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수십 년간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며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1등 공신으로 우뚝 섰다. 그 뒤에는 빛나는 기술력과 더불어, 보이지 않는 숨은 노력들이 배어있다. 수출입통관 업무가 그중 하나. 반도체 생산을 위해 해외로부터 원·부자재를 수입하고 제조·가공된 완제품을 다시 해외로 수출하는 일을 말한다. 이러한 수출입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질수록 반도체의 가치와 기업의 경쟁력은 배가된다.
이처럼 SK하이닉스 반도체의 시작과 끝에는, 수출입통관을 책임지는 Infra구매담당 통관팀이 있다. 뉴스룸은 이천캠퍼스에서 이들을 직접 만나 SK하이닉스에서 이뤄지는 수출입통관 업무, 그리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갖춰야 할 역량과 자질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원자재 수입부터 완제품 수출까지…반도체의 여정에 그들이 있다
반도체 칩 하나를 만드는 과정은 길고도 복잡한 여정이지만, 항상 그 시작에는 통관팀이 있다. 통관팀이 반도체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및 장비를 수입통관 절차를 진행해 줘야만 적기에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 SK하이닉스의 주요 수입 품목은 웨이퍼(wafer), 가스(gas), 포토레지스트(PR)와 같은 원자재와 극자외선(EUV) Scanner, Etcher, CVD 등의 제조용 장비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우, 이를 주로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 해외 의존도가 높은 편. 따라서 신속한 수입통관은 곧 제품의 퀄리티와 생산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 단계에도 통관팀의 역할이 막중하다. 제조·가공된 반도체 완제품을 전 세계 곳곳 고객의 손에 전달하기 위해 세관에 정확한 수출신고를 하는 일을 맡고 있기 때문. 타이밍이 생명인 반도체 시장에서, 수출통관은 곧 기업의 매출과도 직결되는 일이다.
이처럼 반도체 여정의 시작과 끝에 서 있는 Infra구매담당 통관팀. 이들은 ‘신속·정확한 수출입통관으로 MPR/S를 지원한다’라는 미션 아래, 지금도 현장에서 관세 법규의 절차에 따라 세관을 통해 물품을 수출, 수입 또는 반송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신속·정확한 통관이 곧 SK하이닉스의 경쟁력! 통관팀 업무 A to Z
통관팀의 업무는 크게 수출입통관, 보세화물 관리, 보세공장 사후관리, 통관 Risk Mgt. 관리,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업체(AEO) 이행 관리, 각종 대관 업무 등으로 나뉜다. 그리고 업무에 임할 때 통관팀의 ‘무기’ 관세법을 근간으로 업무의 적법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수출입통관, 즉 원자재 및 장비의 수입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마치고 현업에 전달하는 것이 통관팀의 핵심 업무. 이를 위해 ‘도착전수입신고’와 ‘사후신고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도착전수입신고는 수입 장비가 인천공항을 출발해 회사(보세구역)로 이동하는 동안 수입통관 절차를 마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도착 즉시 장비와 원자재를 생산 라인에 투입할 수 있다. 또한, 휴일에 반입되는 원재료는 ‘사후신고제도’를 통해 바로 사용하고, 수입통관은 휴일 다음 날 진행할 수 있다.
통상 수입된 원자재는 관·부가세가 유보된 상태로 국내로 들어와 보세공장에서 제조·가공돼 그대로 수출된다. 완제품으로 다시 수출되기 전까지는 세관장의 허가 및 승인 없이 외부 반출이 절대 불가능한데, 이러한 보세공장을 사후관리하는 것도 통관팀의 주요 역할 중 하나. 원자재를 보세 상태로 관리하는 데에는 매우 엄격한 기준이 요구되지만, 원자재를 관세 부담 없이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금리 부담을 덜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실제 통관팀은 보세공장제도 운영을 통한 연간 관세 100억 원, 부가세 6,500억 원의 과세 유보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통관팀은 ‘자가통관제도’를 이용해 ‘24시간 수출통관 체계’도 구축했다. SK하이닉스의 ERP 시스템을 통해 관세청에 즉시 수출신고를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휴일 및 야간에도 VPN(Virtual Private Network)을 통해 집에서도 수출 신고를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모든 업체가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관세청으로부터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업체(AEO) 공인을 받은 업체만이 가능한 일. SK하이닉스는 지난 2011년과 2016년 이 중 최고 등급인 AAA등급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수출입 신고 시 관세청으로부터 ‘관련 서류 제출’, ‘선별검사 100% 면제’, ‘기업심사’, ‘기획심사 면제’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이 역시 통관팀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현재 SK하이닉스의 적시 통관율은 97%에 이르며, 거래명세서(Invoice) 누락이나 협력사의 선적서류 오류만 없다면 거의 하루 안에 모든 통관 절차를 완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통관 과정에서의 법률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 역시 통관팀의 업무다. 통관업무 시 수입·수출이 가능한 물품인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수출입 물품에 대해 적용되는 다양한 법률도 살펴야 한다. 이 과정을 소홀히 하면 과태료 부과 및 세금 추징 등에 처할 수 있기 때문. 이에 통관팀은 자체적으로 관련 법규 준수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통관팀은 관세선을 지키는 파수꾼, 주인의식과 책임감이 중요”
Q. 현재 팀에서 맡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
Infra구매담당 통관팀의 팀장으로서, 수출입통관부터 대관 업무에 이르기까지 통관팀의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Q. 통관 업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통관 외에도 다양한 업무를 해봤지만, 일을 하다 보니 통관만큼 깔끔한 일이 없더라. 법률을 공부하고 자신만의 업무 효율과 노하우를 터득하는 과정 자체가 어렵지만, 2~3년 노력을 하면 그 뒤로는 한결 수월하다. 그 어느 부서보다도 업무의 객관성이 짙기 때문에, 깔끔하고 정직한 게 통관 업무의 매력이다.
Q. 업무 중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우리가 통관한 장비가 생산라인에 설치(Set-up)돼 적기에 제품이 생산되고, 다시 제품들이 통관 절차를 거쳐 수출됨으로써 매출에 기여하는 것을 볼 때다. 또, 관세청에서 주관하는 우수사례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대외적으로 통관팀의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을 때 뿌듯했다.
Q. 통관팀 입사에 유리한 스펙이 있다면?
아무래도 무역학과를 비롯한 상경계열 전공자가 유리한 편이다. ‘무역실무’, ‘수출입통관 실무’ ‘무역 및 관세 관련 법규’ ‘관세평가 지식’ ‘품목분류의 이해’ ‘AEO 이행 관리’ ‘FTA 실무’ ‘부가세 등 국내 세무’와 더불어 반도체 제품과 제조공정 및 장치에 관한 지식을 갖추고 오면 좋다. 특히 관세사 자격증을 가진 지원자라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Q. 이 업무에 필요한 의 자질은 무엇인가?
열심히 일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강조하고 싶다. 통관 담당자로서 나의 행위는 곧 회사의 행위다. 그래서 통관 업무를 할 때만큼은 ‘회사의 주인’이라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대관 업무를 할 때도 마찬가지. 그리고 통관 업무는 실물 관리가 아닌, 무역과 관세 관련 절차법에 맞추어 품목분류, 관세평가, 통관절차 등의 행정행위를 하는 업무다. 그러다 보니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될 수 없으며, 자신의 책임하에 모든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 따라서 책임감도 중요한 자질 중에 하나다.
Q. SK하이닉스에게 통관팀은 어떠한 존재인가?
군인들이 국경을 지키는 것처럼, 우리는 관세선(한 국가의 관세 법규가 적용되는 전 경계)을 지킨다. 그런 의미에서 통관팀을 ‘관세선을 지키는 파수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관세선을 넘나들며 불공정 무역을 막고, 관련 법규를 지켜 신속 정확한 통관 업무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관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효율을 찾아가는 업무… 늘 ‘적법성’ 상기해야”
Q. 현재 팀에서 맡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
박종준 TL(이하 박) : 해외에서 들어오는 장비나 물품 등에 대한 수입통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신속하게 통관을 진행해 제품을 생산 및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재현 TL(이하 김) : SK하이닉스의 이천·청주 캠퍼스에서는 보세공장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해외 수입 및 국내 공급 원재료 관리와 완제품 수출 등, 이천 캠퍼스의 보세공장을 운영 및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Q.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박 : 통관 관련 법은 무역 및 경제 환경 트렌드에 따라 수시로 개정된다. 개정된 법과 규정 등을 수시로 습득하고, 이를 업무에 적용해야만 한다. 또한, 경영활동을 함에 있어 장애가 되는 불합리한 사항들을 발굴해 개선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김 : 평소 늘 법률 개정 등 통과 관련 뉴스를 수시로 확인해, 회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검토하고 있다.
Q. 통관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박 : 다른 업무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통관 업무에서는 적법성을 먼저 확보한 뒤 일을 시작해야 한다. 관세법은 다른 법보다 위법에 대한 처벌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그래서 늘 ‘적법성’을 상기하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일을 해야 한다.
김 : ‘꼼꼼함’과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로부터 통관과 관련해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과세관청은 사후심사를 통해 잘못된 부분들을 찾아 고지하기 때문에 항상 꼼꼼하게 관심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
Q. 실무자 입장에서 통관 업무의 매력을 꼽자면?
박 : 통관을 한문으로 풀이하면 통할 ‘통’, 관계 ‘관’이다. 그런 의미에서 통관팀은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된 있는 조직을 잇는 허브(Hub)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관계가 참 중요한 팀이다. 수출통관을 진행하려면 영업팀과 물류팀, 해외 현지 법인 등과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 수입통관을 할 때도 역시 구매팀부터 자재팀, 물류팀, 외환팀 등 관련되지 않은 부서가 없을 정도다.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다 보니, 자연스레 무역의 전 프로세스를 이해하게 된다. 다양한 부서와 협업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김 : 통관 업무를 하면 결국 모든 생산 과정과 원자재 및 장비 등에 대해 공부하게 된다. 비록 현업의 전문가만큼 완벽하진 못하지만, 반도체에 대해 전체적으로 두루두루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Q. 업무 중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는가?
박 : SK의 화두가 바로 ‘행복’이다. 수출을 할 때나 수입을 할 때, 빨리 통관해주면 현업의 구성원이 행복해지지 않나 싶다. 그래서 항상 신속하게 통관이 됐을 때 “행복하죠?”하고 물어본다. 그럼 상대방도 그렇다며 웃는다. 그런 의미에서 통관팀은 행복을 통관시켜주는 사람들이다. 물건을 통관하는 게 아니라, 마음까지 통관하는. 신속한 업무 처리에 현업에서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김 : 무엇보다 내 손으로 수출통관을 시킴으로써 회사의 매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가장 뿌듯하다. 월말에는 항상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반도체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것이지 않나. 우리가 만든 제품이 전 세계 곳곳에 있는 고객의 손으로 무사히 전달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Q. 미래 만나게 될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박 : 통관은 누구나 할 수 있어도 아무나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뜨거운 열정과 통관을 가지고 놀 수(?) 있는 마인드로 도전한다면, 여러분은 아무나 될 수 없는 ‘통관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거다.
김 : 통관 업무는 처음에는 매우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팀원들이 많이 응원하고 도와줄 테니 새로운 도전을 함께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