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업의 지속가능혁신을 위한 DBL* 경영의 확산’을 주제로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 DBL(Double Bottom Line) 경영: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 EV)와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SV)를 동시에 추구하는 SK의 지속가능한 성장방법론. SK는 2018년부터 매년 사회적가치를 측정하고 공표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는 SK하이닉스 박철범 SV추진 부사장을 비롯해, 유진테크 이종곤 상무, 코미코 김진웅 이사 등 SK하이닉스의 SV 측정에 참여하는 13개 협력사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또, 한국경영학회 김재구 학회장,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Center for Social value Enhancement Studies) 나석권 원장, 중앙대 정도진 교수, 상명대 김준현 교수, 한남대 이용석 교수 등 학계 전문가들도 함께했다.
▲ 세미나에서 연구 발표를 듣고 있는 박철범 부사장, 김재구 학회장, 나석권 원장(우측부터)
이번 세미나는 SK의 지속가능한 성장방법론인 DBL 경영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SK하이닉스 협력사 SV 측정 성과와 향후 추진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김재구 학회장의 축사와 나석권 원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세미나에서는 사회적가치연구원 정아름 팀장이 ‘SK SV 측정 5년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 ‘SK SV 측정 5년의 성과와 과제’ 발표 모습
정 팀장은 발표를 통해 지난 5년간 SK가 창출한 SV를 금액으로 환산한 데이터를 보여주며, 그 의미를 분석했다. 특히, 수치화된 데이터뿐 아니라 내부 구성원과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SK의 SV 활동을 평가하고,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중앙대 정도진 교수와 상명대 김준현 교수, 한남대 이용석 교수가 함께 진행한 ‘SK하이닉스 협력사 SV 측정이 인식과 행동 전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SK하이닉스의 협력사 대상 SV 측정이 실제 협력사 기업 경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회적가치연구원과 한국경영학회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 연구 발표하고 있는 정도진 교수와 정아름 팀장, 김준현 교수, 이용석 교수(우측부터)
연구진은 SV 측정에 참여한 SK하이닉스 협력사 13곳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 및 인터뷰, 심층 면담 등을 통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상당수 협력사가 SV 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했으며, 향후 더 적극적인 SV 창출을 위해서는 SK하이닉스가 지속적인 리더십을 발휘하여 ‘반도체 생태계 내 DBL 경영’으로의 변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정도진 교수는 “협력사의 SV를 측정한 것이 2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협력사에서 SV의 중요성을 인지했다”며, “이러한 측정이 지속된다면 SV와 같은 비재무적인 지표도 기업의 경영 방향을 결정하는 데 반영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세션으로 PwC컨설팅 김의형 고문이 진행을 맡은 토론회에는 SK하이닉스 박철범 SV추진 부사장과 중앙대 정도진 교수, 사회적가치연구원 오준환 실장, 유진테크 이종곤 상무, 코미코 김진웅 이사가 참여했다. 토론회에서는 SK하이닉스의 협력사 SV 측정에 대한 평가와 함께 협력사에서 느끼는 SV 측정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가 오갔다.
▲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는 김의형 고문, 박철범 부사장, 정도진 교수, 김진웅 이사, 이종곤 상무, 오준환 실장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
오준환 실장은 “SV 창출과 측정 활동이 구성원들로 하여금 SV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는 곧 경영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실제로 SK는 이런 변화가 눈에 띄는 대표적인 그룹 중 하나”라고 말했다.
협력사 대표로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유진테크 이종곤 상무와 코미코 김진웅 이사는 “그동안 객관적이고 직관적인 지표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SV를 이번 기회에 화폐 가치로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며 “SV 측정의 기준이나 방법 등이 다양한 규모, 형태의 협력사에 적합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측정 체계가 더욱 발전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 SV 측정에 협조해 준 협력사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박철범 부사장
끝으로 박철범 부사장은 “이번 기회를 빌려 SV 측정에 적극 협조해 준 협력사 임직원 여러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오늘 발표된 연구 성과는 협력사 여러분과 SK하이닉스가 함께 고민하고 만든 것으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룸은 이번 세미나가 갖는 의미를 더욱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정도진 교수와 SV 측정에 직접 참여한 협력사 담당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SK하이닉스의 DBL 경영에 대해 평가한다면?
A.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환경 변화에 따라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ESG가 기업의 가치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는데요. SK하이닉스는 DBL 경영을 통해 어떤 기업들보다도 빠르게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모범적인 사례는 한 기업의 경영이념을 넘어 반도체 생태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SK하이닉스는 SK 멤버사 최초로 협력사의 SV를 측정했는데요. 이에 대한 평가 부탁드립니다.
A. 최근 기업들의 ESG 경영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현재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에 대한 요구가 크지만, 향후에는 중소기업에도 이와 같은 요구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협력사 SV 측정은 앞으로 중소기업을 향한 다양한 ESG 요구에 기업들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좋은 선례가 됐으리라 생각합니다.
황유희 유진테크 법무팀 과장
Q. 협력사의 SV 담당자로 오늘 세미나에 참석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유진테크는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와 협업해 SV 측정을 시작했는데요. SV 성과를 측정하고 관련 데이터를 도출하기는 했지만, 이 데이터를 의미 있게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세미나를 들어보니,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도 잘 알게 됐고, SK하이닉스에서 어떤 방향으로 SV 측정을 발전시킬지 방향성을 알게 되어 큰 도움이 됐습니다.
Q. SV 측정 담당자로서 SK하이닉스의 협력사 SV 측정을 평가한다면?
A. 중소기업에서 SV를 측정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SV보다는 당장의 매출이 더욱 중요한 게 사실이거든요. 하지만, 함께 SV 측정에 참여해 보니까 ‘기업의 성장 측면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고, 앞으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이 많구나’라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경영진을 비롯해 구성원 대부분이 이런 인식을 갖게 된 만큼, 만약 SK하이닉스에서 협력사 SV 측정을 중단하더라도 자체적으로 매년 SV를 측정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