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디바이스의 미세화가 진행되면서 초미세 회로 패턴, 고종횡비(High Aspect Ratio), 3D 적층 구조 등 최첨단 반도체를 구현하기 위한 공정기술의 난이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그중 웨이퍼(Wafer) 표면에 막을 입히는 산화(Oxidation) 공정과 증착(Deposition) 공정, 웨이퍼에 불순물을 주입해 전기적 특성을 부여하는 이온주입(Ion-Implantation) 공정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뉴스룸은 SK하이닉스에서 산화, 증착, 이온주입 공정을 전담하고 있는 제조/기술담당 산하 Diffusion기술담당 구성원 중 청주NAND M11 Furnace공정기술팀, 청주NAND M11 Implant공정기술팀, 이천Diffusion기술혁신 구성원들을 만나 직무 전반과 각 팀에서 바라는 인재상에 대해 들어봤다.
초미세공정 시대, 반도체의 특성을 좌우하는 Diffusion 공정
반도체 집적회로의 토대가 되는 웨이퍼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다. 웨이퍼가 전기적 특성을 지닌 반도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수백 개의 복잡다단한 공정을 거치게 되는데, 그 첫 단계로 웨이퍼 표면에 보호막을 씌우는 산화 공정을 진행한다. 웨이퍼 표면의 아주 작은 결함이나 오염이 집적회로의 전기적 역할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씌워진 산화막은 회로와 회로 사이 누설전류가 흐르는 것을 막는 절연막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후 진행되는 이온주입 공정에서 확산을 방지하며, 식각공정에서의 의도치 않은 부분이 식각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산화 공정이 고온으로 공정을 진행하면서 실리콘 표면을 소모시키며 산화막을 형성하는 공정인 반면, 증착 공정은 웨이퍼 혹은 이미 형성된 막질 위에 가스(Gas)를 반응시켜 새로운 막질을 형성하는 공정이다.
회로 선폭의 미세 수준이 점점 세밀해질수록, 회로상에서 도전 및 절연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증착 방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내부 소자의 종횡비(Aspect Ratio)가 커짐은 물론, NAND의 경우 셀(Cell) 적층 구조가 2D에서 3D로 고도화되면서 복잡한 구조물에 고르게 막을 형성해야 하는 스텝 커버리지(Step Coverage, 박막의 수직-수평 방향 간 증착 비율의 균일도) 능력이 매우 중요해졌다. 이에 원자층 단위로 정밀하게 박막을 조절할 수 있는 ALD(Atomic Layer Deposition, 원자층 증착) 방식이 쓰이고 있다. 증착 공정은 3D 셀 적층 구조를 구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절연막을 형성하는 만큼 최근 주요 공정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와 더불어 웨이퍼에 전기적 특성을 부여하는 이온주입(Ion-Implantation) 공정의 중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온주입은 물질이 매질을 통해 고농도에서 저농도로 움직이는 ‘확산(Diffusion)’의 원리를 이용한 공정으로, As(비소), P(인), B(붕소) 등과 같은 도펀트(Dopant, 불순물)를 이온화해 웨이퍼상에 필요한 깊이로 주입하는 공정이다. 즉 웨이퍼의 전기적 특성을 조절함으로써 반도체의 역할과 성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공정 중 하나인 것. 회로 패턴이 미세화됨에 따라 이온이 주입되는 부위 또한 세밀해지고 있다. 특히, 고성능 트랜지스터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미세 패턴이 새겨진 회로에 순도 높은 도펀트를 설계된 깊이에 맞게 빠르고 균일하게 주입해야 한다.
“생산성과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Diffusion기술담당이 일하는 방식
Diffusion기술담당은 FAB별로 이천, 청주, 우시에 구성돼 있으며 산화 공정과 증착 공정을 담당하는 Furnace공정기술팀과 이온주입 공정을 담당하는 Implant공정기술팀으로 나뉜다. 그 외 기술혁신, 장비혁신, 산포개선팀을 포함한 10여 개 팀으로 세분된다.
Diffusion기술담당의 공정 엔지니어는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FAB의 공정 최적화를 관리한다. 또한, 수율 및 생산성 안정화를 위해 공정 평가를 진행하며 이슈 발생 시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찾아 개선한다. 웨이퍼가 FAB Out된 이후에도 타 부서 엔지니어와의 꾸준한 협업을 통해 수율 및 품질 관련 피드백을 수집 및 반영한다.
장비혁신팀은 장비 사양 및 운영 방안의 표준화를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각 FAB별로 발생하는 장비 개선 요구사항 등을 취합해 장비 사양과 운영 기준이 모든 FAB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해 FAB별 동일한 수율 및 품질이 나오도록 관리하고 있다. 또한, 반도체 미세화에 따른 장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소 및 협력사와 함께 차세대 장비를 개발하고, 양산 전환의 빠른 안정화를 추구한다.
다수의 장비와 소재를 다루는 공정의 특성상 Diffusion기술담당이 추구하는 또 하나의 최우선 가치는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다. 문미해 TL(청주NAND M11 Furnace공정기술팀)은 “수많은 장비와 다량의 물질을 다루는 공정인 만큼, 이중 삼중 인터로크(Interlock)를 거는 등 안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며 “생산에 쫓기는 것이 아닌 안전이 최우선이 될 수 있도록 리더들이 항상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일 TL(이천Diffusion기술혁신팀)은 “천천히 할수록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납기를 맞추거나 다른 일을 하기 위해 시간에 쫓기다 보면 중요한 절차를 놓치게 된다. 작업 전 시간과 마음을 여유롭게 잡으면 그만큼 업무를 더 넓고 깊게 바라보고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Q&A] Diffusion기술담당 실무자에게 듣는 직무 Tip
뉴스룸은 SK하이닉스의 Diffusion기술담당 실무자들을 만나 업무에 필요한 역량과 자질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Diffusion기술혁신 이상일 TL
Q. 현재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이태경 TL: 청주NAND M11 Furnace공정기술팀에서 Furnace Nitride 공정의 수율, 품질, 생산성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막과 막 사이에 보호막 역할을 하는 Nitride 공정의 특성을 이해하고, 양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슈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해 이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문미해 TL: 청주NAND M11 Furnace공정기술팀에서 Single 공정을 담당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보다 정밀하게 산화/증착을 진행하기 위해 웨이퍼를 낱개 단위로 처리하는 공정이다. FAB 내 In-Line 관리부터 Fab Out 이후 수율과 품질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다양한 유관 부서와 협업하는 공정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김송연 TL: 청주NAND M11 Implant공정기술팀에서 Implant 공정 파트의 엔지니어로서 24시간 차질 없이 생산이 진행될 수 있도록 공정을 최적화해 관리하고 있으며, 수율 및 생산성 안정화를 위해 공정 평가를 하기도 한다. 문제 발생 시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찾아 개선하고 있다.
이상일 TL: 이천 Diffusion기술혁신에서 장비 파트의 엔지니어로 업무를 하고 있다. 표준화, One FAB, TTTM(Tool-to-tool Matching: 적절한 장비와 그에 호환되는 다른 장비를 사용하여 공정을 개선하는 것) 등 Diffusion 그룹의 전반적인 틀을 잡는 업무를 수행한다. 각 FAB에서 발생하는 이슈와 개선 아이템들을 검토해 타 FAB까지 적용 및 표준화하는 일이 주된 업무다.
▲청주NAND M11 Furnace기술 문미해 TL
Q. 업무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이태경 TL: 증착막의 산포 및 오염원 개선, 생산성 향상 업무는 데이터가 기반이 돼야 하므로, 다양한 데이터를 연계해 분석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또한, 증착막이 후속 공정의 Sub Layer가 되는 경우가 많다. 공정 변경점 발생 시 해당 공정뿐 아니라 연계 공정의 발생 여부도 확인하는 꼼꼼함이 필요하다.
문미해 TL: 사회성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많이 필요한 업무다. 타 직군보다 구성원 수도 많고, 타 부서와 협업해야 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나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업무들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섬세함과 대담함이 필요하기도 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단위의 미세한 반도체 공정을 다루는 일인 만큼, 변곡 지점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다뤄야 하면서도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대담함이 필요하다.
김송연 TL: 업무를 진행하며 여러 가지 상황에서 의사결정이 필요한데, 이에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정확하고 분석하고 신속하게 판단을 내려 업무의 효율을 증대시켜야 한다. 또한, 하루에 웨이퍼를 수백에서 수천 장씩 처리해야 하는 현장에서 웨이퍼에 주입되는 불순물들의 레시피(Recipe)를 직접 관리해야 하므로 세심함이 필요하다.
이상일 TL: ‘장비 표준화’는 빅데이터(Big Data)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이때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서 Diffusion 그룹에 필요한 내용을 추출해 정리하는 것이 1차, 이를 관련 부서와 함께 논의해 완성해나가는 것이 2차다. 따라서 데이터를 정리하는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힘들 때는 언제인가? 또 이를 어떻게 극복했나?
이태경 TL: 공정에서 발생한 이슈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찾기 어려울 경우, 이를 빠르게 해결하기가 어렵다. 원인을 찾기 위해 SIMS(Atom Scattering Secondary Ion Mass Spectrometry), TEM(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과 같은 분석 장비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더 정확하게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해 소스 파라미터(Source Parameter)에 대해 연구를 시행하는 등 다각도로 접근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문미해 TL: NAND의 셀 적층 구조가 2D에서 3D로 복잡해지면서 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을 다루게 된다. 그러다 보니, 단위 공정의 한 가지 변곡이 후속 공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한 평가도 쉽게 진행하지 않고, Split(분할) 평가를 포함해 다양한 연계 공정을 검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여러 평가 결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FAB Out 이후에도 PKT(Package Test), WLCR(Wafer Level Cell Reliability, 웨이퍼 수준 셀 신뢰성 평가), e-Stress(전기 충격 기반의 불량 분석) 등 다양한 방법을 도입해 품질 측면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확인하고 있다.
김송연 TL: 수백 가지 공정을 반복하는 반도체의 특성상, 평가를 진행해도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인 것 같다. 웨이퍼가 투입돼 모든 공정을 마치고 FAB Out이 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린다. 여기서 나오는 결과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평가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상일 TL: 장비 측면에서 보면 표준화를 진행하다 보니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조직마다 의견이 상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절충점을 찾는 게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는 각각의 케이스별로 장단점에 대한 데이터를 한 번 더 추가 분석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청주NAND M11 Furnace기술 이태경 TL
Q. 업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태경 TL: 반도체 생산은 웨이퍼 내부의 미세한 변화를 컨트롤하는 업무가 대다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부분을 컨트롤해 공정 개선을 이뤄냈을 때 보람을 느낀다. Furnace 장비의 파라미터(온도/압력/가스)들을 컨트롤하며 변화하는 Deposition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대학 시절에 배운 논문이나 이론 등을 실제 업무에 활용해볼 수 있는 매력도 있다.
문미해 TL: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평가를 진행하고, 여기서 나온 피드백을 실제 단위 공정에 적용함으로써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공정이 개선되는 것을 경험하고 나면, 마치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것처럼 보람을 느끼게 된다. 반도체 공정에서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위 공정 하나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관련된 여러 공정 엔지니어들과 함께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공정의 전반적인 흐름을 배울 수 있다. 내가 가진 방법 외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해결방법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
김송연 TL: 기나긴 평가 끝에 개선된 결과를 얻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예상과 달리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올 때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평가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실험을 설계하고 여기서 도출된 개선 방안을 공정에 반영하는 피드백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이뤄낼 때 뿌듯함을 느낀다.
이상일 TL: ‘체계가 잡혀간다’는 것이 느껴질 때 뿌듯하다. 각 FAB의 환경과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이를 각 FAB 담당자들과 협업을 통해 표준화하고, 결국 모든 FAB에서의 업무 프로세스가 단일화돼 진행되고 있는 것이 보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Q. 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떤가?
이태경 TL: 업무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만큼, 각자 진행하는 파트에 대해 서로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최대한 협력해 문제를 해결한다. 그렇기에 상호 이해하고 존중하는 분위기이며, 각자 자신의 아이디어를 서슴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수평적인 문화가 형성돼 있다.
문미해 TL: 유연근무제 도입 이후 팀 분위기가 더욱 좋아졌다. 정해진 룰 안에서 자유롭게 근무함으로써 구성원의 워라밸도 더욱 좋아졌으며,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고 느낀다. 무조건 오래 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생활이 만족스러울 때 문제 해결력과 집중력이 더 잘 발현되고 있음을 많은 구성원들이 느끼고 있다.
김송연 TL: Implant공정기술팀의 경우 다른 조직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 보니 팀원끼리 단합이 잘되는 편이다. 서로 업무를 자기 일처럼 도우며 배려하는 분위기이다.
이상일 TL: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이다.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으며 때로는 누군가의 의견이 틀릴 수 있지만, 본인의 생각을 동료들과 함께 스스럼없이 공유함으로써 더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주NAND M11 Implant기술 김송연 TL
Q. 이 업무에 필요한 신입사원의 자질은 무엇인가? 미래의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태경 TL: 처음 접해보는 업무와 조직문화에 적응하려면 침착한 마인드가 중요하다. 여러 가지 업무를 한꺼번에 많이 습득해야 해 심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차분하게 정리해나가며 업무를 배워간다면 조직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선배의 입장에서는 업무를 빨리 배우는 것보다 꼼꼼하게 숙지하며 기본을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미해 TL: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하는 데에는 어느 똑똑한 한 명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다양한 경험과 시각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송연 TL: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는 능력, 그리고 꼼꼼함이 가장 필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공정 조건을 조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결과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레시피를 찾아내 관리해야 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수율과 생산성을 개선하는 업무인 만큼, 반도체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있으면 좋겠다.
이상일 TL: 신입 구성원은 경험이 없는 것일 뿐 결코 실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론에 도달했다면, 자신 있게 판단을 내리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길 바란다. 틀릴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경험이 미래에는 자신만의 빛나는 커리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