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구내식당이 구성원 건강을 위해 특별한 메뉴를 만들었다. 대사증후군1) 유증상 구성원의 건강을 위해 마련된 ‘건강한 식당’이 바로 그 주인공. 2019년 3월부터 시작된 건강한 밥상은 프로그램 초기에는 기수별로 선정된 구성원만이 건강한 밥상을 제공받는 방식으로 운영되다가, 구성원들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지난해 10월 정규 코너에 이름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얼마나 괜찮은 메뉴기에 구성원들 사이에서 이렇게 화제가 된 걸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뉴스룸은 청주캠퍼스를 찾아 ‘건강한 밥상’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1) 대사증후군 : 심장질환 및 당뇨병, 뇌졸중을 비롯해 건강 문제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5가지 위험요소들(고혈압, 고혈당, 고중성지방 혈증, 낮은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그리고 중심비만) 중 3가지 이상을 보유하는 것
현대인을 위협하는 대사증후군을 잡아라! 구성원 위해 시작된 ‘건강한 밥상’
‘건강한 밥상’은 청주캠퍼스 내 6,000여 명의 구성원 중 많은 구성원들이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을 1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하고, 회사 차원에서 관리하기 위해 마련된 식단이다. 대사증후군 유증상자는 건강한 식습관이 필수인데, 회사 구내식당은 메뉴가 한정적이어서 식이조절에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기존 단체급식의 한계를 넘어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
건강한 밥상을 기획한 청주 ED팀은 “건강한 밥상은 구성원들에게 식이조절이 가능한 식단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시작됐다”며 “건강한 조리방법과 신선한 재료를 바탕으로 구성원에게 늘 새로운 메뉴를 선사하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서울대학교 남기선 식품영양학박사의 이론을 바탕으로 채소, 단백질 식품, 통곡물을 2:1:1 비율로 맞춘 수제 메뉴와 균형 잡힌 Low GI(혈당지수) 식단을 건강한 밥상의 콘셉트로 잡았다. 또한 영양사, 조리사, 식당 담당자와의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매일 다른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같은 콘셉트로 먼저 대사증후군을 보유하고 있는 구성원 중 53명을 선정해,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다. 하루 중 한 끼를 건강한 밥상으로 취식할 때 실제로 몸이 좋아지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파일럿 테스트에 참가한 구성원들은 허리둘레, 체중, 콜레스테롤 등의 기초 검사를 받은 후, 2달 동안 중식으로 건강한 밥상을 먹었다.
파일럿 테스트 결과는 놀라웠다. 건강한 밥상의 이용자 중 82.9%에서 건강 개선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 특히 허리둘레, 체중, 총 콜레스테롤, 공복 혈당 등의 7개 검사 항목 중 5개 항목에서 큰 폭의 개선이 이뤄졌다. 청주 ED팀은 “파일럿 테스트 결과를 확인하고 난 후, 건강한 밥상 운영에 확신을 갖게 됐다”며 “건강한 밥상이 건강에 대한 마인드를 향상시키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후 청주캠퍼스 전체 구내식당에서 사전 예약제를 통해 추첨으로 선정된 50명~120명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2개월 동안 진행됐다. 건강한 밥상은 정규 코너화 전까지 기수제로 총 1~5기까지 운영됐는데, 1~3기 때는 중식만 제공했고 이후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아 4~5기부터는 석식까지 늘렸다. 제공 대상 범위 역시 협력사 구성원까지 확대됐다.
건강한 밥상을 10달간 기수제로 운영해오던 중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운영이 중단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청주 ED팀은 위기를 기회로 살려 이 기간 동안 정규 코너화를 위한 준비를 진행했다. 메뉴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설문조사 및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구성원의 정확한 니즈(Needs)를 파악한 것. 이러한 개선 과정을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모든 청주캠퍼스 구성원은 정규 코너를 통해 건강한 밥상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정규 메뉴라면 파일럿과 격이 달라야 하는 법! ‘식단’과 ‘운영 방식’ 모두 새 옷을 입다
청주 ED팀은 건강한 밥상 정규 코너화를 위해 ‘운영 방식’, ‘식단’ 등 크게 두 가지를 보완했다. 건강한 밥상 운영 초기 때의 식단은 야채, 살이 찌지 않는 음식 등 낮은 칼로리 중심이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낮은 칼로리 식단은 포만감을 채워주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균형 잡힌 영양소와 동시에 포만감도 줄 수 있는 메뉴를 구상했다. 건강한 밥상 정규 코너화 후에는 다양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키토식, 고단백식 등 다양한 테마로 눈으로 즐기는 재미도 더했다.
▲건강한 밥상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이선배 영양사(진풍푸드서비스)의 모습.
청주1캠퍼스에서 건강한 밥상을 운영하고 있는 이선배 영양사는 “건강한 밥상의 식단을 구성할 때 일반식보다 조미료 사용을 적게 하거나, 건강에 좋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며 “또, 지방이랑 기름기가 적은 재료들을 선별해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영양사는 물론 조리사, 식당 TP2)까지 구내식당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은 지금도 더 나은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 이 영양사는 “건강한 밥상 식단이 점점 좋아질 수 있었던 것은 구성원들의 따뜻한 칭찬 코멘트 덕분”이라며 “잔반 없이 그릇을 싹 비운 구성원의 모습을 볼 때마다 더 맛있는 식단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리사와의 꾸준한 커뮤니케이션과 다양한 조리법, 식재료 활용 등에 관한 공부도 꾸준히 해 더 건강한 밥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2) TP :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반도체 개발과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협업하고 있는 이들의 호칭으로 ‘Thanks Partner(고마운 협력자)’를 뜻한다. 그 외에도 ‘Together Partner(함께하는 동반자)’, ‘Technical Partner(기술 파트너)’, ‘Trusted Partner(신뢰하는 동료)’라는 의미.
정규 코너에 이름을 올리면서 운영 방식도 크게 바뀌었다. 기수별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던 당시에는 선정되지 못한 구성원들의 불만이 많았다. 또한 실질적으로 건강을 챙겨야 하는 구성원이 추첨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는 곧 취식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건강한 밥상 이용자가 다른 코너에 선호하는 메뉴가 나왔을 경우 일반식을 이용했기 때문. 이로 인해 정규 코너화 전 건강한 밥상의 평균 취식률은 75%에 그쳤다.
이에 건강한 밥상이 정규 코너가 되면서 사전 예약제를 폐지하고 대신 솔드-아웃(Sold-Out)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건강한 밥상 배식 타임도 추가했다. 기존 중식, 석식으로 한 타임만 제공됐던 건강한 밥상을 교대 구성원을 위해 세 타임으로 나눈 것. 여기에 조식과 야식까지 배식 타임을 추가로 확대했다. 청주 ED팀은 “건강한 밥상을 강제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불합리함을 없애고 스스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솔드 아웃제를 도입했다”며 “이를 통해 건강한 밥상을 정말 필요로 하는 구성원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식단, 운영 방식 모두 새 옷을 입은 건강한 밥상은 정규 코너화 후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기수별 사전예약제를 운영할 때는 평균 75.25%에 그쳤던 취식률이 정규 코너화 이후에는 평균 90.13%까지 증가했다. 또한 건강한 밥상 이용자를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일반식에 대한 만족도(88.98점)를 크게 상회하는 93.06점을 얻어냈다.
청주 ED팀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 중이다. 청주 ED팀은 “요일별 질병, 다이어트, 혈당 등의 테마를 설정해 관리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식당 출입구에서 건강한 밥상의 수량을 확인할 수 있는 카운팅 시스템(Counting System)도 설치했으며, 이를 통해 구성원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건강한 밥상 프로그램의 최종 목표는 구성원이 언제든지 와서 건강을 고려한 맞춤형 식단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수량에 한계가 있어 때때로 건강한 밥상을 수령 못하는 구성원이 생기지만, 인프라를 확대해 누구나 원할 때마다 와서 정성스럽게 마련한 건강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pilogue] 구성원들에게도 물어봤다 “건강한 밥상은 어땠나요?”
건강한 밥상에 대한 구성원들의 평가는 어떨까? 뉴스룸이 발로 뛰어다니며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건강한 밥상을 이용하면서 몸무게 감량, 당 수치, 체질 개선 등 건강이 좋아졌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한 구성원은 “질환을 겪고 있어 식습관 개선이 중요한대, 건강한 밥상을 시작하면서 실제로 건강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먹는 즐거움은 삶의 낙(樂) 중 하나. 맛은 어땠을까? 또 다른 구성원은 “건강식은 맛이 없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건강한 밥상’은 맛도 좋았고 메뉴에서부터 정성이 느껴졌다”는 소감을 전했다.
건강한 밥상을 운영하는 영양사, 식당 TP 등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구성원들도 많았다. 또 다른 구성원은 “구성원의 건강을 위해 건강한 밥상에 많은 정성을 쏟고 있는 영양사, 식당 TP에게 꼭 감사의 인사를 전해달라”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