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선
전문가 X 전문가. 전문가들이 만나 나누는 대담을 통해 새로운 시선을 만들겠습니다. ‘제3시선’은 보다 넓고 깊은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한 대담 콘텐츠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와 SK하이닉스 구성원이 만나 특정 주제에 대해 나누는 심도 있는 대담에 집중해 보세요. 단순한 인터뷰에서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제3시선의 첫 번째 문을 여는 전문가로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베스트셀러 ‘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의 저자로도 유명한 최재붕 교수님은 스마트폰이 인류에 끼친 영향에 대해 그 누구보다 뛰어난 식견을 보유하고 계신데요. SK하이닉스 구성원과 최재붕 교수님은 ‘인류를 변화시킨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변화시킨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뉴스룸은 총 2편의 콘텐츠를 통해 최재붕 교수님과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대담을 여러분께 전할 계획입니다. 오늘은 최재붕 교수님과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나눈 첫 번째 이야기, 인류의 소통 수단과 휴대폰 발전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 교수와 SK하이닉스가 만났다
‘스마트폰(Smartphone)’과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 생각하는 사람)’의 합성어인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새롭게 등장한 포노 사피엔스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이 신체의 일부가 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의 저자 최재붕 교수는 현대인들에 대해 스마트폰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소통한다고 말한다. 스마트폰은 어떻게 우리의 신체의 일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
SK하이닉스 뉴스룸은 신체의 일부가 된 스마트폰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과정들이 있었으며,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알아보기 위해 최재붕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NAND 설계 최원재 TL, DRAM 상품기획 이가은 TL)의 대담을 마련했다. 이번 대담을 통해 스마트폰이 인류에 끼치고 있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어떤 과정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자 한다. 아! 스마트폰의 근간이 되는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휴대폰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여주시립 ‘폰박물관’에서 나눈 흥미로운 이야기, 함께 들어보자.
최원재 TL 안녕하세요. 저는 10년 전 SK하이닉스에 입사해 NAND 메모리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근무해왔습니다. 최재붕 교수님의 저서 포노 사피엔스를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오늘 대담이 큰 기대가 됩니다.
이가은 TL DRAM 상품기획의 이가은 TL입니다. LPDDR과 같은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반도체 제품을 기획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바일 기기'와 관련된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사회적 동물, 인류의 소통 수단 ‘폰’
최재붕 교수 폰박물관을 둘러보고 나니 인류 문명이 서로 소통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사회적 동물인 사람이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선 결국 언어가 발전하게 됐잖아요. 언어가 발전하면서 이를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후세에 지식을 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필요성 때문이죠. 이러한 과정에서 문자, 그리고 종이가 발전하게 된 것이고요. 그리고 더 많은 것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소통하기 위해서 발전하게 된 것이 그림입니다. 말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정보나 생각을 그림을 통해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런 그림은 이후에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게 될까요?
▲ 최재붕 교수와 이가은 TL이 인류의 소통 방법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가은 TL 사진으로 발전하지 않을까요?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을 보다 자세하고 확실히 보여주고 알려주기 위해 사진을 많이 사용하고 있잖아요. 저도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글이나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많은 것들을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추후 미래에는 단순히 볼거리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메타버스까지 발전하게 될 것이라 생각해요. 이렇게 발전하는 형태는 인간이 오감으로 소통하는 데 있어 가장 효율적인 수단을 찾는 과정입니다. 언어에서 문자, 문자에서 그림, 그림에서 사진, 사진에서 동영상, 그리고 경험, 이렇게 발전하게 되는 것이죠.
▲ 인류가 발전시켜온 소통을 위한 수단
최원재 TL 저는 현대 인류가 스마트폰이라는 하나의 디바이스를 통해 이러한 모든 방법을 동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에 조금 놀랐습니다. 다른 사람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다거나 여기서 이모티콘 등을 사용해 감정을 표현하고, 사진이나 영상 등을 SNS에서 공유하면서 서로 소통을 하는 것도 모두 스마트폰 안에서 이뤄지고 있잖아요.
최재붕 교수 그게 바로 제가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현재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축적해온 소통 방법을 스마트폰 하나를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미래에 새로운 소통 수단이 될 메타버스 역시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요. 제가 ‘포노 사피엔스’라는 책을 쓰게 된 이유도 이런 인류의 변화에 기인한 것입니다. 스마트폰은 언젠간 우리에게 눈이 됐다가 귀가 될 수도 있고, 뇌가 될 수도 있어요. 결국 스마트폰이 만들고 있는 혁신은 인류에게 있어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이런 스마트폰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원재 TL 교수님의 말씀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사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에 적용되는 반도체를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 보면 첫 시작은 교수님이 말씀하신 소통을 위해 발명된 것이거든요. 세계 최초의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Alexander Graham Bell)’의 이름을 딴 벨연구소에서 1947년, 세계 최초로 트랜지스터를 발명했습니다. 트랜지스터는 전화 시스템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신호를 증폭할 수도 있고,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할 수 있는 신 기술인 트랜지스터! 노벨상 받을만한 혁신적인 기술이거든요. 엄청난 발명이었죠. 이후 1959년에는 벨연구소의 강대원 박사가 새로운 형태의 트랜지스터 모스펫(MOSFET)을 개발했습니다. 이는 지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반도체의 초기 모습이라고 할 수 있어요.
1980년대에 이르면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 1세대 휴대전화 기업들을 중심으로 휴대하고 다닐 수 있는 전화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1983년 모토로라에서 세계 최초의 상업용 휴대폰이 출시되기도 했는데요. 우리가 흔히 벽돌폰이라고 부르는 ‘다이나택 8000X’가 출시된 것이죠. 당시 이 휴대폰에는 서른 개의 전화번호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가 탑재되기도 했습니다. 다이나택의 등장 이후 휴대폰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했고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혁신적인 사건들
최재붕 교수 휴대폰의 등장은 인류가 상호 간의 소통을 위해 더욱 노력한 결과이기도 할 텐데요. 특히 공간의 제약이 크게 줄어든 이동 통신 기술은 정말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이동 통신 기술에도 당연히 반도체가 사용됐겠죠?
최원재 TL 네, 이동 통신 기술에도 반도체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셀룰러 시스템 기반의 1세대 이동 통신 이후 획기적인 발전이라 부를 수 있는 퀄컴(Qualcomm) 사의 2세대(2G) 이동 통신 기술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휴대폰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었습니다.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코드 분할 다중 접속)라 불린 2세대 이동 통신 기술이 도입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주파수를 이용한 이동 통신이 가능해졌습니다.
CDMA 방식을 잠시 살펴보면, 여러 사람이 주파수 대역을 같이 사용하기 위해 각자의 코드(Code)를 신호에 섞어 연산해 주고받는데요. 여기서 각 사용자들의 이동 통신을 위한 코드와 신호를 연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런 모든 과정은 반도체를 통해서 이뤄지는 것이고요. 결국, 반도체의 발전으로 인해 이동 통신 기술 역시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죠.
폰박물관에서 변화와 진화를 거듭한 ‘폰’을 보다
이가은 TL 오늘 폰박물관을 함께 살펴봤잖아요. 저는 처음 보는 폰도 있었고, 제가 처음으로 썼던 폰도 있어서 반가웠거든요. 다들 어떻게 보셨나요?
▲ 휴대폰은 빠르게 발전해 왔다.
최재붕 교수 저 역시 벽돌 휴대폰부터 시작해서 과거의 모든 휴대폰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어요. 특히 과거 휴대폰들을 보니 옛날 생각에 잠시 잠기기도 했는데요. 노키아나 모토로라 등 당시에 휴대폰 시장을 선도하던 기업의 제품을 보니 유학시절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제가 유학 생활을 했던 90년대에 미국에서는 정말 빠르게 휴대폰이 발전했었거든요. 당시 미국에서 이런 발전을 모두 직접 목격했어요. 지금 생각해 봐도 당시 기업들은 요즘 기업들 못지않게 혁신적인 도전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여주시립 폰박물관에 전시 중인 초기 상업용 휴대폰 (모토로라 ‘다이나택’)
최원재 TL 맞습니다. 당시 그런 도전 중 하나로 본격적인 경량화가 시작됐는데요. 이로 인해 벽돌폰에서 벗어나 주머니에 휴대하고 다닐 수 있을만한 크기의 휴대폰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더 적은 전력을 필요로 하면서 크기도 작아진 반도체가 개발되면서 가능해진 것이죠.
최재붕 교수 휴대폰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휴대폰에는 단순한 이동 통화 수단 이상의 가치가 생기기도 했어요. 모토로라의 스타택이 출시되면서 많은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휴대폰의 경량화와 디자인적인 시도를 하게 됐죠. 휴대폰의 디자인이 더욱 중요해진 계기가 된 것입니다. 벽돌처럼 커다란 휴대폰에서 버튼 부분의 뚜껑을 열고 닫을 수 있는 플립 형태로도 발전했고 이윽고 폴더 형태의 휴대폰까지 등장했잖아요. 이동 통신이라는 기능을 넘어 디자인적인 요소가 아주 중요해진 것이죠.
▲ 최초의 폴더폰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가은 TL, 최원재 TL, 최재붕 교수 (촤측부터)
이가은 TL 맞아요. 2000년대 이후 휴대폰들은 많은 변화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디자인적으로도 많은 시도들이 있었는데요. 한동안 폴더 형태의 휴대폰이 유행을 하기도 하고 이후엔 슬라이드 형태의 휴대폰이 유행하기도 했죠.
최원재 TL 반도체 기술의 발전은 휴대폰이 더 작아지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휴대폰에 더욱 많은 기능들을 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최초의 휴대폰인 다이나택에 전화번호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가 도입된 이후 휴대폰에 적용되는 메모리의 역할은 아주 중요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더욱 많은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싶다는 수요가 있었고, 이에 메모리 반도체 역시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지속적인 발전 끝에 지금은 전화번호뿐만 아니라 수천, 수만 장의 사진을 저장할 수 있고 동영상, 음악 등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을 정도로 휴대폰과 반도체가 발전한 것이죠.
우리 SK하이닉스의 주력 시장이기도 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 보자면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 재미도 있으면서 뿌듯하기도 한데요. 메모리 반도체 역시 사실은 미국의 기업들이 개발해* 선도했던 시장이거든요. 물론 일본 역시 잠시 시장을 선도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우리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잖아요. 오늘 폰박물관을 둘러보며 휴대폰의 발전을 이끌어온 다양한 반도체의 개발과 생산에 SK하이닉스가 기여했다고 생각하니 뿌듯합니다.
*메모리 반도체인 DRAM은 1966년, 미국의 컴퓨터 기업인 IBM의 왓슨 연구소에서 처음 개발됐으며, 미국의 인텔이 1968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만들었던 것도 DRAM이었다.
최재붕 교수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의 도전 정신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나라 기업들을 중심으로 반도체와 휴대폰의 발전 속도가 상당히 빨랐는데,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을까요?
이가은 TL 많은 엔지니어들의 노력이 있었겠지만 소비자들의 수요 역시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스마트폰 이전의 휴대폰을 살펴보니 단순히 이동 통신만 가능했던 휴대폰에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잖아요. MP3, 카메라 등 휴대폰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이 열광했고, 더욱더 다양한 기능들이 휴대폰에 도입되면서 발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재붕 교수 아무래도 그렇죠. 사람들은 이 작은 휴대폰에 정말 많은 것들을 도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처음 메모리 반도체를 기반으로 MP3 플레이어가 개발되고 유행하니 MP3 기능을 휴대폰에 넣고자 하는 노력들이 끊임없이 이어졌죠. 카메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전환되는 시기,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당시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카메라가 도입된 휴대폰을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외에도 빔프로젝터폰,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폰, 게임 패드가 적용된 게임폰, 손목시계 형태의 손목시계폰 등 정말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가장 핵심적인 기능으로 남아 있는 것은 결국 음악(MP3)과 사진(카메라)의 영역입니다. 사실 음악과 사진은 인류가 가장 좋아하는 영역이기도 하거든요. 휴대폰이라는 것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음악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향유해오던 문화이니까요.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진 기술이 등장한 이후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사진을 통해 이어지고 있거든요. 개개인은 지금 행복한 이 순간을 남기기 위한 욕구를 사진을 통해 해소하고 있습니다. 음악과 사진에 대한 욕구는 이미 수백, 수천 년에 걸쳐 검증된 것들이죠. 이러한 사람들의 욕구를 가장 손쉽게 해소해 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사용하는 휴대폰인데요. 우리가 휴대폰을 통해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 모두 반도체의 발전 덕분에 가능한 것이겠죠?
▲ MP3와 TV 등 다양한 기능을 휴대폰에 탑재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최원재 TL 네, 맞습니다. 데이터의 저장이 핵심인 MP3 기능과 관련해서는 당연히 메모리 반도체의 발전이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메라 기능도 사실 반도체의 발전이 아주 큰 영향을 끼쳤는데요. 과거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전환되는 과정에는 반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CCD*와 CIS*의 등장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90년대 이후, 대부분의 휴대폰에는 카메라 기능이 탑재되기 시작했는데요.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CIS의 기술력이 향상되며 실용화된 90년대 이후의 일입니다. 최근 스마트폰의 카메라에도 사용되고 있는 CIS 덕분에 우리는 이미 수년 전부터 개인용 카메라를 하나씩 모두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디스플레이의 변화 역시 상당히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숫자 표기만 가능했던 벽돌 휴대폰의 디스플레이가 발전해 글자를 표기할 수 있게 됐고, 이후엔 LCD(Liquid Crystal Display)가 도입되면서 정말 많은 정보들을 휴대폰에서 다룰 수 있게 됐잖아요. 사실 앞서 말씀하신 DMB나 카메라 역시 디스플레이의 발전이 없었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기능들이라고 생각해요. 디스플레이의 경우 반도체만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지만, 결국 디스플레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반도체는 필수적이거든요.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저는 지금까지 폰의 발전에 있어 반도체가 아주 중요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CCD(Charge Coupled Device Image Sensor) : 전하결합소자라고 불리며 빛을 전하로 변환시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센서. 이미지의 화질이 좋고 노이즈나 잔상 처리 효과가 뛰어나다.
*CIS(CMOS Image Sensor) : 상보성 금속 산화물 반도체(CMOS) 구조를 가진 저소비 전력형의 이미지 센서. CCD에 비해 약 10분의 1의 소비 전력을 자랑한다. 3.3V 단일 전원, 주변 회로와의 일체화도 가능하다. CCD보다 감도는 떨어지지만 최근에는 화질이 많이 개선돼 휴대폰은 물론 고해상도 디지털카메라나 자동차 후방 감시 카메라 등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 폰박물관을 둘러보고 있는 최재붕 교수, 이가은 TL, 최원재 TL (왼쪽부터)
최재붕 교수 좋습니다. 오늘 폰박물관에서 폰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함께 살펴봤는데요.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동안 휴대폰의 발전에는 반도체가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했구나’라는 점이 새삼스레 느껴지네요. 지금 우리에게 떼어 놓을 수 없는 스마트폰 역시 이러한 모든 과정들의 결과이자 어떻게 보면 연장선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스마트폰이 인류에게 끼친 영향은 무엇이며, 스마트폰을 구성하는 필수 반도체는 무엇이 있는지도 살펴보도록 하죠.
최재붕 교수와 최원재, 이가은 TL은 대담을 통해 우리는 인류의 소통 방법과 휴대폰이 어떤 과정을 통해 발전해 왔는지 살펴봤다. 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인류와 이런 스마트폰에 적용된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게 해주는 NAND를 비롯해, 성능 대비 적은 필요 전력으로 압도적인 가성비를 보여주는 LPDDR과 같은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SK하이닉스 X 최재붕 교수의 스마트폰과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