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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의 생활 속에서 편리함으로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태블릿 PC. 휴대성과 멀티미디어적 성격을 두루 갖춘 덕에 PC와 노트북을 이어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휴대기기로 자리잡았는데요. 이 태블릿 PC를 탄생시킨 주인공이 바로 오늘 만나볼 앨런 케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앨런 케이는 제록스 파크에서 스튜어트 브랜드와 엥겔바트의 데모에서 컴퓨터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얻은 이후, 개인용 컴퓨터를 구상하기 시작해서 제록스 알토(Xerox Alto)를 탄생시켰고 컴퓨터를 미디어 소비기기로 취급한 최초의 태블릿 PC인 다이나북(Dynabook)도 구상했는데요. 현재는 전 세계 아이들의 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하죠. 전산학을 넘어 태블릿 PC를 통한 교육까지 주도하고 있는 앨런 케이를 함께 만나볼까요?

 

img.png앨런 케이.JPG▲ 마우스 탄생 40주년 기념 행사에서 연설을 하는 앨런 케이 / 출처: 스탠포드 대학교 학보

1940년 5월, 메사추세츠 주 스프링 필드에서 태어난 앨런 케이(Alan Curtis Kay)는 보울더(Boulder) 콜로라도 주립대학에서 수학과 분자생물학을 복수로 전공했습니다. 그는 생물학자이기도 했지만 대학을 다니기 전부터 프로 재즈 기타리스트로 활동한 예술가이기도 했는데요. 1966년 유타 대학교 공과대학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그의 관심사는 재즈 기타에서 컴퓨터 공학으로 옮겨갔습니다. 또한, 이 기간에 스케치패드(Sketchpad)를 비롯하여 그래픽 프로그램을 선구적으로 만들었던 이반 서덜랜드(Ivan Sutherland)와 함께 일하면서 컴퓨터를 단순한 계산과 프로그래밍 언어와의 연결도구가 아닌, 물체와 멀티미디어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보는 시각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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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니터, 키보드와 마우스, 네트워크를 통한 전자 회의 시스템 NLS / 출처: dougengelbart.org

 

이후 1968년, 앨런 케이는 스탠포드 연구소의 더글라스 엥겔바트가 발표한 온라인 시스템(NLS)에 영감을 얻게 되는데요. NLS는 GUI와 하이퍼링크를 기반으로 한 전자 회의 시스템으로, 마우스를 통한 직관적인 사용이 특징입니다. 향후 더 많은 사람이 컴퓨터를 사용할 것이며, 화면 앞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내다본 그는 컴퓨터를 일반적인 지식만으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효율적인 UI를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키디컴프(KiddiComp)라는 콘셉트의 사용하기 쉬운 태블릿 컴퓨터도 디자인하게 되죠.

또한, 그는 이 시기에 세이머 페퍼트(Seymour Papert)를 만나 로고(Logo)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웁니다. 인공지능 언어로 알려졌던 Lisp를 교육용으로 최적화해 간단하게 컴퓨터가 그림을 그려내도록 하는 모습은 그가 교육과 관련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title2 (27).png3 (67).png▲ 모니다이나북 목업을 들고 개념을 소개하는 앨런 케이 / 출처: 위키백과

 

앨런 케이의 본격적인 활동은 1970년 제록스 파크에 입사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1972년에는 키디컴프를 발전시킨 다이나북(Dynabook)을 구상했는데요. 이는 GUI를 기반으로 사용 방식이 아주 단순해 어린이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향후에는 교육용 플랫폼으로 어린이 한 명이 한 대의 다이나북을 갖게 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실제 제품으로 출시되지는 못했습니다.

★ GUI란? 아이콘 또는 윈도 등 그래픽 표시를 기초로 한 조작 환경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화면조작 소프트웨어로, 그림문자(아이콘) 등을 통해 사람과 컴퓨터가 정보를 주고 받기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죠. 아이콘 외에 마우스 등도 쉽게 이용할 수 있으므로 컴퓨터의 조작을 보다 용이하게 한답니다.

 

한편, 앨런 케이는 제록스 파크에 입사한 1970년대 초반부터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에 관한 개념을 다지기 시작했는데요.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이란 컴퓨터 프로그램을 명령어의 나열로 보는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여러 개의 독립 단위(객체)가 상호작용 하는 관점으로 보는 개발 방식을 말합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개발은 객체 지향 방식을 선택하고 있죠. 코드가 늘어날수록 관리가 어려운 절차 지향 방식과 비교해 유지 보수가 쉬우며 무엇보다 프로그래밍의 개념을 배우기 쉬운 것이 장점입니다.

앨런 케이와 그의 팀은 객체 지향 개발 방식의 장점을 알리기 위한 개발 언어 스몰토크(SmallTalk)도 개발합니다. 스몰토크는 GUI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개발 언어로서 문법이 간단해 아주 짧은 시간에 배울 수 있다고 하는데요. 당시 개발자들은 세 가지 가정하에 스몰토크를 제작했습니다. 첫째, 향후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컴퓨터를 사용할 것이며, 둘째, 그래픽을 출력하는 모니터와 이를 사용할 수 있는 마우스를 사용하고 셋째, 모든 사람이 자신이 사용할 응용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 사용할 것이라는 가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스몰토크는 오늘날 실무에서 거의 쓰이지 않죠. 하지만 스몰토크는 자바, 루비, 오브젝티브C, 파이썬 등 오늘날 대표적인 개발 언어의 탄생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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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앨런 케이는 찰스 태커, 버틀러 램슨, 밥 테일러 등과 함께 최초로 GUI를 적용한 PC인 제록스 알토를 개발하기에 이릅니다. 이는 더글라스 엥겔바트의 NLS를 모델로 삼아 개발된 컴퓨터로서 키보드, 3버튼 마우스, 5건반 키보드 등을 갖추고 있으며, 그래픽을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모니터 역시 갖추고 있었는데요 현재 우리에게도 익숙한 사용환경인 아이콘과 창 형태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제록스 알토는 훗날 GUI 기반의 컴퓨팅 환경에 많은 영향을 주었죠.

4 (30).jpg▲ GUI를 적용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제록스 알토 출처: parc.com

 

앨런 케이는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이후 교육에 더욱 몰두하게 됩니다. 그는 1984년부터 애플의 연구원으로 일하며 컴퓨터의 교육적인 활용 가능성에 주목했는데요. 1987년에는 일반인(특히 어린이)의 컴퓨터 사용 능력을 높이기 위한 비바리엄 프로젝트(Vivarium Project)를 전개하기도 했습니다.

★ 비바리엄 프로젝트(Vivarium Project)

1987년에 로스앤젤레스의 초등학생들에게 매킨토시 컴퓨터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로, 앨런 케이가 어린이들의 교육에 얼마나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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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공급되고 있는 100달러 노트북 출처: one.laptop.org

 

2005년에는 절친한 친구인 MIT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와 함께 전 세계 아이들을 위해 개발한 저렴한 100달러 노트북 프로젝트를 공개하는데요. 이는 OLPC(One Laptop Per Child)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OLPC의 원형인 XO-1 컴퓨터는 그가 무려 40년 전에 프로토타입으로 개발했던 다이나북을 본래의 의도에 맞게 교육용 컴퓨터로 진화시킨 것이었는데요. 특히 OLPC에 탑재된 Squeak와 Etoys의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앨런 케이 평생의 연구업적이 녹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벽하고 직관적입니다. OLPC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전 세계에는 수백 만대의 저렴한 교육용 노트북 컴퓨터가 공급되고 있는데요. 이 연구와 사업의 성과는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되겠죠!

 

앨런 케이가 강조하는 것은 교육과 단순함 이 두 가지입니다. ‘어린이는 미래를 향해 보내는 메시지’라는 말을 인용하며, 어린이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앨런 케이는 보다 단순한 UI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실현해나가고 있는데요. 그가 단순하고 직관적인 컴퓨터 개발에 몰두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공익적인 측면에 활용, 전 세계 어린이들의 교육과 그들이 이끌어갈 미래에 투자하고 있는 앨런 케이의 행보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데요. 세계 최초의 모바일 학습 연구자로도 불리는 그가 앞으로는 또 어떤 연구로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지 사뭇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