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학습 및 추론을 지원하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경쟁우위를 확보한 HBM(D램 적층 고대역폭 메모리)AI 시스템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으로 떠오르면서, 올해 D램 시장 규모는 지난해 대비 65% 가까이 성장해 11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스룸에서는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SK하이닉스가 글로벌 No.1 AI 메모리 기업의 위상을 얻게 된 배경과 경쟁력에 대해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SK하이닉스 신임임원들을 초청해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뉴스룸 2024 임원 인터뷰 시리즈[관련기사]에 함께한 권언오 부사장(HBM PI), 길덕신 부사장(소재개발), 김기태 부사장(HBM S&M), 손호영 부사장(Adv. PKG개발), 오해순 부사장(낸드 Advanced PI), 이동훈 부사장(321단 낸드 PnR), 이재연 부사장(Global RTC)이 참석했다. 좌담회 사회는 원정호 부사장(Global PR)이 맡았다.

2024 임원 좌담회-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경쟁력과 미래 시장 트렌드_01_사진_인물▲ 좌담회에 참석한 SK하이닉스 임원들. 왼쪽부터 권언오 부사장(HBM PI), 김기태 부사장(HBM S&M), 이동훈 부사장(321단 낸드 PnR), 오해순 부사장(낸드 Advanced PI), 길덕신 부사장(소재개발), 손호영 부사장(Adv. PKG개발), 이재연 부사장(Global R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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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재연, 원정호(Global PR), 권언오, 이동훈 부사장(첫 번째 사진), 손호영, 오해순 부사장(두 번째 사진) 길덕신, 김기태 부사장(세 번째 사진)

AI 시대를 이끌어가는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은 어디서 왔나?

①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HBM에 대한 장기간 끈질긴 연구개발과 투자
②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긴밀한 협업
③ 분야 간 벽이 허물어지는 이종 융합의 미래 준비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부터 AI 메모리인 HBM 5세대 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또 회사는 다음 세대 제품인 HBM4의 양산 시점을 내년으로 앞당기고 글로벌 투자와 기업간 협력을 통해 차세대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는 등 AI 메모리 업계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좌담회에서는 SK하이닉스가 선도적인 입지를 다지게 된 배경에 대한 논의부터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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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언오 부사장

권언오: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오랜 시간 동안 끈질기게 이어져 온 AI 메모리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AI 인프라에 필수적인 HBM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게 될 고성능 메모리를 개발하는 등 기술력과 양산 노하우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면서 탄탄하게 경쟁력을 축적해 올 수 있었다.

김기태: “항상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협업을 하고, 고객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기반으로 그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강점이다. , HBM을 적기에 공급하면서 대규모 양산 경험을 보유한 것도 우리가 높은 신뢰를 받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손호영: “HBM의 성공은 고객과의 협력은 물론, 내부 부서간 협업 과정에서도 이전보다 열린 방식으로 일해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앞으로 더 다양해질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려면 고객과 한 차원 더 높은 협력 관계를 맺고, 메모리와 시스템, 전공정과 후공정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종간 융합을 위한 협업을 준비해야 한다.”

이어 고용량 낸드 솔루션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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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훈 부사장

이동훈: “AI에 필요한 대량의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낸드 기반의 고용량 SSD 제품이 필수적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의 초고층 데이터 저장 영역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멀티 플러그(Multi-Plug) 기술과 제품 크기를 줄여 생산성을 높여주는 올(All) PUC(Peri. Under Cell) 기술 등을 업계에서 가장 먼저 확보해 이 분야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오해순: “낸드 적기 개발은 물론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 됐다. 우리는 낸드 분야에서도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줄 수 있는 역량을 갖춰나가고 있다.”

AI 인프라의 핵심인 메모리, 향후 중요성 더 커질 전망

AI 메모리가 이처럼 각광을 받게 된 데 대해 임원들은 HBM, CXL*, eSSD*, PIM* 등 고성능 솔루션들이 기존 메모리의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AI의 동작 속도를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이들은 앞으로 AI 활용 분야가 더 확대되면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CXL(Compute eXpress Link): 메모리와 다른 장치들(로직, 스토리지 등)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고대역폭과 고용량을 구현해 주는 기술
* eSSD(enterprise Solid State Drive): 낸드와 컨트롤러가 결합된 스토리지 솔루션 제품이 SSD이며, eSSD는 기업용 SSD를 의미함
* PIM(Processing-In-Memory): 메모리에 프로세서의 연산 기능을 탑재한 차세대 지능형 메모리

김기태: “생성형 AI 기술이 교육, 의료 등 공공 서비스뿐만 아니라 B2C 시장에서 주요 소비자층 분석, 상품·서비스 개발 및 마케팅, 공급망 관리에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어 메모리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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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덕신 부사장

길덕신: “생성형 AI 기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 기술을 얼마나 많은 응용 분야에 접목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향후 온디바이스, 자율주행, 그리고 로봇 산업과 AI간 융합이 반도체 시장의 변화와 성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이동훈: “AI 기술이 더 발전하게 되면 메타버스가 실제 현실에 가까울 정도로 고도화되는 미래도 생각해볼 수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이 분야를 선점하려는 과정에서 여기에 탑재되는 메모리 수요가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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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해순 부사장

AI 산업이 확장되면서 새로운 메모리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해순: “그동안 AI 산업에서 낸드에 대한 주목도가 높지 않았지만 대용량 AI 서버 수요가 늘면서 eSSD와 같은 낸드 솔루션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여러 분야에서 신시장이 열리고 있는 만큼, 다양한 메모리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손호영: “당초에는 AI 메모리 시장이 지금과 같은 양상으로 전개될지 예견하기 어려웠다. 지금은 업계가 다양한 미래 가능성을 고려해 고객 맞춤형 메모리 솔루션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재연: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 기존 메모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이머징(Emerging) 메모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 D램의 고속 성능과 낸드의 고용량 특성을 동시에 갖춘 MRAM(자기 저항 메모리)*, RRAM(저항 변화 메모리)*, PCM(상변화 메모리)* 등이 주목받고 있다.”

* MRAM(Magnetic Random Access Memory): 자기(磁氣) 스핀의 운동 방향에 따라 소자의 저항이 바뀌는 현상을 이용해 데이터의 저장 유무를 구분하는 메모리
* RRAM(Resistive RAM): 소자 내 필라멘트에 전압을 가해 생기는 저항차에 따라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 PCM(Phase-Change Memory): 특정 물질에 전압을 가하면 상태(Phase)가 변하는 현상을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미래 시장 변화에 따른 SK하이닉스의 우선 과제는?

미래 산업과 기술 변화상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회사가 주목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임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우선, 기술 우위를 지키기 위해 고객관계 강화, 글로벌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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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태 부사장

김기태: “AI 서비스가 다변화해도 지금의 폰노이만 방식(로직 반도체와 메모리가 분리된 형태)의 컴퓨팅 구조가 지속될 때까지는 메모리에 요구되는 최우선 스펙은 속도용량이 될 것이다. SK하이닉스가 HBM을 비롯해 AI 메모리 기술 우위를 유지하려면 전공정의 설계·소자·제품 경쟁력뿐만 아니라 현재 독보적인 역량을 확보한 후공정의 고단 적층 패키징 기술력도 계속 강화해야 한다.

또, 현재 시장 상황을 보면, 빅테크 고객들이 AI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이에 맞춰 우리는 차세대 HBM 제품 등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의 계획을 미리 논의하는 중이다.”

권언오: “다음 세대 제품인 HBM4는 메모리에 로직 반도체 공정을 도입하는 첫 제품이 될 것이다. 신공정을 도입하는 일은 고객들이 원하는 수준 이상의 스펙을 구현하는 것 외에도, 관련 업계와의 협업으로 이어져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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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호영 부사장

손호영: “기존 메모리의 성능을 높이고, 메모리와 비메모리 등 이종 간 집적을 구현하려면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산학연(産學硏) 주체들과 함께 기존 메모리 분야에서부터 융복합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소재 개발을 통한 품질 강화, AI용 고성능 낸드 기술력 제고, 차세대 메모리 연구개발 등에 대해서도 임원들은 중요성을 강조했다.

길덕신: “새롭게 등장하는 AI와 반도체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급변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개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반도체 소재의 혁신을 통해 공정 단순화, 불량률 제어, UPH(Unit Per Hour, 라인에서 시간당 생산하는 제품의 수량) 등을 개선하고, 최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패키징 분야에서는 수율과 방열 특성을 높여 제품 성능과 품질을 강화하는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동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제한된 공간 안에 최대한 많이, 작은 전력으로 저장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고용량·저전력 eSSD가 필수적이며, 여기에 들어가는 낸드에 300단 이상의 초고층 저장영역을 구현할 때 필요한 성능·품질·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오해순: “고용량에 특화돼 있으면서 읽기/쓰기 속도까지 보완한 QLC(Quadruple Level Cell)* 기술은 TCO(총소유비용) 절감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최근 AI 서버에서 QLC 기반 eSSD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관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적기에 제품을 개발하도록 힘쓸 것이다.”

* 낸드 셀 한 개의 용량이 1bit면 SLC(Single Level Cell), 2bit는 MLC(Multi Level Cell), 3bit는 TLC(Triple Level Cell), 4bit는 QLC(Quadruple Level C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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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연 부사장

이재연: “우리가 예상하는 변화가 먼 미래에 일어날지, 곧바로 눈 앞의 현실이 될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글로벌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MRAM, RRAM, PCM 외에도 우리는 초고속·고용량·저전력 특성을 동시에 지닌 SOM(Selector Only Memory)*, Spin Memory*, Synaptic Memory* 등 이머징 메모리에 주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미래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 강화할 필요가 있다.”

* SOM(Selector-Only Memory): 기존 메모리의 캐패시터(저장영역)와 트랜지스터(제어영역)(=셀렉터) 기능을 단일 소자에 구현한 메모리로, 기존 PCM의 미세공정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
* Spin Memory: 전자가 갖는 스핀 운동 특성을 응용해 데이터의 저장 유무를 구분하는 메모리로, 대표적으로 MRAM이 있음
* Synaptic Memory: 인공 신경망 소자를 기반으로 한 메모리로, 인간 두뇌와 유사한 고효율 컴퓨팅 구조를 구현해 기존 컴퓨팅 구조(직렬 처리 방식)의 한계인 데이터 병목 현상 등을 해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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