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는 우리 생활에 필요한 중요한 자원 중 하나죠. 이제는 전기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생활 속 깊숙이 자리잡았는데요. 오늘날 이렇게 편리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 많은 연구와 실험이 이루어져야만 했답니다. 따라서 이렇게 다양한 실험을 하기 위해서도 충분한 양의 전기가 필요했겠죠. 1700년대 중반까지는 마찰전기발생장치를 이용해 발생시킨 전기를 이용했는데요. 하지만 언제나 부족한 전기량으로 과학자들은 고민이 많았습니다. ‘전기를 담는 그릇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바람에서 시작한 연구는 18세기 전기 분야에 최대의 이슈를 만들어내는데요. 바로 최초의 콘덴서의 형태였던 라이덴병의 발견과 그 개발자 에발트 폰 클라이스트의 등장입니다. 많은 과학자들의 고민을 해결해 준 한 과학자의 이야기, 지금부터 SK하이닉스 하이라이트가 전해드립니다.
1700년 독일 포메라니아에서 태어나 1720년대 라이덴대학에서 과학을 공부한 클라이스트는 졸업 후 고양한 포메라니아로 돌아가 과학과는 관계없는 일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과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독일에서는 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전기 실험을 할 정도였죠. 이는 클라이스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과학자들은 사람들 앞에서 마찰전기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킨 후 그 전기를 방전시켜 여러 가지 물질에 불을 붙이는 실험을 많이 했는데요. 시선을 끄는 실험에 당연히 사람들은 몰려들었죠. 전기에 관한 실험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볼거리 중 하나였습니다.
과학자들은 가능하면 많은 전기를 모아 충분한 양을 실험에 사용할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그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죠. 하지만 이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전기를 그릇에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단순히 전기를 담아둘 수 있는 그릇을 만들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무기체인 전기를 그릇에 담을 수는 없었는데요. 그러다 정말 우연한 기회로 그 방법을 찾게 됩니다. 바로 병에 물을 담는 것과 전기를 그릇에 담는 것을 연관 지어 생각한 것이죠! 이를 통해 클라이스트는 비슷한 이치지만 전혀 다른 방법으로 전하를 병에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 클라이스트의 전기 발생장치 실험
클라이스트는 스스로 전기 발생장치를 제작해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마찰을 이용한 전기 발생장치는 단점을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발전기가 꼭 필요했죠. 그리고 더 강한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이에 그는 강한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전체의 질량을 크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기의 세기는 대전체의 질량에 비례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죠. 그래서 그는 대전체로 사용될 병에 물을 채우고 전하가 달아나는 것을 막기 위해 병을 부도체로 둘러쌌습니다. 이렇게 하면 병에 대전되는 전기량이 늘어날 것이라 판단했던 것이죠.
그런데 중요한 사건은 그가 전기 발생장치를 돌려 병을 대전시키고 있는 동안 한 손으로 병을 만지는 순간 일어났습니다. 그가 병을 만짐과 동시에 기대했던 것 이상의 강한 전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었죠. 그는 이 실험 결과를 편지로 베를린 아카데미에 보고했고 지금의 기장치를 만드는 데 크게 일조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클라이스트가 만든 전기 발생장치의 원리는 무엇일까요? 그가 고안해낸 장치의 주요 포인트는 전기를 저장하는 공간인 ‘라이덴병’인데요. 이 라이덴병에 전기가 저장되는 원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두 도체가 작은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을 때 한 도체에는 전기의 플러스극을 연결하고 다른 도체에는 마이너스 극을 연결하면 도체에 전기가 저장되는 것이죠. 이때 저장되는 전기의 양은 도체의 넓이에 비례하고 도체 사이의 거리에 반비례합니다. 두 도체 사이에 전기가 흐르지 않는 유전체를 끼워 넣으면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데요. 이것은 현재 우리가 전자 기기의 부품으로 사용하고 있는 축전기에 전기가 저장되는 원리랍니다.
▲ 라이덴병의 초기 모습
라이덴병에서는 병 안쪽에 담겨 있는 물이 도체의 역할을 하고 병의 바깥쪽을 만진 손이 또 다른 도체 역할을 한 것인데요. 병의 재료인 유리는 도체 사이에 끼워 넣은 유전체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현재 실험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라이덴병은 유리병의 안과 밖에 주석박을 입혀서 만들어집니다. 안쪽과 바깥쪽에 도체를 입히고 그 사이에 유전체인 유리를 배치하는 셈이죠. 전기 발행장치에 의해 발생된 전기가 안쪽 금속이나 물에 저장된 후에 바깥쪽 금속과 안쪽 금속을 도선으로 연결하면 많은 전류가 한꺼번에 흐르게 됩니다.
▲ 라이덴병을 이용해 실험하던 모습을 재현한 사진. 왼쪽이 마찰전기를 만드는 전기 발생장치이며, 오른쪽의 작은 병이 라이덴병
라이덴병의 초기 모습은 작은 유리병에 물을 조금 채워 코르크 마개로 막은 다음 철사나 못을 코르크 마개에 꽂아서 물에 닿게 하는 형태였는데요. 이 병을 대전시키기 위해서 철사의 노출된 한쪽 끝을 정전기를 일으키는 마찰기구에 접촉시키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접촉을 끊고 나서도 철사에 손을 대보면 전기충격을 받게 되는데, 이는 전기가 남아 있다는 증거가 되죠. 현재는 부도체인 병의 안쪽 면과 바깥 면을 얇은 금속막으로 코팅하여 바깥쪽 면은 접지를 시키고 안쪽 면은 주둥이에 꽂혀 있는 중앙의 청동 막대와 연결하는 방식인데요. 이러한 라이덴 병은 학교 교실에서 시범용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라디오, 텔레비전, 그 밖의 다른 전기기구에 널리 쓰이는 축전기의 원리를 이해시키기 위한 도구로서도 매우 중요하답니다.
클라이스트의 라이덴병의 발명은 전기실험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전기 발생장치로 발행시킨 전기를 병에 담아 가지고 다니면서 손쉽게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전기의 정체를 밝혀내는 연구에 크게 공헌했던 미국의 프랭클린도 영국을 통해 라이덴병을 전달 받아 많은 전기 실험을 할 수 있었죠. 클라이스트가 우연한 계기로 발견한 장치가 현재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꾼 셈인데요. 여러 번에 걸친 실험과 과감한 결단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겠죠. 새로운 발견을 위해서는 때때로 이러한 실행력과 과감함이 필요하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앞으로 여러분의 더욱 편리한 생활을 위해 다양한 시도와 연구를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