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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업 생태계 톺아보기 2편] 메모리에서 시작되는 AI 혁신, SK하이닉스

AI 산업은 고성능 메모리 HBM을 중심으로 급성장 중이며, SK하이닉스는 HBM 기술 선도와 파트너십을 통해 AI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AI가 수십 년 걸리던 신약 개발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자율주행 성능을 한층 더 고도화하며, 금융 거래의 보안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이제는 직장, 학교, 가정 심지어 여행지에서도 AI가 활용되는 등 일상과 사회가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오늘날, AI 산업 생태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시도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의미 있는 인사이트가 될 것이다. ‘AI 산업 생태계 톺아보기’ 시리즈가 총 3회에 걸쳐 친절한 길잡이가 되고자 한다.

AI 산업 생태계는 ▲산업별 적용•활용 영역 ▲AI 모델•플랫폼 영역 ▲AI 인프라 영역 ▲AI 연산 가속기 영역 ▲AI 연산 인프라 영역으로 이어지는 거대하고 복잡한 체계다. 많은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기술적 연결성과 상호 의존성을 바탕으로 함께 진화 중이다. 이 중 전체 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AI 연산 인프라의 핵심, 고성능 메모리 영역에서 SK하이닉스는 독보적인 기술 리더십으로 AI 산업 생태계를 움직이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HBM, AI를 움직이는 핵심 기술로 산업 생태계 추동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AI의 가능성을 보여준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랜 기술 진화의 결과였다. 수십 년간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딥러닝(Deep Learning)’의 알고리즘이 축적되고 인공신경망이 고도화되면서, AI는 비약적인 계산 능력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후반 인공신경망이 반도체와 만나면서 비로소 연산 성능이 향상되기 시작했다. 주로 게임 등에서 그래픽 연산을 담당했던 GPU(Graphics Processing Unit)가 여러 입력값을 동시다발적으로 계산하는 특유의 병렬처리 방식으로 인공신경망의 연산에 활용되면서 AI 혁신이 가속화된 것이다. 그러나 연산 장치인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병목 현상은 여전히 인공지능이 넘어야 할 산이었다.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읽고 쓰느냐, 즉 메모리의 속도와 효율이 AI 성능의 핵심 과제가 된 것이다.

지난 7월, 엔비디아가 전 세계 기업 중 처음으로 장중 시가총액 4조 달러를 터치하며 화제가 됐다. AI 시대에 GPU의 위상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현재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생성형 AI와 가속 컴퓨팅을 위해 엔비디아의 GPU를 더 많이, 더 빨리 구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GPU의 성능을 좌우하는 기술 중의 하나가 바로 고대역폭 메모리, HBM(High Bandwidth Memory)이다. 이 반도체는 여러 개의 D램을 실리콘 관통 전극(TSV)으로 수직 연결하고 기존 D램 대비 수십 배의 대역폭을 제공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이는 초고속 연산을 지원하면서도 전력 소비를 줄인 고성능 메모리로,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를 멈추지 않게 하는 핵심 기술이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HBM 분야의 선두 주자다. 초거대 언어모델의 학습과 추론에는 막대한 연산량이 요구된다. HBM은 고성능 연산 장치인 GPU를 효율적으로 뒷받침하는 메모리 환경을 제공한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HBM을 통해 AI의 기술적 기반을 제공하고 산업 생태계를 추동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독보적 기술 리더십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 리더십을 구축하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1세대 HBM을 개발한 이후, 회사는 2세대(HBM2), 3세대(HBM2E), 4세대(HBM3), 5세대(HBM3E)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업계 기술 발전을 선도해 왔다. 그리고 올해 3월 SK하이닉스는 6세대 제품인 HBM4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제공했다.

이러한 기술 리더십은 실적으로도 입증됐다. SK하이닉스는 HBM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66조 원의 매출과 23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또 회사는 올해 1분기 사상 최초로 글로벌 D램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적으로도 SK하이닉스는 최신 양산 제품인 HBM3E의 공급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샘플을 선보인 HBM4의 개발과 양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구성원과 조직은 물론, 파트너 및 고객과 한 몸처럼 움직이는 ‘원팀 스피릿’을 강조하며 기술 선도기업의 위상을 더 공고히 하고 있다.

AI 산업 생태계가 성숙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맞춤형 반도체 설계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아마존, 구글, 메타 등이 주문형반도체(ASIC, 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 설계 분야에서 HBM 시장의 새로운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SK하이닉스는 커스텀(Custom) HBM에도 연구개발 역량을 쏟고 있다. 단순히 제품의 성능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메모리와 로직(Logic) 반도체 간 경계를 재정의함으로써 고객의 특화된 요구에 최적화된 맞춤형 AI 메모리 설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범용 제품부터 다양한 기능과 스펙을 지닌 제품군까지 갖춘 ‘풀스택(Full-stack)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진화하고 있다.

AI 생태계 파트너십 강화

AI 산업 생태계는 상호 의존과 협업을 바탕으로 진화하고 있다. 모델, 하드웨어,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 속에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는 AI 메모리 분야의 대표적 파트너십 사례다. 지난 3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연례 AI 콘퍼런스인 GTC 2025(GPU Technology Conference 2025)에 참가해 HBM4 12단 기술력을 공개했으며, 5월 ‘컴퓨텍스 2025’에서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SK하이닉스 부스를 직접 방문하는 모습을 통해 파트너십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SK하이닉스는 HBM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첨단 패키지 공정인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 공정 기술을 TSMC와 함께 고도화하고, SK텔레콤, 펭귄 솔루션스와는 AI 데이터센터 설루션 공동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생태계 기반 협력을 바탕으로, AI 산업 전반의 연결을 촉진하는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 기존 패키징은 서로 다른 칩들을 각각 패키징한 후 기판 위에서 연결하는 방식이라면, CoWoS는 여러 칩을 실리콘 기반의 인터포저 위에서 한꺼번에 패키징하는 방식. 이를 통해 칩 간 거리가 가까워져 제품 면적이 줄고, 배선 개수를 더 늘릴 수 있어 신호 전달 통로를 확장(속도를 향상)할 수 있는 특징이 있음. TSMC 고유의 패키징 기술이며, HBM과 GPU를 결합하는 방식 중 하나임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에 기여

SK하이닉스는 인재 중심의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과학기술 역량과 산업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장태수 부사장(미래기술연구원 소속)은 세계 최초 10나노(nm)급 6세대 미세공정 기술이 적용된 DDR5 D램을 최단 기간 내 개발해 올해 3월 ‘제52회 상공의 날’ 기념행사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장 부사장은 “공정 미세화를 통해 HBM 용량과 기능을 확장할 수 있고 발열 관리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도승용 부사장(DT담당)은 AI 및 DT(Digital Transformation) 기반의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를 구축해 HBM을 포함한 메모리 제조 경쟁력을 높인 공로로 올해 4월 ‘2025년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반도체 산업 발전과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오래전부터 인재 양성과 연구 활동 지원을 위한 산학협력에 힘써 왔다. 회사는 KAIST, 포항공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등에 계약학과를 개설•운영 중이며, 2013년부터 ‘산학연구과제 우수 발명 포상’ 시상식을 운영하며 신기술 창출을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SK하이닉스가 대한민국의 반도체 위상을 높이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메모리 중심 AI 시대를 이끄는 SK하이닉스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 능력이 진화하면서 실시간 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 곧 메모리의 속도와 효율이 그만큼 더 중요해지고 있다. AI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의 하나로 HBM이 부각되면서, 앞으로는 메모리가 AI 산업 생태계에서 또 다른 혁신의 축이 될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메모리 분야를 선도하고, 풀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서 AI 산업 생태계의 혁신을 끌어 나갈 전망이다.

마지막 편에서는 AI 산업 생태계의 미래와 SK하이닉스의 비전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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