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서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 7명과 함께 반도체 기본 모듈과 반도체 적용 사례, 메모리, 인터페이스 회로 등을 주제로 총 7편의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이번 7편에서는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이정협 교수로부터 스마트폰 등 각종 디바이스의 필수 요소인 센서와 반도체 기반 센서의 구조, 발전 방향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DGIST : 반도체 융합기술, 뇌공학, 마이크로레이저 등 다양한 첨단 과학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는 전문적인 연구개발(R&D)과 함께 캠퍼스 내 반도체 제조 시설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센서를 접하며 사는지 알게 된다면 꽤나 놀랄 것이다. 보편적인 스마트폰 하나만 하더라도 주변 환경을 감지해 실시간 위치나 움직임의 변화를 인식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최고급 스마트폰에는 거리나 지문, 정맥, 얼굴 인식과 같은 생체 신호 데이터를 탐지하는 등 탑재된 센서만 총 20종 이상이다. 스마트워치에 탑재된 10종의 센서까지 합치면 스마트 디바이스를 소지한 사람은 하루에 약 30개의 센서와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쓰이는 스마트 디바이스의 수량이 수십억 개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지구상에서 하루에 작동 중인 센서의 수는 조 단위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와 함께 수집해야 할 데이터가 점점 늘어나면서 센서 사용량 역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칼럼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실제 삶에서 접하는 정보를 감지하여 전기 신호로 변환시켜 주는 장치, 즉 미래 산업의 핵심 요소가 될 센서의 작동 원리와 발전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센서 시스템을 떠받치는 두 개의 축: 센서 디바이스와 센서 인터페이스
▲ 그림 1. 센서 인터페이스 회로의 다양한 입력과 출력
요즘 널리 사용되는 센서는 통칭 ‘센서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는 온도, 습도, 동작, 압력, 접촉, 가스 등과 같이 주변 환경에서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데이터를 탐지해 이에 상응하는 전기 신호로 변환 및 출력하는 시스템으로 ▲센서 디바이스와 ▲센서 인터페이스 회로로 구성된다.
▲센서 디바이스는 감지할 대상에 따라 다양한 원칙, 구조, 재료를 고려해 여러 유형으로 개발되어 왔다. 예를 들어 온도 센서는 측정 방식에 따라 측온저항체*나 열전대* 등 기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구성품의 소재나 구조와 같은 부차적인 요인을 감안한다면 그 종류는 훨씬 더 다양해진다.
* 측온저항체(Resistance Temperature Detectors, RTD): 온도에 따라 저항값이 변화하는 전자 부품으로 온도 센서로 사용됨. 측온저항체의 저항값은 일반적으로 온도와 함께 선형적으로 변화하므로,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온도 변화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고 측정할 수 있음
* 열전대(Thermocouple): 두 가지 서로 다른 금속선이 연결된 조합으로 두 선이 만나 발생되는 온도의 변화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센서
이처럼 센서 디바이스는 매우 다양한 유형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센서의 출력을 결정짓는 것은 전기의 네 가지 구성 요소인 전압, 전류, 저항, 정전 용량 중 하나다. 결국 센서 디바이스는 실제로 존재하는 세상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네 가지 전기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의 형식을 띤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센서 인터페이스 회로는 센서 디바이스에서 입수한 전기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CPU, GPU, 모니터, 트랜시버* 같은 하드웨어가 신호 처리, 분석, 전송에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든다. 센서 인터페이스 회로는 센서 디바이스의 출력 형태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Analog-to-Digital Converter, 이하 ADC) ▲전류-디지털 변환기(Current-to-Digital Converter) ▲저항-디지털 변환기(Resistance-to-Digital Converter) ▲정전 용량-디지털 변환기(Capacitance-to-Digital)가 있다. 참고로 ADC는 전압 아날로그 신호를 받아 디지털 신호를 출력한다.
* 트랜시버(Transceiver): 일반적으로, 전송기(Transmitter) 및 수신기(Receiver)를 하나로 합친 장치로 (즉, 송수신기) 무선 트랜시버, 광 트랜시버, 랜카드 트랜시버 등이 있음
원래 센서 인터페이스 회로는 읽어야 할 신호의 주파수가 주로 수십 kHz(킬로헤르츠) 이하이기 때문에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데이터에서 파생된 신호를 읽을 때 큰 대역폭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외부에서 발생하는 잡음은 매우 커서, 잡음 속에서 작고 유의미한 신호를 정확히 읽어내고 판독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 몸에 나타나는 뇌파 신호는 마이크로볼트(μV)로 매우 작은 양을 측정하지만, 주변에 220V 전원 케이블이 하나 있다면 그로 인해 60Hz에 달하는 잡음이 생기고 이는 뇌파 신호 대비 훨씬 큰 수십만 마이크로볼트(μV)에 이른다. 결국 전원 케이블처럼 주의를 분산시키는 큰 장애물이 있을 때 뇌파 같은 미세한 신호를 정확하게 탐지하려면, 센서 인터페이스 회로가 넓은 입력 범위와 우수한 선형성*, 낮은 노이즈 기능 그리고 높은 해상도 특성이 요구된다. 더불어 많은 센서가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뿐 아니라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이하 IoT)이나 만물 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이하 IoE) 디바이스와 같은 저전력 시스템에도 쉽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저전력 특성도 중요하다.
* 선형성(Linearity): 입력신호에 대해 출력신호가 직선적으로 비례하여 변화함을 나타낼 때 사용됨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센서 인터페이스: AFE와 ADC의 결합
▲ 그림 2. 센서 인터페이스의 다양한 입력과 특징
센서 인터페이스는 반도체로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 보통 아날로그 프론트 엔드(Analog Front End, 이하 AFE) 회로와 ADC 회로가 결합되어 구성된다. AFE는 센서의 출력 신호를 손실이나 변형없이 아날로그 전압 신호로 변환하여 이를 ADC에 입력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ADC는 아날로그 전압 신호를 받아 최종의 디지털 값으로 정확하게 변환시키는 것이다. 센서 인터페이스가 요구되는 특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반도체 회로에서 AFE와 ADC의 성능을 균형 있게 적절히 분배하여 높은 성능 지수*에 기반한 최적의 성능을 실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성능 지수(Figure-of-Merit): 시스템이나 디바이스가 가진 하나 이상의 특징을 바탕으로 효율이나 효과 수치를 나타내는 숫자 값
AFE: 전압, 전류, 저항 그리고 정전 용량을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
센서 인터페이스 시스템과 그 입력에 따라 구분되는 네 가지 유형의 AFE 회로는 모두 연산 증폭기(Op-amp)*를 중심으로 한 피드백 회로*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회로와 동작 방식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센서 디바이스의 출력 유형에는 ▲입력 전류(Input Current) ▲입력 전압(Input Voltage) ▲입력 저항(Input Resistance) ▲입력 정전 용량(Input Capacitor)이 있다.
* 연산 증폭기(Operational Amplifier, Op-amp): 입력된 전압을 증폭시켜서 출력하는 장치로 흔히 OP앰프라고도 함
* 피드백(Feedback) 회로: 출력의 일부분을 시스템의 입력으로 다시 주입하는 회로
▲ 그림 3. 아날로그 프론트 엔드(AFE) 회로의 네 가지 유형
첫째, 전류-입력 프론트 엔드(Current-Input Front-end, 트랜스임피던스 증폭기라고도 함)는 연산 증폭기와 피드백 저항을 사용해 입력 전류를 그에 비례하는 출력 전압으로 변환하는 회로다. 연산 증폭기(Op-amp)는 약한 전기 신호를 증폭할 수 있는 집적 회로이지만, 피드백 레지스터(Rfeed)는 출력의 양을 제어한다. 게인(Gain), 즉 증폭기의 출력과 입력 크기의 정도는 피드백 레지스터(Rfeed)의 크기에 좌우되기 때문에, 저항값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둘째, 전압-입력 프론트 엔드(Voltage-Input Front-end)는 전류-입력 프론트 엔드에 게인(Gain) 레지스터(Rgain)를 하나 추가해 구현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원하는 게인(Gain)을 증폭하고 출력 전압을 생성할 수 있다. 따라서 피드백 레지스터(Rfeed)와 게인 레지스터(Rgain)의 비율을 균형 있게 조절해 원하는 게인(Gain)을 얻을 수 있고, 반도체 내부에서 조정도 쉬워 온도와 공정의 변화에도 변화가 적은 우수한 특성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입력 전류가 피드백 레지스터(Rfeed)로만 통과할 때 회로의 전체나 일부분에서 임피던스*로 인한 일정량의 전압 손실, 즉 전압 강하가 발생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 임피던스(Impedence): 전기 회로에서 흐르는 신호에 대한 장애물이나 저항
셋째, 저항-입력 프론트 엔드(Resistance-Input Front-end)는 전압-입력 프론트 엔드 구조와 매우 비슷하다. 단, 입력 전압(Vsen) 대신 기준 전압(Vref)이 쓰이고, 게인(Gain) 레지스터(Rgain) 자리에는 입력 레지스터(Rsen)를 사용해야 부품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런 프론트 엔드의 경우, 정확한 저항-전압 게인(Gain)을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기준 전압(Vref)과 피드백 레지스터(Rfeed)가 꼭 필요하다. 또한 출력 전압(Vout)과 입력 레지스터(Rsen) 사이의 반비례 관계를 상쇄하기 위해 추후 ADC 디지털 출력에 역수 변환을 수행해 입력 레지스터 값을 얻는다.
넷째, 정전 용량(Capitance)-전압(Voltage) 변환은 위에 언급한 구조에는 없는, 좀 더 복잡한 연산을 통해 변환 값을 얻게 된다. 이 회로는 피드백 레지스터(Rfeed) 대신 피드백 커패시터(Cfeed)를 사용하고, 입력 커패시터(Csen)에 스위치를 하나 추가한다. 여기서의 연산은 정해진 절차를 따르는데 먼저 참조 전력 공급원(Vref)과 입력 커패시터(Csen)를 스위치로 연결해 전하를 생성한다. 그 후 이 연결이 끊어지고 다른 스위치를 통해 연산 증폭기(Op-amp) 프론트 엔드에 연결됨으로써 충전된 전하를 피드백 커패시터(Cfeed)로 송신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출력 전압(Vout)이 입력 커패시터(Csen) 크기와 비례하여 변환된다.
그렇다면 AFE는 센서 인터페이스 시스템의 전체 성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AFE는 센서 인터페이스 시스템의 첫 번째 단계이기 때문에 여기서 넓은 입력 범위와 선형성, 그리고 낮은 잡음 수준을 얼마나 구현했는지가 곧 센서 인터페이스 시스템의 성능을 결정짓는다. 특히 잡음 수준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관건인데, 연산 증폭기의 피드백 루프에서 생기는 잡음이 프론트 엔드의 입력 기준 잡음*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잡음 연산 증폭기를 설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입력 기준 잡음(Input-referred Noise): 무잡음 회로 입력에 적용하면 실제 회로와 똑같은 출력 잡음을 생성하는 잡음 전압이나 전류
연산 증폭기에서 발생하는 잡음은 주로 열 잡음*과 플리커 잡음*으로 구성된다. 열 잡음을 줄일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회로의 첫 번째 입력단을 구성하는 반도체 트랜지스터다. 연산 증폭기의 첫 번째 입력단에서 트랜지스터의 트랜스 컨덕턴스*에 따라 전압이 전류로 변환된다. 출력 전류와 입력 전압이 반응과 제어 면에서 각각 선형적으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트랜스 컨덕턴스의 매개변수를 최대한으로 높이면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플리커 잡음이 열 잡음보다도 더 강조되기도 한다. 이러한 플리커 잡음의 전력 밀도는 주파수가 낮아질수록 높아지기 때문에, 수십 kHz(킬로헤르츠) 미만의 저주파 신호를 처리하는 회로에서 플리커 잡음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열 잡음(Thermal Noise): 주로 저항성 소자에서 전자의 열적 불규칙 운동에 의해 발생되는 잡음. 모든 주파수 대역에 존재함
* 플리커 잡음(Flicker Noise): 주로 저주파 범위에서 발생하는 잡음으로, 원자의 운동, 전기 회로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함
* 트랜스 컨덕턴스(Trans-Conductance): 입력 전압과 출력 전류의 변환 관계를 표시하는 매개변수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는 첫 번째 입력단의 트랜지스터 크기를 물리적으로 증가시켜 원천적으로 발생하는 플리커 잡음을 줄일 수 있다. 이외에 오토 제로잉*이나 초퍼 안정화*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잡음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이런 방법은 지금까지 많은 센서 인터페이스 반도체 시스템에 널리 적용되고 있다.
* 오토 제로잉(Auto-Zeroing): 주파수 계측에 의한 연산에 대하여 일정 시간 이상 펄스 입력이 없으면 강제적으로 표시값(주파수)를 제로로 하는 방법
* 초퍼(Chopper) 안정화: 초핑(주파수를 더 높게 변조하여 저주파 잡음을 신호와 분리하는 것) 된 주파수에서 에너지를 절감하여 저주파에서 잡음 수준을 낮게 유지하는 방법
ADC: 센서 인터페이스의 저전력, 고해상도 연결 방식
AFE에서 변환된 전압 신호는 디지털 신호로 변환되기 위해 ADC를 거치게 되며, 이것이 센서 인터페이스의 최종 출력으로 변환된다. ADC가 센서 디바이스에서 입수한 아날로그 데이터를 정확하게 담아내기 위해서는 높은 해상도가 필요하고, 이를 높은 에너지 효율로 획득해야 한다.
▲ 그림 4. N-bit CDAC의 전력 밀도와 주파수 측정
축차비교형(Successive-Approximation-Register) ADC(이하 SAR-ADC)는 ADC 구조 중에서 가장 오래된 구조 중 하나로, 디지털 로직에 가까운 회로 구조와 이진법 검색 알고리즘 기반으로 직관적으로 작동하면서도 높은 해상도와 우수한 에너지 효율을 겸비하고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최신 반도체 공정과 호환이 용이해 수요도 높은 편이다.
SAR-ADC는 N-bit 커패시터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Capacitor Digital-to-Analog Converter, 이하 CDAC), 회로 소자 비교기*, SAR 로직(Logic), 그리고 샘플링 스위치*가 각각 하나씩 합쳐져 구성된다. 하지만 커패시터를 사용하여 디지털 입력을 아날로그 출력으로 변환 역할을 하는 CDAC가 핵심이다. 이때 SAR-ADC의 해상도는 CDAC의 비트 수와 반비례하기 때문에 해상도는 곧 CDAC가 나타낼 수 있는 전압의 가장 작은 크기가 된다. CDAC의 비트 수는 양자화 잡음* 정도를 결정짓는 요인인데, 양자화 잡음은 해상도를 낮추고 전력 밀도의 전체 주파수 범위에서 균일하게 나타난다.
* 회로 소자 비교기(Comparator): 2개의 전압이나 전류를 비교하고 더 큰 쪽을 가리키는 디지털 신호를 출력하는 장치
* 샘플링 스위치(Sampling Switch): 아날로그 신호를 시간 기준으로 나누는 스위치
* 양자화 잡음(Quantization Noise):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할 때 발생하는 잡음으로, 연속적인 아날로그 값이 이산적인(연속의 반대 개념, 연속되지 않고 값이 떨어져 있다는 뜻) 디지털 값으로 표현되면서 생기는 오차를 일컫는다.
그렇다면 CDAC의 비트 수를 무한정 늘려 양자화 잡음을 줄이고 해상도를 높일 수는 없을까?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이것을 실제 반도체 회로에서 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먼저 CDAC 내부에는 반도체 공정의 제약으로 인해 비트를 운반하는 커패시터 사이에 물리적인 크기 차이가 존재한다. 이 물리적 차이가 커지면 선형성 열화에 의한 고조파 왜곡*이라는 오류가 발생되는데, 이는 커패시터 크기를 줄일수록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 고조파 왜곡(Harmonic Distortion): 주기적 전압이나 전류의 조화 주파수로 인해 발생하는 신호 왜곡
그리고 비교 회로에서도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비교 회로는 여러 입력 전압을 비교하여 이를 출력하는 작업을 담당하는데, 비교 회로가 비교할 수 있는 전압의 크기가 열 잡음, 플리커 잡음, 오프셋 전압* 등 여러 요인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는 CDAC가 이상적인 형태로 아주 낮은 전압만 도출하더라도 마찬가지다.
* 오프셋 전압(Offset Voltage): 연산 증폭기 두 대의 출력 사이 전압 차이로 인한 결과
마지막으로, 입력단에 위치한 샘플링 스위치에 존재하는 저항으로 커패시터 수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열 잡음과 KT/C 잡음*이 더 커진다는 문제가 있다. 다시 말해, 비트 수를 크게 늘려서 해상도를 향상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일이다.
* KT/C 잡음(KT/C Noise): 샘플을 커패시터에서 추출했을 때 신호에 추가되는 열 잡음 전력의 총량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CDAC에서 각 비트를 담당하는 각각의 커패시터 무리에 커패시터를 더하거나 빼 커패시터 사이의 간격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비교 회로의 경우, 열 잡음과 플리커 잡음을 다룰 때 AFE에 사용되었던 트랜스 컨덕턴스 매개변수를 최대한으로 늘리거나 주파수를 늘리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한계를 완화하기도 한다. 오프셋 전압은 플리커 잡음과 같은 특징을 공유하므로 없애는 방법도 같다. 마지막으로 KT/C 잡음을 바람직한 수준 미만으로 줄이려면 CDAC의 커패시터 크기를 키움과 동시에 샘플링 주파수를 늘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지금까지 이런 기법을 사용해 저전력 SAR-ADC를 개발하여 18비트 해상도 수준으로 개발되었다.
차세대 센서 인터페이스 기술의 미래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고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또한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이나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과 같이 실시간 상호작용이 필요한 기술이 일상생활에 유입되고 있고 모바일, 웨어러블, IoT/IoE 디바이스 사용량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한 발전에 따라 센서의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시스템에 필요한 센서의 유형과 수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전망을 토대로 센서 인터페이스 시스템은 앞으로 소형화 및 저전력 소비를 위한 기술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반도체 콘퍼런스 ISSCC(International Solid-State Circuits Conference, 국제고체회로학회)에서 발표된 몇몇 논문에서도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 트렌드들이 강조되었다.
첫 번째는 AFE를 사용하지 않고 센서 디바이스에서 발생된 데이터를 직접 디지털 값으로 변환하는 ‘직접 변환 센서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AFE는 많은 전력과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기술을 사용하면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는 센서 솔루션에 좀 더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다. 단일 센서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전압, 전류, 저항, 정전 용량 센서 디바이스와 모두 호환 가능한 유연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기존의 다양한 센서 디바이스 유형에 상응하는 인터페이스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멀티모달 센서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동시에 여러 대의 센서 디바이스를 동시에 감지하는 데 한계가 있는 유연한 기술을 보완하여 단일 회로 시스템 하나로 동시 감지를 실현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아직 초기 개념 정립 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점점 더 많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글을 통해 감지 시스템이 식별해야 하는 주된 신호는 저항, 정전 용량, 전압과 전류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런 물리적인 변수를 전기 신호로 변환해 SAR-ADC와 같이 ADC에서 처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프론트 엔드 회로가 필요하다는 점도 알아보았다.
점점 작아지는 디바이스 내부에 더 많은 센서를 탑재하려면 우수한 해상도를 구현하고 선형성을 유지하면서 전력은 적게 소모해야 하기 때문에 회로가 초저(Ultra-Low) 잡음 성능을 갖춰야 한다. 이는 앞으로 센서 시스템 설계는 어렵지만 흥미로운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연결과 주변 환경으로부터의 데이터 획득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센서 시스템 설계 분야에서 수많은 혁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 본 칼럼은 반도체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