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산업 전반이 크게 휘청이고 있다. 유례없는 팬데믹은 기업들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절감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경제적 이익만을 좇아서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비할 수 없다는 데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기업들은 앞다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그중에서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로 대표되는 지속가능경영이 주목 받고 있다. 예측하지 못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익만 추구하는 경영방식보다 다양한 사회적 이해관계를 고려한 경영철학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처럼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전략으로 사회적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SK그룹은 2018년부터 경제적 가치(EV, Economic Value)와 사회적 가치(SV, Social Value)를 동시에 추구하는 DBL(Double Bottom Line) 경영을 본격화했다. SK그룹 주축 관계사인 SK하이닉스 역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회사가 발간한 2020 지속경영보고서에는 더불어 사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잘 노력이 담겼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가 그리는 지속가능한 미래도 함께 엿볼 수 있다.
현시대 기업의 생존 전략 키워드, 지속가능경영
과거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매출 증대와 이윤 창출이었다. 하지만 이제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해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다. 고객은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할 때, 가격과 품질뿐 아니라 자신의 소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기 시작했다. 고객의 지출 방식이 달라진 만큼, 기업의 경영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따라서 기업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인 요소들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이를 통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향상시켜야 한다. 이제 기업의 미래는 ‘지속가능성’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지속가능경영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UN SDGs협회가 전 세계 2,000여 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분석·평가해 발표한 ‘2019 UN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 Sustainability Development Goals Business Index)’. 국내외 유수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 실천을 위해 노력 중임을 알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최우수 그룹에 선정되어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Unilever)는 지속가능경영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2010년 유니레버는 회사의 성장에 따른 환경적 영향은 줄이고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유니레버 지속가능한 삶 계획(USLP, Unilever Sustainable Living Plan)’과 3가지 목표 ▲10억 명의 빈곤층을 위한 보건 및 복지개선 ▲환경영향 절반 감소 ▲수백만 빈곤층을 위한 생계 개선 청사진을 발표했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농산물의 구매 비중을 늘리고, 포장재 사용을 감축하는 등 2020년까지 환경 영향을 절반 이상 대폭 감소시키는 방안이 담겨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경영 철학은 고객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10년간 영업이익을 2.5배 향상시켰다. ‘지구를 살리는 건 돈이 된다’라고 자신하던 유니레버는 사회적 가치가 곧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명제를 당당히 증명해냈다.
글로벌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도 2019년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향후 10년간의 플랜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인 ‘프로그레스 메이드 리얼(Progress Made Real)’을 공표했다. ‘환경보호 및 지속가능한 발전’, ‘성별 인종 장애 등에 차별 없는 다양성과 포용성의 문화 조성’, ‘기술을 통한 삶의 질 향상’ 등 세 가지 목표도 수립했다.
▲지난 2018년 SK그룹 신년회에서 최태원 회장은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New SK'의 원년을 선포했다. (출처: 미디어SK)
SK그룹 역시 “기업이 돈만 벌어서는 생존할 수 없으며, 사회적 가치를 키워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최태원 회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DBL 경영을 본격화 했다. 그리고 사회적 가치 평가지표를 개발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기업이 만들어낸 사회적 가치를 화폐단위로 산정해 발표하고 있다.
또한, 일자리 창출, 환경문제 해결 등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 성과를 낸 기업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사회 성과 인센티브’도 운영 중이다. 이 역시 '착한 일을 하는 기업에 보상을 부여하면 기업은 재무 안정성을 꾀할 수 있고 더 많은 사회 성과를 창출하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는 최태원 회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015년 제도 도입 후 2019년까지 5년간 참여 기업들이 낸 사회 성과는 1,682억 원에 달하며, 총 339억 원의 인센티브가 지급됐다.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만들어가기 위한 SK하이닉스의 노력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DBL 경영을 위하여 4대 지속경영 추진 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기업으로서 환경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환경보호’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공급망 지속경영’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Glocal(Global과 Localization의 합성어) 사회공헌’ ▲평등하고 건강한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다양성·포용성 문화’로 나뉜다.
그리고 이러한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성과를 이해관계자와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발간된 2020 지속경영보고서에서는 2019년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수치화하여 고객과 투자자, 구성원, 지역사회,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별로 나누어 나타내기도 했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SK그룹 주요 관계사들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있다. 측정 영역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로 구성된다. 2020 지속경영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환산한 금액은 3조 5,888억 원이다. 또한, 지속경영 관련 회계 표준인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와 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권고안인 TCFD(Task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정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해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함께 올해 SK그룹의 화두인 ‘행복’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지속성장을 위한 환경영향 최소화 ▲반도체 생태계 우수인력 확보 등 대중소 동반성장 강화 ▲사회안전망 구축 등 3대 핵심 전략을 새롭게 선정했다.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다량의 에너지와 용수를 사용하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 저감, 수자원 보호, 폐기물 재활용 등 환경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한편, 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 프로그램도 더욱 확대했다. 또한, 코로나19와 같은 이슈나 자연재해에 대비해 국민의 안전과 생존을 지원하는 사회적 안전망(Social Safety Net)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Epliogue… 2020 지속경영보고서 담당자 인터뷰
SK하이닉스는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지속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은 건전한 기업시민으로서 역할을 다하려 하는 SK하이닉스의 노력을 살필 수 있으며, 나아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보고서는 기업과 이해관계자를 잇는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 2020 지속경영보고서 제작에 참여한 손희영 TL(SV전략) 역시 "보고서를 제작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독자, 즉 SK하이닉스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라며 "이번 보고서에서는 이해관계자가 관심 있어 할 만한 내용을 간결하고 임팩트 있게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이해관계자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SK하이닉스가 추구하는 DBL의 핵심을 간략하게 요약한 ‘DBL 한눈에 보기’(p.4),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숫자로 강조한 인포그래픽 ‘이해관계자 DBL Highlights’(p.8) 페이지가 단적인 예다. 이어 ‘STAKEHOLDER HIGHLIGHTS’(p.9~20) 파트에서는 고객, 투자자, 지역사회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기대와 요구에 따라 회사가 어떠한 지속가능경영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그렇다면 SK하이닉스는 지속가능경영에 있어 타기업과 어떠한 점이 차별화될까? 손희영 TL은 이에 대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SK그룹만의 'DBL 경영 원칙'을 꼽았다. 그는 "사회문제 해결에 힘쓰며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가다 보면, 결국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손 TL은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반도체 기업으로서 제품을 개발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넘어, 늘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고민하고 실행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구성원과 이해관계자가 행복한 회사, 나아가 우리 사회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우리의 의지와 진심이 독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