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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닌텐도 공식 유튜브 채널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슈퍼마리오’, ‘포켓몬스터’와 함께 닌텐도를 대표하는 게임입니다. 앞서 출시된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최고의 찬사를 받았으며, 닌텐도 스위치를 반드시 사야 할 이유로 꼽히기도 했죠. 그리고 오는 9월, 시리즈의 최신작인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이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닌텐도 게임기의 특수 시스템인 ‘아미보’ 활용 콘텐츠가 포함됩니다. NFC 칩이 탑재된 ‘아미보’로 보다 다양한 방식의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데요. 오늘은 이러한 NFC 칩이 어떻게 작동하고 실생활에서 어느 곳에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다뤄볼까 합니다.

NFC 칩을 품은 피규어, '아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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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종류와 캐릭터가 출시된 아미보. (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아미보’(amiibo)는 ‘친구’라는 뜻의 스페인어 ‘아미고’(amigo)와 ‘짝꿍’이라는 뜻의 일본어 ‘아이보’(相棒)의 합성어로, 닌텐도에서 출시하는 NFC 칩을 탑재한 피규어입니다.

아미보는 마리오, 피카츄 등 닌텐도의 강력한 IP로 만들어진 게임 캐릭터 피규어로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2014년 처음 출시된 이래 약 150여종이 출시되었으며, 2018년에는 총판매량이 5,000만 개를 넘어서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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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닌텐도 게임기에 아미보를 연동시키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출처: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 공식 홈페이지)

아미보의 가장 큰 장점은 게임 캐릭터 피규어이면서 직접 게임에 관여할 수 있는 데이터를 포함했다는 것입니다. 종류마다 다른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며, 똑같은 아미보로도 게임마다 다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아미보는 닌텐도 게임기의 특정 부분에 올려놓으면 연동되는 형식입니다. 현재까지 닌텐도 3DS, 닌텐도 WiiU, 닌텐도 스위치의 게임이 ‘아미보’와 연동되었죠. 어떤 게임에서는 단순한 아이템 증정, 어떤 게임에서는 특수한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는 등 그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용 아미보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귀여운 모습의 주인공 ‘링크’입니다. 게임에서 ‘링크 아미보’를 연동시키면 검은 그림자 모습의 ‘섀도 링크’가 등장하고 이를 쓰러뜨리면 보다 많은 아이템을 주는 특전을 지녔습니다.

NFC가 생겨나기까지

NFC는 ‘Near Field Communication’의 약자로, 이를 탑재한 다양한 전자기기가 근거리 무선통신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입니다. 비슷한 예로 블루투스가 있지만, 인증된 사용자와만 통신할 수 있는 블루투스와 달리 NFC 칩은 불특정 다수 누구와도 통신이 가능하죠. 다만, 통신할 수 있는 거리가 서로 갖다 대어야 할 정도로 짧습니다.

NFC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기술이 아닙니다. NFC 기술의 전신은 바코드로 볼 수 있죠. 바코드는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도록 문자와 숫자와 같은 정보를 부호화한 것으로, 굵거나 가는 검은색의 막대기호의 형태로 만든 코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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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코드는 과자나 책 같은 일상용품 다양한 곳에 사용되고 있다

바코드는 레이저 스캔 리더기로 읽을 수 있는데 주로 상품의 종류를 자동으로 인식하거나 분류할 때 사용되고 있습니다.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죠. 이렇듯 바코드는 소매점에서 빠른 계산과 자동 재고 관리를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편리함 덕분에 다른 사업 분야에도 도입되었습니다.

하지만 바코드는 어딘가에 인쇄되어 보관되는 형식이기 때문에 손상을 받으면 정보판독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날로그 방식이 아닌 디지털 방식의 새로운 기술이 필요해졌습니다.

바코드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기술이 바로 ‘RFID’입니다. RFID는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의 약자로, 기존 바코드의 모든 단점을 해결하면서 보다 많은 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동작하는 방식은 전파를 통한 근거리 무선으로 해당 정보를 읽어 들이고 식별할 수 있습니다.

RFID는 이미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술입니다. 교통 카드나 주차장 관리는 물론, 농장의 가축 분류, 운동선수들의 기록 측정, 공항의 화물 분류, 매장의 도난 방지용 등 활용도가 광범위하죠.

하지만 직접적인 접촉이 없어도 정보를 읽어 올 수 있다는 보안 취약 문제 때문에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용도로는 부적합합니다. 게다가 태그와 리더기가 별로도 있는 단방향 통신이라는 것도 단점이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생겨난 기술이 NFC입니다.

NFC의 태그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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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FC 로고

그렇다면 NFC의 용량과 통신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요? NFC 태그 유형은 총 4가지가 있는데 각각 용량과 통신 속도가 다릅니다.

태그 1 유형은 ISO14443A 표준을 기반으로 하며, 사용자는 읽기 전용으로 태그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기본 용량은 96byte(바이트)로, 웹사이트 URL이나 소량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적합합니다. 용량은 최대 2KB까지 확장이 가능하고 통신 속도는 106kbit/s입니다.

태그 2 유형도 ISO14443A를 기반으로 하며, 사용자는 읽기 전용으로 태그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기본 용량은 48byte로 태그 1 유형보다 작지만, 최대 용량은 2KB로 똑같고 통신 속도도 106kbit/s로 동일합니다.

태그 3 유형은 Sony FeliCa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며, 2KB 용량을 지원합니다. 통신 속도는 212kbit/s로 다른 유형보다 속도가 빠르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 용량이 높고 통신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좀 더 복잡한 형태의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데 적합하죠.

태그 4 유형은 ISO14443A와 ISO14443B 표준과 호환되고 제조 시 읽기/쓰기 또는 읽기 전용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용량은 최대 32KB이며, 통신 속도는 최대 424kbit/s로 NFC 태그 유형 중 가장 빠릅니다.

NFC, 어디에 활용될까?

NFC도 넓은 범위에서 보면 RFID 기술 중 하나이지만, 태그와 리더기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는 양방향 통신이라는 것과 10cm 이내 거리에서만 통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좀 더 보안이 높은 편이죠. 특히 양방향 통신이라는 점에서 더 다양한 사용법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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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전자 결제 시스템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출처: 티머니)

먼저 RFID 기술을 지원하는 기기들처럼 교통 카드 같은 전자 결제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이미 구글은 구글 월렛이라고 불리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NFC 기능을 이용한 전자 결제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구글 월렛은 현재 구글 페이로 변경되어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에 NFC 기능을 탑재하지 않다가 아이폰 6부터 NFC 기능을 탑재해 애플 페이라는 전자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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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FC를 활용한 스마트 포스터는 보다 쉽고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출처: 오송 화장품·뷰티 세계 박람회 공식 포스터)

또한, 전시관이나 스마트 포스터의 안내 서비스처럼 NFC 태그가 장착된 안내판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는 방식 등 특정 동작을 수행하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회의실이나 영화관에 들어갈 때 특정 위치에 NFC 태그를 설치하고 여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자동으로 매너모드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러한 기능이 좀 더 발전되면 자동으로 암호화된 Wi-Fi에 접속할 수 있거나 하는 동작도 가능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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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FC는 작은 크기와 배터리를 내장하지 않고도 작동되기 때문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NFC는 파일 전송도 가능합니다. 비록 블루투스나 Wi-Fi 보다 느리긴 하지만, 가까이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도 파일을 전송받을 수 있죠. 다만, 용량이 큰 파일은 저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간단한 웹사이트 URL이나 텍스트 파일 정도가 전부입니다. 닌텐도의 ‘아미보’ 같은 경우는 게임 속에 데이터를 저장해놓고 ‘아미보’에 있는 특정 NFC를 인식해 해당 데이터를 불러오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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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스마트폰으로도 자동차를 열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출처: 현대자동차)

미래에는 NFC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스마트폰의 NFC 기능을 통해 별도의 자동차 키가 없어도 자동차 문을 열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러한 차량은 이미 2017년부터 등장했지만, 2020년 이후에는 거의 모든 자동차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스마트폰의 NFC 기능으로 자동차 문만 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NFC에 저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차의 운전자가 바뀔 때마다 의자 높낮이와 백미러 등을 자동으로 조정해주고, 차량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스마트폰을 통해 바로 문제점을 알려주기도 하는 그야말로 진정한 스마트 카가 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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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FC 태그를 통해 와인의 정보와 정품, 개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출처: Thinfilm 공식 홈페이지)

또한, 명품 브랜드의 정품 인증을 위한 목적으로 NFC 기술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고급 와인이나 의류 브랜드에서 적용 중인데 이를 통해 가짜인지 진짜인지 손쉽게 확인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해당 제품을 열거나 사용했는지도 구분할 수 있다고 하네요.

 

NFC 기술은 한때 QR 코드처럼 시장에서 사장될 위기에 놓였었지만, 이제는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기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면서 별도로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죠. 여기에 과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사용 가능했지만, 2017년부터는 아이폰에서도 NFC 태그가 가능해지면서 스마트폰을 통한 NFC 태그가 중요 기술로 떠올랐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휴대하는 스마트폰으로 자동차와 집 등 모든 기기를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이죠.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다룰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IT 전문 필진

임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