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S&P · Moody’s · Fitch)는 모두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 전망(Outlook)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번에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된 것은, 최근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되며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기술 경쟁력에 기반한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이 반영된 결과로 평가됩니다. 더 나아가, 신용평가사의 전망 상향은 회사가 기술 리더십과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메모리 산업의 변동성(Cyclicality)에 대응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단기적인 실적 호조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신용등급’이란 무엇이며, 신용등급의 ‘전망’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경제에서 신용(信用)이란, ‘돈을 빌렸을 때 약속한 시점에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입니다. 어떤 사람의 신용이 좋으면 돈을 빌려준 입장에서는 돈을 제때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신용이 좋을수록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신용은 평가 기관들이 수치화해서 표현할 수 있으며, 개인의 신용 수준은 ‘신용점수’로, 기업이나 국가의 신용 수준은 ‘신용등급’으로 나타납니다. 즉 기업의 신용등급이란, 기업이 돈을 빌렸을 때 돈을 제 때 상환할 수 있을지를 신용평가사에서 평가한 지표입니다. 이 때 이 등급은 알파벳 AAA(최고)부터 D(최저)로 표시되는데, 채무 상환 능력이 좋을수록 AAA에 가까워지고 채무 불이행의 위험이 높을수록 D에 가까운 등급을 받게 됩니다. 만약 어떤 기업의 신용등급이 AAA에 가깝다면, 빌린 돈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우수하다는 뜻이므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신용등급이 D에 가깝다면, 상환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는 것입니다.
신용평가사들은 회사의 신용등급을 매길 때, 등급 자체뿐 아니라 그 등급이 향후 12~18개월 이내에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하는 등급 ‘전망(Outlook)’도 함께 발표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올해 7~8월 글로벌 신용평가 3사에서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상향하였습니다. 이는 당장 신용등급을 한단계 올린 것은 아니지만 향후 신용등급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합니다.
그럼 이제 신용등급 체계를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신용등급은 ‘투자등급(Investment Grade)’과 ‘투기등급(Speculative Grade)’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투자등급은 말 그대로 원리금 상환이 안정적인 투자 적격 등급을 말하며, 투기등급은 재정 상태가 불안정하여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이 있거나 부도 위험이 높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연기금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기관은 내부 규정상 투자등급 이상만 매수 가능한 경우가 많아, 기업(채권 발행자)의 신용등급이 투자등급인지 투기등급인지는 자금조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S&P와 Fitch에서는 BBB-를 기준으로 그 이상을 투자등급, 그 미만을 투기등급으로 분류하는 한편, Moody’s는 Baa3 이상을 투자등급으로 분류합니다. 이처럼 신용평가사에 따라 신용등급 체계에 일부 차이가 있으며, 특히 신용등급의 세부 단위인 Notch(노치)의 표현 방법에 차이가 있습니다. S&P와 Fitch에서는 같은 알파벳(등급) 내에서 ‘+, 0(기본), -’의 3단계로 등급을 세분화하고 있으며, Moody’s에서는 숫자 ‘1, 2, 3’으로 Notch를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Moody’s의 경우, 신용등급이 A2에서 A1이 된다면 1 Notch가 상승한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산업의 높은 변동성 속에서도 실적 개선과 재무 구조 안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였고, 이에 따라 신용등급은 단계적으로 상승하였습니다. 2017년 이전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기준 투기등급에 머물며, 채무 불이행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메모리 산업은 경기 사이클에 따라 실적과 현금흐름의 변동 폭이 크고,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적이어서, 침체기에 들어서면 차입 부담이 확대되는 구조적 특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신용평가사들은 전통적으로 메모리 업체의 신용등급을 보수적으로 평가해왔습니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는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며 실적을 개선하는 한편, 재무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영 기조를 유지하였고, 그 결과 2017년 순수 메모리 업체로서는 최초로 글로벌 신용평가사(S&P, Moody’s)로부터 투자등급을 획득하였습니다. 이후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은 한 단계(1 Notch) 상승하여 현재 BBB(Baa2) 등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SK증권 채권/크레딧 담당 윤원태 연구위원은 이번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 전망 상향을 두고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먼저 등급 상향의 가능성을 언급한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했습니다. 신용평가사들이 단기간의 실적을 두고 신용등급을 평가하지는 않지만, 2024년부터 이어져온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를 고려할 때 회사가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의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다면 신용등급 상향의 가시성이 확보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등급 전망 상향을 토대로 향후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1 Notch) 상승한다면 회사는 BBB+(Baa1)의 등급을 획득하게 됩니다.
회사의 신용등급이 높아지면 조달 금리가 낮아져 이자 비용이 줄어들게 되고, 직접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윤 연구위원은 “당장의 조달 금리가 낮아질 뿐만 아니라, 신용등급은 결국 신용도라는 측면에서 주식시장 내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요인이며, 등급 상향은 재무적·사업적 안정성이 우수해진다는 평가이기 때문에 기업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글로벌 신용평가 3사의 신용등급 전망 동시 상향은 SK하이닉스가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시장의 신뢰를 보여주는 평가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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