까요.
▲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오수현 TL
오수현 TL 맞습니다. 보통 데이터센터는 제곱미터(m2)당 1,000kWh의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는 일반적인 미국 가정의 전력 사용 대비 10배 많은 수준입니다.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먼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선 수많은 기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서버 컴퓨터를 통해 데이터를 처리하고 스토리지에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네트워크 장비를 통해 데이터의 송수신을 진행하죠. 이러한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컴퓨터와 장비들을 24시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24시간 뿜어내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방 시설도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컴퓨터에 필요한 전력에 더해 냉방 시설을 위한 전력까지,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것이죠.
이한주 대표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를 구성하는 각각의 반도체들이 전력 소비량을 줄이는 것이 결국 데이터센터 전체의 전력을 줄이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 좋은 성능에 더 낮은 전력 소비를 추구하는 SK하이닉스의 방향성은 적절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제품의 필요 요소는 또 무엇이 있을까요?
이세라 TL 서버용 D램은 안정성과 신뢰성이 아주 중요합니다. 24시간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도 작은 오류도 허용돼선 안 되는데요. 데이터센터의 서버용 컴퓨터가 제품의 문제로 인해 오류가 발생할 경우, 피해는 천문학적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컴퓨터를 통해 이용하는 다양한 서비스들 역시 모두 데이터센터의 정상적인 작동 위에서 이용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개인이 컴퓨터를 이용한다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제품들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반드시 보장돼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DDR5부터는 D램 내부에 오류정정코드(On-Die ECC)를 도입했는데요. 덕분에 고속·고용량 환경에서 더 높은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데이터센터 환경과 그 속에 구성된 서버용 D램 DDR5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세라 TL(오른쪽)과 경청하는 정이현 TL(왼쪽)
이한주 대표 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이끌어가는 SK하이닉스인 만큼 확실히 서버용 D램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것 같네요. 게다가 최근에는 기술 혁신을 통해 더욱 뛰어난 제품을 개발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요. 어떤 제품일까요?
이의상 TL 지난해 12월 개발에 성공한 ‘DDR5 MCR DIMM(Multiplexer Combined Ranks Dual In-line Memory Module)[관련기사]’입니다. 기존 제품인 DDR5 여러 개를 기판에 결합한 모듈 제품으로 동작 속도는 개발 당시 서버용 DDR5의 동작 속도였던 4.8Gbps보다 80% 빨라진 8Gbps 이상을 자랑합니다. 데이터센터는 제한된 면적에서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어야 하는데요. 저희가 개발한 MCR DIMM과 같은 고성능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더 높은 수준의 퍼포먼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한주 대표 DDR5는 알겠는데, MCR DIMM은 조금 생소하네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이세라 TL 이의상 TL님께서 말씀해 주신 대로 MCR DIMM은 여러 개의 DDR5를 하나의 기판위에 결합한 모듈 제품인데요. 그동안 DDR5의 속도는 D램 단품의 동작 속도에 좌우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이번 MCR DIMM은 기존 개념에서 벗어나 D램 단품이 아닌 특정 부품을 추가한 모듈을 통해 성능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입니다.
▲ MCR DIMM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의상 TL(가운데)과 설명을 듣고 있는 오수현 TL(왼쪽), 이한주 대표(오른쪽)
이의상 TL MCR DIMM은 두 개의 랭크*가 동시에 작동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데이터 버퍼*’라는 부품을 MCR DIMM에 적용했는데요. 덕분에 1개의 랭크에서 64바이트의 데이터가 전송되는 것이 아닌 2개의 랭크에서 각각 64바이트의 데이터가 동시에 전송돼 128바이트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기존 제품 대비 비약적인 성능 향상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 랭크(Rank) : D램 모듈에서 CPU로 내보내는 기본 데이터 전송 단위의 묶음. 보통 64바이트(Byte)의 데이터가 한 묶음 단위가 돼 CPU에 전송된다.
* 버퍼(Buffer): D램 모듈 위에 같이 탑재돼 D램과 CPU 사이의 신호 전달 성능을 최적화하는 부품. 고성능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서버용 D램 모듈에 주로 탑재된다.▲ MCR DIMM의 작동 구조
오수현 TL MCR DIMM이 특히 놀라운 점은 성능 향상 폭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동안 새로운 D램 제품의 동작 속도 향상 수준이 800Mbps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기존 4.8Gbps에서 8Gbps 이상으로 동작 속도가 향상됐다는 것은 그야말로 혁신을 이룬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한주 대표 들어보니 감히 기술 혁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와 같은 기술 혁신을 위해선 사전에 많은 과정이 있었을 것 같아요. 특히 더욱 뛰어난 서버용 D램의 수요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이의상 TL 네. 맞습니다. 앞서 이야기 나눈 대로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을 비롯해 미디어와 쇼핑, 교통 등 방대한 분야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가 처리하게 될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당연히 이러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메모리의 성능 향상도 필요하겠죠. 다만, 저희는 기존의 성능 향상 수준으로는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에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폭발적으로 늘어날 데이터와 데이터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수준 이상의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선제적으로 비약적인 성능 향상을 이룬 서버용 D램을 개발하게 된 것이죠.
이한주 대표 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이야기에서 언급됐던 인공지능이나 다가올 미래에 디지털상에서 이뤄지는 모든 서비스는 결국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를 통해 구현될 것이고, SK하이닉스는 이러한 미래를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군요. 놀랍습니다. 이어,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더욱 다양한 제품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할까요?
지금까지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핵심 제품 중 하나인 서버용 D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SK하이닉스는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다가올 미래, 폭발적으로 늘어날 데이터를 더욱 빠르고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한 제품을 개발, 생산하고 있었다. 다음 편에서는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는 반도체와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 예정이다.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의 미래를 위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