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SK하이닉스를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만들었던 SK하이닉스 TV 광고가 새로운 테마와 함께 돌아왔습니다. 지난 21일 공개된 새 TVC '특산품 편'은 이틀 만에 유튜브에서 330만 뷰를 돌파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하는데요. '반도체도 특산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물음으로 시작된 이번 광고, 그 속에 숨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해지지 않나요? 지금 바로 함께 들어봅니다.
반도체도 특산품이 될 수 있나요?
▲ SK하이닉스 기업PR TVC-특산품 편 (출처: SK하이닉스)
광고는 이천에 사는 SK하이닉스 구성원 부자(父子)의 에피소드로부터 시작됩니다. SK하이닉스 연구원인 아빠의 가르침으로 초등학생 아들은 ‘이천에서 만든 반도체는 세계적인 첨단제품’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은 학교에서 이천 특산품을 묻는 시험문제에 자신 있게 ‘반도체’라고 썼다가 틀리는 일이 생기고 맙니다. 억울한 아들은 아빠에게 자신의 답이 잘못된 것인지 따지고, 아빠는 자신의 가르침이 옳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반도체를 이천 특산품으로 만들자는 캠페인에 나섭니다. 고군분투하는 아빠의 스토리가 뉴스를 타고 전 세계 SNS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SK하이닉스 반도체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첨단제품’이라는 사실을 인정받게 됩니다.
언뜻 보면 광고에 담긴 메시지가 그리 놀라운 내용은 아닙니다. 한국의 반도체, SK하이닉스의 반도체가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려진 사실일 뿐 결코 새로운 발견일 리는 없죠. 오히려 이런 메시지는 기업광고에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Maker Voice’에 해당합니다. 그런데도 광고가 지루하거나 심각하기보다 경쾌한 리듬에 실려 유쾌하게 전개됩니다.
광고에 숨겨 놓은, 'We Do Technology'
그렇다면 SK하이닉스는 이번 광고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요? 처음 광고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새로운 Brand Identity(BI) 를 전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2018년에 수립된 BI에 따라 ‘We Do Technology’라는 브랜드 슬로건이 탄생했습니다. 단순한 3형식 영어문장 속에 첨단기술 기업인 SK하이닉스의 정체성을 집약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의 규정입니다. 이번 광고는 SK하이닉스는 어떤 존재인지를 다룹니다.
“SK하이닉스 반도체는 세계적인 첨단 반도체이고, 곧 세계에 자랑할만한 우리 고장의 특산품이다” 여기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습니다. 하지만 시험에서는 이러한 사실이 오답으로 간주되죠. SK하이닉스 연구원인 아빠는 자신의 말을 굳게 믿고 있던 아들의 실망 가득한 표정에 직접 나서기로 결심합니다. 외부의 시선이 어떻든, 사람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인정받기 위해 집념을 가지고 도전하여 결국 해내는 사람이죠. 이것이 새로운 Brand Identity의 바탕이 되는 하이지니어의 모습이 아닐까요?
하지만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은 아무리 목소리가 커도 들리지 않는 법이죠. 흡입력 있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별난 아이디어가 필요했고, 독특한 뇌 구조를 가진 담당 카피라이터는 ‘반도체=특산품’이라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직접 이천시청에 문의를 해보고 난 뒤에야 이 아이디어에 확신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크리에이티브란 하늘 아래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뚝딱 내놓는 게 아니라,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결합하는 일입니다. 첨단기술의 산물인 반도체와 명칭부터 토속적인 특산품의 매칭, 세계적 명성과 이천이라는 지역의 매칭은 다른 광고에서는 보지 못한 독특함으로 호기심을 자아냅니다. 광고 말미에 트레일러로 등장하는 SK하이닉스 청주 구성원들의 플래카드는 후속 편에서도 이와 같은 이야기가 청주에서도 이어질 것을 암시합니다.
2019 SK하이닉스 광고의 진화
사실 브랜드의 관점에서 SK하이닉스에게 2019년은 매우 중요한 해입니다. 2018년 캠페인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딱딱하기만 했던 SK하이닉스가 대중들과 눈을 맞추고 관심과 사랑을 받기 시작했고, 이제는 그 사랑을 이어나가는 것이 과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요?
벌써 2년째 SK하이닉스 광고를 담당하고 있는 이노션 박준호 CD는 광고의 성공 요인으로 ‘대중들의 예측을 벗어난 새로운 시도’라고 말합니다. 브랜드를 살아있게 만드는 힘은 특정한 메시지나 화법이 아닌, 브랜드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감이라는 결론입니다.
“변화는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성장 또한 변화의 다른 이름이죠. 2019년 SK하이닉스 캠페인 종료되는 시점이 되어서 ‘18년에 비해 19년은 성장했는가?’라는 질문에 ‘네’라는 대답을 대중에게 들어야 할 것입니다. ‘SK하이닉스는 작년과는 전혀 새롭게 우리를 다시 한번 놀라게 했어’라는 이야기. 그러한 반응들이 결국 SK하이닉스를 생명력 있는 브랜드로 존재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TV 광고의 메시지는 ‘반도체는 늘 우리 곁에 함께 한다’였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제품 수출, 상생 협력 등 다양한 주제로 대중과의 소통에 나선 SK하이닉스는 이제 한국 반도체의 우수성, 그 안에 숨겨진 하이지니어의 집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SK하이닉스가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의 고마운 관심과 공감이 바탕을 이뤘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SK하이닉스는 올해도 이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소통해나갈 것입니다. 2019년에도 계속될 SK하이닉스 이야기에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