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023년 ‘Honored Engineer(이하 HE)’로 미래기술연구원 박철환 TL을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HE는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군 내 엔지니어 중에서 최고의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이에게 부여되는 직책으로, 정년 없이 반도체 연구 개발에 매진해 본인의 역량을 지속 발휘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사내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DE(Distinguished Engineer)와 HE라는 전문가 트랙을 운영하고 있다.[관련기사] 회사는 오랜 기간 쌓아온 전문 지식을 활용해 기술 개발 및 노하우 전수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 엔지니어를 먼저 DE로 선발하고, 그중에서도 최고의 역량과 전문성을 지닌 엔지니어를 HE로 선발해 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전에는 실무자에서 관리자를 거쳐 임원으로 승진하는 커리어 패스만 존재했다”며 “DE와 HE 도입 이후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연구 역량을 보존 및 계승하면서, 엔지니어들이 계속해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정년 없는 기술 전문가 ‘2023 SK하이닉스 Honored Engineer’로 선정된 박철환 TL을 만나다_01_표_이미지_2023HE는 회사의 기술 방향을 설정하고 모든 엔지니어들의 롤모델이 되는 중책이므로 기술력과 평판을 모두 고려한 절차를 거쳐 선정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먼저 우수한 역량을 갖춘 DE 중에 후보자를 선정하고, 기술 면접과 동료 구성원 대상의 평판 조사를 통해 후보자의 실력과 인성을 모두 검증하는 방식이다. 이어 경영진의 승인을 거쳐 최종적으로 HE가 선정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더 많은 DE와 HE를 배출해 구성원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고, 회사의 연구개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술 인재의 풀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D램의 역사와 함께한 반도체 베테랑, 박철환 TL

정년 없는 기술 전문가 ‘2023 SK하이닉스 Honored Engineer’로 선정된 박철환 TL을 만나다_02_인물_사진_20232023년 HE로 선정된 박철환 TL은 1996년 입사 후 D램 캐패시터(Capacitor) 연구에 매진해 왔다. D램에 데이터를 저장하려면 D램 내부의 캐패시터라는 곳에 일정량 이상의 전자(정전용량)가 담겨 있어야 하는데, 최근 공정 미세화로 캐패시터의 크기가 매우 작아져 이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박 TL은 정전용량을 확보하고 전자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연구 활동을 꾸준히 수행해 왔다. 그 결과 전자를 저장하는 능력(유전률)이 높은 High-K 소재의 캐패시터 유전막을 3개월 만에 제품화하는 데 성공하며 사내 SKMS 실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3년 동안 개발 프로젝트 TF에서 유전막 개발을 주도하고 AI 메모리인 HBM3E 등의 캐패시터 특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이와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박 TL은 2018년 DE로 선발된 데 이어 올해 최고의 엔지니어 전문가인 HE 직책을 부여받았다.

* SKMS 실천상: SK의 경영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에 따른 우수 성과를 발굴해 SUPEX(Super Excellence) 추구 정신을 고취하고 이를 전사적 경영 문화로 확대하고자 마련된 시상

박 TL은 “HE로 선발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기쁜 순간이었다”며 “수없이 많은 기술 난제들이 있었지만 한 분야에만 몰두하지 않고 공정, 설비, 소재 등 다방면의 역량을 축적해 다양한 분야의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얻어낸 성취”라며 소감을 밝혔다.

또 HE 제도가 안정적인 연구의 토양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는 “HE 제도는 기술력을 갖춘 구성원이 안정감을 갖고 자신의 실력을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며 “회사에서 새로운 커리어 패스로 자리 잡아 최고의 엔지니어를 꿈꾸는 구성원들이 도달하고 싶어 하는 지향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년 없는 기술 전문가 ‘2023 SK하이닉스 Honored Engineer’로 선정된 박철환 TL을 만나다_03_인물_사진_2023박 TL은 HE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장하려는 마음가짐”이라며 “하나의 반도체 요소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지식이 필요한 것처럼, 앞으로는 특정 분야에만 전문성을 지닌 T형 인재를 넘어 다양한 전문 기술을 보유한 π(파이)형 인재, 융합형 인재가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금까지는 하나의 전문 분야를 깊게 파는 인재로 충분했다면, 기술이 한계점에 다다르고 장애물을 돌파해야 하는 미래에는 여러 개의 전문 분야를 융합하는 창의적인 인재가 회사와 자신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박 TL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미래 D램 기술 중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개발부터 양산까지 고려한 통합적 협업 체계를 구현해 회사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공유해 후배들이 기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