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b04.png

비 오는 날의 번개와 극지방의 오로라는 자연에서 볼 수 있는 플라즈마 활동입니다. 그 중 플라즈마가 발생하는 가장 대표적인 곳은 태양이죠. 플라즈마는 많은 양의 양이온과 전자를 생성하기 때문에 높은 밀도를 갖습니다. 그리고 양이온은 양이온끼리, 전자는 전자끼리 그룹을 지어 몰려다니는 운동형태를 보이는데, 이는 서로 중성상태를 만들려는 힘에 의해 활발한 운동에너지로 나타납니다. 반도체 공정에서도 플라즈마의 도입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특히 막을 만들 때에는 분자 단위나 원자 단위의 화학적/물리적 기법을 이용하는데요. 이때 온도를 섭씨 1,000도(CVD)까지 올려야 하므로, 다른 부위에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Fab 공정에서는 온도는 절반으로 내리고, 막은 좀 더 얇고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저온 플라즈마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진공관에서 출발한 플라즈마

플라즈마01.jpg
▲ 크룩스관을 통한 발명

과학의 관심사가 고체나 액체에서 기체로 확장되면서, 19세기에는 유리 공업과 진공 기술을 혼합시킨 진공관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진공관인 음극선관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과학자라고 인정하지 않았던 시대였죠. 음극선관(크룩스관)에서 나오는 현란한 전자빔(플라즈마의 일종)의 기교는 과학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으니까요. 그 덕에 진공관에서 반도체가 탄생했으며, 크룩스관 내에 운집해 이동하는 전자들의 방전(전자빔)을 이용한 플라즈마 기법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정전기에서 또 다른 세계를 발견하다! 전자의 세계 속으로>편 참조

다양한 Fab 공정에서 플라즈마를 활용

소컷 수정1.jpg
▲ 플라즈마를 활용하는 Fab공정

반도체 Fab공정에서는 식각(Etch)과 증착(CVD, PVD, ALD), 임플란트 시에 플라즈마를 자주 이용합니다. 단 Fab 공정 중 확산, 포토 및 CMP 공정 등에는 플라즈마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세정 공정에서는 세척의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플라즈마를 접목시키는 공정개발이 최근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Fab공정이 맨처음 개발되면(예를 들어 CVD인 경우), 처음에는 플라즈마를 사용하지 않다가, 좀 더 진보된 방식으로 진화할 때면 플라즈마를 적용하는 경향(플라즈마 CVD로 개선 등)이 있습니다.

플라즈마의 생성 조건

소컷 수정4-2.jpg

에너지를 가하면 물질의 상태가 고체 > 액체 > 기체로 변하게 됩니다. 이때 기체 상태에 높은 에너지를 가하여 한계치 이상이 되면 플라즈마가 됩니다. 에너지를 가하는 방법 중 고전적이고 쉬운 방법은 열을 가하는 것인데, 플라즈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통 섭씨 10만도 이상의 온도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소컷 수정3-3.jpg
▲ 가스의 이온화 및 압력에 따른 플라즈마 생성조건 @ 파센곡선

그런데 전기가 발견되고 진공을 만드는 기술이 발전되면서 진공관 내 압력을 적절히 낮추어 주면 낮은 전압(혹은 낮은 전력에너지)으로도 손쉽게 저압 플라즈마를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수은주 기준으로 볼 때, 챔버 안의 압력을 10mmHg(대기압은 760mmHg) 정도로 유지하면, 100[V] 정도만 인가해도 플라즈마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때 최적의 임계점은 가스의 종류, 플라즈마 형태, 전자의 평균 이동거리, 압력 및 전압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때문에 파센곡선을 참고하여 경우의 수마다 Try & Error를 거쳐 찾아내야 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고밀도 고에너지인 전자구름을 이용한 형광등, 네온사인, PDP TV 등 다양한 응용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전자 르네상스’의 시대를 열게 되었습니다.

플라즈마의 구성

소컷 수정5.jpg
▲ 플라즈마의 구성

유리진공관 안으로 가스를 분사한 후 기체를 플라즈마화 시키면 많은 양의 전자(-)와 함께 양이온(+)도 동일한 양으로 생성됩니다. 또한, 분자의 결속에서 떨어져 나온 원자(라디컬)도 함께 발생됩니다. 분자 결합 상태에서 에너지를 받아 분자에서 분리되는 현상을 ‘해리’라고 하는데요, 해리 현상으로 생성된 전자, 양이온 및 라디컬 등을 모두 합하여 플라즈마라고 부릅니다. 라디컬은 또 전자가 양이온과 수시로 결합(전자와 양이온이 동시에 소멸하여 중성이 됨)하는 경우에도 만들어지는데, 이 라디컬이 식각공정에서는 많은 역할을 합니다. 플라즈마의 핵심은 에너지를 받은 1차 전자가 중성 원자의 최외각껍질에서 탈출하여 다른 원자에 충돌하고, 이때 충돌 에너지에 의해 2차, 3차 전자와 다른 양이온들을 높은 밀도로 생성하는 것입니다. (자계를 이용하여 이온들을 한정된 영역으로 몰아넣으면 플라즈마를 고밀도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일정 이상의 에너지가 가해지는 상태에서는 전자, 양이온, 라디컬은 계속 만들어지면서 동시에 상호결합으로 소멸되기를 반복합니다. 해리와 결합 중에서 에너지가 커지면 해리가 많아지고, 에너지가 적어지면 결합세력이 우세해집니다.

플라즈마의 양과 막 두께 조절

분자나 원자상태에서 전자가 전리되면 중성 상태가 깨지면서 전자와 양이온의 양은 거의 같게 됩니다. 따라서 플라즈마는 전체적으로 준중성 상태(외부에서 볼때는 중성, 내부에서는 음극과 양극이 상존하는 상태)를 유지하게 되겠지요. 따라서 프로세스 챔버에 인가하는 전력에너지를 조절하면, 플라즈마 내의 전자나 양이온 혹은 라디컬의 활동 에너지와 량을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PECVD나 PVD공정 진행시에 얼마 정도의 두께로 막을 형성할 것인지 정확하게 계산해 낼 수 있습니다.

플라즈마의 종류

6 (2).jpg
▲ 용량성 플라즈마(CCP)

플라즈마는 인가하는 에너지 타입에 따라서 종류를 나뉘어 부르는데, 인가하는 에너지가 DC 혹은 AC에 따라서 직류플라즈마 혹은 교류플라즈마라고 합니다. 그중 교류(RF) 플라즈마도 2개의 전극판 사이에 플라즈마를 형성하는 용량성 이면 용량성 플라즈마(CCP : Capacitively Coupled Plasma), 플라즈마 외곽으로 코일을 감아 놓은 구조인 유도성이면 유도성 플라즈마(ICP : Inductively Coupled Plasma)라고 합니다. 이 외에도 플라즈마를 만드는 방법에 따라서 전자빔 플라즈마 등 여러 가지 종류의 플라즈마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중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하는 플라즈마는 용량성 플라즈마(CCP)입니다.

 

미지의 세계를 다루는 반도체 공정은 여러 가지 문제들로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그중 미세화 및 균질성 회복 문제가 가장 대표적이죠. 소스/드레인을 형성하는 확산에 의한 등방성은 이온 임플란테이션으로 해결했고, 막을 깍아내는 습식식각의 등방성은 플라즈마를 사용한 건식식각(RIE : Reactive Ion Etch)으로 해결했으며, 막을 형성할 때의 얇은 두께와 균질한 막은 역시 플라즈마를 이용한 PECVD와 PVD로 해결했습니다. 이렇듯 플라즈마 공법은 반도체 공정에서 갈수록 빈번하게 적용되고 있는데요. 특히 막 형성과 연관된 공정에 플라즈마의 사용이 더욱더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플라즈마는 반도체 공정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해결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반도체 공정에서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먼저 플라즈마에게 물어보세요!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국립한밭대학교 지능형나노반도체연구소

진종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