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2_하이닉스 블로그 인명사전 컨텐츠.png

시대가 변화하며 발전함에 따라 프로그래밍 역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새로 등장하거나 업그레이드된 다양한 개념들은 프로그램과 프로그램이 사용하는 자료를 더욱 명확하게 구분 짓는 역할을 하고 있죠. 이제 자료는 더 이상 프로그램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자체적 논리구조를 가질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혁신적인 변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중 하나가 우리가 일상에서 늘 사용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인데요. 오늘은 이러한 현대적 데이터베이스의 개념을 구축해낸 현대적 데이터베이스의 아버지, 찰스 윌리엄 바크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title1 (91).png

자료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방법은 프로그램을 작성함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과거 자료를 입력할 때는 직업 저장하거나 조작하는 방법을 사용했는데요. 현재는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자료를 손쉽게 이용하고 있죠. 이처럼 현대의 프로그램과 자료의 구조는 점점 분리되는 모양새인데요. 이와 같은 일을 가능하게 하는 DBMS(DataBase Management System;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의 도입은 현대 컴퓨팅 환경을 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가져온 선구자 중 하나가 바로 73년 튜링상 수상자인 찰스 윌리엄 바크만(이하 ‘찰스 바크만’)입니다. 그는 자료의 조작과 저장, 관리를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분리하는 개념을 처음으로 고안해낸 사람이기도 하죠.

찰스 바크만은 대부분의 튜링상 수상자들이 학교에서 연구를 하며 일생을 보낸 것과는 달리, 기업체의 연구소에서 일했습니다. 또한, 수학이나 컴퓨터과학이 아닌, 기계공학을 전공했다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죠.

찰스 바크만은 1924년 미국 캔자스주 맨해튼에서 태어났습니다. 미시간 주 이스트랜싱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2차 세계대전 때 미군에 입대하여 1944년 3월부터 1946년 2월까지 사우스웨스트 퍼시픽 시어터(South West Pacific theatre)에서 복무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90밀리미터 총의 명중을 위해 발사 제어 컴퓨터를 이용하는 일을 맡기도 했습니다.

1 - 2019-10-21T223136.267.png
▲ 기술적 주제를 논의 중인 젊은 시절의 찰스 바크만

1946년 복역을 마치고 나서 그는 미시간 주립 대학에서 기계학을 전공한 데 이어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에서 기계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 후 그는 미시간에 있는 도우 화학회사의 오퍼레이션스 리서치 분야에서 처음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되는데요. 1957년 만들어진 도우의 컴퓨터 분과에서 일하게 되면서 생산 라인과 사업 정보들을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게 시작합니다.

 

title2 (91).png

1961년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이하 GE)으로 이직한 그는 GE의 생산라인을 관리하기 위한 정보조회 및 조작 시스템인 MIACS 구축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스템에 포함된 것 중 하나가 바로 최초의 상용화 DBMS 중 하나인 IDS(Integrated Data Store)였죠.

★ MIACS란?

생산계획, 공장 간의 작업 분배, 변화하는 상황에 맞춘 재배치 등 현재의 생산라인 관리시스템이 가진 기본 요소들을 모두 갖춘 선구적인 시스템

 

IDS는 최초로 디스크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으로 디스크를 이용한 가상 메모리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페이지 단위의 버퍼를 사용해 최근에 접근했던 자료는 거의 바로 접속할 수 있었죠. 사용할 분야에 따른 조건에 맞춰 자료 저장 방식을 지정할 수도 있었고 자체적 GE GECOM 언어를 통해 레코드에 대한 저장, 탐색, 삭제, 수정 등의 기능이 가능했습니다.

이 같은 만능 데이터베이스의 등장은 프로그래밍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는데요. 예전의 프로그램이 자료를 저장 및 처리하고 내보내는 시스템이었다면, 새로운 프로그래밍의 흐름은 데이터베이스에서 자료를 불러들여 처리하고 갱신하는 과정으로 구성됩니다. 여기서 자료는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존재하며, 따로 삭제하거나 수정하기 전에는 변화하지 않죠. 따라서 프로그래머는 자료의 사용법을 프로그램에 지정하는 것이 아닌, 그때그때의 필요에 의해 자료의 구조와 연결을 설계하여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데이터는 프로그램에 종속된 것이 아니며, 여러 개의 프로그램이 동시에 같은 데이터에 접근해 함께 동작할 수도 있죠. 이는 데이터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계기를 만들어준 혁신적인 일이기도 했습니다.

2 - 2019-10-21T223215.695.png

IDS가 더욱 의미 있는 것인 최초의 상용화된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이자 바크만 네트워크형 데이터베이스 모델의 효시가 된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후대에 등장한 GE IDS와 허니웰의 IDS II, Cullinet의 IDMS 등 여러 데이터베이스의 모델이 되었는데요. 트리 형태를 한 계층형 데이터베이스의 문제를 보완한 것이기도 합니다.

최초의 데이터베이스 모델 중 하나인 계층형 데이터베이스 모델은 자료들을 상하관계에 의해 저장하는 구조로 하나의 부모 밑에 여러 개의 자손이 있는 일반적인 트리(Tree) 형태의 모델이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어떠한 문제에 대한 유용한 도구가 되어주었지만, 필요한 자료들을 재구성하기에는 부족했죠. 찰스 바크만은 이 문제를 보완해 각각의 자료가 여러 개의 부모와 자손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격자 형태의 모델을 개발했는데요. 이는 현실 세계의 실질적인 문제를 리모델링하는 데 더 가치 있는 도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title3 (65).png

바크만은 이후에도 데이터베이스의 선구로 많은 업적들을 남겼습니다. IDS를 발표한 후에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GE 컴퓨터사업부로 옮겨 멀티 프로그래밍을 지원하는 IDS 새 버전을 상용화하는 작업에 착수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멀티 프로그래밍 버전으로 한 개 이상의 프로그램이 동시다발적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자료를 조작하는 일을 가능케 했습니다. 이와 함께 바크만은 데이터베이스 조작을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인 dataBASIC, 자료 구조를 응용 프로그램의 구조와 독립적으로 표현하고 이용하기 위한 바크만 다이어그램도 고안했습니다. 또한 바크만은 CODASYL(Conference on Data System Languages)의 일원으로 계층형 데이터베이스의 표준안을 작성하기 위한 일에 참여하는 등 데이터베이스를 표준화하고 보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바크만은 1973년 소프트웨어계의 노벨상이라도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하게 되는데요. 과거 프로그램에 종속적이었던 자료들을 프로그램에서 분리시켜 독립적으로 존재하게 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높이 평가한 것이죠. 그 후로도 바크만은 American National Standard Institute SPARC의 연구위원으로 데이터베이스의 표준화에 기여했으며, 1978년에는 영국 컴퓨터 학회의 영예회원으로도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3 - 2019-10-21T223251.196.png

▲ 특허인증서 앞의 찰스 바크만

바크만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1983년 자신의 회사인 Bachman Information Systems를 세워 여기에서 CASE(Computer-Aided Software Enginee ring) 도구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실제 사업상의 요구와 데이터베이스, 혹은 프로그래밍 언어 수준에서의 요구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한 것이죠. 그는 이런 CASE 도구에 대한 아이디어들로 여러 개의 특허를 땄으며, 컴퓨터공학협회와 컴퓨터 박물관이 공동으로 진행한 전시 ‘마법사들과 그들의 업적’에서 현대 컴퓨터의 마법사로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14년간 근무한 후인 1997년 은퇴해 현재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아내와 함께 살면서 컨설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4 (100).png

▲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메달을 수여받은 찰스 바크만

바크만은 2014년 12월, 미국 국가 발전에 공로한 기술과 혁신적 태도를 인정받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메달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의 선구적인 연구내용과 업적들이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죠.

 

현대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혁신적인 인물, 찰스 바크만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비록 깊은 관련이 있는 전공자도 아니었고 학교에서 전문적인 연구를 진행하지도 않았지만, 이론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실제로도 적용이 가능하며 유용하기까지 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능동적 태도가 가지는 진취성을 발견할 수 있죠. 미래의 다양한 꿈을 가진 우리 청춘들 역시 반드시 갖춰야 할 태도가 아닌가 싶은데요. 찰스 바크만처럼 매사 열정을 잃지 않는 여러분이 되기를 SK하이닉스 하이라이트가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