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의 가교 역할을 한다! 화학공학과 최영윤 선임에게 듣는 NAND C&C팀

반도체가 실리콘 웨이퍼에서부터 하나의 칩이 되기까지는 수많은 공정들이 반복됩니다. 그 중에 한 공정에서 다른 공정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정이 있는데요. 공정과 공정 사이에서 바로 전 공정에서 발생한 오염물을 제거해주는 C&C 공정입니다. NAND C&C팀 최영윤 선임과 함께 C&C공정은 무엇이고,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업무들이 있는지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공정과 공정의 가교! NAND C&C팀

Q. 안녕하세요. SK하이닉스 하이라이트 독자들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NAND공정개발 그룹의 NAND C&C팀 최영윤 선임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반도체 공정 중 Cleaning 공정개발 담당으로 하고 있습니다.

Q. NAND C&C팀에서는 어떤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NAND C&C팀에서는 업무를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바로 NAND Flash 제품의 CMP(Chemical Mechanical Polishing)와 Cleaning 공정개발인데요. CMP 공정개발은 말 그대로 NAND 과정 중 배열(Align)을 맞추기 위해 평탄화 작업을 위한 화학적 기계적 연마 과정에 대한 개발이고, Cleaning 공정은 애칭과 포토 공정 등 주요 공정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 파티클(Particle)이 없도록 세정하는 공정 개발을 말합니다.

과거에는 C&C 공정을 주요 공정을 보조하는 공정으로 인식했지만, 공정 미세화와 적층이 높아짐에 따라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공정 과정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 가기 전, 전 공정에서 생긴 오염물들을 제거해줌으로써, 후 공정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이죠. 모든 공정의 가교 역할을 하는 중요한 과정으로써 반도체 제조 과정 중에 가장 많이 반복되는 공정입니다.

Q. 최영윤 선임님의 하루 일과도 궁금합니다.

오전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연구FAB에서 웨이퍼를 관리합니다. 반도체 공정은 24시간 공정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데, 출근 후 하는 일은 야간 중에 발생한 이슈를 처리하는 일입니다. 다음은 팀, 파트 단위의 미팅을 통해 그날 이슈와 전달사항을 공유하는 조율미팅입니다.

오후 업무는 실험 데이터에 관한 평가를 위주로 합니다. 해당 장비를 가지고 수치 변화를 주면 어떤 결과가 도출되는지, 어떤 케미컬을 어떤 조합으로 사용할지를 평가합니다. 여러 평가를 통해 해당 공정에서 최적화를 실현해내고 있습니다. 평소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장비에 관한 퍼포먼스를 측정하기 위해선 연구팹에 내려가 업무하고 있습니다.

Q. 선임님이 생각하는 담당 업무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공정 개발의 매력은 남들도 모르는 일을 우리 팀이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가야만 하는 길이지만 못 갔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새로운 일이며, 우리 팀이 역사를 이뤄간다'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반도체 개발에 따라 역할이 커지는 C&C공정

Q. Cleaning 공정개발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은 오염입자인 파티클 관련 이슈입니다. 그 중에서, 흄(Fume)은 파티클 입자보다 작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미세 오염입자를 말하는데, 대부분이 예상치 못한 화학반응의 부산물로 나오기 때문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이슈입니다. 그리고 실수와 예상치 못한 웨이퍼 오염으로 인한 장비, 라인의 1차 오염은 더 큰 문제입니다. 이런 이슈는 전염병에 비유할 수 있는데요. 한번 장비가 오염되면 생산공정이 쉬어야 하기 때문에, 운휴 기간에 회사 입장에선 수십억의 손실을 보게 됩니다. 이런 장비의 1차 오염은 빈도수는 적지만, 타격이 크기 때문입니다.

Q. 요즘 반도체 업계는 'NAND 적층의 고도화’라는 토픽이 주어졌는데, 그로 인해 NAND C&C팀에게 주어진 역할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3D NAND는 과거 2D NAND와 달리 층이 수직으로 쌓이는데, 이때에 Word Line 을 만드는 방법이 KEY 공정입니다. Word Line을 형성하기 위하여 NIT를 제거해줘야 비로소 원하는 프로파일을 형성할 수 있게 됩니다. 이때 공정 Process Time이 길어지면 디바이스 성능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프로파일 형성은 애칭 공정의 주 업무지만, 3D NAND에선 가스의 직진화로 애칭이 할 수 없는 일들을 Cleaning 공정이 하고 있습니다.

Q. 연구개발의 또 다른 이름은 ‘시행착오(Trial and Error)’라고 들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사실 연구개발은 모든 게 시행착오입니다. 개발 자체가 정해진 답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고, 없는 것을 새로 창조하며 나아가기 때문이죠.

저의 에피소드를 말씀 드리자면 장비 셋업 때 있었던 일이에요. Dry cleaning 셋업을 하는데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되어 장비 부품이 잘못된 사실을 모르고 실험했더니 계속 엉뚱한 결과가 나왔어요. 원인을 찾기 위해 모든 값을 바꿔가며 계속 평가를 진행했죠. 평가를 진행할 때 하나의 케미컬만 사용되면 쉽게 원인을 파악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소량의 여러 케미컬의 조합이 사용되기 때문에 최종 원인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깨달은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상대방과 같은 내용을 동일하게 이해했는지 꼼꼼하게 2~3번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Q. 설명을 듣다보니 반도체 공정은 다른 팀과의 협업이 필수일 텐데요. 어떻게 협업하나요?

사실 상 모든 부서와 협업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앞서 설명 드렸듯 여러 공정 분야 사이의 가교 역할이다 보니 다양한 부서들과 함께 일하고 있어요. 부산물이 많이 생성되는 애칭이나, 가스를 이용해 증착을 담당하는 확산, 박막팀과의 협업도 많고, PR 감광제를 사용하는 포토 공정과의 협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모든 과정 후에는 완벽하게 불순물들을 제거해야 후 공정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Cleaning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주로 협업은 책임급 이상 직급자들이 대면 미팅을 통해 진행합니다. 미팅 시 책임들이 각 부서의 결과에 관해 의견 교환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화학공학과' 최영윤 선임과 '반도체'의 연결 고리

Q. 부서와 업무를 향한 애정이 각별하신 것 같은데요. 학부 때는 화학공학을 전공했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히 반도체 분야로 진출한 계기가 있었나요? 반도체 분야만의 매력도 궁금합니다.

대학생활 중에 반도체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반도체가 앞으로 더 발전 가능성이 있는 미래 산업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지금 한참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하는데 그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으니 정확한 예상이었죠. 당시 반도체 회사들의 시장상황이 좋아지고 있었고, SK하이닉스에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여 이 분야를 선택하면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입사해보니 반도체 분야만의 매력은 '다양한 아이디어의 공존'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 개발이 중심이기 때문에 업무에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아요. 같은 성능을 만들어 내는데 다양한 레시피를 통해 구현해 낼 수 있어 도전적인 분야입니다. 그렇기에 회사 분위기도 ‘강압적이지 않고, 의견을 자유롭게 내고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3년 차인 저도 미팅에서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죠.

Q. SK하이닉스에도 화학공학 전공자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주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요?

화학공학을 배우면 유체역학, 고체역학 등 다양한 지식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특정 공정에 국한되어있지 않고, 다양한 공정 직무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화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고, 유체와 표면반응 등의 이해도가 높아 공정 내의 화학반응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반도체 공정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이 화공 전공자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선임님을 비롯해 주변 화공전공자들의 반도체 산업에 관한 인식이 궁금합니다.

보통 학생 때는 '내가 공대를 나오면, 내 전공이 메이저인 회사에 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내 전공을 확실히 살리고 싶다'는 거죠. 보통 '반도체 회사면 전기-전자전공이 메인이고, 화학공학은 서브일 것이다'라는 통념이 있어 반도체 산업 분야에 지원해야 할까 고민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은 다양한 전공자들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 입사 동기도 화공 출신이 많이 있고요. 게다가 모든 공정은 케미컬이 중요하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화공 전공자를 환영하고 있답니다.

Q. 그렇다면 화공 전공자들이 반도체 관련 업무를 잘하기 위해서 전공 외에 미리 준비하면 좋은 과목이 있을까요?

저는 학부 때 반도체 수업을 3과목 정도 들었어요. 고체역학, 반도체공학, 리소그래피 과목을 수강했는데 입사 하고 보니 디바이스의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됐고, 업무 시 수월함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학부 때 전공수업을 수강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입사 후에도 공부는 꾸준히 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갔습니다. 그리고 선배에게도 많이 질문했습니다. 회사 생활하면서 매번 새로운 상황을 맞닥뜨렸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부는 평생 해야 한다'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Q. 직장생활 3년 차이신데요. 예전과 비교할 때 발전한 점은 무엇인가요?

연차가 올라가면서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제 업무 영역뿐 아니라 타 영역, 예를 들어 저희 부서가 개발부서인데, 생산부서 영역도 고려하게 되고, 공정으로 따지면 증착, 애칭 등 전후 공정까지 고려하게 되는 사고와 시야를 가지게 된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반도체 공정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화학공학과 전공자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학 4년간 전공 공부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활동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 업무는 개인 능력만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유관부서의 협력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반도체 분야에서는 더욱 많은 부서들이 함께하죠. 서로 대화가 통해야 실수 없는 일 처리를 할 수 있고, 이는 좋은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러니 소통을 할 줄 아는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