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과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인류가 직면한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를 다 함께 해결하고, 지구상에 있는 모든 존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구성원이 일상과 업무 속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내재화에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SV(Social Value, 사회적 가치) 창출 우수사례 페스티벌’을 통해, 반도체 개발에 기여하면서도 친환경 효과와 협력사 동반성장 등 다양한 SV를 창출한 우수사례를 발굴해 포상을 실시했다.
올해의 대표 사례는 신규 소재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한 사례, 협력사와 공동으로 장비를 개발하거나 소재를 국산화해 동반성장을 이룬 사례, 공정을 효율화하고 전력 소모량과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킨 사례 등이 선정됐다.
SK하이닉스는 2019년부터 ▲제조/기술 ▲DRAM개발 ▲P&T(Package & Test) ▲PKG(Package)개발 4개 부문에 DBL실천단*을 구성해 매년 말 SV 페스티벌을 열고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있다. 작년까지는 4개 부문을 통합해 최우수 사례를 선정했지만, 각 조직의 특성이 다른 만큼 조직별로 최선의 SV 성과를 창출한다는 데 의의를 두고 올해부터는 부문별 1개씩 대표 사례를 뽑아 각 담당 구성원에게 최우수상을 수여했다.
* DBL실천단: Double Bottom Line 실천단. 경제적 가치(EV)와 사회적 가치(SV)를 동시에 실현하고자 SV 창출을 실천하고 관련 사례를 발굴하는 사내 부문별로 구성된 SV 전담 조직
올해로 4회차를 맞은 ‘2022 SV 창출 우수사례 페스티벌’의 최우수 사례 4건은 각각 어떻게 기술 개발과 SV 창출이라는 성과를 동시에 달성했는지 자세히 살펴봤다.
2022년 기술 개발, 그리고 사회적 가치까지 실현한 최우수 사례를 소개합니다
제조/기술 부문 최우수 사례는 Etch기술전략 신범준 TL이 추진한 건으로, Etch(식각) 공정 내 신규 소재(가스)를 적용해 공정 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인 사례가 선정됐다.
* 질소산화물(NOₓ): 대표적으로 일산화질소(NO)와 이산화질소(NO₂)가 있으며, 오존층을 파괴하고 호흡계 질환을 유발한다.
Etch 공정은 웨이퍼 위에 반도체 회로를 만들기 위해 회로 바깥의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과정이다. 이 공정에는 특수한 가스가 사용되는데, 신범준 TL은 기존에 사용되던 가스 대신에 온실가스와 질소산화물을 훨씬 적게 배출하는 가스를 채택했다. 우선, DRAM Etch 공정에서 사용되는 가스를 Low GWP* 가스로 대체해 올해에만 무려 265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이 가스는 다른 공정에도 확대 적용될 시 2026년까지 무려 1,106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GWP(Global Warming Potential) : 지구온난화지수/온난화잠재성지수. 온실가스별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력을 나타내는 수치로, 이산화탄소를 기준으로 표시한다.
또한, 정부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에 맞추기 위해 DRAM과 NAND Etch 공정에서 사용되는 가스의 배합 비율을 조절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51톤가량 줄였다. 이는 공정 내 전체 배출량의 무려 25%에 달하는 수치이다.
이번 사례를 주도한 신범준 TL은 내년에도 SV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란 포부를 남겼다.
“뛰어난 수상 후보가 많았음에도 이 상을 받은 것은 본 프로젝트가 ‘생산과 연구개발에 국한된 것만이 아닌, 환경을 생각하는 SK하이닉스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도움을 보탰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DBL/ESG 경영이 필수가 된 이상 내년에도 중장기 SV 창출 계획을 수립해 실천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진행한 환경오염 가스 저감 방안은 지속 실천할 계획이며, 특히 내년에는 펌프나 칠러 등의 장비 다변화를 통해 저전력 아이템을 확보, 팹(FAB) 에너지 절감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환경 오염원 개선 및 에너지 절약에도 기여하겠습니다”
DRAM개발 부문에서는 PE Research Lab 김태훈 TL이 담당한 신규 프로브 카드(Probe Card)* 개발 건이 최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 프로브 카드(Probe Card):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공정에서 이용하는 도구로, 웨이퍼 위에 형성된 칩에 전류를 보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기존 프로브 카드는 반도체 고집적화에 따른 더 높은 수준의 웨이퍼 테스트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웠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지닌 제조사는 외국회사 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김 TL은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하자는 취지에 따라 국내 협력사 발굴로 눈을 돌렸다.
김 TL은 국내 제조사 중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곳을 찾아냈고, 협력사와 함께 꾸준히 연구한 끝에 새로운 테스트 환경에 맞는 신규 프로브 카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협력사와 소통이 오가는 과정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장애물로 작용했지만 김 TL은 끈기 하나로 이를 극복해냈다.
“코로나로 인해 월 2회 협력사와 화상회의를 통해 가능성과 부작용 등을 검토했는데, 실물을 직접 확인할 수 없고 오로지 화상회의로만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또한, 서로 사용하는 용어가 달라 연구 초반에는 서로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차근차근 소통해 나가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김 TL이 주도한 신규 프로브 카드 개발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효과 등으로 약 10억 원의 SV 창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김 TL은 “현재는 칩 성능에 대한 검증을 웨이퍼 완성 단계에서 하고 있지만, 신규 프로브 카드를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시키는 데 기여하겠습니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P&T 부문에서는 초고속 메모리인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 제조 장비의 면적을 줄여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 칩 생산성까지 높인 신규 장비를 협력사와 함께 개발한 사례가 최우수 사례로 뽑혔다.
이 사례의 주인공인 WLP기술 문기태 TL은 늘어난 HBM 수요에 맞게 제품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 미션을 갖고 있었다. HBM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선 더 많은 장비가 필요한데 장비 수를 늘리면 라인 내 공간이 부족해지는 상황이었다. 문기태 TL은 부피는 더 작고 시간당 생산량은 더 많은 장비를 개발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는 오랫동안 협업한 협력사와 함께 이룬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협력사와는 2017년부터 함께했기 때문에 기존 장비의 문제점에 대한 이해가 깊었습니다. 덕분에 신규 장비를 개발하면서 약점은 개선하고 강점은 더욱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장비를 제작하기에 앞서 필요한 사항과 스펙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해 기존 장비 대비 면적은 줄고 시간당 칩 생산량은 3배 향상된 장비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신규 개발한 장비로 문 TL은 201억 원의 투자 비용을 절감하고 2024년까지 동반성장 예상 성과 41억 원을 창출할 수 있었다.
문 TL은 “SV 창출 최우수 사례로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늘 제게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SV 창출을 위해 작은 일도 세심하게 챙기고 정성을 다하는 엔지니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PKG개발 부문에서는 신규 소재를 개발해 패키지 공정을 효율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력 소모와 탄소 배출량까지 줄인 사례를 최우수 사례로 뽑았다.
이 사례의 주인공인 PKG소재개발 김미영 TL은 패키지 공정을 조사/분석해 그중에서도 PCO 공정*의 소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것을 알아냈다.
* PCO 공정 : Pressure Cure Oven, 가압 오븐 공정. 열과 기압으로 칩과 칩 간, 혹은 칩과 기판 사이에 발생하는 공간을 제거하는 공정
이를 단축시켜 공정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던 김 TL은 칩 하단에 접착제 역할을 하는 고분자 소재에 대해 연구하던 중 공정을 생략해도 품질에 문제가 없는 신규 소재를 개발해 PCO 공정을 생략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시간과 비용을 모두 줄일 수 있게 되면서 PCO 장비 투자비 115억 원을 절감하고, 전력 소모량과 탄소 배출량 감소를 통해 연 4억 원 수준의 SV를 창출했다.
김 TL은 “저와 팀원 모두 SV 창출과 ESG 경영에 기여할 수 있는 소재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부서 내에서 SV 창출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리며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라고 따뜻한 인사말을 전했다.
DBL실천단과 구성원의 노력 덕분에 기술개발 과정에서 환경보호, 동반성장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동시에 창출되는 뜻깊은 성과가 나왔다. 특히, 이번 페스티벌은 각 조직별로 도출될 수 있는 SV 창출 우수사례를 다양하게 발굴해 더 많은 구성원에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DBL실천단 활동을 관리하는 SV커뮤니케이션 박창용 TL은 “새로운 접근 방식의 SV 페스티벌을 통해 조직별 우수한 SV 창출 사례를 더 많이 소개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구성원이 일상과 업무에서 SV 창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계속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향후에도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서 구성원이 SV 창출 성과를 지속 달성할 수 있도록 사내 DBL실천단 활동을 강화하고 자발적이고 의욕적인 SV 실천 문화를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