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이기는 핸드볼 리그, 대회가 아닌 축제였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8월 발달장애인 핸드볼 경기를 계획하며 전국 단위로 발달장애인 핸드볼 팀을 모집하고, 시범경기 개최 및 전문성 확보에 나선 지 1년 만에 전국 10개 정규 팀*이 모인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핸드볼 대회(All Win Peak 2022)를 5일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는 올해 11월 참여 예정인 스페셜올림픽** 운영 방식과 동일한 ‘모두가 승리자가 되는 게임’ 방식이 채택됐다. 10개 팀이 1:1로 각 1번의 경기를 가졌고(총 5회), 결과에 따라 우승 5팀, 준우승 5팀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이번 AII Win Peak 2022는 참가 선수 전원이 챔피언으로서 기쁨을 누리는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SK하이닉스가 청주시 · 서원대학교 · 사랑의열매와 함께 결실을 이룬 감격의 축제 현장을 소개한다.
* 하단 상세 소개 참고.
** 스페셜올림픽 : 1968년부터 열린 발달장애인 국제 스포츠 대회. 발달장애인의 운동 능력과 사회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며, 동 · 하계 대회로 나뉘어 4년마다 개최됨. 올림픽,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과 더불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인정하는 3대 올림픽 중 하나.
‘All Win Peak 2022’는 SK하이닉스의 스포츠 사회적 가치 창출 프로젝트다. 핸드볼을 통해 장애인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고, 더 큰 꿈을 키우길 바라며 기획됐다. SK하이닉스는 All Win Peak 2022를 통해 발달장애인 핸드볼 경기의 저변이 확대되고, 장애인의 스포츠 참여가 확산하길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발달장애인 심신 건강이 향상되길 바라며, 스페셜올림픽 출전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SK호크스의 홈구장, 청주 SK호크스 아레나에서 열린 All Win Peak 2022에는 발달장애인 핸드볼 10개 팀, 대회 관계자 및 관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일우 SK하이닉스 청주기업문화담당 부사장을 비롯해 이범석 청주시장, 손석민 서원대학교 총장,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박흥철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등 각계각층 인사 또한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대회는 성황을 이룬 가운데 마무리됐다. 특히 경기 결과에 따라 모든 팀이 우승 · 준우승 트로피를 받으며, 모두가 챔피언(Champion)이 되는 축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독특한 게임 방식 덕분에 발달장애인 선수와 참가자 전원이 경쟁보다 대회를 즐기는 데 몰입할 수 있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 사업은 다양한 방면에서 의미를 끌어내고 있다. 특히 핸드볼 은퇴 선수를 팀 감독으로 채용, 제2의 핸드볼 인생을 선사한 것은 물론 발달장애인 선수의 체력이 1년간의 트레이닝을 거쳐 크게 향상한 효과도 거뒀다.
▲ 지난 1년간 발달장애인 핸드볼 팀 모집(21.08), 매뉴얼 제작(21.11), ‘행복한 어울림’ 친선경기(21.11) 및 발달장애인 핸드볼 시범경기(22.05) 개최 등을 펼쳤다.
한편,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모아’를 운영 중인 SK하이닉스는 행복모아 내 사내 동아리(현 행복모아 챌린저스)를 통해 발달장애인 핸드볼의 긍정적 영향, 즉 건강 증진 및 사회성 향상을 확인한 바 있다. 2021년 8월에는 그 효과를 전국 발달장애인에게 확산하고자 육성사업을 시작했다. ‘행복모아 챌린저스’를 포함, 전국 단위 10개 정규 팀의 탄생 배경이다.
지난 1년간 차곡차곡 기반을 다진 SK하이닉스는 청주시 · 서원대학교 · 사랑의열매와 지속적인 육성사업을 펼친 끝에 올해 10월 All Win Peak 2022를 개최할 수 있었다.
5일 청주 SK호크스 아레나에는 많은 관객이 몰리며 발달장애인 핸드볼 대회에 대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
오후 1시가 되자 관계자 및 관람객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사진을 남기고 선수를 응원하며 개막을 기다렸다. 선수들 얼굴엔 첫 대회의 긴장감과 설렘이 내비쳤다.
이번 대회에선 이일우 SK하이닉스 부사장과 이범석 청주시장, 손석민 서원대 총장, 대한장애인체육회 정진완 회장이 직접 축사를 전하며 의미를 더했다.
▲ (왼쪽부터) 이일우 SK하이닉스 부사장, 이범석 청주시장, 손석민 서원대학교 총장,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
이일우 부사장은 “승패를 떠나 친선과 우의를 다지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하는 축제의 한마당으로 승화되기를 기대한다”며 “장애인과 함께하는 많은 사업을 지속해서 발굴하겠다”고 대회사를 남겼다.
이범석 시장은 “국내 최초 장애인 핸드볼 대회로서 의미가 특별하다”며 “행복한 도전에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환영사를 건넸다.
손석민 총장은 “발달장애인 스포츠 활성화에 큰 터닝포인트가 되리라 확신하며 선수 모두를 응원한다”고 축사를 전했다.
정진완 회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장애인들이 삶의 새로운 원동력을 찾았다고 생각하고, 사회적 가치를 위해 앞장선 SK하이닉스가 있기에 가능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국민의힘 이용 의원,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도 영상으로 축사를 전하며, 이번 대회가 사회적으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용 의원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스포츠인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오경 의원은 “발달장애인이 핸드볼을 즐기며 스포츠에 참여하는 장이 열린 것을 환영하고, 앞으로도 지속해서 대회가 열리도록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밝혔다.
대회는 전국 발달장애인 핸드볼 정규 10팀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A그룹 4개 팀, B그룹 6개 팀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경기가 시작되자, 선수들은 지난 1년간 연습한 기량을 뽐냈다. 핸드볼 특유의 빠른 몸놀림과 파워가 돋보이는 슈팅이 쏟아졌고, 역동적인 플레이도 대회 내내 이어졌다. 특히 공격이 오가는 가운데, 신속한 패스와 빈틈을 파고드는 슈팅이 이어지는 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도 터져 나왔다. 선수들은 전 · 후반 20~30분*의 경기에도 지치지 않는 근성으로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 A그룹은 전 · 후반 15분씩 30분 경기, B그룹은 전 · 후반 10분씩 20분 경기
▲ A그룹 2경기 행복모아 챌린저스 vs SNP 드래곤즈 경기에서 김생수 선수가 패스할 준비를 하고 있다.
명승부는 행복모아 챌린저스와 SNP 드래곤즈의 대결이었다. 양 팀은 초반부터 팽팽한 맞대결을 보여줬다. 중반부터는 챌린저스가 힘 있는 플레이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특히 김생수, 최지원 선수가 정면, 측면을 공략해 점수 차를 벌렸다. 이날 두 선수는 눈에 띄는 활약을 통해 발달장애인 핸드볼 선수도 기량이 뛰어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경기는 드래곤즈 이상원 선수의 동점 골이 터지며 무승부로 마무리되었고, 7m 승부 던지기까지 접전이 이어졌다.
▲ A그룹 1경기 상록 포레스트 vs 핸즈 경기에서 상록 포레스트 선수가 파워풀한 슈팅을 날리고 있다.
상록 포레스트 대 핸즈 전도 인상적이었다. 상록 포레스트는 핸즈의 연속 공격을 막아내며 역공을 펼쳤다. 빠른 패스에서 슛으로 이어지는 속도감이 돋보였다. 특히 김무영 선수는 공을 가로챈 뒤 상대 진영을 재빨리 돌파해 슛을 던지는 등 높은 기량을 자랑했다. 남동현 선수도 파워풀한 슈팅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 (왼쪽부터) B그룹 1경기 프리드로우 vs 진주 피닉스, 2경기 성베드로학교 vs 구로피닉스 스펙트럼, 3경기 원더풀 vs 갓핸드.
경기 결과 A그룹 우승컵은 상록 포레스트, 행복모아 챌린저스가 차지했고 준우승컵은 핸즈, SNP 드래곤즈가 거머쥐었다. B그룹은 진주 피닉스, 성베드로학교, 원더풀이 우승팀으로 선정됐고 프리드로우, 구로피닉스 스펙트럼, 갓핸드가 준우승팀으로 선정됐다. 관객들은 결과를 떠나 멋진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박수로 화답했다.
▲ (왼쪽부터) 상록 포레스트, 행복모아 챌린저스, 진주 피닉스, 성베드로학교, 원더풀.
▲ (왼쪽부터) 핸즈, SNP 드래곤즈, 프리드로우, 구로피닉스 스펙트럼, 갓핸드.
All Win Peak 2022를 통해 성공적인 전국대회 데뷔전을 치른 행복모아 챌린저스 김미화 감독은 “124명의 선수가 여기까지 힘내서 와주고, 서로 어우러진 것만으로도 모두 승자”라며 “발달장애인 부모님들이 오늘 경기를 보고 아이들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동시에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출전 소감을 밝혔다.
▲ (왼쪽부터) 행복모아 챌린저스 김미화 감독, 김생수 선수.
행복모아 챌린저스 김생수 선수는 “오래 연습한 만큼 우승해서 좋았고 앞으로 팀을 이끄는 선수, 팀원을 보듬어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생애 첫 핸드볼 전국대회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한편, All Win Peak 2022는 다양한 장내 행사로 선수와 관중을 즐겁게 했다. 중간중간 핸드볼 드로우 · 림보 · 큰 공 굴리기 등 미니게임이 진행됐고, 선수와 가족, 관중은 게임을 즐기며 화합했다.
▲ 림보 이벤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송혜진 님이 기념품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림보 이벤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송혜진 님은 “대회라기보다 축제에 온 기분”이라며 “일주일 동안 림보 연습한 보람이 있어 기쁘고, 자녀와 함께 추억을 쌓아서 좋았다”고 전했다. 핸드볼 드로우 이벤트에 참여한 최희정 느티나무진주시 장애인부모회 대표는 “선수들 실력을 떠나 다같이 즐기는 축제 분위기여서 좋았다”고 말했다.
폐회 후에는 코트가 개방되며, 선수 및 관계자가 한데 모여 축하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선수들은 흩날리는 꽃가루를 맞고 사진을 촬영하며 국내 첫 발달장애인 핸드볼 전국대회를 추억으로 남겼다.
2023년에는 현재 10개 정규 팀을 12개로 늘린다. 향후 청각장애 및 지체장애로 장애 영역을 확대해 장애인핸드볼협회 인가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전국대회는 정규리그로 운영하고, 대한핸드볼협회 경기에 장애인 부문을 신설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스페셜올림픽 국제대회 및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참여도 지원 예정이다. 아울러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제도를 활용하여 장애인 핸드볼 선수 고용도 연계할 방침이다.
이일우 부사장은 “All Win Peak 2022로 발달장애인의 스포츠 참여를 확대하고,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등 값진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 11월 열리는 스페셜올림픽 국내대회도 지원하고, 발달장애인 핸드볼 팀을 추가 선발하여 2023년 정규리그를 개최하는 등 후속 활동도 착실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