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블로그_여성 엔지니어_20160203

여러분은 ‘엔지니어’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무래도 남성 엔지니어를 많이 떠올리실 것 같은데요. 반도체 제조 기업인 SK하이닉스에도 남성 엔지니어 분들이 많죠. 이렇듯 남성적 이미지가 강한 엔지니어지만, 사실 성에 구애 받지 않고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분야라는 사실! 많은 분들이 엔지니어에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고자 영하이라이터가 나섰습니다. 현재 SK하이닉스에서 일하고 있는 김현정 책임과 김남희 선임을 만나 엔지니어로서의 꿈과 도전에 관한 이야기들을

꿈 많은 청춘 반도체 엔지니어를 꿈꾸다

1 (56)▲ (좌측부터) 김현정 책임, 김남희 선임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자기소개와 현재 일하고 있는 연구 분야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김현정 책임 안녕하세요. 입사 11년차 김현정 책임입니다. 현재 미래기술연구원 DRAM 소자기술 그룹에 속해 있는데요. 다양한 업무 중 단위모듈 또는 단위 유닛에 대한 새로운 기술개발이 제 주된 업무입니다.

김남희 선임 저는 2011년에 입사한 선임 6년차 김남희 선임입니다. 현재 미래기술연구소에서 NAND 공정을 담당하며, 공정 과정 중 Diffusion과 3D NAND Flash 개발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두 분이 엔지니어의 꿈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김현정 책임 석사과정 때 이 길을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 전까지는 엔지니어란 직업이 생소했었거든요. 대학원에서 실험 쪽 전공을 하며 장비 옆에서 실험을 진행하는 일이 많아져 엔지니어라는 직업이 조금 익숙하게 다가오게 되었죠. 하지만 학부시절에는 ‘강의 듣고 실험하고’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저도 그랬고 이공계를 전공하고 있는 여러분 역시 엔지니어라는 꿈을 가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나는 꼭 엔지니어가 되어야지!’라고 다짐하기 까지 누군가의 설명이나 소개가 없다면 어려웠을 거에요.

김남희 선임 저는 어렸을 적부터 항상 꿈을 과학자, 물리학자를 적어내곤 했어요. 퀴리부인에 깊은 감명을 받아 과학자를 꿈꾸게 되었고, 그때부터 자연 과학에 흥미가 있었는데요. 고등학교 때 이공계에 진학하면서 학부시절 신소재공학과를 선택하여 전공하였습니다. 신소재공학과는 분야가 여러 가지로 나뉘는데요. 그 중 저는 반도체 분야가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대학원도 반도체 쪽으로 진학하게 된 것이죠.

 

Q. 전문 분야이다 보니 대학생 때 연구 등 관련 지식을 많이 쌓으셨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반도체 분야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이를 목표로 삼아 엔지니어가 되기까지 대학생활은 어떻게 하셨나요?

김현정 책임 저는 물리학을 전공했어요.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 2년차에 접어든 와중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반도체는 낯설지 않았는데요. 학부 시절 저희 과 교수님 대부분이 반도체 고체물리 분야를 연구하셨던 분들이었고 실험 과목도 반도체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거든요. 배우는 동안은 반도체라서 흥미가 있었다기보다 그저 무언가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매 학기 ‘주어진 시간을 잘 보내야지’라는 성실한 마음으로 대학생활을 했고요.

김남희 선임 저는 실험과목을 들으면서 실습 당시 PVD 장비나 플라즈마 공정장비를 만지며 반도체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엔지니어라는 직업 분야는 공대에서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던 것 같고요.

 

Q. 취업 시기에 선택의 폭이 한정되어 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 당시 SK하이닉스에 입사하고자 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김현정 책임 회사마다 분위기가 다 다르다고 들었기 때문에 ‘오래 다닐 수 있는 분위기의 회사를 다니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SK하이닉스가 제 첫 직장이고 지금까지 다니고 있는 회사라 그런지는 몰라도, 참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김남희 선임 대학원에서 연구할 때 SK하이닉스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다른 회사보다 SK하이닉스에 관심을 가지고 되었고, 산학장학생으로 발탁되어 입사하게 되었어요. 특히, 부모님께서도 공대 출신이라 회사 동향을 잘 알고 계셨기 때문에 조언을 얻을 수도 있었죠. 두 분 역시 회사 분위기를 강조하시더라고요. 저 역시 오래 다닐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해야겠다는 생각 끝에 SK하이닉스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Q. 두 분 다 석사과정을 밟으셨는데요. 연구원으로 입사하는 경우, 학부생과 석사과정 여부에 따라 업무에 필요한 지식의 차이가 많이 발생하나요?

김현정 책임 석사와 학부생의 지식 차이는 종이 한 장의 차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취업을 할 것인지 대학원 진학을 할 것인지는 선택의 차이인 것 같은데요. 석사과정 진학 시에는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고, 학회 발표나 논문 내용을 읽고 이를 어떻게 접목할지 생각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요하는 회사 환경에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 같아요. 학부생의 경우도 이런 것을 경험해보지 않더라도 회사 내에서 본인의 의지와 뜻만 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김남희 선임 제가 볼 때도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래도 대학원의 장점을 말해보자면, 첫 번째는 학부시절에는 많이 해보지 못한 실험을 미리 다양하게 경험해볼 수 있다는 거예요. 두 번째, 논문의 경우 학부 시절은 단순한 보고서 형식이라면, 대학원 때는 자신이 직접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체계적인 작성이 가능해지죠. 다만 학부생으로 입사 시 아무래도 연구소 엔지니어보다는 제조분야 엔지니어로 많이 배치가 되다 보니 연구소에 관심이 있다면 석박사 과정을 밟는 것이 현실적으로 좀 더 유리 할 것 같아요.

생각과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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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엔지니어라고 하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 분이 맡고 계신 두 기술(DRAM, NAND) 분야의 연구는 어떤 단계나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합니다.

김현정 책임 저 같은 경우 소자 엔지니어인데요. 쉽게 말씀을 드리면, 만들고 싶은 제품을 가장 적은 시간과 노력, 과정, 비용을 들여서 고사양∙고가의 제품으로 현실화하는 거에요. 하지만 단순히 ‘어떻게 하면 좋겠다’가 아닌 기술적으로 접목시키는 분야랍니다. 또한 프로젝트 전반 과정을 관리하는 일도 포함되죠.
보통 무(無)에서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것이 미션이기 때문에 교과서적인 지식도 필요하겠지만, 이전에 시행착오를 겪은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경험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분야별 경험이 많은 분들이 모여서 회의를 거쳐 아이디어 모색 후 실행하는 단계까지 이어나가는 것이 제가 하고 있는 기술개발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어요.

김남희 선임 저는 담당 분야가 공정이다 보니 직접 물질을 만들고 개발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소자적으로나 공정적으로 원하는 스펙이 생기는데 이게 될까 싶은 미션들이 굉장히 많이 생겨요. 예를 들어 Uniformity는 ‘몇 프로 이하로 낮춰라’라는 미션이 주어졌을 시 ‘과연 될까?’ 하는 일들이 많죠. 어떻게든 개선을 해야 하고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생각을 하다 보면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저보다 경력이 높으신 분들께 조언을 얻다 보면 소스를 얻게 되기도 하고요.
공정엔지니어가 가장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성실함인 것 같아요. 그냥 찍어서 한번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스플릿 과정을 거쳐 적합한 환경이 나오면 또 개선하는 것이 공정엔지니어가 하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최단 시간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과정을 거쳐 또 다시 스플릿을 해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긍정적인 생각으로 주변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연구 과정 자체가 하나의 고도화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끊임없는 연구와 실험 속에서 가장 보람되고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이와 관련해 특별한 기억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셨다면 말씀 부탁드려요.

김현정 책임 저는 제가 개발한 기술이 실제 제품에 탑재되었을 때 가장 뿌듯했어요. 또 탑재가 안되었더라도 시작을 해서 성과를 잘 내면 보람이 있어요. 선택률이 낮기 때문에 선택된다는 것 자체가 무척 힘들거든요. ‘어려운데 어떻게 하지’라는 마음가짐보단 ‘시작한 프로젝트는 무조건 성공을 시켜야겠다’라는 생각이 중요한 것 같아요.

김남희 선임 저 역시 연구 결과가 좋으면 뿌듯해요. 1년 전까지는 PC램 부서에 있었는데 그 때 GST라는 상변화 물질을 연구했었어요. 주요 업무는 GST의 조성을 변화시키거나 해서 여러가지 특성 있는 물질을 만드는 것이었죠. 그 과정에서 결과가 좋게 나오거나, 추후 EPM 결과가 개선이 되어 나오면 뿌듯하더군요. 지금은 제가 맡고 있는 공정이 베이스라인이 되었을 경우 뿌듯해요. 현재 제품화를 위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나중에 디바이스로 넘어 갔을 때도 제가 셋업한 공정이 실제로 사용되면 뿌듯할 것 같아요. 제 손길이 묻어 있으니까요.

 

Q. 아무래도 남성들이 주를 이루는 환경에서 업무 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그러한 것들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김현정 책임 엔지니어라서 남자가 많은 게 아니라, 업종 자체가 남자가 많은 업종인 것 같고 특히 개발 부서는 더욱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직접 와서 느낀 점은 업무 환경은 부서와 연구 성향이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었어요. 팀이나 상사, 조직의 분위기나 성향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거죠.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것보다는 많이 물어보고 알려는 노력인 것 같아요. 그런 노력만 있다면 ‘남자냐, 여자냐’는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랍니다.

김남희 선임 저도 책임님 말씀에 동의해요. 남녀를 떠나 스스로 얼마만큼 노력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자신이 진짜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성실히 일에 임한다면 차별 같은 건 존재할 수 없죠.

 

Q. 지금까지 전반적으로 회사 생활에서 여성 엔지니어의 입장을 얘기 해주셨는데요. 결혼 후 달라지는 점이 있을까요?

김현정 책임 결혼 후에는 아무래도 업무 외적인 일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것을 동료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이 현 상황이에요. 자신이 그 업무를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동료들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부담이 가는 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이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김남희 선임 지금껏 근무하며 업무환경이 크게 힘들게 다가 온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또 지금 제가 임신 4개월 차이다 보니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출산 후 휴가를 다녀오면 1년 정도의 공백이 생기는데, 돌아온 뒤 내가 일을 잘해낼 수 있을까 고민이 되기도 하고, 아기는 어디에 맡겨야 될지 또 회사 일은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합니다. 그래도 애를 낳고도 계속 다니는 선배님들이 많으니 다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요.

 

Q. SK하이닉스 내에서 여성 엔지니어들의 노고와 공이 크다고 들었습니다. 이 같은 성과에 여성들이 기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현정 책임 여성이라고 해서 성과를 더 낸다거나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여성, 남성 개인의 성향 차이일 수도 있는데요.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첫 번째는 남녀가 같이 보고서를 작성할 때의 분위기 차이에요. 보편적으로 여자가 더 섬세한 느낌을 주긴 하거든요. 두 번째는 남자가 절대 다수이다 보니 여자가 보다 부각이 된다는 거예요. 임팩트가 있는 거죠. 회의를 가면 혼자 여자이고 그런 면이 두드러져 보일 수 있는 거죠.

김남희 선임 여자라서 더 잘한다거나 성과가 크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이 더 잘된다고 보는 것이 맞겠네요. 다만 그 중에 여자가 더 적어 눈에 띄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Q. SK하이닉스의 엔지니어로 일하시면서 느꼈던 반도체 산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김현정 책임 시대가 바뀌어가는 분위기에 같이 흘러가는 것. 이게 가장 큰 매력이에요.

김남희 선임 주변 사람들에게 ‘이 핸드폰 안을 내가 만들어 낸 거다’ 이런 식으로 자랑할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하죠. 최첨단 산업이다 보니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을 보며 자긍심을 느끼기도 하고요. 앞서나가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Q. 이와 관련해 반도체 산업의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현정 책임 DRAM 같은 경우는 연구해 온지가 오래되었어요. 이 분야는 기술력이 없다면 시장 진입이 힘들어요. 시간과 인력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다는 의미죠. 원래 어려웠던 기술들이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아직까지는 몇 개 회사가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어요. 이런 시장 진입을 위해 다른 회사들이 DRAM이 없어도 되는 제품들을 만드는 게 변화이고 위협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따라 오는 것이 아니라 대체 제품을 만들어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죠.

김남희 선임 회사에서 위기 경영에 대한 얘기를 강조하고 있어요. 원래 연구소에서 개발을 해도 양산 쪽으로 넘어가면 다시 셋업을 하는 과정에서 시간누수가 심한데요. 이런 시간 누수를 줄이려고 해요. 그래서 연구소 때부터 양산을 고려해서 개발을 하고 양산으로 넘어가면 시간 지연 없이 업무처리가 가능한 점을 주목하고 있어요.

혼자보다는 함께 이뤄나가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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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성 엔지니어로서 두 분의 꿈은 무엇인지, 혹은 연구 분야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현정 책임 우선 저는 메인 프로젝트 리더가 되고 싶어요. 제 분야는 의사결정이 상당히 많고 다른 분들의 의견을 참고하여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의사결정을 하게는 되어 있지만, 최종 의무와 책임은 저희 쪽으로 귀결이 되요. 그래서 더 부담이 되기도 하고요. 제가 출사표를 낸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목표에요.
두 번째 목표는 ‘이 사람이라면 같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동료가 되는 거에요. 이번에 새로운 후배 기수들이 들어왔는데요. 현재 저는 ‘이 분들이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 줄 수 있을까’ 고민 중이에요. 그러려면 저부터 이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김남희 선임 저는 일단 양산하고 있는 디바이스 쪽으로 부서를 이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지금 부서에서는 제가 양산하는 디바이스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제가 한 연구결과가 좋은 성과를 내서 제품화 되는 것을 보고 싶어요. 제품화가 되면 자랑도 해보고 싶고요. 또 Diffusion 쪽으로 온 게 1년 반쯤밖에 안되어서 아직은 모르는 게 많거든요. 그래서 지금 목표는 ‘남들이 봤을 때 Diffusion 쪽이면 저 사람에게 물어보면 된다’ 이런 식으로 해당 분야에 대한 신뢰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오래 회사생활을 하는 것이 꿈입니다.

 

Q. 현재 많은 이공계 청춘들이 엔지니어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역량이나 자질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이것들을 갖추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김현정 책임 연구개발에 뜻이 있다면, 결국은 회사를 입사한다 할 지라도 대학원 진학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학교라는 울타리에 있다가 험난한 사회로 바로 넘어오기 보다 연구개발에 관심이 있다면 대학원도 괜찮을 것 같아요. 단순히 취업과 연관지어 생각한다면, 성실함 외에 목표에 대한 결과에 의미를 부여했으면 좋겠어요. 열심히만 해서는 안돼요. 잘해내야 하는 것이 중요하죠. 계속 누군가 보다 뒤쳐진다는 생각이 들면 우울, 낙담에 빠질 수 있어요. 스스로 자신감을 갖기 위해선 노력해야 해요. 그리고 협력해야 해요. 서로 나누며 또 성장하니까요.

김남희 선임 꼭 엔지니어가 아니어도 회사 생활을 하면서 자기 일에 대한 욕심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회사 업무시간이 길다, 특근이 있다’ 이런 식으로 불평하더라도 일에 대한 욕심이 있다면, 하루가 금방 갈 거에요. 내일은 뭐해야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또 욕심이 있어야 배우는 데에도 도움이 될 거에요. 남들이 가르쳐줘도 자기가 관심이 없다면 들리지 않아요. 자기가 관심이 있다면 찾아서 학습도 하고, 다른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또 찾아보고 남들보다 더 알게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앞으로 여성 엔지니어들이 더 많은 곳곳에서 우먼파워를 낼 수 있기를 희망하는데요. 이에 현재 여성 엔지니어를 꿈꾸고 있는 학생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현정 책임 입사 전과 후가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입사 전엔 물어볼 곳이 딱히 없어요. 업계가 여자분들이 적은 건 이미 아시는 것 같은데 마음을 좀 더 굳건히 다지고 오는 것은 필요 할 것 같아요. 입사 후에는 절대다수인 남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 남을까라는 거창한 문구보다는, 어떤 사람을 롤 모델 삼을지 설정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고민을 털어 놓기도 쉽진 않지만, 고민을 잘 들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선배가 있다면 과감하게 고민을 얘기해보는 것도 좋아요. 다들 비슷한 과정과 고민을 거쳐 그 자리에 갔을 것이기 때문에 아마 잘 들어 줄 거예요.

김남희 선임 엔지니어를 꿈꾸는 여자분들은 ‘여자라서 더 대우받아야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할 것 같아요. 남녀 차이에 대한 생각은 본인부터 버려야 하는 거죠. 그런 생각 없이 본인부터 열심히 하면 선배들에게도 인정받고 성과도 잘 낼 수 있어요. ‘나는 여자니까 이런 건 안 해, 내가 여자인데 이런 걸 어떻게 해’ 이런 식으로 본인을 틀에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또한, 여자가 적은 환경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여성 구성원이 소수여서 외로울 수 있지만, 또 소수이기 때문에 더 돈독해지는 것도 있답니다.

 

지금까지 SK하이닉스의 여성 엔지니어 두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셨는데요. 맡고 계신 업무에 대한 설명부터 여성으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직장 생활 노하우까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라면 모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유익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신 것 같아요. 특히 여성, 남성이라는 잣대나 편견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일하시는 두 분의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었는데요. 두 분을 포함해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많은 엔지니어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저절로 샘 솟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여성 엔지니어들의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