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컨설팅을 계기로 우리 회사가 어느 부분을 잘하고 있고 어떤 점이 부족한지 잘 알게 됐습니다. 덕분에 앞으로 SV와 ESG 관련 지표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심텍 이연수 대리>
우리 회사도 ESG 데이터 관리의 체계를 갖춰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정확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원익홀딩스 김효일 과장>
ESG 경영은 의무와 규제의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컨설팅은 인프라가 부족한 협력사가 한 박자 빠르게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동반성장의 좋은 사례입니다. <KSVA(한국사회가치평가) 민주희 본부장>
고객, 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각 기업들에게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요구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기업과 얽혀있는 공급망 전반에 온실가스 배출관리(E), 인권보장(S), 투명한 지배구조(G) 등 ESG 관리 수준을 한층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 멤버사 최초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장비, 소재, 물류 등 협력사 13개 사*에 대한 ‘SV 측정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어, 지난 6월 회사는 자사 SV 성과를 발표할 때 협력사들의 성과 창출액도 함께 공개했다.
* 대덕전자㈜, 동우화인켐㈜, ㈜미코세라믹스, 베올리아산업개발코리아㈜, ㈜심텍, ㈜원익머트리얼즈, ㈜원익홀딩스, ㈜유진테크, ㈜케이씨텍, ㈜코미코, ㈜테크윙, ㈜피앤에스로지스, 하나마이크론㈜
SK하이닉스의 SV 전담 조직과 외부 전문기관이 함께 한 ‘SV 측정 컨설팅’은 협력사의 SV 창출과 ESG 활동을 정량적으로 측정, 분석해 그 효과를 인지하고 스스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이다. SV 측정은 SK그룹의 공통 기준에 따라, ▲고용, 납세, 배당 등 경제 간접 분야 ▲온실가스, 폐기물, 수자원 등 환경 분야 ▲노동 및 인권, 공정거래, 사회공헌 등 사회 분야 등 세 카테고리로 진행됐다.
그 결과, 각 협력사의 SV와 ESG 경영 현황을 객관적인 수치로 측정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한 소통이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저감 등 환경 분야에 대한 중장기 목표를 구체적으로 수립하거나, 지역사회 이슈와 사회공헌 활동을 연계해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이 이뤄지도록 했다. 용수 및 폐기물 재활용을 통한 환경 성과 창출과 파트너와의 상생협력, 장애인 고용 우수 사례 등의 경우에는 다른 협력사에 모범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번 컨설팅에 참여한 협력사 담당자들은 “회사가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었다”며 “정량적 성과는 물론, 개선 활동을 통한 향후 효과 예측까지 가능해져 앞으로 SV 창출과 ESG 경영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SK하이닉스 박철범 부사장(SV추진담당)은 “이번 컨설팅을 통해 13개 회사에서 총 1조 4,698억 원의 SV 창출 실적을 확인했다”며 “단순한 성과 측정을 넘어, 반도체 생태계 차원의 SV/ESG 경영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컨설팅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룸은 이번 컨설팅에 참여한 협력사 중 심텍 이연수 대리, 원익홀딩스 김효일 과장, 그리고 SK하이닉스의 컨설팅 업무 전반에 도움을 준 KSVA(한국사회가치평가) 민주희 본부장을 만나 SV 측정 컨설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SV에 대한 인식 개선하고, 측정 노하우와 미래 ESG 활동 계획 수립까지 지원 받아”
▲ SK하이닉스의 ‘SV 측정 컨설팅’에 참여해 그간의 어려움을 해결한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심텍 담당자 이연수 대리
SV 측정 컨설팅은 그 취지와 필요성에 대한 다수의 공감대 속에 출발했지만, 진행 과정이 처음부터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번 활동에 참여한 반도체 회로기판 기업 심텍의 담당자 이연수 대리는 SV 측정을 위한 준비 단계부터 만만치가 않았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과거에는 사내에 SV와 ESG 분야를 전담하는 팀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개별 부서에서 진행 중인 업무를 취합하고 내용을 파악하는 것부터, 그중 어떤 것을 SV와 ESG 영역으로 분류해야 하는지에 대해 하나씩 기초를 다져야 했습니다.”
이 대리는 SK하이닉스의 컨설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SV 측정 기준과 방법론에 대해 알게 됐고, 이를 실무에 적용하면서부터 서서히 업무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SV에 대한 인식 전환부터 ESG 조직 신설과 운영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가 뒤따랐다고 밝혔다.
“평소 회사에서 하고 있는 고용, 구매, 영업, 납세 활동도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임을 알게 되면서 회사와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컨설팅을 계기로 회사가 잘하는 점과 부족한 점을 명확히 알게 됐고, ESG 담당자로서 앞으로 이를 잘 보완해 나갈 계획입니다.”
▲ SK하이닉스의 ‘SV 측정 컨설팅’에 참여한 후 SV의 중요도에 대한 인식이 커졌음을 설명하는 원익홀딩스 담당자 김효일 과장
반도체 장비 기업 원익홀딩스의 담당자 김효일 과장도 가장 도움이 많이 된 점으로, 여러 부서에서 각자 진행되던 SV와 ESG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한 일을 꼽았다. 특히, 각각을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는 분류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해 SV를 측정하게 된 점이 매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환경, 안전, 보건, 준법, 고용, 복리후생 등 다양한 비재무적 활동이 지닌 가치를 정량화하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강약점이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경영진은 물론 많은 구성원이 각자의 업무가 어떻게 SV를 창출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이번 컨설팅이 향후 어떤 도움이 될 것 같냐는 물음에 심텍 이연수 대리와 원익홀딩스 김효일 과장은 같은 답을 내놨다.
“가까이는 객관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현황 진단, 개선 방안과 목표 수립, 성과 평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생길 것으로 예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계속해서 강화되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의 ESG 공시 요구, 세부 데이터 요청 등에 잘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봅니다.”
두 담당자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통해 SV와 ESG 활동의 중요성을 내재화하고, 명확한 목표를 수립함과 동시에 달성 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회사의 지속가능성 수준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 SK하이닉스의 ‘SV 측정 컨설팅’이 협력사에 대한 깊은 공감과 고민을 바탕에 두고 있다는 KSVA(한국사회가치평가) 민주희 본부장
이번 컨설팅의 조력자로서 전 과정에 함께 참여한 KSVA(한국사회가치평가) 민주희 본부장은 SK하이닉스가 협력사와 단순히 경험을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상대의 고민에 깊이 공감하고, 그들이 대응해야 할 우선 순위를 함께 고민하며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일반적인 컨설팅 방식을 뛰어넘는 진정성으로 협력사가 SV 창출(ESG 경영)을 확대할 수 있도록 트렌드가 반영된 정보를 전달해주고, 진단·측정을 지원하면서, 향후 성과를 키울 수 있는 방안까지 제시했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많은 리소스를 필요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상호간 신뢰자본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민 본부장은 “ESG 경영은 ‘투자’의 언어이기에 그것이 최근 의무화, 규제화 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컨설팅은 SK하이닉스에게 그동안의 히스토리와 노하우를 재정비하고 선도적인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고, 협력사에게는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을 체감하고 이를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정현재 PL(SV관리)은 “더 광범위한 대상에게 빠른 지원이 가능하도록 비대면 원격 컨설팅을 진행하고, SV 측정 로직 및 데이터 작성 도구(Tool)를 통한 자가 진단/분석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