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분야 최고의 위상! 제24회 한국반도체 학술대회 수상자에 SK하이닉스 CIS사업부 Design Implementation팀의 이용섭 수석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내로라하는 반도체 전문가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논문 우수상을 수상한 이용섭 수석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렇게 찾아간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안녕하세요”라는 평범한 인사로 시작한 인터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풍성해졌는데요. 남고-공대-군대에 이르는 웃지 못할 학창시절 이야기부터 업무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까지! 일을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멋진 선배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이제부터 시작될 이야기는 반도체를 꿈꾸는 청년들과 우리 모두에게 잊혀진 오늘을 일깨우게 만들 것입니다.
논문은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산물
이용섭 수석이 제24회 한국반도체 학술대회에서 'Design of Embedded ReRAM Macros for 40nm Logic Process’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논문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논문은 차세대 뉴메모리인 ReRAM(Resistive RAM)을 40nm Logic Process에 내재화 하여 내장형 플래시 메모리(Embedded Flash memory)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Embedded ReRAM macro 설계 관련 내용을 담고있습니다.
사실 이 논문은 현재 이용섭 수석이 수행하고 있는 각종 시스템 반도체에 사용되는 Embedded NVM (Non Volatile 메모리) IP를 개발하는 업무 보다 조금 확장된 범위입니다. 시스템 반도체뿐만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까지 공동연구를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논문 작성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는데요. 사내 산학과제가 논문 작성의 시작이었습니다. SK하이닉스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의 협업 프로젝트였지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첫 미팅 때부터 뭐 하나 맞는 것이 없었죠. 사실 다른 분야와 협업하는 것은 거의 없는 일이기에 ‘이렇게 다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막막한 기분이었습니다.”
업무가 전문화되고 고도화 될수록 분업은 명확해지는 법입니다. 각자 업무가 완벽하면 전체가 완벽해지기 때문이죠. 최고의 과학기술을 담고 있는 반도체 역시 그렇습니다. 이용섭 수석이 맡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역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맞닿는 곳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논문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그 두 분야가 함께하는 연구의 과정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아쉽게도 상품화 전에 프로젝트가 끝나버렸지만 처음 이루어지는 시도와 과정을 기록했고, 이를 엮어 논문으로 정리했다고 합니다.
끝없는 도전을 위해 학술 논문 제출을 시도한 이용섭 수석! 이번 연구과정을 통해 ‘협업’이 새로움을 창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며, 암묵적 형태의 개인화된 지식보다는 ‘집단지성의 힘’에 대한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합니다.
“참 신기한 과정이었어요. 다음 회의 땐 무슨 이야기를 하나 싶을 정도로 막막했지만, 막상 미팅을 해보면 조금 더 연구가 진행이 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20년 넘게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있었는데도 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접하며 다시 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즐거운 과정이었습니다. 마치 두 우주가 만나 새로운 우주를 만드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전혀 다른 분야가 만나 장애물을 해결해가며 공통의 목표를 향해 가는 것, 문제를 극복해가며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협업의 모든 과정이 기억에 남습니다.”
막연한 꿈이 현실로 눈앞에 다가오다
“제 기억으로는 고등학교 때였을 겁니다. TV고 신문이고 할 것 없이 ‘반도체는 쌀’이라고 할 정도로 미래시장의 필수 산업으로 반도체를 꼽았지요. 반도체를 전공하면 왠지 ‘잘’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용섭 수석이 반도체로 꿈을 정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막막한 미래를 선택해야하는 그 시점, 반도체가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그냥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데요. 자연스럽게 당시 국내에 유일했던 반도체공학과에 입학을 했고, 또래의 대학생이 그러하듯 신나게 놀며 대학생활을 보냈습니다.
전공에 쌍권총도 차보고 타과 전공수업을 교양과목 삼아 들었는데, 지나고 보니 업무를 수행할 때 극복하는 방법이나 이번 연구와 같이 새로운 과제를 만났을 때 그런 다양한 경험들이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IoT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보면 소프트웨어가 대단한 것 같지만, 하드웨어의 성능이 따라 주지 못한다면 현실구현이 불가능합니다. 소프트웨어가 개발될수록 하드웨어의 중심이 되는 반도체는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파고라는 소프트웨어가 없던 것이 아니라 이것을 담을 수 있는 하드웨어 기술이 발달하면서 비로소 나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렇듯 어느 날 갑자기 기술이 개발되거나 미세작업이 가능해진 것이 아닙니다. 반도체를 설계할 때도 창의력이 바탕이 되어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데요. 저는 이런 아이디어가 대학교때 들은 인문대나 경영대 등 타과 수업 그리고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졸업 후, LG반도체에 입사했다가 현대전자와 합병을 하면서 이용섭 수석과 SK하이닉스와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시작은 아니었지만, 이용섭 수석은 줄곧 반도체 선상에 있습니다. 까까머리 고등학생의 막연했던 ‘반도체’라는 꿈은 청년이 되고 중년이 된 이용섭 수석의 인생을 관통하며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도체를 빼놓고는 인생을 논할 수 없는 현재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취업만을 향해 가는 지금 대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명확히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걱정만 하기 보다는 크건 작건 목표와 꿈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감히 말해봅니다.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꿈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없는 것 보다는 훨씬 즐겁기 때문입니다.”
이젠 즐길 수 있는 나의 일
인터뷰 내내 유쾌함을 잃지 않은 이용섭 수석은 이젠 즐기며 일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반도체를 업으로 삼은 지 20년이 지난 요즘, 프로젝트를 받고 보면 한눈에 견적이 딱 나오기도 한다는데요. 그것이 해답은 아닐지라도 방법이나 결과가 예측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여유가 생기고 새로움에 대한 갈증도 생기면서 이번 연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 반도체 학술대회에서 논문 우수상 수상이라는 결과까지 나와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 과정이 훌륭했다 자평합니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이용섭 수석의 말에서 경지에 오른 고수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목표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용섭 수석은 “주어진 프로젝트를 즐겁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대답을 이어갔습니다. “서투르게 정했던 고등학생 이용섭의 ‘꿈’과 잘 놀던 대학생 이용섭의 ‘경험’이 오늘의 저를 만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90% 메뉴얼과 10%의 창의성을 가지고 즐겁게 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용섭 수석과의 인터뷰는 현재가 주는 중요성과 막연한 듯한 꿈에 대해 생각하게 했습니다. 지금의 업무 능력과 논문의 수상 소식은 오히려 부수적이게 느껴질 만큼 말이지요.
인터뷰 내내 반도체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열정을 대답에 담아냈던 이용섭 수석. 그의 한국반도체학술대회 논문우수상 수상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끊임 없는 도전과 연구로 오늘보다 더 발전된 내일을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SK하이닉스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며 또 다른 꿈을 펼쳐나가는 이용섭 수석의 밝은 미래가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그의 열정과 도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