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뉴스룸 기사

[제3시선, With 최재붕 교수] 포노 사피엔스와 폰 그리고 반도체 EP.2 (2/2)

Written by SK하이닉스 | 2022. 10. 13 오전 5:00:00

제3시선

전문가 X 전문가. 전문가들이 만나 나누는 대담을 통해 새로운 시선을 만들겠습니다. ‘3시선은 보다 넓고 깊은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한 대담 콘텐츠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와 SK하이닉스 구성원이 만나 특정 주제에 대해 나누는 심도 있는 대담에 집중해 보세요. 단순한 인터뷰에서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3시선의 첫 번째 문을 여는 전문가로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베스트셀러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의 저자로도 유명한 최재붕 교수님은 스마트폰이 인류에 끼친 영향에 대해 그 누구보다 뛰어난 식견을 보유하고 계신데요. SK하이닉스 구성원과 최재붕 교수님은인류를 변화시킨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변화시킨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뉴스룸은 총 2편의 콘텐츠를 통해 최재붕 교수님과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대담을 여러분께 전할 계획입니다. 오늘은 최재붕 교수님과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나눈 두 번째 이야기, 스마트폰과 포노 사피엔스, 그리고 반도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 교수와 SK하이닉스의 만남, 두 번째 이야기

‘스마트폰(Smartphone)’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 생각하는 사람)’의 합성어인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는 새로운 인류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스마트폰은 어떻게 신체 일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스마트폰이 인류에 끼친 영향과 이런 스마트폰을 만든 반도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의 저자 최재붕 교수와의 대담을 마련했다.

인류의 소통 수단 발전 과정과 스마트폰 이전 휴대폰의 발전 과정 그리고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지난 콘텐츠에 이어 이번 콘텐츠에서는 본격적으로 스마트폰과 포노 사피엔스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고자 한다. 단순한 전화기를 넘어 신체 일부가 된 스마트폰, 지금의 스마트폰을 이루고 있는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와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스마트폰이 바꿔놓은 우리의 일상, ‘포노 사피엔스

최재붕 교수 앞서 문자, 그림, 사진, 동영상 등 인류의 소통 수단으로 사용됐던 것들이 요즘엔 스마트폰에서 모두 활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사실 현대 인류는 이것보다 더 많은 분야에서 스마트폰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람의 생활 방식조차 바꾸고 있죠.

최근에는 초등학생 같은 어린아이들조차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잖아요.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한 덕분에 이들에게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기준이 달라졌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어렸을 땐 어른들한테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선생님이나 부모님한테 모르는 것을 물어보곤 했죠. 하지만 요즘 친구들을 물어보지 않습니다. 검색 한 번에 다 나오니까요.

이가은 TL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요즘에는 간단한 요리뿐만 아니라 운동방법, 다양한 지식들까지 모두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 배우곤 하잖아요.

최재붕 교수 , 맞습니다. 결국은 스마트폰을 통해 지식을 얻는 방법과 지식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검색을 통해 얻어지는 정보, 다시 말해 수많은 누리꾼들의 집단지성이 지식의 표준이 되는 거죠. 이런 지식을 습득해온 세대들은 더 이상 어른들한테 무엇인가를 물어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으니까요.

어른들은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배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겠지만, 그들은 그들의 방식대로 상당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스마트폰을 통해 얻은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도 능숙하죠. 스마트폰이 일반화된 지금, 많은 분야에서 이런 디지털 리터러시*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기성세대와 스마트폰이 익숙한 새로운 세대의 역량이 역전될 수 있는 혁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디지털 문해력) : 디지털 상의 다양한 정보를 접하며, 이를 분석, 평가,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 최재붕 교수와 이가은 TL이 인류의 소통 방법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원재 TL 우리가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 역시 이동 통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 덕분입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이동 통신 환경은 3세대 이동 통신 기술(3G, WCDMA* )을 넘어 4세대 이동 통신 기술(4G, LTE*) 그리고 더 나아가 5G까지 개발되면서 형성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이 각광받게 된 계기 역시 더욱 진화한 이동 통신 기술 덕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데이터 전송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면서 과거 음성과 문자메시지만 전달할 수 있던 이동 통신이 고화질 동영상까지 전송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초기 스마트폰 시절을 떠올려보면 몇 분짜리 짧은 동영상 하나 보면서도 끊임없는 버퍼링 때문에 짜증 났던 기억들이 있을 텐데요. 요즘은 고화질 영화나 드라마를 보더라도 버퍼링과 같은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잖아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 이동 통신 기술의 변화 과정(자료 : SKT)
*WCDMA(Wideband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 광대역 코드 분할 다중 접속. 기존의 2세대 이동 통신 기술인 CDMA와 비교해 더 넓은 대역폭을 활용해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였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정한 3세대(3G) 이동 통신 규격에 적합한 3세대 이동 통신 기술. 이때부터 본격적인 영상통화와 자동 로밍 서비스가 시작됐다.

*LTE(Long Term Evolution) : 오랜 기간(Long Term)동안 진화(Evolution) 시키며 이동 통신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어진 명칭. 초기 LTE는 ITU가 정한 4세대(4G) 이동통신 규격에는 충족하지 못했지만, 3G 이동 통신 기술 대비 크게 발전 된 기술이라는 것을 인정 받으며 4G로 구분됐다. 이후 LTE-A, 광대역 LTE-A 등으로 발전했다.

이가은 TL 최근 유행하고 있는 OTT* 플랫폼 역시 이러한 이동 통신 기술의 발전 때문인 것이겠죠?

*OTT(Over The Top) : 인터넷을 활용해 방송 프로그램을 비롯해 영화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국내에 서비스하는 대표적인 OTT로는 넷플릭스(Netflix), 유튜브(Youtube), 웨이브(wave), 티빙(Tving), 왓챠(Watcha) 등이 있다. 

최재붕 교수 그렇죠. 더 빨라진 이동 통신 기술 덕분에 OTT와 같은 플랫폼들이 활성화될 수 있었습니다. OTT의 성장은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꿔 놓았는데요.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좋아하는 드라마나 예능을 본방사수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잖아요? 하지만 요즘엔 본방사수라는 말 자체를 듣기 어렵습니다. 굳이 본방송을 보지 않더라도 보고 싶은 방송은 다 찾아서 볼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삶의 변화는 스마트폰 등장 이후로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실제로 스마트폰 등장 이후 국내 지상파 방송국들의 광고 매출은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요. 당연히 방송국의 파워도 약해지고 있고요. 과거 몇몇 소수의 방송국들이 독점해온 미디어 파워는 이제 불특정 다수의 콘텐츠 제작자에게 이동했습니다.

결국, 정보와 지식을 얻는 방법에서부터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까지, 스마트폰 등장 이후 정말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만든 스마트폰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반도체가 영향을 끼쳤는지 한번 살펴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스마트폰을 구성하고 있는 반도체는 무엇이 있을까요?

▲ 이가은 TL은 대담에서 LPDDR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가은 TL 다양한 반도체의 발전과 개발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디스플레이의 변화도 있을 것이고, 수많은 데이터를 연산할 수 있는 컴퓨팅 반도체의 소형화도 한 몫 했겠죠. 하지만 제가 스마트폰 반도체를 생각해 보면 가장 먼저 LPDDR(Low Power Double Data Rate)이 떠오르고, 이것을 강조하고 싶어요. LPDDR은 파워를 극도로 적게 사용하면서 최대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든 D램입니다. LPDDR은 스마트폰 전용 D램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이는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의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LPDDR의 핵심은 최대한 적은 전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배터리의 전력량은 한정돼 있잖아요. 물론 중간에 충전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한정된 전력으로 최대한 오랜 시간 디바이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적은 전력을 필요로 하게 만든 것이죠.

▲ SK하이닉스의 LPDDR 개발 히스토리

최재붕 교수 요즘 스마트폰의 사양을 살펴보면 메모리 부문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LPDDR이 이것이군요. 

이가은 TL 네, 맞습니다. LPDDR은 저희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이기도 한데요. LPDDR이 자랑하는 저전력, 고성능 덕분에 요즘에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서버용 디바이스에도 LPDDR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LPDDR이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곳에 적용되는 움직임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전자제품에 LPDDR이 도입될 것으로 생각해요. 최근 전자제품의 트렌드는 아무래도 무선과 스마트함이잖아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D램이 필요하면서도 한정된 전력량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LPDDR은 이런 전자 제품에 필수적인 존재가 될 것입니다. 

최원재 TL LPDDR 시장 확대의 흐름에 대해선 인상적인 부분이 있어요. 최근 LPDDR의 기술이 아주 빠르게 발전해 왔는데요. 이런 발전은 사실 스마트폰의 경쟁이 워낙 치열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더 빠른 처리 속도의 스마트폰을 원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반도체의 발전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순간 보니까 LPDDR이 너무 좋은 거죠. 전력은 조금 필요한데, 처리 속도는 더 빠르니까요. 스마트폰을 위해서 만들어진 LPDDR이지만 이제는 그 가성비, 전성비* 덕분에 더 많은 디바이스에 도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성비 : 일정 전력당 얼마만큼의 연산을 하는가에 대한 상대적 지표이다.

최재붕 교수 저도 새로운 스마트폰이나 새롭게 출시되는 이런 전자 기기들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요. 특별히 오늘 SK하이닉스 구성원분들과 대담을 나누고 있으니 평소 궁금했던 낸드(NAND)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최근에 SK하이닉스에서 2384D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는데요. 스마트폰에도 낸드 메모리가 적용되잖아요? 스마트폰에 낸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고 SK하이닉스의 238 4D TLC 낸드 개발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 최재붕 교수에게 낸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원재 TL

최원재 TL 먼저 낸드에 관해 설명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낸드라고 부르는 것은 낸드 플래시 메모리(NAND Flash Memory)를 칭하는 것입니다. 플래시 메모리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전자기기의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삭제되지 않는 메모리입니다. 낸드는 이런 플래시 메모리의 종류 중 하나이고요.

흔히 알고 있는 데이터 저장을 위한 반도체 중 상당수가 낸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의 단계에 따라 낸드 중에서도 종류를 나눌 수 있지만, 큰 범위로 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USB 저장 장치부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사용되는 SSD(Solid State Drive) 모두가 낸드에 속하는 것이죠.

최근 저희 SK하이닉스가 샘플 개발에 성공한 238 4D TLC 낸드는 세계 최고층 낸드로 기록됐습니다. 더 작아진 크기에 더 높아진 적층을 쌓음으로써 더 커진 용량, 더 빨라진 속도(입출력, 셀 기록 속도 등), 더 개선된 전력효율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최재붕 교수 그렇다면, 앞으로 출시될 스마트폰의 용량도 많이 늘어나겠네요. 스마트폰에 적용된 낸드의 트렌드에 대해서 조금 궁금한데요. SK하이닉스가 낸드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낸드 시장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최원재 TL 지금까지 낸드는 아주 빠르게 발전해 왔습니다. 수천, 수만 장에 이르는 사진을 저장하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수준까지 발전했죠. 하지만 아직도 낸드는 더욱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마트폰에 적용된 카메라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고, 고도화된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용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죠. 특히 다가오는 미래에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지금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저장해야 하는 순간들이 올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전 세계 데이터 소비량이 꾸준히 늘어나 오는 2025년에는 181제타바이트(ZB, 1ZB=1 1000 GB)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20년 정보 소비량인 64제타바이트와 비교하면 3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죠.

▲ 전 세계 데이터 및 정보 소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자료:스태티스타(2022)

최재붕 교수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정보와 데이터의 양이 많이 늘어나는 만큼 더 발전된 낸드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최원재 TL , 맞습니다. 낸드의 개발은 꾸준히 이어져야 하죠. 최근 샘플 개발에 성공한 238단 4D TLC 낸드 역시 이런 미래지향적인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용량, 처리속도, 필요전력* 등이 모두 개선됐고, 238단 낸드 개발에 성공하면서 크기까지 작아져 생산성까지 높아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7월, 238단 512Gb 4D TLC 낸드플래시의 샘플 개발에 성공했다. 238단 낸드플래시는 2020년 12월 개발한 176층 4D 낸드플래시 대비 생산성 34%, 데이터 전송 속도 50% 상승했으며, 전력 필요량은 21% 감소했다. 
▲ 이가은 TL, 최재붕 교수, 최원재 TL(좌측부터)이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발전이 변화시킬 미래

최재붕 교수 지금까지 이야기를 나눈 이동 통신 기술이나 LPDDR, 낸드플래시 등의 발전은 우리가 미래로 나아가는 일련의 과정일 것 같아요. 전화만 가능했던 과거의 휴대폰에서 어느 순간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됐고, 영상통화와 인터넷 사용까지 가능해졌는데요. 결국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발전하고 인류는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포노 사피엔스라는 개념까지 만들었잖아요.

이 모든 과정은 반도체의 발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니 더 발전된 반도체가 만들어갈 미래의 스마트폰 모습이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데이터라는 것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고 다가올 미래에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느냐가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연히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인공지능(AI)이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고요. 두 분은 다가올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원재 TL 저 역시 인공지능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희 SK하이닉스 역시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비한 많은 반도체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처리에 연산 기능이 더해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고성능 컴퓨팅, 빅 데이터의 연산과 저장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차세대 지능형 메모리 ‘PIM(Processing-In-Memory)’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또, 대용량 데이터 학습과 처리가 가능해 슈퍼컴퓨터에 사용가능한 초고성능 D램 제품인 ‘HBM3(High Bandwidth Memory)’ 등의 개발을 이어가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가은 TL 인공지능 역시 중요하지만 저는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의 발전을 생각해 봤는데요. 과거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컴퓨터의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점점 크기가 작아지고 있어요. 데스크톱이 일반적인 컴퓨터였다가 어느 순간부턴 랩톱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게 됐죠. 이후엔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이 일반적인 컴퓨터가 됐고요.

이러한 흐름을 생각해 본다면 결국엔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스마트폰 역시 언젠가는 굳이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해요. 이미 여러 제품이 출시되고 있긴 하지만 스마트 워치나 스마트 글라스 등 웨어러블 제품을 활용한 컴퓨팅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재붕 교수 지금도 사실 AR 글라스나 VR 글라스, 스마트 워치 등이 큰 관심을 받고 있기는 한데요. 이런 웨어러블 제품의 경우, 이미 일정 수준의 시장이 형성돼 있기도 하잖아요. 이것보다 더 진보된 수준, 그러니까 우리가 상상으로만 하던 수준의 컴퓨팅이 가능한 웨어러블 제품이 등장할 것이라는 말씀인가요?

 이가은 TL , 그렇습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아요. 기술적인 측면에서 봐도 우리가 직접 착용하고 다닐 시계나 안경이라고 생각하면 일반적인 컴퓨터나 스마트폰보다 고려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착용에 있어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준의 무게와 크기여야 한다는 것이에요. 적어도 하루 8시간을 착용한다고 했을 때 부담이 될 만큼 무겁거나 크면 안 되니까요. 그러면서 최소 8시간은 작동할 수 있는 전력을 유지해야 해요. 배터리 크기는 최소화하고, 사용시간은 최대로 늘려야 하죠. 이에 대해선 앞서 설명해 드린 LPDDR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이런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사실 규제라는 큰 산이 또 남아있습니다. 사람의 몸에 직접 닿는 웨어러블 제품의 경우 일반적인 제품 대비 규제가 상당히 심해요. 갑자기 뜨거워지는 발열 문제도 철저하게 보완해야 하고, 글라스의 경우 시력에 해가 될만한 요소들을 사전에 모두 제거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기술 발전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인데요. 다양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반도체의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재붕 교수 그렇게 된다면 정말 인류는 스마트폰이 새로운 신체의 일부가 된 진정한 포노 사피엔스가 될 수 있겠네요. 이러한 모든 발전을 이끌어 가는 반도체의 발전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인류의 소통 방법의 발전, 스마트폰과 포노 사피엔스, 다가올 미래의 스마트폰에 해 이야기해봤습니다. SK하이닉스의 최원재 TL, 이가은 TL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지금의 스마트폰 발전에 반도체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됐는데요. 삶의 작은 부분부터 큰 부분까지 그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반도체. 다가올 미래를 변화시킬 기술 역시 반도체임을 체감하며, 이번 대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