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SUPEX센터 로비가 큼지막한 사진들로 가득 찼다. 사진에 담긴 건 화려한 모델도, 수려한 풍경도 아니었다. 우리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을법한 '이웃들'이 그 주인공이었다. 평범한 일상에서 울고 웃는 이들의 모습이 특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따뜻했다. 그리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오는 울림이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부터 <좋은이웃 사진전>을 진행하고 있다. 행복나눔기금과 연계, 지역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착한 사진전이다. 이번 사진전의 모델은 모두 '행복나눔기금'의 수혜자들이다. 이 사진들이 힘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행복나눔기금은 SK하이닉스에서 운영하는 기부금으로 SK하이닉스 구성원이 일정액을 기부하면 동일 금액을 회사가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조성된다.
▲ 2022년 누적금액, 수혜자 누적수는 현 시점 기준 (2022년 7월)
구성원들의 자발적 의지가 없다면 운영될 수 없는 기금임에도 2011년 시작해 10년 넘게 운영 중이다. 올해까지의 누적 금액은 275억 원. 기부금은 이천, 청주 지역 취약 계층을 돕는 데 쓰이고 있다. SK하이닉스 사업장이 위치한 이천, 청주 지역의 이웃들을 도와 지역사회와 상생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이번 사진전은 인물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감동을 끌어내는 사진으로 유명한 하시시박 작가와 협업해 진행됐다. 수혜자들의 모습을 통해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기부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서다.
각 작품에는 인물들의 자연스러운 멋이 고스란히 표현됐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깊이가 있었다. 이웃들의 일상에 공감한 많은 구성원들이 발길을 멈춰 작품을 감상했다. 순간을 기억하려는 듯 작품을 향해 카메라를 들기도 했고, 작품 앞에서 셀카를 남기기도 했다.
이번 작품들에 대해 하시시박 작가는 "사진에는 포토그래퍼가 찍는 순간에 품은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다. 사람 자체를 순수하게 담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SUPEX센터 컨퍼런스 홀에서 <좋은이웃 사진전> 해설과 질의응답이 있는 큐레이션 세션이 열렸다. 컨퍼런스 홀의 좌석에는 깜찍한 곰 인형들이 먼저 자리했다. 큐레이션 세션에 참석하는 구성원들을 환영하는 의미였다. 곰 인형을 발견한 구성원들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곧이어 무대에 하시시박 작가가 등장했다.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마이크를 잡은 하시시박 작가에게서 쑥스러움과 설렘이 동시에 느껴졌다. 하시시박 작가가 수혜자들을 만나며 겪었던 따스한 에피소드를 얘기하자 홀 내는 집중하는 분위기로 가득했다. 사진전을 기획한 사회공헌팀 김재성 TL과 함께 사진전 준비에 관한 토크쇼도 진행했다. 사진 찍을 때 있었던 일, 준비하며 생겼던 일 등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냈다.
Q. 처음에 사진전에 섭외 됐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하시시박: 사실 처음에는 거절했다. 사회공헌을 바라보는 사회의 일방적인, 전형적인 시선을 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김재성 TL이 기금 혜택 내용이 아니라 인물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설득해줘 용기 내 도전했다.
Q. 하시시박 작가를 섭외한 이유는
김재성 TL: 기존의 숫자로 안내했던 후원금 결과 보고는 구성원에게 공감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현장의 수혜자 모습을 보여준다면 구성원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 인물사진의 강자인 하시시박 작가를 섭외했다.
Q. 촬영 전에 꼭 모델과 대화를 나눈다고 했는데, 이유가 있는지
하시시박: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전문 모델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촬영이 낯설 사람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관심사를 바탕으로 대화를 나눴다.
Q. 인물 사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하시시박: 눈앞에 사람이 어떤 옷을 입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어떤 감정으로 그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지, 어떤 교감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큐레이션 종료 후 하시시박 작가와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졌다. SUPEX센터 로비에서 하시시박 작가와 함께 촬영하려는 구성원들이 줄을 이루었고, 모델로 참여한 수혜자들도 참석해 작품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하시시박 작가와 기념 촬영을 하는 구성원들과 작품에 참여한 모델들
이번 사진전에 대해 구성원들은 “숫자가 아닌 이웃들의 일상과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평을 남겼다.
DRAM OF 제조팀 경윤권 TL은 “숫자로 보이는 기금 사용내역보다 현장 사진에서 묻어나오는 에너지가 더 와 닿았다”며 “급여명세서에 찍힌 기부금이 뿌듯하게 느껴지는 하루였다”고 의견을 남겼다.
<좋은이웃 사진전>은 오는 8월 27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사진전의 의미만큼 행복나눔기금에 대한 공감 역시 커졌다. 행복나눔기금이 포착할 또 다른 이웃들의 일상은 더욱 큰 감동의 순간이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