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산업의 경쟁은 더 이상 단일 기술의 우위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성능, 전력, 신뢰성에 대한 요구가 동시에 높아지면서, 소자 · 공정 · 설계에 대한 개별적인 접근으로는 고객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SK하이닉스 소자 · 공정 · 설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미래기술연구원 Device Tech Solution(이하 DTS) 조직의 역할을 한층 강화하며, 이 조직을 이끌 신임임원으로 손윤익 부사장을 선임했다. 2026년 신임임원 중 최연소 여성 임원으로 선임된 손 부사장은 “유연한 사고로 급변하는 AI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뉴스룸은 손 부사장을 직접 만나 신임임원으로서의 소감과 AI 시대를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급변하는 반도체 산업 환경 속에서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관해 이야기 나눠봤다.

“기술 리더로서, 본질적인 기술 경쟁력 강화와 다음 세대에 대해 준비에 집중할 것”
올해로 입사 20년 차를 맞은 손 부사장은 최근 가장 많은 성과를 이룬 ‘엔지니어’ 중 한 명이다. 그는 SK하이닉스의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 개발을 이끌어온 주역으로서 핵심 반도체 제품인 HBM*과 LPDDR* 개발을 주도하며, 기술 한계에 지속적으로 도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25년에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엔지니어상’을 받기도 했다[관련기사].
선임 소감을 묻자, 손 부사장은 감사 인사와 함께 신임임원으로서 느끼고 있는 책임감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 HBM(High Bandwidth Memory):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6세대(HBM4) 순으로 개발됨.
* LPDDR(Low Power Double Data Rate):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용 제품에 들어가는 D램 규격으로,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전압 동작 특성이 있음. 규격 명에 LP(Low Power)가 붙으며, 1-2-3-4-4X-5-5X 순으로 개발됨.
“최근 메모리 산업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걸 몸소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런 중요한 시기, 제게 부여된 역할의 무게감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신임임원 선임은 단순한 개인의 성과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급변하는 AI 시대를 돌파하기 위해 우리 조직을 유연한 사고가 가능한 더욱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하라는 회사의 기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어, 손 부사장은 메모리 성능을 끌어올린 ‘기술 개발 성과’를 설명하며, 기술력이 곧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기술 혁신의 연속성을 이어가면서 차세대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그는 유연한 사고로 기술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 조직은 핵심 Peri* 트랜지스터 기술인 HKMG 1세대, 2세대 플랫폼을 개발하며 프리미엄 메모리 제품의 성능 향상을 이끌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디바이스 개선을 넘어 AI 시대, 메모리에 요구되는 초고속, 저전력, 고품질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돼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저는 기술 리더로서, 이러한 성과들을 단기적인 성과로 두지 않고 제품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해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에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 Peri(Peripheral):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들을 선택하고 컨트롤하는 역할을 하는 주변부 회로 영역

설계(Design)와 소자 · 공정(Technology)를 잇는 ‘허브(Hub)’… ‘기술을 연결해 AI 메모리 경쟁력 높인다’
SK하이닉스가 2026년을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Full-stack AI Memory Creator)’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설정한 가운데, 손 부사장은 DTS 조직의 역할을 기술 전반을 연결하는 ‘허브(Hub)’로 정의했다. 설계(Design) 단계에서 정의된 성능 목표가 소자와 공정(Technology) 단계에서 왜곡 없이 구현되고, 양산 단계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술 전반을 관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이 역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을 쓰고도 원하는 제품을 제때 시장에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 실제로 많은 반도체 기업이 ‘통합 최적화’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개별 기술의 완성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DTS 조직은 DTCO*를 통해 설계를 소자 · 공정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기술 간의 경계를 허물어 실제 제품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올해도 우리 조직은 맡은 임무를 충실히 해내 한층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 DTCO(Design Technology Co-Optimization): 설계(Design)와 소자 · 공정(Technology) 기술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성능, 전력, 신뢰성, 수율 등 제품 경쟁력을 최적화하는 기술 개발 방식. 설계 단계부터 공정과 디바이스 특성을 함께 조정함으로써, AI 메모리와 같이 복합적인 요구 조건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데 활용된다.
그는 이러한 인식 아래, 2026년, DTS 조직의 방향성으로 실행 중심의 기술 구조 전환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핵심 Peri 트랜지스터 기술 개발을 통해 고속(High Speed)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제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디자인 인풋(Design Input) 시스템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제조 라인에서 드러나는 신뢰성 · 품질 이슈를 웨이퍼 레벨(Wafer Level), 즉 기술 개발 초기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 양산 단계의 리스크를 기술 단계에서 흡수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를 위해 손 부사장은 기술 개발 초기부터 AI 기반 분석 역량을 내재화하고, 개발과 양산 사이에 존재하던 시간적 · 기술적 간극을 줄여 제품 완성도를 한층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다.
“AI 반도체 시장의 고도화로 메모리 반도체는 AI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으며, 초고속 · 고신뢰성과 아키텍처 협업 역량이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변화 폭과 속도는 전례 없이 크지만, 충분한 준비와 실행력을 갖춘 SK하이닉스엔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다시 한번 확고히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의 깊이는 결국 사람과 신뢰에서 나온다”
손 부사장이 그리는 리더십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그는 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 온 원동력은 서로를 믿고 함께 도전해 온 사람과 조직의 신뢰였다고 강조한다. AI 시대의 변화 속도는 빠르고 기술적 난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조직이 기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반은 사람이라는 설명이다.
“저는 조직의 힘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믿는 기반이 단단할수록 구성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개인의 역량도 조직의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급변하는 AI 시대, 솔직함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서로를 신뢰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구성원들과 함께 SK하이닉스의 SUPEX 여정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회사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구성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도약하는 전환점에 서 있는 만큼,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몰입과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2026년은 SK하이닉스가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는 중요한 해입니다.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몰입해 준다면, 우리는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 역시 구성원들과 함께 배우고, 도전하고, 성장하는 리더로서 AI 시대에 걸맞은 DTS 조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