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들도 직장 동료다. 과연 우리는 회사에서도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은 회사 밖에서만 찾아야 하는 걸까? 이 물음에 답을 찾아가기 위한 SK하이닉스의 행복 여행 가이드, 행복지도가 발간됐다.
뉴스룸은 행복지도를 통해 구성원의 행복 영향요인을 알아보고, 이 요소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행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살펴봤다. 그리고 실제 현업의 리더와 구성원을 만나 회사에서의 행복에 대해 들어봤다.
※ 인터뷰 및 사진 촬영은 COVID-19 방역 수칙을 준수해 진행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행복 여행 가이드, 행복지도 그 두 번째 이야기
SK그룹은 지난해를 행복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관계사별로 현장 중심의 행복전략 추진 조직인 행복문화사무국(현 행복Communication팀)을 신설했다. 행복Communication팀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행복과 관련한 구성원의 일상 데이터(이하 행복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구성원의 행복 영향요인을 도출하고, 이를 통해 구체적인 행복 실행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발간된 ‘행복지도’에는 지난 1년간 행복 데이터를 분석해 도출한 인사이트와 함께 행복을 주제로 한 구성원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행복경영의 첫해였던 지난해는 행복경영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구성원의 이야기에 좀 더 귀를 기울였다.
▲ 행복Communication팀 이종혁 TL
“행복지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SK하이닉스의 행복 수준을 가늠하고, 어떻게 하면 회사 안에서 행복을 찾아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올해 행복지도는 구성원의 생생한 경험담을 중심으로 구성해 좀 더 현장 가까이서 공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문체나 디자인 등 전체적인 콘셉트도 에세이 형식을 차용해 소설책처럼 쉽게 읽히도록 제작했습니다”
▲ 구성원의 실제 경험담으로 구성된 에세이(자료 출처: 행복지도)
1장 <핀란드에 가면 행복해질까?>에서는 행복에 대해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내 구성원들이 행복이라는 개념에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2장 <회사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에서는 모바일 앱을 통해 수집된 구성원의 행복 데이터를 분석해 구성원의 행복 영향요인에 대해 알아봤다. 3장 <사람들은 저마다의 얼굴로 웃는다>에서는 행복 요인과 연결된 구성원의 생생한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그려냈다.
“회사에서 난 OO 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 데이터로 발견한 SK하이닉스의 행복공식
행복 찾기의 첫 여정은 행복 영향 요인을 찾는 것. 이에 행복Communication팀은 기존의 한정적인 데이터 수집 방식을 벗어나, 구성원 스스로 일상의 행복을 자유롭게 기록하고 측정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앱 ‘콩’을 자체 개발했다. 지난 1년간 행복Communication팀이 콩으로 수집된 행복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구성원의 행복에는 유능감, 관계감, 자율감이라는 3대 기본 심리적 동기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 구성원의 행복지수와 유능감의 관계(자료 출처: 행복지도)
행복 데이터에 의하면 직장 내 행복한 구성원과 그렇지 못한 구성원을 나누는 중요한 기준은 유능감이었다. 구성원들에게 급여, 물질적 보상 외에 일하는 의미에 대해 질문했을 때 ‘성장/성취’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노력에 대한 성과를 느낄수록 유능감은 더 커지고, 향상된 유능감은 구성원의 행복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변으로부터 역량과 실력을 인정 받으며 성장감을 느끼는 구성원일수록 행복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행복지도에 따르면 회사에서 중요한 과제에 참여하고, 리더로부터 충분한 인정과 칭찬을 받을수록 구성원들은 높은 행복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구성원에게 최근 한 달간 회사에서 행복했던 순간에 대해 묻자, “제안한 과제가 주요 프로젝트로 진행됐을 때” “진행한 업무에 대한 칭찬을 들었을 때” “상사와 동료에게 좋은 평가와 진심 어린 인정을 받았을 때” 등 유능감에 대한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 구성원의 행복지수와 관계감의 관계(자료 출처: 행복지도)
타인과의 관계에서 친밀감과 유대감을 느꼈을 때 느끼는 감정인 관계감은 심리학자들이 행복의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로 꼽는 요소다. SK하이닉스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도 높은 관계감을 경험하는 구성원이 상대적으로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에서 기쁨과 슬픔을 털어놓을 수 있는 동료가 있는지를 묻고 그 응답을 분석해본 결과,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동료를 가진 구성원들이 그렇지 못한 구성원들에 비해 행복지수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동료가 회사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구성원의 행복지수와 자율감의 관계(자료 출처: 행복지도)
자신이 선택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어떠한 일을 지속하는 힘이 있다. 구성원의 3대 행복 영향요인 중 마지막 하나는 바로 자율감으로, 본인의 가치나 성격, 재능에 맞춰 삶의 주요 과제와 목표를 선택하려는 동기를 말한다.
회사에서의 자율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의 수행 방법과 일정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 휴가/유연 근무제 등을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다. 행복지도에 따르면 이 세 가지가 충족될 때 구성원의 행복지수가 높아졌다.
실제 구성원에게 회사에서 언제 보람과 기쁨을 느끼냐는 질문에 “육아와 업무 사이에서 압박이 심한데 주변 동료와 리더의 배려로 유연 근무를 잘 활용하고 있다” “프로젝트 저해 요소를 내가 판단한 분석으로 해결했을 때 보람을 느꼈다” “항상 탑다운으로 일하다가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을 때” 등 자율감에 대한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 구성원의 행복지수와 심리적 안전감의 관계(자료 출처: 행복지도)
또한 행복Communication팀은 유능감, 관계감, 자율감을 충족하기 위해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인사이트를 발견했다. 심리적 안전감은 자신의 솔직한 모습이나 의견을 동료에게 드러내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심리상태를 말한다. 실제 행복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심리적 안전감이 충족된 구성원일수록 행복지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Real Talk] 현장에서 이야기하는 ‘행복’
그렇다면 유능감과 자율감, 관계감 등 행복 영향요인은 어떻게 충족할 수 있을까? 실제 현장에서는 행복한 직장 생활을 만들어가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SK하이닉스의 리더와 저연차 구성원을 대표해 자리한 김황연 팀장(미래기술연구원 P-PMA)과 김성우 TL(제조기술 MEY수율)을 만나 행복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미래기술연구원 P-PMA 김황연 팀장
Q. SK하이닉스 구성원으로서 행복지도를 어떻게 감상했는지 궁금하다. 특별히 공감이 가거나 재미있게 읽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행복에 관련된 기존의 책들은 이론적인 설명이 많아 읽기가 싫었는데, 이번 행복지도는 내 주변 동료들의 이야기가 짤막한 에세이 형식으로 담겨 있어 많이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행복지도 내용 중 <헬스장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한 명은 가족의 성화에 못 이겨 등록했고, 한 명은 스스로 몸을 만들고 싶어 등록했다. 결국은 자신이 자발적으로 의지를 갖고 시작한 사람만 남게 됐다는 이야기다. 행복과 연관해 생각하면,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계획하고 이행해야 끝까지 유지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Q. SK하이닉스 구성원의 일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구성원의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이 유능감과 관계감, 자율감이라고 한다. 실제 직장에서 이러한 요인들에 영향을 받은 경험이 있는가?
실제 현장에서도 유능감과 자율감은 구성원의 행복감은 물론 성과 창출에도 큰 힘을 발휘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엔지니어들은 연초에 제품 개발 목표와 계획을 세운다. 이때 세부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큰 관여 없이 팀원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결과물에 대해서만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자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처음에는 팀원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진행도 더뎠지만, 1년 후 결과를 받아보니 모두 목표를 달성해냈다. 우리 팀원들이 충분히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발휘해 유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느끼게 된 계기였다.
Q. 구성원이 유능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심리적 안전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사내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사실 업무를 하며 잘못된 점을 위주로 보게 돼 칭찬에 인색해지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구성원의 노력과 성과에 대해 인정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들어 많이 깨닫는다.
매년 연말에는 1년 동안 쌓아온 각자의 성과에 대해 한 명씩 만나 리뷰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때 구성원이 자신이 해 온 일들에 대해 리뷰할 때 아무 말 없이 들어주고자 했다. 그리고 성과에 대해 평가를 하기 전, 먼저 구성원의 노고를 인정하고 감사를 표하기 위해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이 같은 리더의 작은 변화가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는데 생각보다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느꼈다. 내년에는 칭찬을 많이 하는 리더가 되고자 한다(웃음).
Q. 임인년 새해, 함께 행복한 직장생활을 만들어나갈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올해는 행복지도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항상 믿고, 행복을 위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으면 좋겠다.
▲ 제조기술 MEY수율 김성우 TL
Q. SK하이닉스 구성원으로서 행복지도를 어떻게 감상했는지 궁금하다. 특별히 공감이 가거나 재미있게 읽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행복에 대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며 이야기하고 있어, 어떻게 보면 추상적일 수 있는 개념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어 좋았다. 행복지도 중에서도 <첫 보고서를 만들던 날>이라는 꼭지에 실린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는다. 나 역시 저연차 구성원이다 보니, 신입 때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공감됐다. 처음 회의에 들어갔을 때 분명 한국말인데 못 알아듣는 말이 90%였다. 당시 팀이 바쁜 시기라 업무를 쫓아가기가 매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열심히 노력해서 입사했는데, 퇴사까지 고민할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언급됐듯 그런 힘든 겨울을 버텨 내 봄이 오는 것처럼 힘든 시간이 지나야 그만큼 성장해 이렇게 웃으며 지난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것 같다.
Q. SK하이닉스 구성원의 일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구성원의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이 유능감과 관계감, 자율감이라고 한다. 실제 직장에서 이러한 요인들에 영향을 받은 경험이 있는가?
관계감과 자율감에 대한 데이터와 해석을 주의 깊게 봤다. 행복지수가 보여주듯, 회사 사람들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다. 그런 만큼 팀 분위기가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 우리 팀을 자랑하자면 탑다운(Top-Down) 형식이 아닌 자유롭게 스피크업(Speak-Up)하는 팀이다. 신입 시절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팀 분위기 덕분이었다.
특히 동기들은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존재다. 가끔 동기들이 부서이동이나 퇴사로 떠나 빈자리가 느껴질 때면 평범한 일상이었던 어제가 큰 행복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관계감은 행복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Q. 행복지도에는 저연차 구성원들이 입사 초기 겪는 어려움과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성장에 대한 고민과 업무 중 성취감을 느꼈던 경험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행복지도에서 한 구성원이 신입 시절을 회상하며 ‘새로운 행성에 발을 내딛는 일’이었다고 표현한 것에 공감했다. 나 역시 그런 시기를 거쳐 성장해 현재는 제품을 맡아 수율을 담당하는 일을 하고 있다. 처음 개발에서 양산으로 넘어와 업무를 수행하며 최종적으로 수율 정리를 했던 적이 있다. 목표한 수율을 달성하고 이를 정리하여 전사 메일을 쓴 적이 있는데, 담당님께서 회신을 통해 칭찬해 주셨다. 아직도 그 메일을 지우지 않고 남겨뒀다. 그 칭찬 한 마디에 기운이 나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다. 저연차 구성원에게는 유능감을 느끼게끔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는 게 최고의 동기부여라고 생각한다.
Q. 임인년 새해, 함께 행복한 직장생활을 만들어나갈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2년이란 시간 동안 코로나19로 다들 힘든 시기를 보내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그동안 새로 입사한 구성원도 있는데, 분산 배치로 일하기도 하고 비대면 위주로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직접적으로 소통할 기회가 적은 편이다. 서로 모르는 경우도 많다. 힘든 시국이지만 내 주변을 한번 더 살펴볼 수 있는 2022년이 됐으면 좋겠다.
“행복은 주어지는 게 아닌 함께 찾아가는 것… 행복 찾기 여정에 동참해주시길”
행복Communication팀은 구성원의 행복 영향요인을 바탕으로 행복 전략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행복을 저해하는 요소인 ‘시간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점오피스를 신설하고, 자율출퇴근 제도를 운영하는 등 행복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전략이 실행되고 있다. 또한, 행복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장 구성원의 주도로 다양한 아이템을 디자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향후 행복Communication팀은 지난 2년간 데이터를 통해 찾은 행복 영향요인 외에, 시시각각 주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구성원의 행복감을 다각도로 심층 분석해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다.
▲ 행복Communication팀 장보경 TL, 이종혁 TL, 한승현 TL(왼쪽부터)
행복지도 제작을 담당한 행복Communication팀은 “행복지도에 담긴 구성원들의 스토리를 통해 많은 공감과 위로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힘든 회사 생활에서 작게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함께 행복을 만들어나갈 구성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행복지도는 구성원 여러분의 데이터로 만든, 구성원의 목소리가 담긴 책입니다. 이 책을 보고 그동안 기록했던 일상 데이터와 설문, 투표 참여가 이런 식으로 반영돼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행복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함께 찾아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구성원 여러분이 행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할 테니, 행복 찾기 여정에 용기를 내서 함께해 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