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자동차 등 이동 수단부터 집과 사무실 등의 공간까지 필요한 만큼만 빌려 쓰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시대가 도래했다. 공유경제는 ‘소유’가 아닌 ‘공유’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일련의 경제활동을 의미한다. 가장 큰 매력은 한정된 자원의 활용도를 끌어올려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서비스 이용자끼리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최근에는 반도체 생태계에도 공유 경제의 이 같은 이점을 활용하기 위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2018년부터 운영 중인 ‘분석/측정 지원센터’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반도체 산업이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높은 수준의 분석/측정 역량이 요구되는 추세다. 정확한 측정을 통해 도출된 상세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해 얻은 신뢰도 높은 인사이트(Insight)는 제품 품질 향상과 원가 절감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매김했지만, 아직도 많은 협력사가 이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의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보유한 최고 수준의 분석/측정 인프라를 협력사와 공유하고 있다. 협력사들은 물질, 화학, 계측 등 3개 분야에서 이뤄지는 빠르고 정확한 분석/측정을 통해 협력사가 보유한 장비와 재료가 실제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얼마나 효과적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제품 성능 보완 및 신제품 개발 등에 반영함으로써, 제품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분석/측정 지원센터를 통해 창출된 사회적 가치는 얼마일까? SK하이닉스가 개발한 SV 산식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약 242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SV성과 측정은 SK하이닉스의 분석/측정 인프라 공유 서비스 지원에 따른 협력사에 발생한 편익으로 측정하고 있으며, 서비스 이용에 따라 협력사가 절감하게 된 비용을 사회적 가치로 정의했다.
협력사에게 제공된 서비스의 평균 시장 가격 도출을 위해 TRC분석실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의 서비스 비용을 평균 시장 가격으로 정의하고, 도출된 평균 시장 가격에 연간 이용 건수를 곱해 제공된 서비스 가치의 총액을 산출한다. 협력사가 지불한 소액의 이용료는 시중 가격의 30% 수준에 달하는 금액으로 서비스 가치 총액에서 차감해 이전된 편익이 사회적 가치 성과로 측정한다.
분석/측정 지원센터는 협력사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반도체 공급망의 가치사슬(Value Chain)을 공고히 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SV를 금액으로 환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구성원과 이해관계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을 꾸준히 개선해 SK하이닉스의 노력이 신뢰성 있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